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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1  https://arca.live/b/yandere/38859443



4 (정사)  https://arca.live/b/yandere/38718554



완 (정사) https://arca.live/b/yandere/38766502




보는 순서


정사 

1-2-3-4-완


If 

1-2-3-If 1-If 완















"얀순아 왔어?"



"응...."



얀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곤 내 옆자리에 앉았다


"오느라 안 힘들었어?"


"괜찮았어"



그토록 고대하던 데이트일 텐데도 어색한 듯 말을 아끼는 얀순이


하긴, 6년 동안 망상만 하다 진짜로 데이트를 하게 되니 현실감이 없겠지



"얀순아"


"응?"


"나 여깄어"


고개를 숙여 내 팔만 바라보고 있는 얀순에게 눈높이를 맞춰주었다


눈을 마주치자 부끄러운지 시선을 피하는 얀순이.



"눈 마주치기 부끄러워?"


"응.... 미안..."


"앞으로 익숙해지면 돼. 미안해하지 말고"


얀순이 말없이 내 손을 꼭 잡았다



"이제 일어날까?"


나는 얀순이를 데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은 데이트라고는 했지만 사실 얀순의 심리 상담 예약이 잡혀있는 날이다.


나만 있으면 괜찮다며 극구 거부하는 얀순을 겨우 설득시켜 잡은 중요한 날인만큼 늦지 않게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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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분 2번 진료실로 들어가세요~"


벌써 몇 시간째지?


정신과가 이렇게 붐비는 곳일 줄은 몰랐다


"오래 걸리네..... 괜찮아?"


얀순이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했던 거보다 참을성이 많네... 하긴, 그럴 수밖에 없긴 하겠구나


나는 얀순의 손을 잡아주었다


손을 잡자마자 내 손을 쪼물딱대며 만지는 얀순이.


많이 심심했나 보다



그렇게 얀순이 내 손을 만지며 심심함을 달래던 중, 드디어 얀순의 이름이 호명되었다








간단한 안내를 받고, 얀순은 홀로 심리 상담을 받기 시작하였다


내가 상담실에서 나올 때 어찌나 불쌍한 눈으로 쳐다보는지 미안해지기까지 했다


혹시 난동을 부리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상담은 조용하게 진행되는듯했다



"으아......."


힘이 쫙 빠진 모습으로 상담실을 나온 얀순이


"고생했어"


"빨리 집 가고 싶어....."


종일 말이 없던 얀순이가 저렇게 말할 정도면 엄청 힘들다는 거겠지


"조금만 기다려, 나도 빨리 끝내고 나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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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보니 벌써 해가 떨어지고 있었다


"업어줄까?"


"괜찮아... 얀붕이도 힘들잖아...."


"얀순아"


"응?"


"나한테 어리광 부려도 돼"


"얀붕아....."



나는 얀순이를 등에 업었다



정신과 의사가 한말이 떠올랐다


얀순이는 우울증에 조현증이라고 했다



왜 얀순이가 그렇게 됐는지 알고 있다


얀순이를 걱정하며 나에게 설명하던 의사가 떠오른다


의사가 얀순이가 저렇게 된 이유를 묻자, 범죄를 들킨 것처럼 가슴이 철렁했다


얀순이 저렇게 된 이유가, 바로 선생님 앞에 있다고요.





오랜 대기와 상담으로 힘들어하는 얀순이에게 차마 다시 오자는 말을 하지 못하고 다음 진료를 예약하지도 못한 채 나와버렸다......



가볍기만 한 얀순의 몸이 무겁게 내 몸을 짓누르는듯했다.



나는 도대체 이 작고 연약한 여자에게 무슨 짓을 했던 걸까



집으로 가는 내내 의사가 했던 온갖 부정적인 단어들이 내 마음을 후벼파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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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붕아"


뒤에서 조용히 목소리가 들려왔다


"얀순이 왔어?"


"응.... 일찍 왔네?"


"당연하지, 오늘 얀순이 생일이잖아"


"버스 시간까진 한참 남았는데......"


"그러면서 너도 일찍 왔잖아"



얀순이 내 옆에 앉아 어깨를 기댔다


"카페라도 갈래?"


"응... 그러자"









"뭐 마실래?"


"얀붕이랑 같은 걸로..."


얘 카페 와본 적이 없겠구나


"알겠어"



나는 눈치껏 카라멜 마끼아또를 주문했다


달달하니까 얀순이도 기분 좋게 마실 수 있겠지



다행히 입에 잘 맞았는지 얀순이는 한 모금 마실 때마다 눈을 동그랗게 뜨며 행복함을 감추지 못했다


나는 얀순이의 발을 툭 건드렸다


"맛있어?"


