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난 비틱짓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안뇽 님들아 뭐하시와요”
“오늘도 이 지구에서 일광욕하는거시애요”
“하와와 나도 지금 옥상에서 일광욕하는거시애요”
“몇 달만에 보는 햇볕일까요? 하와와”
“전 3달만에 보는 것 같은거시애요”
“3달요? 전 10달만인 것 같은데 하와와”
“하와와 그럼 전 오랜만에 씻고 올게요”
“아 나도 씻어야 되는데 하와와”

오랜만에 씻고 있어서 그런지 오랫동안 듣지 못했던 초인종의 소리에 나는 그저 씻는 것 외에는 할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게 샤워기에서 쏟아져 나오는 물소리에 묻혀 초인종이 울리는 것조차 내 귀에 닿을 리가 없었으니까

“띵동띵동~”

몇 번이나 초인종 소리가 울어댄 것인지 모르겠다
옆집 아저씨가 “시끄러워 잠 좀 자자”라고 소리를 칠 정도로는 누른 것 같다

“띵동띵동~”

몇 번을 눌러봐도 반응이 없다
집주인은 어디를 간 것일까?
내가 알기론 “그”는 집에서 나올 일이 없을텐데 분명 이 시간에도 여념없이 “하와와 여고생쟝”이라는 코스프레 놀이에 여념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띵동띵동~”
“.......”
“띵동띵동~~”
“.......”

아.. 죄송해요.. 이제 그만하고 돌아갈게요”


옆집 아저씨가 너무 짜증이 났나보다 나도 그만 돌아가야겠다
“그”와는 다음에 만나길 바랄 수밖에..


-3부 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