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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보고 회로 돌아서 쓰던 글 멈추고 이거 씀.

처음엔 얀붕이가 왕따 되는 걸 위주로 이야기가 진행돼서 재미 없을 순 있다.



소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람들의 소문이라는 것은 아주 고약한 것이라서 사실인지 아닌지누가 퍼트렸는지 조차 모른 채 그 소문의 주인공들을 집요하게 괴롭히는 것이다.
 
그 소문은 바람에 휘날린 민들레 씨앗처럼 여기저기로 퍼지고 그 꽃은 빠르게 개화해또 부풀러져 다시 퍼진다.
 
아무런 책임 없이.
 
무방비하게.
 
그저 재밌으니까.
 
아무렴 어때.’ ‘아님 말고.’
 
그런 간단한 이야기 하나하나가 내 숨통을 조금씩 나를 죄어오고 있는 것이다.
 
 
나는 김얀붕.
 
학교 왕따이다.
 
 
 
#1
 
내 이름은 김얀붕이다.
 
고등학교 2학년생키 평균치 이상성적도 평범운동도 평범외모도 평범.
 
뭔가 성의 없는 애니메이션 속 남자 주인공 같은 그런 스펙을 가진 나.
 
하지만 그런 평범한 나라도.
 
인복만큼은 정말 좋다고 할 수 있겠다.
 
 
 
안녕 얀붕스~”
 
얀진 어서오고.”
 
안녕하세요오빠.”
 
얀혜도 좋은아침.”

   



이 녀석들은 내 친구들이자가족이자이해자다.
 
어린이집때부터 이어져 온 인연으로서로서로 거의 모든 것들을 공유해온 사이라고 볼 수 있겠다.
 
나야 자라면서 평범하게 컸지만 그녀들은 해를 지날 때 마다 발군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안진은 어렸을 때부터 활발한 성격이라서 중1때 운동을 시작해지금은 전국에서 실력을 뽐내고 있는 선수이다.
 
운동을 위해 자른 쇼트 헤어와 완벽히 단련된 그녀의 몸은 건강미가 넘쳐 운동시간 때 남자들의 이목을 끌 수밖에 없다.
 
남자 여자 모두에게 인기 있는 사람그게 바로 얀진이라는 아이다.
 
얀혜는 어떤가.
 
처음에는 한 살 아래의 아주 수수했던 아이가 자라면서 점점 커져간다물론 그쪽이.
 
지금은 나올 곳이 빵빵하게 나오는 그야말로 남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아이가 되었다.
 
귀여운 외모에 엄청난 몸이런 치트키같은 여자가 되어서 지금은 모델일을 조금씩 하고있다고는 한다.
 
얀혜는 아직까지 부끄러워 하고 있는 것 같다만 그점이 귀엽다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자기도 아니고 옆 절친들의 스펙이나 자랑하면서 뿌듯해 하는 나는 바로 김얀붕.
 
그렇다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저 샛기는 왜 계속 얀진이랑 얀혜랑 다니냐고...”
 
분수를 알아야지 원.”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부러움과 경멸 섞인 뒷담을 매일 들어야 한다는 것이 문제지만.
 
이런 소리는 얀진이랑 얀혜의 귀에도 들려왔지만 나는 굳이 생색을 내지 않는다.
 
그녀들과 어울리는게 뭐가 나쁜가.
 
우리는 친구다믿고 아끼고 보듬어주는 친구이다.
 
꼬우시면 어릴 때부터 같이 지내던가.
 
처음에는 그녀들도 나를 위해 조금씩 자리를 피하기 시작했었다.

내가 그런 뒷담에 고통받는걸 힘들어 했나보다.

하지만 내가 힘들어 하지 않고 당당하게 행동 하는 것을 보고, 그녀들도 당당하게 나와 함께 학교생활을 지내고 있다.
 
완전 스펙타클 하지는 않지만그래도 나쁘지는 않은그런 소소한 일상이였다.
 
그가 내 일상에 침범하지 않았더라면.
 
 

#2
 
안녕하십니까금태양입니다잘 부탁드립니다.”
 
 
 
시기에 맞지 않게전학생 한명이 우리 학교에 왔다.
 
그의 이름은 금태양근육질 몸에 엄청난 훈남분명 인싸일게 뻔한 그런 남자.
 
공부도 잘하고 매너 좋고싹싹하고 쾌활하다그야말로 엄친아.
 
그것이 금태양이라는 남자에 대한 내 첫 인상.
 
그야말로 축복받은 놈재수가 없다.
 