"응...."


대답과 함께 얀순이 내 발을 피하자 나는 다시 발로 얀순을 따라갔다


"얀붕아..... 나 뭐 잘못했어?"


"아니 그런 게 아니라..."


하긴 이런 반응을 보일만도 하지


"그냥 장난치는 거야. 애인끼리 이런 장난도 치잖아 안 그래?"


얀순이 침묵했다


실수했나.... 장난 좀 치면서 더 친해지려고 했는데


그때 얀순이 내 발을 조심스럽게 건드렸다


장난기 섞인 눈빛과 함께.



그렇게 우리는 커피를 다 마시고 나서도 탁자 밑에서의 술래잡기를 계속했다





카페에서 나오고도 얀순과 한참을 노닥거리다 버스 시간을 놓칠 뻔했다


겨우 터미널로 들어가 승차를 마치고 자리를 잡았다


오늘의 데이트 장소는 바다


얀순이가 정한 장소다.


저번 심리 상담 이후로 병원 가는 걸 극도로 거부하길래 결국 내가 책임지고 안순이를 돌봐주기로 했다


얀순이 저렇게 된 건 나 때문이니 먼저 나부터 얀순이한테 잘해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고,


어쩌면 얀순이 본인도 자기가 그렇게 된 건 나 때문이니 병원 같은데 와봤자 소용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병원에 간다고 해도 상담을 잘 받지도 않고 약을 챙겨 먹지도 않을 거 같았다.


여하튼, 그 이후로 나는 얀순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다행히 나랑 함께 하면서 말수도 늘었고, 오늘 데이트 장소를 자기가 정할 만큼 성장했다




"얀붕아......"


"응?"


얀순이 내 팔을 두 손으로 꼭 잡고 내 어깨에 기댔다


이대로 날 쳐다보면서 잘 생각인가 보다


"돌아다니느라 힘들었지? 도착할 때까지 자고 있어"


"웅...."








얀순이는 잔다고는 했지만 막상 버스가 출발하니 창밖으로 주위 풍경을 보느라 바빠 보였다


어린아이처럼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지나가는 사물을 열심히 쳐다보는 얀순이


여전히 내 팔은 품속에 꼭 안은 채, 고개만 창문을 향해있다


"목 안 아파?"


"안 아파"


나랑 꼭 붙어있고 싶은데 바깥 풍경도 보고 싶고, 그런 건가...


나는 내 팔을 꼭 붙잡고 있는 얀순을 떼어내고 얀순의 몸을 창문으로 돌려주었다


그리고 얀순의 팔을 꼭 안고 내 몸을 얀순이에게 기댔다


"이러면 둘 다 할 수 있지?"


"얀붕아....."


"응?"


"사랑해에......."


"응응, 나도 사랑해"


나는 날 애틋하게 쳐다보는 얀순이를 쓰다듬어주었다









몇 시간을 달렸을까


깨어나 보니 얀순은 바깥 구경을 그만두고 내 쪽으로 몸을 돌려 자고 있었다



이전에는 몰랐지만 이렇게나 가까이서 얀순의 자는 얼굴을 보니


제법 귀엽다... 아니, 제법 정도가 아니라 아주.




분명 나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얀순을 이성으로 인식하지도 않고 있었는데....


내가 그동안 얀순의 귀여움을 모르고 있었나? 아니면 사랑하게 돼서 콩깍지가 씌워진 건가?



내가 콩깍지가 씌워질 정도로 얀순을 사랑한다고?



난 내가 얀순에게 저지른 잘못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사랑으로 속죄하는 느낌이었는데



어느새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건가?



만약 얀순이 다른 남자를 만난다고 생각해 보면....



"안돼."


안돼라는 말이 가장 먼저 튀어나왔다



이제 나도 진심이 되었구나....




아니... 그보다 얘 침을 엄청 흘렸네


어쩐지 축축하더니


나는 입을 벌리고 잠든 얀순의 자세를 교정해 주었다


손에 침이 묻었지만 괜찮다



이젠 나도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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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어줄까?"


"아.... 괜찮아"


고민하다 거절하는 얀순


우리는 지금 버스에서 내리고 택시를 타기 위해 이동 중이다


얀순은 잠이 다 깨지 않은 듯 내 팔을 꼭 붙잡고 비틀대며 걷고 있었다



"잠깐 앉을까?"


"응...."



잠시 의자에 앉기로 했다




마치 그날처럼 쓰러지듯 앉는 얀순이


여기까지 나온 게 얀순이에겐 굉장한 도전일 것이다


동네 산책이라도 하면 바로 지쳐버리는데, 몇 시간을 버스 안에서 보내고 이렇게 도보이동까지 오래 했으니.....


