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https://arca.live/b/yandere/9297457


2 https://arca.live/b/yandere/9300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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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운은 전날 맞춰놨던 알람덕에 늦지 않게 일어나 준비를 했다.


가져온 양복을 입고 마음을 다잡았다.


'떨지말자 도운아. 넌 그저 상을 받으러 왔을 뿐이야. 넌 아무런 잘못도 안했어.'


따르릉, 그가 마음을 다잡기 전에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개인사입니다. 일어나계셨군요. 이제 막 운전사가 도착했다고 합니다. 로비로 가주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바로 가겠습니다."


그는 바로 방을 나와 로비로 나갔다. 운전사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도운씨 맞으십니까? 전 당신을 건립까지 안전하게 모셔드릴 강은혁입니다."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강은혁는 굉장히 신사적인 사람이었다. 


운전수인데 포마드를 하고 신사복을 입은 마치 영국 귀공자같은 느낌이었다.


그는 도운에게 나긋나긋하게 말을 건내며 가는동안 도운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시간이 지나 은혁이 말했다.


"오, 건립회사가 보이군요."


도운은 건럽본사를 보고 깜짝놀랐다. 그것은 거의 한 도시와도 같은 곳이었다.


"뭐, 한 회사가 거의 모든 것을 하니깐요. 건립의 모든 사람들이 저기에 삽니다. 그만큼 크기가 크죠. 저곳이 우리나라의 모든 것입니다."


"아아, 정말 아름답습니다. 아, 이거 참. 정말 말이 안나오군요."


도운의 말을 들은 은혁의 표정이 이상하다.


".....도운씨."


은혁은 작게 말했다.


"당신은 건립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네? 어, 최고의 회사 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죠. 세계최고의 회사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그런 회사에 능력이 없는 사람이 들어가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어....금방 해고당하겠죠?"


"잘 알고계시군요."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도운은 그 시간동안 은혁이란 사람이 자신을 시기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곳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치열하게 몇만명의 경쟁자들과 싸우고 이겨서 이런 곳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저 하나의 공적에 의해 들어오지요."


은혁은 헛웃음을 지었다.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갑작스러운 질문에 도운은 혼란스러워 했다.


"혹시 저를 보고 하는 말씀이신건가요?"


도운은 무의식적으로 말을 했다. 은혁은 백미러를 통해 도운을 바라봤다.


"......그럴 수도 있겠군요. 개인사님의 말씀에 따르면 얀주희님을 살렸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건립에 가고 있는것이고요."


"맞는 말씀입니다."


"하아."


은혁은 한숨을 쉬었다.


"전 당신을 위해 이 말을 해야겠습니다. 당신은 이곳에서 버틸 수 없습니다. 전 당신이 아직 어떤사람인지 몰라서 그렇습니다만 당신과 비슷하게 건립에 들어온 사람들을 보면 항상 결과가 같습니다. 하아. 그 사람들에게는 알맞은 자리가 있는데 한순간의 욕심에 의해 더 높은 곳을 갈망하다가 알맞은 자리마저 부서지게 됩니다. 그들은....그들은...!"


은혁의 두눈은 새빨게 졌고 이마에선 식은 땀이 흘러내렸지만 은혁은 말을 멈추지 않았다.


"건립에 거의 다 와갑니다. 지금 이곳에서 당신은 차에 내려 건립에 간다는 것이 가장 알맞습니다만..전 당신마저 잃기는 싫습니다. 당신....결정하십시오. 이 길을 걸어가 나락을 빠질지 지금 당신의 삶에 만족할지를 말입니다. 지금 여기에서, 당장."


도운은 혼란스러웠다. 생전 처음 보는 잘생긴 인물이 자신의 외모를 꾸겨가며 자신에게 말을 하고 있는 이 상황이 말이다.


다른 한편으론 마음이 이끌렸다. 자신이 이곳에서 일을 잘 할수있을까? 남의 따가운 시선을 버틸 수 있을까? 같은 생각에 조금씩 은혁의 말에 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무언가를 생각하고 나선 도운의 눈은 확신에 가득찬 눈이 되었다.


