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람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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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생활

1화


그 날, 우리의 세계가 끝났다


대량의 좀비에게 둘러싸였던 생활은 괴로웠고

죽음과 마주보고 있던 나날이였다


하지만 그것도 끝났다


우린 살아남았어


구조하러 온 헬기를 타면서

우리의 평화로운 세계로 돌아왔음을, 다시금 느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그것 뿐

그 외엔 아무것도 돌아오지 않았다


친구도, 동료도...

쿠루미도, 유리 씨도, 메구미 선생님도...


더 이상 돌아오지 않았다





*





헬기에서 내리자마자 

우리는 보호라는 명목으로 아파트 한 방에 격리되었다


유키와는 다른 방에 격리되었다

나는 매일 정장을 입고 오는 손님들에게

지옥에서의 이야기를 했다


나는 이야기를 하는게 너무나 무서웠다


좀비들 이야기만 해도, 생각이 나서 떨리는 것이였다


내가 말하는 것이 힘들어지면 휴식을 하고

조금 뒤에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 일을 며칠 동안이나 반복했다

사실 말을 잘 할 자신은 없었는데 말이다


손님이 뭐하시는 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경찰 관련 사람인 것 같았다

그쯤의 이야기는 별로 기억하고 잇지 않았다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에서 하는 이야기라 그런지

기억할 수가 없었다


손님에게선 언제나 유키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유키는 내 방 근처에서 격리되어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은 유키에게도 좀비들의 일을 물었지만

너무나도 동요하는 반응을 보여서 말인지

지금은 단순한 이야기 상대가 되어버렸다고 했다


조만간 정신과 선생님이 본격적으로 찾아뵙겠다는 것이였다



그리고, 아무래도 생존자는 나 이외에도 여러 명 있었던 것 같다

그 중에는 나와 유키처럼 단 둘이 살아온 사람들도 있다고 해서, 조금 놀랐다


한동안, 그 사람들이랑 만나보고 싶다는 등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나날들을 보냈다


그런데 어느날


평소 오는 손님과는 다른, 하얀 옷을 입은 사람이 내 앞에 나타났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무래도 정신과 의사 같았다


처음에 왜 내게 왔는지 이유를 몰라서, 조금 날뛰었지만

내가 안정될 무렵에, 내게 상냥한 어조로 말을 거는 것이였다


뭐랄까, 프로페셔널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버렸다


아무래도 유키를 보는 김에

나 같은 다른 생존자의 모습을 보러 왔다던가


하긴 그런 환경에서 지내왔는데, 정신차리고 지낼 수 있는 놈은 얼마 없겠지


나는 흰옷을 입은 손님의 문답을 여러 번 해주었다


그는 담담하게 내 말을 듣더니

마지막으로 내게 불가사의한 말을 던지며 나를 떠났다



"너는 여기 있니?"




이게 무슨 말인가... 도저히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질문의 의도를 알 수 없었다


방에는 나 혼자

외톨이인가

그래, 난... 난... 여기 있어

이 세상에 말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흰 옷을 손님이 오고 나서 며칠 후

몇 번이나 손님이 더 오고 갔다


아무래도 이제 내 역할은 다한 것 같았다


손님은 내게 말했다


"네가 조건을 지켜준다면

우리가 네게 새로운 환경을 줄게"


그가 담담하게 밝힌 조건은 이랬다


메구리가오카 시에서 있었던 일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는 것



내가 메구리가오카 시에 있었던 것을 숨기기 위해서

나의 전혀 다른 경력이 적힌 이력서를 건네받았다


나는 결국 이 이야기를 승인했다


그리고 얻은 것은 임시경력과 새 주소지, 그리고 수많은 돈


돈이라고 하면, 분명 입막음용 일 것이다

아무래도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고액의 돈을 지급하는 것 같았다


심지어는, 이번 만이 아닌, 매월이라고 했다

일하지 않아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까지 해주는 것인가, 하고 가볍게 놀랐지만

아무래도 사태가 사태였는지라, 금방 깨닫는 나였다


그래, 그냥 납득하기로 하자

솔직히 요즘 너무나도 지쳤었잖아

이제부터라도 새로운 생활을 즐기는 거야

좀비도, 공포도 없는 내일이 있는 생활을...




