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마법소녀로써의 재능이 발현된건 15살때였다


그애는 고작 15살이었어 빌어먹을 15살밖에 되지않은 어린애였다고


괴인들이 침략할때 불현듯 나타난 그녀들은 군대조차 버거워하던 괴인들을 순식간에 몰살시켰다


그후부터 국가들은 마법소녀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마법소녀로써의 자질이 뭐였는진 모른다


다만 그게 순수함이나 사랑따위는 아니였다고 난 확신한다


괴인이 3류악당마냥 사람들을 위협만 하는게 아니니까


나름 볼 장 다 봤다고 생각한 나도 눈쌀을 찌푸릴 정도로 현장은 끔찍했다. 사방이 피투성이였고 인간의 형상조차 유지하지 못하는 고깃덩어리만 바닥에 가득했으니까


얀순이, 그애도 그렇고 다른 마법소녀들도 현장에 나가면 자신의힘을 못썼다


10대 남짓한 애들이 보기엔 너무나도 끔찍한 광경이, 도움을 구걸하는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그리고 눈앞에 서있을 괴인들의 보기만해도 멘탈을 흔드는 그 기괴한 모습까지 모든게 그녀들에겐 트라우마로 다가왔다


각국에서는 마법소녀들에게 매니저를 붙였다


최소한의 멘탈케어를 위한 나름의 비책이었을지도 몰랐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얀순이의 매니저로 들어갔다


사실 내 커리어는 별볼일 없었다 


흔해빠진 20대 취준생,알바경력 빼면 직장없는 백수


그래도 학창시절에 나름 인싸였으니 어떻게든 대화는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내 상상 이상으로 그녀들의 상태는 심각했고 나는 진지하게 정신과 의사를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구석에 틀어박혀 이해못할 소리만 중얼거리는데 나 혼자서 뭘 하라고...


마법소녀 협회의 협회장은 의사를 부르기를 극히 꺼렸다


마법소녀의 상태가 비정상인걸 알면 사람들이 동요한다나 뭐라나


결국 실랑이 끝에 소득없이 그녀와 대화를 시도하려 몇날을 소비했다


2주쯤 지났을까 드디어 얀순이와 대화할 수 있었다


퀭한 눈에 진한 다크서클까지  딱봐도 피곤에 쩔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내게 울며 매달렸다


너무 힘들다고, 생각한것과는 다르다고, 내보내달라고 내게 애원했다


하기야 애들이 상상한 마법소녀의 일과는 너무도 괴리감이 심한 현실이기에 난 말없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기에...


이후로도 출격은 계속되었고 나는 끊임없이 협회장에게 의사를 요청했다


돌아오는 답변은 그녀의 정신이 피폐해지지 않게 니 일이나 잘하란 거였지만


그러면 나 말고 상담사를 고용했어야지 쯧...


그래도 하소연 할 상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처음보단 상태가 눈에띄게 나아졌다


어디까지나 초기보다 나아진것이지 절대 15살 중학생이라곤 상상하기 힘들었지만


어느순간 부터였을까? 그녀가 내게 집착하기 시작한건


복귀하면 늘 내게 매달려 하소연했고 나는 그녀를 내 무릎위에 안혀 묵묵히 들어주며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나도 내 나름대로 그녀의 편의를 봐주고자 요리를 해준다거나 이런저런 요청을 협회장에게 했지만 답변은 늘 똑같았다 


니 일이나 잘해라


이게 그 내 일을 하려는 방식인데 어쩌란건지.... 하여간 돈에 눈먼 꼰대들...


얀순이가 출격한 사이 회의중인 회장에 들어가 다시 의사를 부를것을 요청했다


그나마 얀순이는 상태가 호전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이 많았고 일부는 악화되기까지 했다


계속되는 요청이 질렸는지 눈쌀을 찌푸리며 협회장이 말했다


"그만, 이유가 있으니 이러는것 아닌가. 적당히 좀 하게"


"그 이유가 납득이 안되니까 이러는것 아닙니까! 그애들은 아직 10대입니다. 한참 또래애들이랑 놀아야지 이런일만 하며 있으ㅁ"


"그래서 뭐 어쩌란 건가? 그게 그 애들이 가진 힘이고 힘을 가졌으면 마땅히 그래야지!"


나는 막나가는 그의태도에 할 말을 잃었다. 애초에 그들은 뭔가를 하긴 하는건가? 내가 요청한 물품도 거의 거부되고 애들은 즉석식품외에는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데?


힘을 가지고도 써먹을줄 모르면 자리에서 내려오든가


"뭔가 그눈은? 사람을 그렇게 노려보면 뭐라도 달라지는 줄 아나?"


