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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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츠라 코토노하를 죽인다.


이런 결심을 한 세츠나는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카츠라 가문에 대한 정보, 카츠라 코토노하의 행방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바쁜 나날을 보냈다.


2년 후, 세츠나는 카츠라 코토노하가 일본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코토노하의 실종신고가 2006년 여름을 기점으로 철회된 사실과 중견 그룹의 2세와 결혼, 심지어는 자식까지 낳았다는 정보까지 전부 얻게 된다.






2016년 4월.

도쿄 모테하라사카시타.

키요우라 세츠나의 자택.



“망할 년!! 자기도 마코토를 좋아했으면서……. 다른 남자랑 결혼하고 애까지 낳았다니”


이마사키 그룹. 도쿄에서는 잘 안 알려진 그룹이지만, 오사카에서는 나름 유명한 중견 그룹이다.

주력 사업은 탐정업과 법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분야이며, IT 컨설팅과 수주 개발까지 도맡아 하는 계열사도 가지고 있다.


그 이마사키 그룹의 장남인 이마사키 신지와 카츠라 가문의 장녀인 카츠라 코토노하가 결혼했다.

상대방은 아무것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카츠라 코토노하가 사실은 사이온지 세카이라는, 자신의 절친을 죽인 살인자라는 사실을 말이다.


♪♩♫♫♬♬

삑!


세츠나가 분노에 차오르던 순간, 그녀의 스마트폰에 전화가 걸려 왔다.

세츠나는 추가 정보가 들어왔다는 희망에 재빠르게 스마트폰을 낚아채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좋은 밤이네요. 키요우라 세츠나 양?]

“…….”


자주 듣지는 못했지만, 또렷하게 기억해둔 목소리가 있었다. 세츠나의 귓가에 전달된 목소리가 바로 그 목소리였다.


“너, 어떻게 내 번호를?”


카츠라 가문의 인간에게 추적당하지 않도록 선불폰도 쓰고, 브로커와 탐정에게 가장 먼저 당부하는 사항으로 증거 인멸을 요청했다.

그게 바로 세츠나가 사용한 정보수집 방법이었다. 어지간하면 자신이 직접 나서지만, 경비가 매우 삼엄한 곳은 위장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으니 브로커나 탐정을 썼다.


[허락도 없이 제 방에 드나든 인물이 잡혀서요.]

“…….”


세츠나는 브로커를 썼다는 게 좋지 않은 수였다는 걸 깨달았다. 코토노하의 추적능력이 상상을 초월한다지만, 포섭된 브로커까지 잡아낼 정도로 성장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래저래 고문을 좀 해봤는데, 세츠나 양의 이름과 연락처가 대뜸 나오더라고요? 혹시나 하는 생각에 연락해봤는데 정답일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끄아아악!! 내 손톱!! 손톱이!!]


세츠나의 스마트폰에서 남자의 외마디 비명이 울려 퍼졌다. 그걸 들은 세츠나는 자신의 의뢰를 받은 브로커였단 사실을 떠올렸다.


“카츠라 코토노하, 대체 11년 전 겨울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왜 세카이를 죽인 거지? 그리고 어째서 마코토를 죽인 거야?”

[…….]


살인과 고문 같은 흉악 범죄까지……. 세츠나는 코토노하가 일으킨 만행을 용서할 수 없었다.

그렇다지만, 고1 때 자신이 일본을 떠나고 나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있는 유일한 생존자도 코토노하이기에 그녀는 질문 폭탄을 던졌다.


[정말로 듣고 싶으세요?]


세츠나의 질문들을 들은 코토노하는 잠시 생각이라도 한 모양인지 늦은 답변을 내놓았다.


“듣고 싶어. 어째서 마코토가 행방불명되고, 세카이의 머리와 자궁이 쓰레기통에서 발견되었는지”

[크크큭……. 크큭…….]


듣기만 해도 섬뜩하고 음침한 웃음소리가 세츠나의 귀를 자극했다. 하지만 세츠나는 코토노하의 변화에도 신경 쓰지 않고 그녀가 입을 열기를 조용히 기다렸다.


[재미있는 분이시네요. 세츠나 양.]

“대답이나 빨리해.”


세츠나의 재촉을 들은 코토노하는 옅은 한숨을 쉬더니 입을 열기 시작했다.


[그럼 진실만 말할게요.]


범죄자가 말하는 진실이라……. 과연 그런 게 존재나 할까?

세츠나의 머릿속에 작은 의심이 생겼지만,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코토노하의 말을 듣기로 했다.


[마코토 군을 죽인 건, 세카이 양이에요.]

“……. 거짓말.”


코토노하가 건넨 첫 대답에 세츠나는 강한 부정을 나타냈다. 왜냐하면, 마코토가 죽었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세카이를 죽인 증거를 일부러 남길 정도로의 치밀함을 보여주는 코토노하가 범인일 것이다. 세츠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붕~

[거짓말인지 아닌지는 사진을 보면 아실 수 있을 거예요.]


스마트폰 메일함에 도착한 사진을 본 세츠나는 크나큰 충격을 받았다.


“이거, 언제 찍은 거야? 어째서 마코토가 피투성이인 채로”


어떤 가정집의 거실에 나자빠진 남학생이 복부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 남학생 근처에는 남학생의 피가 묻은 것으로 보이는 칼이 한 자루 떨어져 있었는데, 흔한 부엌칼이었다.


