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 https://arca.live/b/yandere/72187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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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과제 조는 확인하셨나요?"

 

다들 자신의 조원들을 확인하고 인사를 하고 있다.

 

"영빈아 우리 같은 조야!"

 

"응, 그러게. 잘부탁해."

 

그래도 정연이랑 같은 조가 되어서 다행이다.

학교에서 딱히 친해진 사람이 없어서 아예 모르는 사람이랑 같은 조가 되면 어쩌지하고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도 정연이가 같은 조라서 안심했다.

조별과제가 4인1조여서 우리 둘 외에도 두명이 더 같은 조가 되었는데, 한 명은 살짝 이국적인 느낌이 나는 두 살 형과 다른 한명은 나와 동갑인 여자애 였다.

 

"잘부탁해 난 강 민이라고해."

 

"잘부탁드려요, 한지원이라고 해요!"

 

자기소개를 마친 한지원이 나를 보며 눈읏음을 지었다.

나는 당황해서 부자연스러운 웃음과 함께 지원이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까득-

 

내 옆에서 정확히는 정연이 한테서 무언가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나는 놀라 정연이를 바라봤지만 정연이는 무슨 일이 있냐는 듯 웃으며 "왜?"라며 물었다.

 

"아니야. 뭔가 이상한 소리가 들렸는데 잘못 들었었나봐."

 

"영빈이도 참."

 

"근데 둘은 커플이야?"

 

민이 형이 우리 둘을 보고 물었다.

 

"아, 아니에요! 그냥 친구! 친구에요."

 

-까득-

 

또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아니야? 너희둘 맨날 붙어 다니지 않아? 밥도 같이 먹고 수업도 항상 옆자리에 앉고, 또 둘이 붙어 있을때 하는 행동 보면 친구라고는 보기 힘들지?"

 

민이 형의 말에 여태까지의 행동을 생각해 봤다.

팔짱부터 시작해서 서로 껴안고, 기대고 등등

사실 연애할 떄 했던 행동들을 그대로 하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고 더 열정적으로 부정하니 민이 형이 웃겨죽는다는 듯이 크큭대며 웃는다.

 

"장난이야 인마, 뭐이리 부끄러워해."

 

"형이 이상한 말을 하시잖아요. 그치 정연아?"

 

정연이도 나와 별 다를바 없었다.

고개를 숙여 얼굴이 빨간지는 못봤지만 귀는 확실히 붉었다.

 

"그러면 둘 친구사이인 거면 나랑 잘 해볼 마음있어 영빈아?"

 

모두 웃으면서 밝았던 분위기가 한순간에 얘기를 꺼낸 지원이 빼고는 얼어버렸다.

 

-뿌득-

 

이번에는 진짜다. 이번에는 진짜로 들었어.

정연이를 보니 아직도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아까와는 확연히 분위기가 달랐다.

 

이 상황을 수습해야겠다고 느낀 민이 형이였는지 폰으로 무언가 만지작 거리더니 모두의 폰에서 알람음이 들렸다.

 

"하하... 내가 조별 단체방 만들었어. 우리 조장부터 정해볼까...?"

 

민이형 나이스!

나는 민이형에게 책상 밑으로 엄지를 치켜들어 형에게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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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같던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길 정연이는 여전히 저기압이었다.

달래볼려고 여러 방법을 썼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렇게 정연이는 집으로 갈 때까지 아무 말 없어 조용히 갔고 정연이를 데려다준 뒤 집에 도착한 나는 그대로 침대에 엎어졌다.

 

"미치겠네."

 

정연이의 반응 때문에 머리가 복잡하다.

 

"날 좋아하나?"

 

.

.

.

 

"그럴 리 없지."

 

-우우웅-

 

폰에서 울리는 진동이 생각에 잠긴 나를 깨웠다.

 

"누구지 전화 올 사람이 없는데."

 

전화의 정체는 지원이었다.

