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https://arca.live/b/yandere/34403745


얀돌공은 말한다

여자의 미색을 이유로 들어 그 죄를 여자에게 묻는 것은,

길에 떨어진 재물을 보고 탐욕이 생겨 그 죄를 재물에게

묻는 것과 무슨 차이겠는가? 





얀공이 심히 당황하여 뒷걸음치려 했다.


"낭자! 농담이 지나치시오! 혼인하지 않은

처녀를 내가 어찌 품을 수 있겠소? 문을 열어주시오!"


맹얀순은 고고하게 찻잔을 찻수저로 휘저으며

말했다.



"공자님, 이 차엔 최음 효과가 있는 약초가

들어있는데 곧 그 효력이 나올 것입니다.

공자님께서 저를 품지 않으면 계속

괴로울 것입니다. 그리고 혼인이야 이 자리에서

바로 올리면 될 일 아니겠습니까?"


얀순의 말대로 곧 얀공의 몸이 뜨거워지고,

매혹적인 여인의 향기가 풍겨 오자 음란한

마음이 들었다. 얀공은 견디기 힘들었으나,

이성을 간신히 유지한 채 가쁜 호흡으로 말했다.


"낭자! 밖에 어머님께서 계시잖소!"


그러자 얀순이 요염하게 미소지으며 답했다.


"밖에 문을 잠근 것이 어머님이신걸요?"


그것이 얀공의 이성의 한계였다.

두 남녀의 합궁은 최음차의 효과 때문인지

매우 격렬했다. 얀순은 기쁘게 신음했으며

얀공은 비현실적일 정도로 황홀한 순간에

정신을 차릴 겨를이 없었다.

그와중에도 얀순이 처녀혈을 흘리는 것을

보고 얀순의 말이 사실임을 알았다.


'이런 천하일색이 아직까지 처녀였다니,

그녀가 말한 것이 과연 옳았구나!'


.....,


격렬했던 합궁이 끝나고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얀붕은 크게 탄식했다.


"결국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 할 재물을 줏었으니,

곧 남들이 이를 시기하여 내가 해를 입겠구나..."


그러자 얀순이 나체의 몸으로 얀붕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그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그러나 그 재물이 주인을 선택할 수 있다면

걱정할 것이 없지 않겠습니까? 서방님?"


얀붕이 크게 당황하여 더듬거리며 답했다.


"서.. 서방님? 부모형제 중 아무도 이 일을

믿지 못하겠구나! 노인이 말한 귀인이 낭자였을 줄이야"


얀순이 그 말에 머리를 장식했던 날카로운 옥비녀를

꺼내 목에 들이밀며 말했다.


"아직도 저를 낭자라고 부르시나요?

방금 저를 품지 않으셨습니까?"


얀붕이 몹시 당황하여 이내 말을 고쳤다.


"내..내가 말실수 했소, 부인"


.....,


그 날 이후 얀공의 삶은 노인의 말대로

완전히 달라졌다. 더 이상 얀공은 농사일을

할 필요가 없었고, 처가에서 지자(학자, 과외선생)들을 불러

얀공에게 정치, 경제, 군사, 유학 등을

가르치게 했다. 처음엔 글을 알지 못했지만,

항상 지금의 상황이 자신의 분수에 맞지

않다고 걱정했던 얀붕은 그 분수를

높이기 위해 배움에 열중하게 되니, 이내

학문을 빠르게 깨우치게 되었다.

얀공이 한참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가도

해가 넘어가면 얀순이 들어와 촛불을 끄고

침소로 잡아 끌었다. 


"내가 오늘은 아랫도리가 욱신거리든 아파서 말이오..."


그러나 얀순은 날카로운 목소리로 대꾸했다.


"서재에 불이라도 질러야 나오시겠습니까?"


그러자 얀공이 당황하여 곧 얀순을 따라 나갔다.

얀공은 결혼 생활이 행복했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울

정도로 아름다운 부인의 미색과 일순간에 생긴

큰 재산들은 오히려 걱정이 되었다.

그러한 생활이 3년 동안 이어지자 곧 얀공은

나라에서 지혜로운 사람으로 그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다. 얀공의 처가는 재물과 인맥을

써서 관청에 그를 천거하게 되니, 곧 얀공은

얀나라 왕의 부름을 받게 되었다.

그때가 얀공의 나이 30세였다.

얀공은 얀순과 아들인 얀뉴와 딸 얀옥을 낳았는데,

얀순은 아들을 편애하고 딸을 미워하는 듯 하여

얀공과 다툼이 있었다. 그러나 압도적인

집안 차이 때문에 얀공이 항상 물러설 수 밖에

없어서 몰래 딸을 챙겨줘야 했고, 얀옥은

얀공만을 따랐다.

(뉴 실제 있는 한자더라... 紐 맺을 뉴.

유대 관계 할 때도 이 한자임.)


얀공이 입청하게 되어 중간급 벼슬인

재관감(가상)으로 일하게 되었는데, 관청의

재무와 회계를 담당하는 일이었다.

얀공이 재관감이 되자, 곧 쓸데 없이

낭비되었던 지출이 점차 적어지고,

부정을 저지르는 관리들을 적발하여

나라가 부유하게 되었다. 또한 관리들은

감히 부정을 저지를 엄두를 내지 못하여

청렴하게 되었다. 얀왕은 얀붕을 크게

칭찬하고 그 벼슬을 높여주었으니

곧 얀붕은 다른 나라에서 온 사신들을 맞는

대홍려의 관직으로 승진하였다.

이때 얀붕의 경칭은 경이 되어 사람들은

이 당시 얀붕을 얀경이라 불렀다.


어느 날은 미인을 좋아하던 얀왕에게

순나라에서 사신에게 비단과 미인 여럿을

딸려 보냈는데, 그 중 하나가 천하일색이었다.

얀왕이 크게 기뻐하면서 얀경과 미인들을

모아 촛불을 두고 옷을 벗으며 음란하게 놀았다.

하지만 이미 경국지색인 얀순을 부인으로

두었던 얀경은 여인들의 미색에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자 미인들중 으뜸이었던 순나라 사람

장 얀진이 왕의 품에 안겨 있으면서도

그를 계속 흘겨보았다. 얀경이 고개를 피하려다

우연히 눈을 마주치니 그녀가 매혹적으로

눈웃음을 흘리자 얀경이 몹시 당황하며 생각했다.


'이게 부인에게 걸리면 난 죽는다!'


얀붕은 일부러 얀진의 눈을 피했다.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이미 왕궁 곳곳에

숨어있는 얀순의 심복들에 의해

큰 곤란에 처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