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마을은 내가 사는 금정구에 있는데 나도 그동안 전혀 몰랐다가 최근에야 알게 되었음. 이 마을은 예전에 소개한 산성마을, 꽃마을과는 많이 다른 느낌인데 일단 마을 위치를 지도에서 찾기가 어려웠음ㅋㅋ


마을은 여기 있다는데 지도를 보면 그냥 산속에 공원이 하나 있을 뿐이라 이게 뭐지? 했더니만..


위성사진으로 바꾸어 보니 마을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음. 좀 이상하지 않아? 보통은 아무리 외진곳에 있는 산동네라도 이렇진 않거든. 뭔가 도로나 행정복지센터, 마을회관, 하다못해 식당이나 가게라도 이름이 뜨는게 있어야 하는데 이 마을은 공원을 빼면 아무것도 안나오는거야. 그 이유는 직접 탐방을 간 후에 알수 있었음.


조금 크게 보면 마을은 여기 있음. 1호선 온천장역에 내려서 걸으면 금방 도착하는데, 그야말로 지도에도 나오지 않고 숨겨진 곳이라 마을의 존재를 아는사람은 정말 없을것 같아.


마을 주변을 보면 근처가 전반적으로.. 오래되고 작은 주택들이 빼곡하게 밀집해 있는 지역이야. 이렇게 다세대주택이 모여있는 곳은 금정구 서동이고, 희망숲속마을은 행정구역상으로 부곡4동에 속해있어. 아마 1,2통일거야.


그래서 직접 가보면 이런 좁은 골목들이 많이 있는데, 이 길도 처음 봤을땐 신기했음. 아무튼.. 이 동네에서 산쪽으로 올라가면 희망숲속마을이 나오는거지.


올라가는 길은 힘들지 않았음. 워낙 산이 낮은 편이라.. 언덕이나 동산이라 봐도 될 정도.


다 올라오면 아까 말한 것처럼 확실히 작은 주택들이 빼곡히 모여있는게 잘 보임. 딱히 고층빌딩은 없는 곳이야.


처음 딱 마을에 들어서니 신기하게 보였던건

마을 복판, 집과 집들 사이에 묘지가 떡하니 있더라고. 아무래도 사람들이 산으로 올라와서 되는대로, 급하게 집을 짓고 살다보니 이렇게 된 것이겠지? 마을이 생기기 전부터 있었던 묘지들일테지. 지금은 찾아오는 사람 없이 잊혀진.


이런 경우는 이 마을 말고 다른 산동네에서도 있는걸로 알고있어. 현실적으로 어쩔수 없었겠지. 좀 무서울수도 있겠다.


그리고 묘지와 비슷한 맥락으로 이 마을은 원래 이 산에 있던 나무들과 나름 조화롭게, 닉값하면서(?) 어울려 함께 살아가고 있어. 급하게 살곳은 마련해야 하는데 큰 나무들은 뽑기가 어려우니 이렇게 된듯?


심지어 어떤 경우도 있냐면.. 집 안에 나무가 있는 경우도 있음ㅋㅋ 

거짓말 같겠지만 이렇게 진짜로 있음ㅋㅋ 뭔가 와우에 나오는 엘프집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렇네. 왜 마을이름이 숲속마을인지 알겠지? 나무들은 거의 다 소나무였음.


위의 사진에서 보이듯 이 마을은 유난히 가건물이랄까? 거의 판자집이라 봐도되는 그런 집들이 많아서.. 탐방하면서 놀랐음. 그러니까 지도에도 나오지 않고 이름이 뜨는 건물도 없었나봄. 

슬레이트라고 하나? 그걸로 대강 지어진 집들이 참 많았어. 당연한거지만 폐가도 꽤나 보이더라. 이게 폐가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경우도 많았고.. 물론 마을 전체가 비어있는건 아니야. 거주하는 어르신들도 다니면서 여러명 봤고, 작년에 부산 지역방송국에서 취재를 했더라고. 그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도 이 마을을 알게 되었음.(사람보다 고양이가 한 3배쯤 더 많긴 함)


아래는 폐가로 보이는 집들 쭉 찍은거.

확실히 폐가들은 참 무섭고 분위기도 을씨년스러워서 ㅎㄷㄷ했음... 밤에는 얼마나 무서울지....;;


이렇게 집들 사이사이로 난 길들도 이런 느낌이라 걸으면서 참으로 기묘하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어.


/ps(이번에는 ps가 좀 길다)

그렇게 숲속마을의 묘한 분위기에 홀린듯 걷다가 어느 골목의 잔해속에서 버려진 사진첩들을 발견했어. 뭐가 있을지 궁금해서 열어보지 않을수가 없었지.


??? 인표....성님...? 형이 왜 거기서나와?


덕화성님까지....(너희들 설마 이분 모르는건 아니지?)


김민종, 이현우, 신성우..... 그 시절 한 소녀의 덕질앨범이었음. 나도 걸그룹에 관심이 많고 좋아하는 입장으로서 너무 재밌고 신기한 발견이었어. 과거에는 신문이나 잡지 스크랩을 많이 했다고 듣긴 했는데 직접 본적은 없었어가지고... 옛날에는 덕질을 이렇게 했구나. 개인적은 사진같은건 다 빼고 나머지만 버린것 같았어.


앨범의 주인인 과거 그 소녀가 받았던 상장. 이거말고 공부잘해서 받은 우수상도 있었어. 동상여자상업학교는 어떤 학교인지 전혀 모르겠다. 검색해도 안나오고... 부산에 있었는지, 아닌지도 모르겠음. 


그 앨범에는 몇장의 연예인 카드? 같은것도 있었는데 그건 집에 가져왔어. 위 사진 뭔지 알겠음? 인터넷이 없던 그시절엔 저렇게 전화로 취미생활을 했었군.. 어릴때 들어본적은 있었는데 보니까 신기하다ㅎㅎ 특히나 나와 '그이'의 생년월일만 입력하면 즉시 알수있다고 하는 사랑의 궁합은 지금이라도 해보고싶어지는걸? 아마도 이 카드의 주인공은 옛날에 여기다 전화를 걸어서 취미생활을 즐기다가 다음달 전화비고지서를 받아든 엄마에게 등짝스매싱을 맞지 않았을까..?


희망숲속마을은 지난 금요일에 처음으로 다녀왔는데 뭐랄까 소나무숲속 낡은 마을에서 꿈속을 헤메는듯한 묘한 경험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