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또 새로 러시아에서 교수님이 오셔서 자가격리절차 밟아드리면서 썰을 들음. 이 분도 군대를 병으로 갔다오셨는데, 재수하는 중에 바로 끌려갔다고 하심.

짤은 교수님이 주신 선물. 본인 저서에다가 싸인해주심.

1.가혹행위? 그런건 없었다.
이 분은 페레스트로이카 즈음에 복무를 하심. 생년으로 미루어보아 86~87년이라 보면 됨.

복무하신 부대는 공군의 수송기 운용부대였고 개인화기는 AKM이었다고 하심.

한국에서 흔히 소련/러시아군에는 가혹행위가 만연하다는 인식이 있다, 이거에 대해 본인의 경험은 어떠시냐 하니까 왈,

'가혹행위? 그런건 없었다. 욕지거리야 군대라면 다 있는건데 막 함부로 대하고 그런건 없었다. 다른 부대는 또 모르지만 어쨌든 내가 있는 부대는 그런거 없었다. 몸에 구멍날 일 있나.'

말인즉슨, 병사들한테는 압또맛뜨(자동소총)이 있다는거였음.


해서 병사들이 허가 없이 무기를 건드릴 수 있었냐고 여쭤보니,

'그거는 아니고, 훈련때 무조건 실탄불출하기 때문에 그때 눈먼총알인 척 하고 쏴죽이는겨'

우리처럼 막 일렬로 엎드리거나 서서 통제관 오더에 따라 쏘는 방식이 아니라 기지방어 등 상황 하에서의 프래깅을 뜻하는 것이었음.

2.기차와 병사들

이 분이 복무한 공군기지 옆으로 철도가 하나 있었다고 함. 전략철도라서 막 자주 열차가 다니고 그런 건 또 아니긴 했는데, 한번씩 열차가 다니긴 했다고 함. 그런 경우 대개 보급열차였음.
열차가 서면 병사들이 딱 보고는 '요시 그란도시즌' 하고 다 털어버렸다고 함.

본인도 해봤다고 하심.

3.오데깔론

오데깔론(Одеколон, eau de cologne)은 향수를 뜻함.
한번은 자기 부대에 어떤 미친놈이 향수를 갖고왔는데, 뭔 멋을 부리려고 한 것이 아니라 부대 안에서 음주가 금지되니까 그거 마셨다고.

4.까라면 까야지

대대장 다차(별장)짓는데 동원된 적 있다고 함.
'까라면 까야지'
라고 멘트 남기심.

5.핵잠 사고
본인 지인이 핵잠 승조원이었다고 그러시는데, 의문의 ???로 방사능피폭증상 보이고 젊은 나이에 죽었다고 하심.

6.공산주의자?
소련군에는 공산주의자가 몇 없었을거다 라는게 중론이라심. 본인도 콤소몰 들어가있고 뭐 있고 했지만 태생적 반공주의자라 하심.
그도 그럴게 본인 조부가 트로츠키주의자라 시베리아 굴락 가서 41년 겨울에 돌아가셨다고.
그래도 소련이라는 나라가 없어진건 큰 유감이라 하심

이외에 레닌그라드 공방전 인육 썰도 있는데 그건 나중에 또 썰 좀 모이면 풀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