지금 상태가 좋지 않아 보인다





나는 얀순이를 껴안았다


"얀붕이가 안아주면 좋아...."


내가 안아줄 때마다 입버릇처럼 말하는 말이다


이렇게 안아주는 걸 좋아하니 밖이더라도 이렇게 안아줄 수밖에 없다


지금 얀순이에게 해줄 수 있는 최대의 스킨십이기도 하고....



사귄 지 몇 달이 되었지만 아직 껴안는 것 이상의 스킨십은 해본 적이 없다


얀순이가 그 이상의 것을 요구하면 들어줄 생각이지만...


내가 먼저 원하게 되는 날도 올까?


버스 안에서 얀순이를 보고 귀엽다고 생각한 걸 보면


머지않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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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랭하게 바람이 몰아치는 해변가


낮인데도 불구하고 제법 춥다....


얀순이는 당연히 내 품 속에서 떨고 있다


"많이 추워?"


"조... 조금..."


이빨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대답하는 얀순


"내 무릎 위에 앉아"


난 모래바닥에 다리를 펴고 앉고 그 위에 얀순이를 앉게 한 다음,


외투 지퍼를 열고 그속으로 얀순이를 품었다



"따뜻해?"


"나... 행복해....."


"그럴 거 같더라"


지금 얀순이 표정이 궁금해졌다.


엄청 행복한 모습을 하고 있을 거 같은데...


분명 귀엽겠지? 보고 싶어졌다


"지금 무슨 표정 하고 있어?"


얀순이 그 말에 고개를 뒤로 젖혀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내 외투 속에서 얼굴만 빼꼼 내민 모습이


마치 둥지 속 아기 새를 보는듯했다


아.....


귀엽다.


얀순이는 행복할 때, 이렇게 귀여워지는구나


저 표정을 오래오래 잃지 않도록 해주고 싶다






"얀순아"


"응?"


"사랑해"


"나도.... 사랑해 얀붕아..."


"사랑해 얀순아, 사랑해, 정말 사랑해...."


갑자기 그날의 기억이 떠올라,


용서를 구하듯, 연거푸 사랑의 말을 얀순에게 쏟아냈다


그때 얀순이 뒤로 돌아서 앉았다



그리고 내 어깨에, 그 작고 연약한 두 손을 올려놓고는


내 눈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서로의 눈을 보면서... 우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얀순이 고개를 떨구고 그대로 푹 안겼다


"하는 거 아니었어?"


"... 뭘???"


얀순의 얼굴이 잔뜩 빨개졌다


"키스할까?"


나는 돌리지 않고 말했다


그러자 얀순이 몸을 잠시 배배 꼬더니


다시 손을 뻗고 다가왔다



그래, 그동안 얼마나 쌓인 게 많았을까


얀순의 성격으론 먼저 애교 부리고 스킨십을 걸기 힘들 테니


내가 먼저 걸어줘야겠다






나는 얀순의 타액을 삼키면서


얀순이가 왜 바다를 오자고 했는지 알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데이트를 하면서 분위기를 타버린 나머지 시간이 늦어졌고


급한 대로 모텔을 잡았다


얀순이의 상태도 오늘 돌아갈 만큼 좋아 보이진 않는다


오늘 많이 돌아다녔으니까.....



얀순이는 침대를 보자마자 옷도 벗지 않고 그대로 고꾸라졌다


나는 얀순의 겉옷을 벗기고 제대로 눕혀준 다음 옆에 같이 누웠다


옆에 눕자마자 얀순이 내 품으로 굴러들어왔다


"좋아해...."


"나도 사랑해"


"결혼하고 싶어..."


"응?"


얀순은 이미 잠들어있었다


잠결에 마음속에 있던 말이 튀어나왔나 보다


얀순이와 결혼이라....


상상만 해도 순탄치 않아 보인다


사귀면서 챙겨주는 거만해도 바쁜데.


결혼이라면.....


.....그래도 얀순이가 원한다면, 다 내 업보로 생각하고 받아줄 수 있다



아니지.


업보도 업보지만


이제 나도 얀순을 진심으로 사랑하니까.....


얀순에게 잘 대해줘야 한다는 걸 마냥 업보로 생각하지 않아도 될 거 같다


내 잘못을 잊는 건 아니지만.





"그래, 결혼하자 얀순아. 평생 행복하게 해줄게"



이미 자고 있는 얀순을 향해 말했다




그녀가 나에게 말했던 것처럼



나도 그녀를 영원히 사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