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최근에 그녀를 만났을 때 나의 마음 속에 순간 스쳐 지나간 감정이 있었다.

나는 아직까지도 그 감정을 잊을 수가 없다.

그 이후로 뭔가 이상했다.

뭘 해도 그녀만 떠올랐다.

단 한 순간도 그녀를 잊은 적이 없었다.

아무 것도 집중이 되지 않는다.

그녀가 내 옆에 없으면, 마치 내가 완전하지 못한 것 같다.


그녀가 내 곁에 있어줘야만 한다. 그녀를 내 곁에 둬야만 한다. 그녀는 내 것이어야만 한다. 


영원히.


Chapter 1.


오늘도, 나는 새벽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청소, 요리, 잠자는 문지기 (조금 폭력적으로) 깨우기. 아가씨 시중 들기.

아침부터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던 나의 일생에, 휴일 같은 날이라면 홍마관 연회 날.

아침에 요리만 해놓으면 저녁에는 나름대로 웃고 떠들 수 있다. 어제는 연회 날이었고, 연회는 3일에 한 번 열리므로, 당장 내일모레다.

그동안, 열심히 준비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 연회를 즐기는 나로서는, 미친 듯이 일에 매달리는 것밖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리고, 대망의 연회 날이 밝았다. 아침에 요리를 잔뜩 해놓고, 인간 마을에 장을 보러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또 청소하고, 온갖 잡일을 한다.

그래도 힘들지 않다. 모두 다 그녀가 보고 좋아할 걸 생각하면 힘들기는커녕 기쁘기만 하다.


그런 마음으로 일을 전부 끝내고, 아가씨와 노닥거리다 보니 어느새 해가 지고 밖엔 사람(사실 대부분 요괴지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어라,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됐던가.” 하며 나는 마지막으로 빠트린 게 없는지 점검한다.

다행히도, 빠트린 건 없는 모양이다. 밖으로 나가려는데, 창문 너머에 언뜻 그녀의 얼굴이 비쳤다.

나의 가슴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녀만을 이렇게 멍하니 보고 있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혔다.

“사쿠야, 뭐 해? 빨리 와!” 아가씨의 말을 듣고 정신이 들었다.

“네, 지금 갑니다!” 그렇게 대답하고 밖으로, 그녀가 기다리고 있는 바깥으로 문을 열고 나갔다.


Chapter 2.


바깥에선 아가씨와 그 무녀가 오랜만에 만났다며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3일만이긴 하지만, 여기 사람들의 시간감각은 이상하다.

나는 그녀를 찾고 있었고, 무녀 뒤에서 어딘가를 보고 있는 그녀가 눈에 띄었다.

그 순간, 다른 것들은 전부 흐릿해지고 그녀만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그녀가 눈치 채지 못하게 아가씨 옆에 붙어 있는 척하면서도 계속 그녀를 지켜봤다.

차마 말을 건다거나 할 용기는 나지 않았다.

어쩌면 그래서 계속 이렇게 지켜보고만 있는 걸지도.

“어? 흑백도 왔구나. 어~이, 흑백!” 아가씨의 말씀이었다.

그 말에, 그녀가 뒤를 돌아보았다.

“흑백이라고 부르지 말라니까… 나도 이름 있다구.”

그러고선 알 수 없는 감정이 담긴 미소를 보일 듯 말 듯 지었다.

아가씨와 붙어 있어서 아가씨께 지은 건지 나에게 지은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나에게 지은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미쳐 버릴 것만 같았다.

“사쿠야, 어째 오늘따라 조용하네. 무슨 일 있어?”

어느새 다가온 그녀가 나를 보며 그렇게 묻고 있다.

침착함을 유지하려 온 힘을 다했지만 성공했는지는 알 수 없다.

“ㅇ,어? 무슨 일 있냐니. 나는 계속 조용했거든.”

“너 어째 얼굴이 많이 빨갛다. 안 괜찮은 것 같은데?”

아아…, 침착함을 유지하지 못 했나 보다. 그것보다, 당연히 안 괜찮지. 그런 얼굴로 나를 보고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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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6때 쓰던거같은데 폰 뒤적거리다 있길래 찾아서 손 좀 봤음

프롤로그는 지금 올리는데 요즘 워낙 쓰는게 많아서 본편 언제 올리기 시작할진 모름

TS챈을 그만두면 아마 올릴 마음이 나겠지

암튼 사쿠마리는 정답임

동방 탈덕한지 꽤 됐는데 그건 아직도 그렇게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