[아마 11년 전 겨울. 크리스마스쯤이었을 거예요.]


크리스마스……. 아아, 그때 세카이는 들뜬 모습으로 마코토가 사는 맨션에 갔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세카이는 마코토의 아이가 생겼니 뭐니 하면서 행복한 나날을 보냈는데…….


“네가 한 짓은 아니겠지?”


추억 회상은 여기까지. 세츠나는 다시 본론을 꺼내 들었다.

일부러 코토노하가 엉성한 수법을 쓴 게 아닌가 싶어서 확인 사살용으로 질문을 던진 것이다.


[제가 그런 짓을 할 풋내기로 보이시나요?]

“…….”


그러나 세츠나는 방금 자신이 한 질문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상대는 카츠라 코토노하다. 마코토의 시체도 숨겼으며, 세카이의 경우에는 질투를 상징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버젓이 그녀의 머리와 자궁을 쓰레기통에 넣었다.


“알았어, 그럼 믿을게.”

[그럼 저도 다음 질문에 대답할게요.]


왠지 빨리지는 코토노하의 페이스에, 세츠나는 이변이 올 것이라는 걸 짐작했다.

그녀는 빠르게 스마트폰의 마이크 음소거 버튼을 누른 뒤, 현관문에 있는 도어락과 이중 잠금장치가 제대로 작동되는지 확인했다.


[제가 세카이 양을 죽인 이유는…….]


현관문을 살펴보던 세츠나가 돌아오자, 코토노하는 자신이 왜 세카이를 죽였는지 설명하는 중이었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어요. 그저 세카이 양을 죽이고……. 마코토 군을 살려서 영원히 저와 함께 다니도록 만들고 싶었을 뿐이에요.]

“뭐?”


마코토를 가지고 싶었다.

정말인지 단순한 이유였다. 세츠나는 이런 단순한 이유로 치밀하게 움직이는 카츠라 코토노하라는 동년배 여자에게 갖고 놀아진 것이다.


[하지만……. 저는 마코토 군을 절반밖에 살리지 못했어요.]


절반이라는 단어를 들은 세츠나는 마코토가 식물인간 같은 형태로 겨우 숨을 붙이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반밖에 살리지 못했다니?”

[더 듣고 싶으신가요? 키요우라 세츠나 양]


세츠나는 생각할 틈도 없이 바로 대답을 꺼냈다.


“말해. 이토 마코토는 살아있는 거야?”

[아뇨.]


방금까지 희망을 품었던 세츠나는 다시 분노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코토노하에게 놀아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코토노하는 세츠나를 잘 상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코토 군의 절반은 살아있어요. 그리고 저는 제 절반을 이용해]


자신의 절반? 세츠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더니 금세 얼굴을 붉혔다.


[마코토 군의 아기를 낳았어요.]

“…….”

[세츠나 양, 혹시 부럽다는 생각하신 건 아니죠? 키킥]


세츠나는 살면서 처음으로 범죄자에게 부럽다는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왜냐하면, 세츠나도 마코토를 몰래 좋아했기 때문이다.

코토노하도 그걸 알아챈 듯, 세츠나에게 도발을 걸기 시작했다.


[그렇게 부러워하실 필요는 없어요. 왜냐하면, 제가 그 건으로 세츠나 양에게 제안을 하나 하려고요.]

“제안?”


이변이 온다. 세츠나는 그걸 미리 감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 이변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중이었다.


[원래는 제안 때문에 연락하려고 했어요. 연락망이야 제가 학교에서 복사해 온 비상연락망을 쓰면 그만이라서 세츠나 양이 허튼수작 부리지 않아도 오늘 연락하려고 했어요.]

“무슨 제안이지?”


제안이라는 이변. 왜 이변이냐면, 자신의 친구인 사이온지 세카이를 죽인 장본인 - 카츠라 코토노하라는 범죄자가 내미는 제안이었기 때문이다.


[내일쯤에 왕복항공권 한 세트가 우편함에 도착할 거예요. 내용은 거기에 적어뒀으니 갈지 말지는 세츠나 양이 정하세요.]

뚜둑

“뭐? 코토노하!! 카츠라 코토노하!!”


용건만 전달하고 바로 전화를 끊은 코토노하의 태도에 세츠나는 스마트폰의 최근 통화기록에서 맨 위에 위치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지금 거신 번호는 기지국 바깥에 있거나 없는 번호입니다. 나중에 다시 걸어주십시오.]


전화를 걸 수 없다는 안내 음성만 들리는 세츠나는 자신이 걸은 번호가 선불폰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챘다.


“살인자.”


세츠나는 화면이 꺼진 스마트폰을 보며 짧게 말한 뒤, 그대로 잠에 빠져들 준비를 했다.





13화부터 루트별로 이야기 진행될 예정인데

블루아카 팬픽 완결이 얼마 남지 않은 터라 그거 완결 내고 이어갈 에정임


그리고 이 작품은 캐릭터 삽입할까 싶은 생각을 했지만

기존 캐릭 쓰는 블루아카랑 정반대에 가까운 성격의 내용이라

눈물을 머금고 캐릭 삽입 없이 해보려고함;;;


아 나도 그림 잘그리는 금손 가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