"은혁씨. 절 건립까지 운전해주어 정말 감사드립니다. 당신의 마음을 잘 이해했습니다. 절 걱정해주신 거라 믿겠습니다."


도운의 말에 은혁의 표정은 좋아졌다.


덜컥, 도운은 차 문을 열고 내렸다.


"아! 도운씨 어딜 가시는 겁니까! 가지 마세요! 빨리 돌아오세요! 거긴 안됩니다! 아!"


도운은 그의 말을 듣고 뒤를 돌아 그에게 고개를 숙어 인사했다. 그 다음부턴 은혁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이도운은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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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운이 건립구의 중심 건립사에 들어가자 한 남자가 그를 맞이했다. 개인사였다.


"오셨군요. 얀주희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는 도운을 주희의 방에 데려다주었다.


사장의 방이라서 그런지 문이 고풍스러웠다.


이 안에 굉장히 소중한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개인사가 방문을 두드리자 우아하고 아름다운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들어오세요."


"사장님, 이도운씨를 데려왔습니다."


"고마워요. 이제 가보세요."


개인사는 그녀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밖으로 나갔다. 도운은 두려운지 머리를 숙이고 있었다.


"당신이 도운씨군요. 머리를 드세요. 얼굴이 보이지 않아요."


다정한 그녀의 말에 도운은 머리를 들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자신의 앞에는 지금 너무나 아름다워 한번보면 입을 다물수 없지만 그 입에선 절대 침이 흘려내리지 않는 너무나 우아하고 단정하고 차갑고 아름다운 여성이 서있다는 것을 말이다.


도운은 필사적으로 입을 다물었다. 


아무런 말도 없는 도운이 살짝 이상했는지 주희는 머리를 기울였다.


그러자 그녀의 검고 윤기있는 긴 머리카락이 춤을 추었다.


"저기, 말을 못하시는 가요? 펜과 종이를 들고올까요?"


"아닙니다! 저 말 할 수 있습니다!"


주희는 살짝 웃었다. 그리곤 말했다.


"우리 어디선가 한번 보았지 않나요?"


"아뇨, 전 사장님 만큼 아름다운 사람을 본적이 없습니다. 절대 아닙니다..."


"하하 그렇군요. 하지만 이런 말을 듣는다면 재치있게 말해주는 것이 당신의 인생에 좋을 겁니다. 음.....갑자기 떠올리려 하니 저 역시 생각이 안나는건 마찬가지이군요."


그녀는 입꼬리를 살짝 위로 올려 자신이 도운의 긴장감을 풀어주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도운은 살며시 웃었다.


주희는 말을 이었다.


"하지만 저와 당신이 초면이 아니라는 것은 정말이에요."


"아, 그 행사때 뵙습니다."


"도운씨, 그건 봤다고 할 수 없어요. 아마, 그것보다 더 오래전에.....그리고 아주 많이.....전 당신을 아주 많이 봐왔어요."


주희의 눈은 조금씩 도운의 기를 압도했다.


"아...아?"


도운은 주희가 입고 있는 옷을 무심결에 보았다.


그 옷은 자신이 길을 걷다 어깨를 부딭혀 커피를 쏟아 젖게 만든 옷과 같은 옷이었다. 더욱이 커피 자국이 아직 조금 남아 있었다.


"아, 혹시 우리 마을....그러니깐 경포시내에 오신 적이 있습니까?"


"갑자기 그건 무슨 말씀이신가요?"


"제가 그곳에서 실수로 여성분의 옷에 커피를 쏟아버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옷과 같은 옷을 입고 있으셔서요. 아....그 휴거보스 코트.....맞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아. 그래요. 맞아요. 그거 접니다."


주희는 약간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 맞으셨군요. 그땐 정말 고마웠습니다. 아직 5만원은 쓰지 않았습니다. 도저히 쓸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돈은 저에게 너무나 큰 돈이기 때문입니다. 이건 꼭 당신에게 드리고 싶었습니다. 자, 받아주십시오."