 

아무래도 심란한데 지원이 전화라니...

그래도 받긴 받아야겠지.

 

"여보세요?"

 

[영빈아 아직 저녁 안 먹었지?]

 

"응 방금 집 도착했으니까. 왜 전화했어?"

 

[같이 밥 먹자! 나도 지금 배고프거든.]

 

"아니, 나는..."

 

[제발~ 응? 나 이미 식당에서 네 거까지 주문했단 말이야~]

 

"왜?!"라는 말이 목 끝까지 나왔지만 다시 집어넣었다.

 

"알았어, 지금 어디야?"

 

[톡으로 위치 보내줄게~ 빨리와!]

 

전화가 끊어지고 한숨을 크게 쉰 다음 지원이가 오라는 식당으로 향했다.

 

"영빈아! 여기!"

 

꽤 고급스러워 보이는 식당의 문을 여니 지원이가 손을 흔들며 나를 반겼다.

 

이런 고급스러운 데는 처음이라 왠지 떨리네... 많이 비싼 건 아니겠지.

 

자리에 앉으니 타이밍 좋게 요리가 나왔다.

맛있어 보이는 파스타가 자리에 세팅됐다.

 

"맛있게 먹어~ 내가 사는 거니까."

 

"아니야 내건 내가 낼게."

 

"됐거든, 나중에 네가 나 밥 사주는 거로 해."

 

내게 눈웃음을 지어준 뒤 식사를 시작한 지원이를 따라 나도 같이 먹기 시작했다.

엄청 맛있었다.

 

"그래서 영빈아, 아까 이야기는 어떻게 생각해?"

 

"아까라니?"

 

"니랑 만날래?"

 

"커헉, 크윽 켁"

 

너무 놀라 파스타가 사레들렸다.

 

"뭐야 괜찮아?" 조심하지."

 

지원이가 내 옆으로 와 휴지로 나를 닦아주며 은근히 붙어왔다.

파스타의 소스를 정성스레 닦아주는 지원이의 손길을 나도 모르게 느껴버렸다.

 

"그래서 대답은?"

 

"그러니까... 나는...."

 

-우우웅-

 

다시금 내 폰에 진동이 울렸다.

확인해보니 정연이였다.

 

"미안, 잠시만."

 

다가온 지원이를 떨어트리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영빈아... 지금 내 집으로 올 수 있어?]

 

"지금?"

 

[응... 나 아픈 거 같아.]

 

"뭐?! 어디가 아픈데!"

 

[모르겠어... 몸에 힘도 없고 머리도 띵해, 집에 약도 없고 너무 힘들어.]

 

"몸살인가, 알았어! 지금 갈게!"

 

전화를 끊고 지원이에게 급히 가봐야 한다고 한 뒤 가게를 뛰쳐나가 약국에서 약을 산 뒤 정연이네 집으로 향했다.

 

***

 

집으로 간 척 연기한 뒤 영빈이의 뒤를 밟았다.

아까 전 지원인가 하는 년 때문인지는 몰라도 뭔지 모를 불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영빈이가 집으로 들어가는 것까지 확인하고 다 괜찮을 줄 알았는데.

 

갑자기 나온 영빈이를 다시 미행했다, 평소 영빈이라면 절대 오지 않을 비싼 양식집으로 들어가더니.

 

"저 씨발년이 진짜..."

 

대학에 와서 붙어 있을 수 있었기에 내가 너무 해이해 졌나 봐.

영빈이 주위에 날파리가 끼고 말이야.

 

집으로 향한 뒤 영빈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픈 거 같아."

"너무 힘들어."

 

[알았어! 지금 갈게!]

 

이윽고 전화가 끊어졌다.

 

"영빈이한테 더러운 벌레에게는 다가가는게 아니라는 걸 알려줘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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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서 생각나는 데로 적어서 좀 이상할 수도 있지만 재밌게 봐줬으면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