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색의 배경과 그에 맞지 않게 다채로운 화려한 여자가 쑥스러운 듯 뒷짐을 지고 내게 무어라 말하는 꿈을 꾸었다.


초면인 그녀는 학교에서도 배운 적 없는 말로 꾸민 로맨틱한 고백을 하고 있었다.



이상하다, 내겐 말 그대로 꿈에 그리던 순간이지만 원하지 않는 단어가 내 입을 열고 나와 그녀의 귓속으로 뛰어들었다.


도로 주워 담고 싶었지만 뇌까지 전달된 목소리는 두 손으로도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부정의 대답에도 그녀의 표정은 바뀌지 않았다.



 기쁜 눈과 행복한 미소로 웃음 지으며 나를 봐주었다.


그러곤 말 없이 다가와 내게 입을 맞추었다.



꿈이라도 좋으니까, 이대로 그녀와 함께 있고 싶었다.


그런 생각이 무색해지게, 나는 두 팔로 그녀를 밀어냈다.



그러자 드디어 그녀가 입을 열었다.






"슬픈 꿈이라도 꿨나 보네?"


아내의 목소리에 꿈에서 일어났다.



"무슨 꿈이었어?"


그녀가 재차 물었다.



".. 기억이 안 나."


나는 흘러내린 눈물을 닦아내며 대답했다.



"일어났으면 약부터 먹어야지?"


그녀가 건네는 약을 받아먹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혹시 옛날 꿈 꿨어?"


그녀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무슨 옛날? 그리고 무슨 꿈인지 기억 안 난다니깐.."


나의 대답을 듣고 서야 그녀는 기쁜 눈으로 웃음 지었다.


그러곤 말 없이 다가와 내게 입을 맞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