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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4.


따각.

따각.

따각.

넓은 동굴의 공동 안에 말발굽 소리만 울려 메아리쳤다.

"히히히힝!"

말이 투레질했다. 노무현은 말을 진정시키고 물을 마시며 혼잣말을 했다.

"그.. 동굴 사이에 맥주를 넣어두고 꺼내먹으면 맛이 좋을것 같노."

"오.."

"맥주 주세요!"

노무현이 하아. 소리를 내며 말했다.

"주먹을 꺼내기 전에 조용히 해주면 좋겠노. 미성년자는 술을 먹으면 안된다 이기!"

북-따악!

"아얏!"

중력을 가볍게 담은 노무현의 주먹이 에프실의 후두부를 강타했다. 경쾌한 타격 소리에 멍하니 정면을 바라보고 있던 르페가 놀라 말 응딩이에서 떨어져 바닥에 머리를 꼬라박을뻔 했다. 르페가 다시 말에 올라타 에프실을 품에 안으며 말했다.

"야, 너 머리 안깨졌냐? 아니, 왜 애를 때리고 그래요! 주먹을 꺼내기 전이라면서 왜?!"

"그.. 약간 맛이 가버려서 그랬다이."

"흐엥..."

"하하하..."

웃는 노무현의 시야에 자그만 가로등이 들어왔다. 가로등 비슷하게 생긴 마석 전등이었지만 그것을 차치하고도 꽤 예쁜 모습이었다. 노무현은 자신이 전생에서 허구한 날 본 가로등을 보러 말에서 내려 가까이 다가갔다.

노무현이 가까이 가자 가로등이 아까는 보이지 않았던 각도로 어스름히 유리병 세개를 비추고 있었다. 양쪽의 병은 전부 깨져있었고 가운데의 밀봉된 병만 땅에 꽂혀있었다. 노무현은 병을 뽑아들었다. 영롱한 유백색 액체가 병 안에서 비단처럼 찰랑였다. 그는 본능적으로 이것이 젊음의 샘이라 직감했다.

"예아, 육포 한개만 던져줄 수 있겠노?"

노무현이 어느새 가까이 온 르페에게 부탁했다.

"뭔.."

"맥주 대용이다 이기."

"돌아버린거야?"

르페가 양 손을 살짝 구부린 채 뺨에 갖다대고 와들와들 흔들었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육포를 꺼내 노무현한테 건네줬다.

"그.. 마침 있어서 주는거야. 흥!"

르페의 얼굴이 빨개졌다. 노무현이 미소지으며 르페한테 대답했다.

"고맙다이."

노무현이 육포를 입에 넣고 씹으며 병을 따 액체를 마셨다. 딱 막걸리 맛이었다. 노무현은 고향에서 경운기를 몰며 막걸리를 마신 기억을 떠올리며 맛을 음미했다. 탄산이 북하고 올라왔고 딱하며 그의 혀 끝에서 터졌다.

"저 썅녀..."

"이게 뭐노!"

에프실이 막걸리의 맛을 즐기는 노무현의 뒤에서 튀어나와 주머니칼을 들고 르페에게 달려가려 했다. 노무현이 놀란 나머지 왼손목의 피아제로 아주 빠르게 에프실의 뒷목을 쳤다.

퍽!

"어어... 심리적 안정을 취해야 한다 이기."

"놔.. 저걸 죽일수가 없잖아.."

"기절도 안하노. 예아. 완벽하게 맛이 가버렸노."

"그냥 둬봐. 날도 없어보이는데."

"안될거 뭐 있노?"

노무현은 에프실의 모가지를 해방시켰다. 에프실이 등에 달린 날개까지 이용해 르페한테 칼을 들고 날아갔다. 르페는 능숙하게 손을 뻗어 에프실의 목젖을 쳤다.

"켁..케겍..."

"잘했지? 칭찬해줘."

"예아. 참으로 잘했다. "

노무현이 말 위에 에프실을 올려놓고 말에 올라탔다. 르페도 그를 따라 탔다. 다시 반대로 말을 몰아 나오니 한남 자가 휘어진 큰 칼을 든 채 동료들로 추정되는 수많은 이들과 함께 있었다. 남자가 소리쳤다.

"르페가 저기있다! 저 개자식을 죽여라!"

"와아아아아아아!!!!!!!"

"그.. 저기 왜 있습니까?"

"어.. 아마도 나?때문인거 같은데...ㅠㅠ"

"[중력 9배.]"

파아앙!

르페의 머리가 두부꿀밤을 맞고 땅에 처박혔다. 노무현이 머리를 절레절레 양 옆으로 흔들며 주먹을 꺼내서 가슴에 가져다 댔다. 주먹에 두부처럼 하얀 기운이 맺혔다. 그가 말했다.

"내가 노무현 펀치다."

움찔거리는 르페의 옆에 에프실을 조심히 내려놓은채 그가 말을 끌고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