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동창회 갔는데 만난 친구 하나가 비밀연구소 대빵이였음. 그리곤 뜬금없이 나한테 경비원해달라 부탁함. 수락한 기억도 없는데 장면이 바뀌면서 경비를 맡았음. 


먼저 이틀정도 경비를 섰는 데 옆에 도우미로봇끼고 이곳저곳 설명들으면서 일을 익혀나갔음. 이틀동안은 기억은 잘안나지만 막 실험실 둘러보고 신기한 생물, 현상같는거 구경하면서 디게 재밌게 보냈음. 


3일째에 처음보는 두꺼운 철벽지나치는 데 사실 벽이 아니라 문이 였음. 내가 궁금해하니까 로봇이 연구실에서 제일 위험한 생명체가 산다고 해줌. 그래서 뭐가 있을 까하고 궁금해하니까 걍 문열림. 


안에 들어가보니 내 어깨정도 오는 높이에 뚜껑없는 수족관이 있었음. 거기에 장어같이 생긴애들이 수백마리 옹기종기 모여있었는 데 생김새가 살가죽이 없이 빨간 피부에 팔다리 달린장어였음. 


첫인상은 징그러움 반 귀여움 반이였고 전혀 안위험해 보였음. 목소리도 케로로같이 귀엽고 얘네가 1등급 위험생물이란게 믿기지 않았음. 


그런 생각와중에 나를 디게 반겨주면서 전부 우루루 나한테 몰려 들었고 서로 얘기하면서 친해짐. 얘네가 엄청 똑똑한건 아니고 딱 유치원생이랑 얘기하는 기분이였음. 너희는 어디서 왔냐, 왜여기있냐 이런거 서로 물어봤던거 같은데 니들 귀엽다면서 칭찬해주니까 좋아하면서 금방친해짐.


 그렇게 다음날부터는 철문너머로 놀러다님. 처음 얘네한테 "왜 여기있냐?" 질문하니까 "맛있는 것도 주고 좋아여"라면서 동문서답했었는 데 천장에서 먹을 거 떨어지면 진짜 물고기마냥 허겁지겁 주워먹음. 근데 이 밥 타이밍에 계속 뒤로 밀려나고 약한애가 있었음. 그리고 얘기할때도 잘 안끼고 그런 소외된 장어가 있길래 쟨 왜저러냐 누구냐 물어보니까. 얘네 수백마리가 다 한가족인데 그 소외된 애가 막내였나 딸이였나 했음. 아무튼 걔네 말이 쟤는 키도작고 소심한 친구예요 라면서 설명해줌.


 얘네가 내 무릎높이보다 약간 더 컷는 데 소심이 장어는 무릎보다도 작으니까 내눈엔 더귀여워 보여서 말도 많이 걸어주고 수조밖으로 꺼내서 같이 놀아줌. 다른 장어들은 그거 흐뭇하게 쳐다봄.


 그러다 얀순이장어(소심이장어)가 자신감도 찾고 점점 성장해서 내 무릎높이까지 커졌음. 그걸 지켜보던 다른 장어들이 우리한테 잘해주고 얀순이까지 캐어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행복하다고 갑자기 엄청 좋아하면서 평소엔 평범하게 웃더니 극도로 기뻐서 그런가 입을 까뒤집고 칠성장어마냥 이빨 수십개를 내보이면서 처빠게는 데 평소엔 못느꼈던 혈관이나 살가죽이 도드라져 보이기 시작함. 개징그러워서 내가 정신을 못차리고 있으니까 수조 밖에서 나랑 놀던 얀순이가 다가와서 괜찮냐고 물어봐서 괜찮다하니까 얘도 바로 ㅈ같이 빠게면서 다가오길래 소리지르면서 철문 닫아버리고 도망감. 

(대충 이따구로 웃어댐...)


그러고 다음날 갑자기 현타온거 마냥 쟤들이 저렇게 생기고 싶어서 생긴것도 아니고 다 착하기도하고 어찌보면 귀여운 친구들인데 내가 너무 외형만보고 섯불리 행동한거 같다면서 뜬금없이 반성하고 뭔가를 다짐함. 


그러는 와중에 로봇이 옆에서 와서 쟤들이 위험생물인 이유를 설명해줌. 왜 처음부터 안가르쳐 줬는 지 모르겠는 데 이 장어들이 맘이 상하거나 기분나쁜일이 생기면 입에서 광선을 쏨. 말그대로 파괴광선을 쏴버리는 데 그래서 걍 터치를 하지말라는 지침있다고 했다. 이게 꿈속에서는 진짜 살인 광선을 쏴대는 걸 보니까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개무서웠음. 


그러고 다시 장어들을 만났는 데 그때부터는 귀여운것도 없고 겁나 징그럽고 무서운 느낌만 들었음. 내가 표정관리 못하고 있으니까 전날일도 그렇고 애들이 풀이 죽어있는 데 이러다 광선에 맞아 몸 뚫릴까봐 억지로 웃으면서 횡설수설함. "내가 갑자기 긴장을 해서 뛰쳐나갔다 이해해주세요" 하면서 헛소리하는 데 내가 무서워서 울먹이면서애기 하니까 웃으면서 괜찮다해줌. 