도운은 지갑에서 5만원권을 꺼내 내밀었다. 지폐는 약간 꾸껴짐이 있었다.


"아....도운씨. 그건 당신겁니다. 제가 당신에게 주었으니 그 돈은 당신겁니다. 전 당신의 돈 절대 받지 않겠습니다."


주희는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도운은 더이상 다가갈 수 없었다. 다가간다면 아마 큰일이 날게 분명했다.


"알겠습니다. 좋은 곳에 쓰겠습니다."


"하아. 도운씨, 잡담이 너무 길었군요. 이곳에 앉으세요. 이제 본론을 말해야 합니다. 시간이 꽤 많이 들거에요. 자, 앉아요."


도운은 굉장히 부자연스럽게 움직여 주희가 가리킨 자리에 앉았다. 도운의 건너편엔 주희가 앉았다.


"일단 저를 구해줘서 정말 고맙다는 말부터 하고싶습니다."


"아닙니다. 당연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하하. 도운씨는 참 자신을 보잘것 없는 사람처럼 말을 하고 있군요."


"아닙니다....."


"도운씨. 전 지금 당신이 정말 고맙습니다. 당신이 없었으면 전 정말 죽었을 지 모릅니다. 제가 죽으면 건립 전체가 흔들릴지 모릅니다. 제가 말해도 뭐하지만. 전 꽤나 많은 것을 짊어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당신에 대한 고마움이 하늘과 같죠."


"그런 말씀을 하시니 저 역시 고마울 따름입니다."


"그래서 말입니다. 도운씨. 저와 함께 일해보실 생각을 없으십니까? 전 당신이 구해줄때 당신의 마음을 느꼈습니다. 전 저를 위해 생명을 바쳐줄 누군가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당신이 나타났으니 전 당신이 필요한 겁니다."


"아아..다른 말이 될것 같아 먼저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주희는 갑작스러운 도운의 말에 이상함을 느꼈다.


"전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제가 건립의 한 사람이 될것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 뭔가를 생각했습니다. 이곳에 들어오려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그 사람들 역시 굉장한 스펙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그런 사람들 마저 더 많은 스펙을 가진 사람들에게 의해 건립에 들어오지 못하지요. 전 그저 사장님을 구했다는 것 하나만으로 건립의 회사원이 된다는 것이 싫어졌습니다. 정정당당히 면접을 보고 합격하는 것이라면 저도 인정을 하겠습니다만 이렇게 바로 일원이 된다면 전 그저 기회주의자밖에 더 되겠습니까."


주희는 그를 말없이 보고 있었다. 그녀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도운은 말을 이었다.


"정말 감사드리지만, 전 그저 저가 가야할 길로 돌아가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도운은 말을 끝낸 후 주희를 바라보았다.


주희의 얼굴에선 아무런 표정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생각을 하다가 말을 했다.


"........당신이 가야할 길이 어디죠?"


"네? 제가 가야할 길은 그저 제가 해오던.....이곳의 자회사의 자회사에서 일하는 것입니다..."


"....도운씨. 제 생각에 당신의 길을 그게 아닌것 같은데요? 당신의 길은.....당신의 길은 저와 함께 걸어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주희는 점점 강압적인 말투로 이야기 했다.


"당신은 자신의 길을 일부러 안 보고 있습니다. 왜 그런 미련한 짓을 합니까? 당신은 진짜 당신의 길을 갈 자격이 됩니다...아니 가야 합니다. 당신은 저와 함께 가야 합니다."


도운은 점점 이상해졌다. 주희같은 최상위에 있는 사람이 미련한 자신을 이렇게나 원하고 있다는 것이 두려워지기 까지 했다.


"아.....그럼 제가 당신과 함께 가야 하는 이유를 말해주세요.....만약 그 이유가 타당하다면 전 건립의 일원이 되겠습니다."


이 말을 들은 주희는 차가운 인상을 버리고 살며시 웃으며 색기있는 목소리로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