워낙 이목을 끌었는지 종례가 끝나자그의 주변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려온다.
 
 

태양아나중에 축구할래?”
 
어 좋지점심 먹고 한판 하자.”
 
태양아취미 뭐야?”
 
딱히 없는데 게임 조금?”
 
태양아내가 학교 안내해줄까?”
 
아냐 괜찮아아까 쌤이랑 한 바퀴 돌았어.”
 
 
 
어이고야 좋겠다사람으로 쌓여있어서.
 
나는 그 많은 인파를 피해 옆 반 얀진이 쪽으로 피신을 결정했다.
 
하지만 너무 웅성거렸는지그녀는 벌써 내 반 앞 쪽으로 와서 전학생을 쓱 훑어보고 있었다.
 
 
 
쟤가 금태양이구나.”
 
뭐야쟤 알아?”
 
아니근데 교무실에서 전학생 소리가 들려와서 그냥.”
 
 
 
그녀는 꽤 생겼네.’ 라는 적당한 평가를 내린 뒤관심이 없다는 듯 내 쪽으로 와서 이야기를 나눈다.
 
수업이 시작되는 종이 울리자 우리는 나중에 보자는 약속을 한 뒤자신의 반으로 돌아간다.
 
돌아가려는 그 때금태양은 나를 흘깃 보더니 다시 앞을 보았다.
 
나는 뭔가 싶었지만 그때는 그냥 대수롭지 넘기고 교과서를 꺼냈다.
 
 

#3
 
그럼 이만 수업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지루한 역사시간이 끝나고 드디어 점심시간이 찾아왔다.
 
1학년 교실은 급식소와 멀리 있어나와 얀진이는 급식소 앞에서 얀혜를 기다리고 있었다.
 
안혜를 기다리고 있는 우리 앞에금태양 무리들이 다가와 이야기를 건내기 시작했다.
 
 
 
안녕너는 우리 반 김얀붕이고너는...”
 
최얀진."
 
최얀진기억해놨어잘 부탁해. 난 금태양이야."
 
... 잘 부탁할 것 까진 아닌데.”
 
너 운동 잘한다며나중에 같이 한 게임 어때.”
 
같은 반도 아닌데왤케 치근덕대?”
 
하하 미안그냥 점심에 축구 할려고 하는데 인원이 부족해서.”
 
점심에 일 있음.”
 
 
 
의미없는 대화나누기가 계속되자 얀진은 화가 났는지 내 손을 잡고 그 자리를 뜬다.
 
그리고 금태양은 우리가 눈에 보이지 않을 때 까지우리를 빤히 지켜보았다.

.

.

.

아이 씨발그 새끼 뭐야왤케 말을 걸어!?”
 
딱 봐도 인싸던데그냥 너 운동 잘 한다고 해서 말 걸어 본거 아님?”
 
아 몰라저런 완벽해 보이는 새끼들이 위험한거임알간?”
 
 
 
얀진이가 짜증을 내면서 발을 구르자 나도 맞받아 쳐준다.
 
 
 
저런 다 가진 놈들이 재수가 없긴 하지.”
 
뭔가 통하는데?”
 
당연하지같이 지낸 짬이 얼만데.”
 
 
 
우린 계단에 앉아서 재수없는 금태양의 뒷담을 까면서 얀혜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띠링
 
잠만. 얀혜한테 카톡왔네.”
 
오케이.”
 
 
 
***
 
 

[부랄 친구 3]
 

얀혜 : 언니 오빠 어딨어? 나 급식소 앞인데

얀진 얀혜왔냐
 
얀혜 언니 어딨어?
 
얀진 아몰라

        금태양인가 은태양인가한테 도망쳐서 지금 시청각실앞임
 
얀혜 금태양?

얀붕 : 우리 반에 전학 온 얘 있어


안혜 아하 그 근육 빵빵한 남자 말한거구나

         
얀진 빵빵ㅋㅋㅋㅋ 빵빵까지는 아닌듯ㅋㅋㅋㅋㅋㅋㅋ

얀혜 못 본 얼굴이던데

        전학생이라서 그렇구나
 
얀진 뭐야 걔알아?
 
얀혜 언니랑 오빠 찾을려고 급식소 앞 둘러보다가 만났어.
 
         나한테 인사 하길래 


       그냥 인사만 하고 헤어졌어
 
얀진 잘했어 그놈 맘에안듬 


       계속 귀찮게 말걸고말이야


얀혜 :  그런데 그 사람이 왜?
 