내가 격리생활을 끝낸지 1개월이 넘었다

나는 가까운 학교에 다니며, 수업을 듣고 있었다


조용한 방이군

유리창 하나 깨지지 않은 방이야

앞에 있는 선생님은 칠판에 글씨를 써 내려가며, 알기 쉽게 해설을 적었다


해설 중 몇 번인가 나와 시선이 마주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칠판의 글자를 노트에 옮겨 적었다


이것이 진정 평화로운 세상이라는 건가







학교를 마치면, 나는 바로 갈 곳이 있었다

걸어서 몇 분 거리에 있는 정신환자를 위한 병원

거기에 그녀가 있었다


접수원에게 면접 허가를 얻어

나는 그녀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


가벼우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느껴지는 문을 열면

온 곳이 새하얗게 칠해져 있는 방이 펼쳐졌다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조차 없는 새하얀 방


그곳에 쓸쓸히 놓여 잇는 침대의 주인은

즐거운 듯 벽에다 대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메구미 선생님, 나 말야 졸업하면 달링의 신부가 돼

뭐? 아니야!! 일하기 싫은게 아니라, 신부가 되고 싶어!!"


증거운 듯이 혼잣말을 지껄이는 유키는

아직 이 세계에 돌아오지 않은 것 같았다


유키는 자기만의 학원 생활부를 유지하는 것일까

다행인 것은, 그녀가 자신이 병실에 있는 것을 인지했다는 것




"왜냐하면, 얘랑 달링 옆에 조금이라도 오래 있고 싶단 말야"


그렇게 말하면서 납작한 배를 문지르는 유키



상상 임신

의사 선생님은 그렇게 판단하고 있었다


유키는 정신에 이상이 생겨

일상생활을 지장 없이 지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었다


너무 과한거 아닌가?

...라고도 생각되었지만

전문적인 지식 같은 것을 갖고 있지 않았던 나로서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이렇게 여기서 생활하는

유키의 모습을 보러가는 것이 나의 일과였다


"어? 달링 왔어?....... 앗, 달링이다!!"



메구미 선생님이 가르쳐줬는지

내 쪽을 갑자기 돌아보며,내게 손을 흔드는 유키

나는 그런 그녀에게 다가가, 근처의 의자에 앉았다




"컨디션은 어때?"


"...잘 지내"


"건강은?"


"...어, 건강하지"


"내 아이는?"


"......"



유키는 웃는 얼굴로

내 손을 들어, 자신의 배에다 갖다대었다



"에헤헤, 이름은 뭘로 지을까?"


"......글쎄"


나는 맞출 수 밖에 없었다

아무것도 모른채, 그저 기뻐하는 그녀에게 말이다



"나 말이야, 이 아이에게 꼭 필요한 것을 이번에 사오려고 해"


"...선생님은 뭐라고 하셨는데?"


"달링과 함께 가라고, 이런 건 부부끼리 결정하면서 사는거라고 말야"


"그래, 그럼 이번 일요일에 같이 갈까?"


"이거이거 데이트 맞지?"


"응, 맞아"




그런 잡담을 하면서 유키와 하루를 보냈다

유키와 나는 지금까지 재활이라는 명목으로 근처를 나온 적이 있었다

조건은, 혼자 두게 하지 않는 것

혼자 뒀다간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말이다

그래서 보통 손을 잡고 둘이 같이 걸었다


유키도 이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내 손을 놓으려고 하지는 않았다


의사 선생님은 처음엔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을 뒀지만

요즘에는 그런 사람을 두지 않았다


신뢰하는 건가? ...아니면


뭐, 됐어


그냥 신뢰하는 걸로 치자


유키와 담소를 나누고 있자니

그런 세세한 것은 아무래도 좋아졌다


"그럼 둘이서, 선생님께 허락받으러 가자"


"응"



유키는 일어서더니, 내 손을 잡아당겼다

나는 그녀에게 이끌리듯이 덩덜아 걸어갔다

이 행복을 곱씹으면서 말이다





선생님으로부터 외출 허가를 받아, 오늘은 약속의 외출일

나는 유키와 함께 병원을 나와, 가까운 쇼핑몰로 향했다

도중 유키로부터 어려운 이야기를 들었다


"달링은 졸업하면 어떡할거야?"


