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히 마련한 미용실이 불타버려 집도 일자리도 미래도 잃어버리고 만 핑냥이


다행히도 인복은 있어서, 친구인 퀘르쿠스와 그라니를 따라 로도스로 오게 되는데,
로드스에 왔더니 실내에서 후드에 마스크까지 끼고 일하는 이상한 놈이 지 상사라는 거임.


이상한 데 잡혀온 건 아닌가 무서워하던 것도 잠시,
로도스에서는 아츠 교육도 시켜주고 미용실도 하나 열어주는데다가
월급도 따박따박 지급해주고 광석병도 치료해주는 거임.


아츠 교육이랑 전술 훈련을 열심히 받아서 고속으로 승진하고,
전투 특별 수당이랑 이발소 수당을 모으니까 꽤 큰 돈이 모인 핑냥이는 가족들의 생활비도 대주고,
잃어버렸다 생각했던 자신의 미래에 관해서도 생각할 여유를 되찾아.


처음에는 이상한 옷차림때문에 박사를 경계했지만,
식생활을 제외하면 딱히 이상한 구석이 없는 걸 보고 박사에 대한 경계도 풀어나갔지.



바쁘게 일하던 핑냥이는 자신의 은인인 퀘르쿠스와 그라니에게 로도스에 와서 배운 것도 많고 받은 것도 많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는데,


핑냥이보다 몇 년은 더 일찍 입사했는데 승진은 커녕 하는 일이 아무것도 없던 그라니는 핑냥이를 부러워하는 거야.


이상함을 느낀 핑냥이는 주변의 선배 오퍼레이터들과 인사부 사람들에게 몇 가지를 물어보고,
자신처럼 빨리 승진한 오퍼레이터들이 손에 꼽는다는 사실과
자기보다 먼저 입사했지만 승진은 커녕 출전도 못하는 오퍼레이터들만 한가득이라는 사실을 알게 돼.


그리고 핑냥이는 여기서 나오는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박사의 집무실에 갔다가, 닫힌 문에서 새어나오는 박사와 켈시간의 대화를 듣고 말지.


요즘 밥도 안 먹고 일만 한다며 박사 자신의 안위를 생각하라는 켈시.
이에 월급은 너무 적고 일은 너무 많아며 불평하는 박사.
대체 돈을 어따 쓴 거냐고 박사를 타박하다가, 책상 위에 잔뜩 쌓인 핑냥이 아츠 관련 보고서를 보고 그런 건가...를 시전하는 켈시.


둘의 대화를 통해, 핑냥이는 박사가 자신을 고용하고 빠르게 키워주기 위해 꽤 많은 돈을 썼다는 걸 알게 되었어.


켈시가 박사의 집무실을 나서자, 핑냥이는 박사의 집무실로 들어가 자신을 위해 왜 그렇게까지 해주냐고 물어.


처음에는 발뺌하며,
핑냥이를 우대한 건 맞지만 딱히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라며 횡설수설하는 박사였지만
핑냥이가 켈시와 박사간의 대화를 다 들었다고 말하자 박사는 포기하고 이실직고하지.


가만히 두면 부숴져버릴 것만 같은 핑냥이를 보고, 자기도 불안해졌음을.
핑냥이가 미래를 그릴 여유를 얻기를,
핑냥이가 자신의 재능을 갈고닦을 수 있는 기회를 얻기를 바랐기에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줬음을.


핑냥이는 박사의 이런 고백 아닌 고백을 듣고 혼란에 빠져.


핑냥이는 자신한테 뭘 원하길래 이렇게까지 해주냐고 묻고,
독남충은 우물쭈물하며
핑냥이를 보자마자 그 황홀함에 눈을 빼앗겼다고,
핑냥이가 활짝 웃는 모습이 보고 싶었다고 대답하는 거지.


눈앞의 사람이 자신을 적의로 대하지 않고, 탐욕으로 대하지도 않고, 순수한 호의로 대하는 걸 본 핑냥이는 눈앞의 사람에게 이상한 감정을 느꼈어.


그리고 이전과는 달리, 지금의 핑냥이에겐 이 감정이 뭔지 곱씹어볼 심적 여유가 있었지.


이전에 자신을 대가없이 도와줬던 불겐지에 대한 감정과,
눈앞에 있는 독남충에 대한 감정이 똑같은 거라는 사실을 깨닫자,
핑냥이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기 시작해.


자기가 알아차리지도 못했던 첫사랑, 이별의 슬픔,
눈앞의 남자에 대한 사랑, 부채감, 고마움 등등...
이런 감정들에 압도당한 핑냥이는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지.


당황한 독남충은 핑냥이가 자기 때문에 우는 건가 싶어서 조심스레 눈물을 닦을 걸 건네주려 하지만, 핑냥이가 한 발 빨랐어.


독남충이 티슈를 가져다주려 다가오자, 핑냥이는 독남충의 품에 안겨든 채로 우는 거야.


당황한 독남충은 이내 핑냥이를 안아주고 등을 토닥여주며,
핑냥이가 감정을 수습하기를 기다려줘.


자신을 토닥여주며 괜찮다고 말해주는 독남충의 품 속에서, 핑냥이는 서서히 감정을 추스려.


울음이 잦아들고, 머리가 식자,
핑냥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의 품 속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
이와 동시에 자각했지.
독남충에게서 느껴지는 따뜻함, 든든함, 그리고 독남충의 체취를.


그리고 독남충 역시, 자기 품에서 느껴지는 따뜻함과 폭신함, 그리고 달콤함을 자각하게 돼.


안겨있는 둘은 서로를 바라보고, 둘은 서서히 입을 맞춰.


뒷내용 누가 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