          아 그렇구나
 
얀진 무튼 시청각실쪽으로 와 


       우리둘다그쪽임

얀혜 응 빨리갈께
 


***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함께 밥을 먹으러 갔다.
 
밥을 맛있게 먹은 후 얀진이는 선약얀혜는 밀린 숙제를 해야 한다고 먼저 해산해서 오랜만에 점심시간을 혼자 가지게 되었다.
 
나는 딱히 할게 없어서 그냥 멍하니 책상에 누워있었다.
 
정말 할 게 없나 싶었다.
 
평소 같았으면어디 벤치에나 앉아서 오늘은 어땠느니 뭐니 하면서 시덥잖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을 것이다.
 
원래도 많이 신세를 지는 친구들인데 내가 워낙 챙겨주질 못했나.
 
뭐 괜찮겠지.
 
그런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다음 시간 준비나 할 겸 교과서나 정리할까 생각 중에 내 책상 밑에 무슨 편지가 하나 덩그러니 있었다. 100원짜리 우편 봉투로 허접하게 접혀진 편지였다

응 이게 뭐지?

봉투를 꺼내 자세히 살펴보니, 그냥 장난을 치기 위해 대충 쑤셔 넣은 것 같은 그런 하얀 봉투였다.

앞에는 to . 얀붕 이라는 이쁜 글씨가 적혀있었다.
 
이런 허접하고 멋도 없는 편지 봉투에 담긴 편지라도.
 
사춘기 소년의 마음을 뒤흔들기에는 충분하다.
 
이거 설마.
 
러브레터인가?
 
나는 사춘기 남자의 마음을 거스르지 못한 채그 봉투를 허겁지겁 뜯어 그 내용물을 살펴봤다.
 
그것은 러브레터 따위가 아니였다.
 
그것은인쇄된 글자를 오려서 한 글자씩 붙혀서 만든 범죄 예고장과도 같은 그런 편지였다.
 
누가 이런 허접한 장난을 치나 싶었지만.
 
그 내용은 절대로 허접하지가 않았다.
 
 
 
  
 
   10  
 
옥  에 서 
 
 
 
  
 
 
 
#4
 
누가 이딴 장난을 치는 거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재빠르게 옥상으로 뛰어간다.
 
나의 친구.
 
입은 험하지만 잘 챙겨주는 아이.
 
운동도 잘 하면서 인기도 좋은 아이.
 
그런 아이를 왜 죽이겠다는 거야?
 
내 머리 속은 궁금증과 감정들로 섞여 머리가 실타래처럼 복잡해졌다.
 
지금 시각은 오후 120.
 
얀진을 구해야 한다.
 
왜 나한테 이런 범행 예고장을 준 지는 모르겠지만 이 시덥잖은 장난을 계속 칠 생각이라면 나는 응해주겠다.
 
내 친구 얀진이를 위해서.
 
폐가 산소를 원하고 점점 숨이 가빠져간다.
 
젠장운동 좀 미리미리 할걸.
 
그래도 발은 멈추지 않는다.
 
최대한 더 빨리.
 
빨리 가야만 한다.
 
전속력으로 계단을 올라문을 열고 옥상으로 도착을 했다.
 
거기에는.
 
검은색 우비를 입은 한 사람이 식물부의 화분을 한 개 들어바닥에 내리 꽃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누군가의 머리를 겨냥해.
 
죽이기 위해.
 
 
으아아아아아!!!”
 
 
 
나는 진이 빠진 몸을 억지로 움직여 그 괴한한테 돌격을 한다.
 
나를 본 괴한은 서둘러 화분을 던질려고 하고 있다.
 

"안 놓쳐!!!!!"
 
 

우당탕

.
.
.
 
몸이 부딪치는 소리가 나면서 그 괴한과 나는 옥상 바닥에 뒹굴어져있다
 
쓰러져 있는 괴한을 보면서 나는 승리에 기쁨에 젖어든다.
 
내가 막았다
 
괴한을 막았다
 
내가 얀진이를 구했다!!!
 
하지만 그 기쁨에 젖어있기도 잠시.
 
쨍그랑 소리와 함께 귀를 찢는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뭐지?
 
주변을 살펴보니화분이 없다.
 
벌써.
 
던졌구나.
 
.
 
안돼.
 
얀진아 안돼.
 
너가 죽으면안돼.
 
죽을꺼면쓸모없는 내가.
 
나는 비틀거리면서 난간 너머를 봤다.
 
그 밑에 있는 것은...
 
 
 
금태양 바로 근처에 깨져 있는 화분과 나를 밑에서부터 내려다보는 사람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여자의 날카로운 비명소리 뿐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