나도 모르게 고민하게 되었다


"나와 내 아이를 위해 취업?"


취직이라, 그것도 나쁘지 않군


"그래, 유키를 위해서도 열심히 일할 거야"


"에헤헤, 그래야 내 달링이지"


"유키도 집안일 열심히 해"


"그래, 열심히 할게"



그런 잡담을 하다가, 어느새 쇼핑몰까지 다가왔다

쇼핑몰을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그 날이 떠올랐다


쿠루미, 유리 씨


나는 두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며 걸어갔다



"아파, 달링"


그 말에 정신이 들었다

황급히 손을 떼니, 유키의 손이 조금 붉다는 것을 깨달았다

상당히 세게 쥐고 있었구나


"미안해"


가볍게 사죄를 하고 나서, 유키를 손을 다시 잡았다


"에헤헤, 알겠어

길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꼭 손을 잡는 거야"


기쁜 듯한 미소를 짓는 유키를 보고, 시선을 돌려보렸다

쇼핑을 빨리 끝내고, 빨리 돌아가자

오직 이 생각만 하면서 말이다





쇼핑몰의 쇼핑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아이를 위해 산다더니

결국 자신의 물건을 사는 유키를 보면

쓴 웃음 밖에 지을 수 없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

내 손에는 다량의 간식이 든 봉투를 들고 있었다

아이고, 참 난처한 부인이시로군



"아 맞다"


과자의 건으로 고민하고 있자니

유키는 일부러인것 같은 소리를 내며,

눈을 치켜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좀 사고 싶은 게  있어서 그러는데

달링은 먼저 가 있도록 해"


"같이 가면 되잖아"


"달링은 정말 여자의 마음을 모른다니까"


"뭘 사려고?"


"에헤헤, 기대해줘"


유키는 상냥하게 미소지으면서, 나의 손을 양손으로 잡았다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한 거야"


"우리가... 행복해?"


유키의 불가사의한 발언에 주름살을 지었다


그게 뭘까?


"그럼 갔다 올게

30분 후에, 여기서 만나는 거야"


나의 손을 힘껏 떼면서

왔던 길을 되돌리는 유키였다


"늦으면 안 돼~"


그녀는 손을 흔들며, 도망치듯이 말했다


"자..잠깐, 유키!!.... 유키!?"



나는 내 손을 보았다

그 누구도 잡지 않은 채, 텅 비어 있었다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많은 그림자가 날 둘러싸고 있었다

유키.... 유키.... 유키.... 유키....

나는 생각을 멈춘 채, 걷기 시작했다

힘없이... 무기력하게....

그저 하나의 그림자를 표적으로 한 채 말이다



안돼 안돼 안돼 안돼

문득 깨닫고 보니, 나는 유키와 헤어졌던 장소가 있었다

시간은 조금 빨라서, 약속시간 전이였다


유키 유키 유키

나는 주위를 둘러다보았다

아직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공포에 싸인 채,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 앉았다

움직이려는 걸음을 필사적으로 저지한 채 말이다

괜찮아, 유키라면 금방 올거야, 나는 믿어


"달링!!"


내 배에 가벼운 충격과 함께 부드러운 감촉이 왔다


"에헤헤, 오래 기다렸지?"


"유키, 갑자기 사라지지마, 놀랐잖아?"


