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공산당 고위직의 딸로 태어난 얀순이, 마치 신처럼 떠받들어지는 독재자의 말을 진리로 믿고 부르주아 녀석들을 모조리 말살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남파공작원이 되기로 결심했어.


그렇게 피나는 노력을 하며 남파공작원이 된 얀순이. 그러나 자신이 처음 마주한 남한의 모습은 자신이 알던것과는 차원이 달랐어. 가난해서 먹을것도 없다던 남쪽에선 먹을게 넘쳐 흐르고있었고, 어린 시절부터 가혹한 일을 한다는 사람들은 자신들이었단걸 깨닫게 되었지.


"이... 이럴리가 없어! 남조선 아새끼들... 분명 수도만 이렇게 꾸며논게 분명하다!"


라는 헛된 믿음을 가지고 버스표를 끊어 다른 대도시들도 가게 된 얀순이. 그러나 그곳들 역시 자신이 배웠던 것들과는 완전히 다른 것들이었고 얀순이는 거짓말로 인민들을 우롱하는 공산당에 환멸을 가지게 되었어.


그 이후, 가짜 신분을 가지고 남한에서 살아가던 얀순이는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는 얀붕이를 만나게 돼. 북한에서의 차가움과는 달리,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따뜻하게 웃어주는 얀붕이에게 홀딱 반해버린 얀순이는 그날부터 매일 편의점에 출근도장을 찍기 시작해.


그렇게 알바를 하는 얀붕이를 자주 만나다 보니, 어느새 친해져 서로 말도 나누는 사이가 됨. 얀붕이는 점장님이 월급을 제대로 안 준다는것과, 가끔씩 오는 진상 손님들 때문에 힘들다는 개인적인 한탄부터, 사실 자신의 부모님은 태어날 때 자신을 보육원에 버리고 도망쳤다는 중요한 사실까지 얀순이에게 털어놓게 돼.


"그런일이... 걱정 마라. 나한테 장가들면 그런 문제는 말끔히 없어질테니까!"


자신이 사랑하는 얀붕이가 그런 취급을 받는 것을 견딜 수 없던 얀순이는 진심으로 얀붕이에게 자신에게 장가를 들라고 제안해. 그러나 얀붕이는 얀순이가 그저 장난치는것 쯤으로 생각하고 웃어넘기지.


그렇게 어느날처럼 편의점으로 출근도장을 찍은 얀순이, 진열대에서 컵라면을 고르던 중 얀순이는 술에 취해 들어오는 '여자'손님을 마주하게 돼.


얀붕이는 당연히 고객 응대 목적으로 그 손님에게 웃으며 친절히 나가기를 유도했지만, 그 손님은 '돈 줄테니까 누나랑 떡 한번 칠래?' 같은 저질스런 농담까지 하며 질척댔지.


단호하게 거절하지 않는 얀붕이를 보며 크나큰 배신감을 느낀 얀순이는 그날 밤, 얀붕이를 무술로 기절시키고는 납북해버려.


'으윽... 여기가 어디지?'


머리를 부여잡으며 고통스레 일어난 얀붕이의 눈에는 자신을 사랑스럽다는 듯 바라보는 얀순이가 있었어. 얀붕이는 그녀에게 이게 무슨 상황이냐고 물어봤지.


"응? 여기는 얀붕이와 내가 평생을 함께할 소중한 보금자리야!"


같이 알아들을 수 없는 말만 해대는 얀순이에게 장난치지 말고 여기가 어딘지 말해달라는 얀붕이. 그러자 들려온 대답은 여기가 평양이라는 알수없는 말 뿐이었어.


"그렇게 놀랄 필요는 없어! 사실, 난 남파공작원이었거든?"


이라며 옷을 한겹씩 벗으며 침대로 올라오는 얀순이를 놀란 눈으로 바라보며 어버버대는 얀붕이에게,


"오늘 내 처녀도 바칠테니까... 기대해줘?"


라며 질펀하게 착정순애야스하는 얀순이 없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