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가 싫은건 아니지만.. ... 미안해, 지금은 상황이 아닌거같아. "


" .... 응. 그렇구나.. 내가.. 신경썼어야 했는데.. "


떨떠름히라도 웃으며 태연히 넘어갔을거라고 생각했지만.

앞에 서있는 그녀의 입꼬리는 내려갔고, 눈가에 눈물이 고여가는게 보인다.


" 했는데..! 미안... 흑..! "


UMP45는 울며 지휘관실을 뛰쳐나왔다, 뭔가 잘못된 느낌이다.


내가 뭘 잘못 건드렸던건지 모른단 생각도 들어 눈 앞이 캄캄해진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지휘부가 뒤집혀졌다.


방 안에 틀어박혀 울기만 하는 UMP45. 그런 UMP45를 달래고 있을뿐인 UMP9, 지휘실에 틀어박혀선 땅 꺼져라 한숨만 쉬는 지휘관. 


어제 있던 일은 퍼져나간지 오래. UMP45가 차인것이 아닌, 지휘관이 누군가에게 고백을 받았다는것에 다른 인형, 사람들도 초조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누구는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도 못전하고 뺏긴다는 그 상상에, 그중 지휘관의 일기를 몰래 본 인형들은 지휘관이 이상한 짓이라도 할까, 도망칠까봐.


여러모로 미쳐 돌아가는 하루였다.



" 저기 45, 이제 나와주면 안될까. "


" 싫은거야..? 난.. 지휘관이.. "


" ..아냐, 괜찮아. "


UMP45가 이상해졌다. 피도 눈물도 없을것만 같았던 애가 지금은 소심해졌다고 해야 할까. 조금이라도 불편해하는 기색을 보이면 금방 침울해하는 모습으로 변하니 엄청 적응 안된다.


" 지휘관, 나 버리지 않을거지...? "


" 응. 그리고 그 질문만 오늘 다섯번은 넘게 했잖아. "


편한걸 집어보자면 의외로 일을 잘 해내 업무가 한층 편해진것. 그리고 의외로 말도 잘 듣는다. 나랑 같이 있을동안에만 말이다.


그리고, UMP45랑 붙어다니니 다른 인형들의 시선이 신경쓰인다. 여러모로 기빠지는 날이다.


" 금방 했네, 수고했어. "


" 그럼 다 했으니깐.. "


UMP45가 내게 안겨든다. 그래, 또 하나다. 자주 안기거나 안겨오는데 이건 어떻게할지 모르겠다. 성추행 신고 들어오는거 아닌가? 어 이런 미-



지휘관도 이런 내가 좋은건지 별 내색않고 내 응석을 받아준다. 기댈수 있다. 떠돌아다니지도 않고. 보금자리가. 안식처가 되어줄 사람이.


' 지휘관.. 정말 좋아해, 내 마음.. 지금은 안되는걸까..? '


하고싶은 말이 목에서 턱하고 멈췄다. 다시 거절할까봐. 완전히 멀어져버릴까. 이 느낌이 싫고 괴로워, 견딜수 없어 지푸라기 잡는 심정에 무의식적으로 저질러버린 행동이 오히려 기회가 될줄은 누가 알까.


그의 향, 체온, 두근거림을 느낄수 있어 좋다. 역으로 내 향을 그에게 입힐수 있으니까. 내 사람이라는걸 무의식적으로 각인시키는거니까. 이렇게 천천히 내 남자로 만들것이다.


그리고 지휘관이 자리를 비웠을때, 지휘관의 탁상 서랍을 열어보니 다른것들의 물건들이, 선물들이 자리를 채운걸 보곤 뭔가가 깨지는, 끊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정신을 차리니 그것들이 지휘관에게 전해준 물건들은 전부였으면 좋았겠지만 일부만 사라져있었다. 금세 전부 사라지는거면 의심받을수 있으니까. 


지휘관에게 미움받기 싫으니까. 


" 아직은 " 이라고 했으니깐. 좋을거야.


이대로 바꿔버리면 되는거잖아.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다른년에게 마음이 간다면.. 


그땐, 아무도 가지지 못하게 만들어버릴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