"응, 안 그럴게"


나는 놓치고 말았던, 유키의 손을 다시 잡았다


"자, 짐은 내가 들테니까, 이리 줘"


유키가 가진 종이봉투를 집으려고 하면

유키는 그것을 지키는 듯이 자신의 몸에 밀어붙였다


"이건 말이야, 소중한 거니까, 내가 갖고 있는 거야"


......신기하네, 평상시라면 자진해서 가져가라고 말하는 데...


"그리고 달링에게 이걸 주고 싶었으니까

좀 분위기 있는 곳으로 가자"


유키는 내 손을 잡아당기면서 달리기 시작했다

그 옆모습은 당황스럽게도 진지함 그 자체였다

마치, 좀비로부터...... 도망치듯이 말이다


그런 그녀의 옆모습을 보니

아무 말도 할 수 없어서, 그저 그녀에게 인도 받는대로 달렸다

행선지가 어디인지는 모르겠다

그저 그녀에게 몸을 맡길 뿐...




유키에게 끌려온 것은 공터였다

그녀는 빈 공터의 중간 지점까지 나를 인도했다


"나 요즘 재미가 없어졌어"


유키는 아무것도 없는 공간을 향해

진지한 눈빛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언제나 말이야

쿠루미나, 유리가 병문안을 와주는데

항상 달링은 마지막에 오잖아"


나는 수업을 듣고 있잖아

아무리 빨리 와도, 다른 그... 환영들에 비하면 늦겠지


"왜 그럴까 하고 계속 생각했지"


그녀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그러던 중에 말이야, 마침내 알아냈어"


유키는 진지한 시선으로 내 눈을 사로잡으면서


"달링은 내 곁에 있지 않아"


미소 하나 짓지 않는

평소와는 다른 유키였다


"달링은 나와는 달라"


그녀가 내게 뭘 전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그저 묘한 감각만 내 주위를 맴돌 뿐


"달링과 나는 다른 거였어"


설마...


"나 말이야, 눈치 챘어"


드디어 깨달은 건가


"내가 정말 갖고 싶었던 것은..."


어라?


"달링"


유키는 달콤한 말투로 천천히 나를 안아, 그 몸을 맡기며 왔다


"달링은 지금 뭐가 보여?"


내가 보이는 거라...

문득 주위를 둘러보았다


많은 시선


이런 공터에서 서로 껴안고 있다니

구경거리로는 충분할지도 몰라


"달링은 나랑 언제까지나 함께 있어 줄꺼야?"


그녀의 간절한 소망을 듣고, 나는 입을 열었다


"함께야, 언제까지나"


"그렇구나"


그녀는 만족했는지, 아니면 안심이 되는지

나를 끌어안는 힘을 더욱 더 세게 했다


"그럼 우리는 계속 같이 살겠내"


"그래"


"계속 내 곁에 있어줄 거야?"


"응"


"그렇구나"


"유키도 까먹지 마"


"잊지 않을게, 달링에 대한 것"


나는 떨리는 손으로 유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쓰다듬는 사이에, 조금씩 떨림이 가라앉아 가는 듯 했다


"달링 요즘 즐거워?"


"...즐겁지 않아"


"당연하지, 왜냐면 달링은 이상하니까"



이상하다?

그 말이 내 가슴을 무겁게 짓눌렀다

그러다 문득 미소가 번졌다


역시 이상한 건 나야

나는 이 말을 유키로부터 듣기를 원하고 있었다



"달링"


유키는 상냥한 어조로 나를 불렀다


"너무 좋아"


그녀의 달콤한 목소리는 계속 이어졌다


"그러니까 말이야"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녀는 내게서 팔을 잽싸게 빼며



"이제 잘 자도록 해, 그 동안 고마웠어"


그 말을 끝으로, 가슴으로부터 날카로운 통증을 느꼈다


금방 힘이 들어가지 않게 되어

제자리에서 무릎부터 쓰러지고 말았다

유키는 그런 나를 힘차게 웃는 얼굴로 안아주었다



나는 작은 등 너머의 시야를 보았다

조금 전까지 우리를 보고 잇던 좀비들이

일제히 이쪽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저건 좀비야 아닌 걸

그래 맞아, 하지만 그렇게 보이게 되버렸다


그 지옥에서 탈출해도, 난 아무 구원도 받지 못하다니

그래... 이거면 돼

적어도 나는 편해질 수 있을 것 같으니까...



