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https://arca.live/b/yandere/8161916?target=all&keyword=%ED%9A%8C%EA%B7%80&p=1 

1편: https://arca.live/b/yandere/8221543?p=5 

분기-후배 1편: https://arca.live/b/yandere/8239033?p=1

분기-후배 2편: https://arca.live/b/yandere/8241102?mode=best&p=10 

분기-후배 3편: https://arca.live/b/breaking/8356453 

분기-후배 4편: https://arca.live/b/yandere/8440221

분기-선배 1편: https://arca.live/b/yandere/8233455?p=3

분기-선배 2편: https://arca.live/b/yandere/8253154?mode=best&p=9 

분기-공시생 1편: https://arca.live/b/yandere/8297847


작업하다가 새벽에 잘시간은 안되고 애매할때마다 쓰는 거라 좀 걸렸다;; 기다린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런한거 아님. 완결까지 큰 줄기는 잡아놨고 대략 +5~7편 정도로 예상중.

언제나 이런 똥글 봐주는 얀붕이들 고맙고 어서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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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귀한 이후로 난 언제나 밤 늦게까지 뒤척이다 잠에 들었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건지, 돌아갈 방법은 없는지, 이대로면 미래에 남겨둔, 내 아이들은 어떻게 되는건지.

이런 생각들이 머리 속을 스치면서 새벽이나 되야 잠에 들곤 했다.

얀순이에게 이별을 고한 그 날, 나는 회귀한 후 처음으로 푹 잘 수 있었다.






 이후 세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얀순이는 이후 내게 일절 접근하지 않았다. 그녀와 그녀의 남친인 민우 선배는 나를 투명인간 취급했고 나로서도 그게 좋았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회귀 후의 대학생활에서 우리 둘의 처지가 뒤바뀌었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전의 삶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학과에서 좋은 인간관계를 쌓아나간 반면, 얀순이는 점점 학과에서 고립되어 갔다. 


여자들은 그녀의 복잡한 남자관계를 흉보고 다녔다. 반면 남자들은 좀 다른 이유로 그녀로부터 거리를 뒀는데, 그녀의 남자친구인 민우 선배가 원인이었다. 민우 선배는 얀순이에게 항상 붙어다니면서 그녀에게 접근하는 모든 남자들을 위협하고 다녔다.


'원래 저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말이지…'


이전 삶에서 민우 선배는 지금과는 좀 달랐다. 쓰레기라는 점이야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지만, 한 달을 멀다하고 여자를 갈아치우는 난봉꾼이었던 그가 이번 생에서는 벌써 세 달 씩이나 얀순이한테 붙어있었다. 그저 얼굴만 예쁘면 남친 있는 여자한테도 대쉬하던 그가 자기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와 얘기할까봐 전전긍긍하는 꼴을 보면서 그 아이러니함에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선배! 또 무슨 생각하면서 그렇게 실없이 웃어요?"


세 달이 지나는 동안 나는 얀진이와 꽤 친해졌다. 막상 얘기하다보니 생각보다 대화 코드도 잘 맞았고 수업도 같이 듣고 공부도 가르쳐 주고 하다보니 연인 미만, 친한 선후배 이상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글쎄… 네 생각?"


"…윽! 진혁 선배! 얀붕 선배가 변했어! 예전엔 저런 느끼한 말이나 뱉는 바람둥이가 아니었는데!"


"아, 그래그래. 커플 싸움은 그쯤해두자. 지겹다 나도."


"아니 커플 아니거든요?"


"아직은 말이지."


"아 선배 진짜!"


계속되는 짖궂은 농담에 얼굴이 새빨개진 얀진이가 막 화를 내려는 찰나, 교수님이 들어오셨다.


"하여간 두고 봐요 진짜."


씩씩대며 자리에 앉는 얀진이를 보며 쿡쿡 웃었다.


"자 여러분 중간고사는 잘 보셨겠죠?"


아무도 선뜻 대답하지 않았지만 교수님은 그럴줄 알았다는 듯 개의치않고 말을 이어갔다.


"기말은 전에 말했던 대로, 팀 단위 빅데이터 실습으로 이뤄지게 됩니다. 앞으로 두달 동안 여러분은 팀 단위로 주제를 정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 데이터를 해석해 유의미한 정보를 뽑아내 그것을 발표하면 됩니다. 팀은 지금 불러줄테니 팀별로 나눠 앉도록 하세요."


나는 교수가 내이름을 호명하길 느긋하게 기다렸다. 예전에 들어본 강의였기 때문에 전에 발표했던 내용을 기억해내며 멍하니 앉아있는 내 앞에 얀순이가 나타났다.


'많이 야위었네.'


갑작스런 얀순이의 등장에 그녀를 바라본 나는 잠시 그런 생각을 했다. 마치 30년의 세월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이미 그녀에 대한 감정의 편린조차 남지 않은 건지 얼굴이 많이 상한 얀순이를 보고도 얼굴이 좀 변했다라는 감상 이외에는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예! 선배랑 같은 조네요?"


방금 전에 두고보자는 말은 그새 까맣게 잊어버린건지, 얀진이가 명랑한 얼굴로 다가오자 나는 곧장 얀순이에게서 시선을 떼버렸다.


"팀원도 정해졌겠다. 자기소개들하고 주제를 선정해보도록 합시다."


교수님의 말을 듣고 고개를 돌린 나는 세달 간 잠잠했던 두통이 다시금 밀려오는 것을 느끼면서 인상을 찌푸릴 수 밖에 없었다. 우리 조 테이블에는 나와 얀진이 그리고… 민우 선배와 얀순이가 앉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