다행히 한숨돌리고 있는데 얀순이가 수조밖으로 기어나와서 괜찮냐고 자기가 기분풀리게 놀아준다면서 공놀이를 했음.그렇게 약간 공황장애상태로 공놀이를 하는 데 얀순이가 기분풀어준답시고 앵기면서 달라붙음. 달라붙을 때마다 내 표정이 썩으니까 얀순이 표정도 상해가는 데 순간 아차싶어서 다짐했던거 생각해냄. 


얀순이의 축축하고 징그러운 뻘건 피부 만지기 싫은 거 참아가면서 웃는 얼굴로 겨드랑이잡고 들어서 빙빙 돌려줌. 그러니까 얀순이가 너무 좋았는 지 칠성장어 입모양으로 ㅈ같이 웃어댐. 뒤에서 수조에서 구경하는 장어식구도 같이 웃어댐. 순간 이성의 끈이 끊어져서 얀순이 비행기태워주던거 고대로 집어던짐. 


그 뒤로는 얼굴이 굳었는 지 표정도 억지로 안지어지고 굳은 얼굴로 곱창난 상황에 얼타고 있었음. 이제 도저히 수습이 안되는 분위기로 가려하니까 얼굴은 정색한 채로 횡설수설하다가 던져진 얀순이한테 괜찮냐고 다가감. 


가까이 고개 숙여서 괜찮냐 미안하다하고 있는 데 내 얼굴 감싸 안으면서 "우리가 싫냐고 자기가 싫냐고" 물어봄. 징그러운게 얼굴에 닿으니까 바로 "어 존나 싫어"라고 속마음나와버림. 그러니까 얀순이가 슬픈표정으로 바뀌더니 펑펑울어댐. 그렇게 한10초정도 우는거 안절부절못하면서 보고 있는 데 별일없이 울기만하니까 속으로 "어? 광선안쏘내"라면서 안심하던 차에 뒤를 봤는 데수족관에 있던 가족 장어들 안색이 나빠지더니 광선을 쏴서 두꺼운 철문을 날려버림. 그때부터 탄력받아서 여기저기 쏴대는 데 지들끼리도 맞고 죽는 애도 생기고 난리였음.


 그래서 일단 살려고 부서진 철문으로 뛰쳐나가서 연구실탈출하려는 데 엘리베이터타면 광선맞고 추락할거 같아서 계단으로 내려감. 미친듯이 뛰어내려가는 데 펑펑소리 들리더니 장어들이 광선으로 건물부수면서 쫓아옴. 그러다 내가 내려가던 계단이 광선맞고 반파됐는 데 장어들이 벽에 구멍뚫고 뛰어내려서 먼저 연구실 정문 쪽으로 내려가서 계단실 쏴대고 있었음. 그래서 후문쪽 바라보는 창문 열고 옆에 가스 배관잡고 기어내려감. 내려가면서 계속 광선으로 부수는 소리 들리고 옆에 구멍뻥뻥 뚫리니까 벌벌떨면서 내려가다가 못참고 2층 높이 정도에서 뛰어내림. 떨어지긴 했는 데 아프진않고 다리 절면서 주차된 내 차로 걸어감. 


차에 도착하니까 갑자기 몸은 괴물장어 피부인데 엄청 쭉쭉빵빵하고 키도 큰 예쁜 여자가 튀어나옴 거의 190은 된듯. 나한테 다가와서 이제는 자기좋냐고 이쁘냐고 물어댐. 알고보니까 얀순이가 변태해서 사람모습으로 변한거 였음. 내가 얼타고 있으니까 어느새 내 주위는 장어들한테 포위됨. 이쁘게 변했어도 특유의 눈깔, ㅈ같은 입이랑 피부는 그대로여서 디게 징그러웠는 데 자기한테 와서 안기면 용서해주고 지켜준다고 하니까 나는 달려들면서 그냥 미친듯이 너무이쁘다 너무좋다면서 살아볼려고 겁나 앵김. 그렇게 얀순이한테 안겨서 끌려감. 어딘지 모르겠는 수조에서 앞으론 너도 우리가족이라면서 계속 같이 살자면서 ㅈ같은 웃음짓는 장어가족들한테 둘러싸임. 내 뒤에 있는 얀순이한테는 안긴채로 가슴사이에 얼굴기대고 앉아있는 데 장어가족들이 징그럽게 웃어대면서 달라붙을 수록 얀순이 품에 더 안겼음. 자기 품에 안기면 안길수록 얀순이도 기분좋았는 지 징그럽게 웃어대면서 좋아라함. 앞 뒤양옆으로는 장어들이 징그럽고 무섭게 들러붙고 위로는 얀순이가 칠성장어 웃음지으면서 얼굴들이밀어서 가슴에 파묻힌채로 눈감고 벌벌 떨다 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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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한테 얘기해주니까 재밌다길래 용기내서 써봤어요.

친구가 제 기억 토대로 그림도 그려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