당황하는 좀비들 속에서

천천히 다가오는 좀비가 있었다


그것도 두 명

놀랍게도, 나는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그 두 명은 눈에 익은 제복을 입고 내게 다가왔다


이대로 그냥 콱하고 물어주면 좋을텐데

이제 이런 변명도 그만하고 싶어...


하지만 그 두 좀비는 내게 시선을 맞추면서

천천히 내 볼에 손을 갖다 대었다


어...? 날 용서해 주는 거야?

기뻐서 눈물이 나버릴 지경이였다

일그러지는 시야 속에서

그녀들의 모습은 두 사람의 웃는 얼굴로 보였다


유리 씨... 쿠루미...


내게 미소짓고 있는 그녀에게

먼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그것보다


우선은 지금까지 되뇌어왔던 변명부터 들어달라고 할까?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오랜만에 본 유키 이외의 사람에게 

나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나의 즐거운 변명을 말이다







*






메구리오카시 시에서의 사건으로부터

생존자를 몇 명인가 확인


그 중에서 구조한 사람 중

가장 미쳤던 2명의 인물을 기록하겠다



소년


그는 얼핏 정상적인 것 같았지만

대화를 하는 동안, 그가 정신을 현저하게 해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무래도 그 사건 이후

소녀 이외의 사람과 접촉하는 일이 없어서인지

소녀 이외의 사람을 모두 좀비로 인식해 버린 것 같았다


그 외에는 지극히 정상


건강면에 관해서도 이상은 보이지 않았다


다른 구조자와 마찬가지로

일단 한 번 홀로 격리해보고, 상태를 지켜보도록 하겠다





소녀


그녀는 소년과는 반대로 보아할 정도로, 매우 비정상이다

몇 번을 설명해도, 우리를 다른 이상적인 존재로 보았다

건강면 등에 관한 이상은 없다

아마도 소년과 마찬가지로 정신면에 이상이 있을 것이다

그녀 또한 격리하여 상태를 관찰





구조 2일째


CCTV로 첫날 상황을 지켜봤지만

현재 이 둘은 좀비가 되는 모습은 보이지 안항ㅆ다


소년은 거의 잠을 자고

소녀는 혼잣말을 끈임없이 하고 있다


일단 대화부터 시도해봐야겠지


우선은 소년 먼저


그는 나를 보자마자, 방구석으로 도망치듯

떨면서 이쪽을 바라보았다


우리들이 하는 일, 대상의 향후에 관한 이야기

전혀 이해한 것 같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응답은 할 수 있는 것 같았다


며칠에 걸쳐 설명을 해보기로 했다


소녀에 관해서는 회화 곤란


소년과 같은 설명을 해도, 전혀 이해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자기 소개를 하면서

무슨 대학에 가고 싶다는 등, 이상한 소리만을 반복했다


아무래도 이 현상의 이해를 전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 2명은 좀비가 될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판단했기에, 정신과 진료를 받기로 했다



구조 4일째


소년은 상당히 침착해졌는지, 곧 대화를 진행시킬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나를 좀비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침착하는 것을 보면, 적어도 이해는 하고 있는 것일까?