딱히 노려보진 않았지만 눈매가 사납다보니 그렇게 보였나? 일단 오해를 풀어야..


"자네가 할 일은 자네가 맡은 아이만 잘 케어하면 되는데 왜 이렇게 오지랖이 넒은지 모르겠군"


그는 내앞으로 왔다


짝!


그는 내 앞으로 와 다짜고짜 따귀를 날렸다


"마지막 경고일세. 우리일에 참견말고 우리가 준 일이나 똑바로 하도록"



나는 바닥에 가래침을 뱉고는 회장을 나왔다


더러운 새끼들, 지원을 똑바로 해야 결과도 제대로 나오지 멍청한 꼰대들 진짜


"때려치든가 해야지 원...."


회장을 나선 내 앞에는 얀순이가 서있었다


.....이것 참 불편하게 됐구만


얀순이는 떨면서 내게 말했다


"ㅈ.....저 더 잘할테니까요....! 그만두지 말아주세요 제발.. 제발요 저 이렇게 빌테니까...!"


눈물을 그렁그렁흘리며 내게 애원하는 그녀를 진정시키느라 고생했다


우는사람 달래는게 이렇게 힘든일인지 처음알았다


"너 때문에 그러는거 아니야. 그냥 협회 돌아가는 꼬라지가 별로 마음에 안들어서 그래"


나는 웃으면서 얀순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녀는 내말에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


"......얀붕오빠....누가 때린거에요....?"


어.....? 얘 눈이 맛이 간것같은데?


"이거? 별건 아니고 그냥 친구들이랑 농구하다가 공에 맞아서 그래"


좋아 나름 잘 넘긴것 같아


"거짓말. 저 다봤는걸요"


어림도 없지 10초를 못가고 걸리네


".....봤어...? 어디서부터....?"


"얀붕오빠가 의사부르라고 할때부터요"


처음부터 다봤네


"......저 방에 먼저 들어갈게요"


"어....응.... 먼저 들어가"


얀순이는 고개를 숙이고 뭐라 중얼거리며 방에 들어갔다


것보다 이거 참 난감하네. 때려치고싶단걸 하필 얀순이가 듣고


".......케이크라도 사갈까..."


원래 여자가 화나면 단거로 풀어주라고 들었다. 마카롱도 좋겠지만 자주 못나가고 주머니 사정상 케이크로 합의보자


시국이 시국이다보니 케이크도 아주 금값이다. 통장이 텅장이 되어버렸어.....


나는 케이크를 들고 얀순이 방문을 열었다


그곳에는 얀순이랑 검은색 부정형 안개가 작게 떠있었다


".........얀....순아....? 그거.... 뭐야...?"


그런것 보다 놀란건 얀순이의 바뀐 모습


시민들에게 익숙한 프릴가득한 분홍빛 드레스가 아닌 올블랙에 메이드풍 옷이긴 한데 뭐랄까..... 영좋지 않은 느낌이 든다


"얀순씨? 저분은 누구시죠?"


검은 안개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아.... 내 매니저분이셔 그리고"


그리고?


"내가 너무 사랑해서 같이 데리고 갈 사람"


뭐지? 뭔가 잘못됐다


"얀순아 진정하고 그거 내려놔"


얀순이는 자신이 쓰던 마법봉 대신 내 팔뚝길이 정도의 얇은 나무지팡이를 꺼내들었다


"일단 진정하고, 아까 그 사람은 누구니? 힘든일 있으면 내게 다 말해도 된다고 했잖니?"


얀순이는 지팡이를 내리지 않고 말했다


"오빠를 너무 사랑하는데 오빠는 그걸 몰라주는게 너무 힘들어서 이랬어요




그리고 오빠가 힘들어 하는거 보고싶지도 않아서요"


얀순이는 내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여태까지 본 미소중 가장 아름다운 미소였다


"텔레포트"


얀순이가 주문을 외자 눈앞이 흐려졌다. 정확히는 주변이 안개가 낀듯 흐려졌다


"잠시 주무셔 주실래요? 깨어나시면 다 끝나있을 거에요"


얀순이는 내 눈앞에 지팡이를 들이밀고 말했다


"페이드 오프"


순식간에 몰려오는 졸음을 참아보려 노력했지만 결국 쓰러졌다


"오빠..... 이제 저라는 영구직장에 취직해서 살아주실거죠?"


흐려져가는 의식속에 얀순이는 내 머리를 자기 무릎위에 올리고 나를 내려다보며 하는 그 한마디를 끝으로 나는 정신을 잃었다










마법소녀가 흑화해서 다 때려뿌수고 사랑하는 사람이랑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이런 흑화 얀데레 너무 좋아  


참을 수 없는 충동 뎃챠아아앗!


발할라도 쪄올게요 언젠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