이제 더 이상 좀비가 나오지 않는 다는 것을 말이다


소녀에 관해서는 아무런 진전이 없다


여전히 방 안에 혼자서 대화를 하고 있다




구조 7일째


소년에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만큼 이야기를 하고, 이해를 얻었다

아마 모든 것을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대충 납득하고 있는 이상, 내가 더 할 이야기는 없을 것이다


소녀는 여전히 변한 것이 없다



구조 10일째


이 둘을 정신과 전문의에게 데려갔다

아무래도 2명 모두, 꽤 위험한 상태인 것 같았다

소녀는 천천히 접하면 치유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소년에 관해서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


아마도 좀비가 특별한 두려움을 안겨줘서

그게 트라우마가 된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였다


치료 자체는 가능하지만

완전히 낫는 것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

나는 그 결과를 보고

두 사람의 향후 문제를 판단하기로 햇다




구조 14일째


회의에서 결정된 결과

두 사람은 정신병동으로 가게 되었다

소년은 부지 내에 있는 별실에서 보내기로 했다


사람이 많은 가운데에 넣어 버리면

무엇을 할지 모르기 때문이였다




구조 15일째


소년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이해를 얻었다


소녀에 관해서는 이해를 얻을 수 없었기 때문에

소년에게 허락을 받고, 소녀를 정신병동에 넣었다



구조 18일째


두 사람을 새 집으로 옮겼다


2명의 감시는 이것으로 종료

이후는 다른 기관의 연락으로부터 대응하게 될 것이다



구조 20일째


두 사람이 옮기고 나서, 첫 번째 연락이 왔다

아무래도 소년, 소녀 모두 침착하게 적응하고 잇다는 것


둘 다 떨어져 있어서 인지

두 사람이 나란히 즐거운 듯이

몇 시간이고 대화를 나누었던 모양이다


아무래도 그 소녀는 소년에게 마음을 열고 잇는 것 같다고 했다


소년은 처음 본 선생님에게 학업을 배우게 되었기에

아무래도 그는 침착하게 적응하고 있는 것 같았다


선생님이 말하길

소년은 예상보다 빨리 나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지금은 둘만의 대응이지만

앞으로는 쇼핑 등에 데리고 가서, 조금씩 적용 범위를 늘려갈 것이다



구조 25일째ㅑ


아무래도 예상 외의 일이 일어난 것 같다


소년이 어디까지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직원 몇 명과 함께 밖으로 쇼핑하러 들어갔는데... 미쳐버렸다


장소는 병동 근처의 마트


수십 명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이면 발광하는 것인가

좁은 곳에서 사람들에게 둘러싸이는 것이 원인인건가


분명한 것은 미친 듯이 소녀의 이름을 몇 번이나 외쳤다는 것



구조 30일 째


아무래도 소년은 소녀와 함께 있으면, 냉정한 것 같았다

소년은 아무 일 없이 슈퍼에서 쇼핑을 마쳤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소녀가 좋지 않게 된 것 같다


자신이 임신하고 있다고, 이야기 하는 것 같았다


이대로 상황 관찰을 지속하기로 했다



구조 40일 째


그 때부터, 2명은 지켜보는 가운데

쇼핑을 잘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별반 달라진게 없어

이대로 가면 감시도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구조 60일 째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2명은 문제없이 쇼핑을 끝냈다는 보고를 받았다


당분간은 멀리서 지켜보며

조금씩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것이였다


두 사람에게는 특별한 일도 없이

평온한 생활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 같았다




구조 85일 째


오랜만의 연락은, 내 바램과는 다른 것이였다


아무래도 소녀가 소년을 찔러 죽였다는 것


감시에도 불구하고, 쇼핑몰에서 달려가

인파에 뒤섞인 채, 도망친 것 같다는 것이였다


이 때, 감시관은 소년의 발광에 주의를 깊게 한 채

소녀가 무엇을 사고 있었는지 파악하지 못했다


소녀가 샀던 것은 부엌칼


그걸로, 소년은...


소녀는 곧바로 구속되었다


하지만,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소녀는

아마 무거운 죄는 선고 받지 않을 것이다



소녀는 호송차안에서

이제껏 달링이라고 불렀던

소년의 진짜 이름을 반복적으로 중얼거리고 있었다고 한다


작가의 말 - 소프트도 좋아하지만, 사실 저는 광적인 하드 얀데레를 매우 좋아합니다

1인칭 묘사가 매끄럽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다음 편은 학교 생활말고 다른 걸로 써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