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중국' 의 사람들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희동, 외형상으로는 그저 우리나라 학교의 모습과 다름 없는 교정이 우뚝 서 있다.

하지만 곳곳에 적혀있는 중국어 표지판은 이곳이 '화교' 들의 학교임을 보여준다.


'화교' 란 중화민국의 국적을 유지하며 해외에서 이주민으로써 사는 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우리가 흔히 '대만' 이라 일컫는 나라가 바로 '중화민국' 인데, 1949년 공산당이 대륙을 장악하고 '중화인민공화국' 을 세우며 중화민국은 대만 섬으로 망명하며, 이후 우리가 아는 현재의 중국과 대만이 된 것이다. 한때는 중화인민공화국과 대비하여 '자유중국' 이라고도 불렸다.

한국에 정착한 화교들은 대부분이 중국 대륙의 산동성 출신인데, 본국인 중화민국이 본토를 잃으며 이들 역시 일종의 '실향민' 이 되어버린 셈이라고 할 수 있다. 


'중화민국의 학교', 한성화교중고등학교 (漢城華僑中學)


오늘의 답사지는 '한성화교중고등학교' 이다. 말 그대로 앞서 말했던 화교들이 다니는 학교이나, 국부천대 이후 대만 출신자들이나 한국인들, 대륙 중국인들 역시 많이 다닌다. 국내에서는 트와이스의 대만인 멤버 쯔위의 출신 학교로 유명하다.

이 학교의 교육과정은 중화민국의 교육과정을 따르며, 교과서 역시 중화민국 정부에서 지원한다. 위치만 한국일 뿐 사실상 '중화민국의 학교' 나 다름 없는 것이다.


교정 앞과 1층에는 중화민국의 국부 손문 (현지에서는 '손중산(孫中山)' 으로 칭함) 의 동상과 초상화가 있어 중화민국의 정체성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곳곳에 보이는 중화민국의 상징물과 한자들, 복도 저편에서 들려오는 중국말은 이곳이 화교학교임을 실감케 하며, 마치 대만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교원 한켠에 있는 '한국화교역사박물관' 

본 답사의 본목적이었으나 굳게 닫혀 있었다.


짧은 글을 뒤로하고 서울 한복판에 숨쉬는 '자유중국'의 숨결 1편을 마친다.

2편에서는 한국화교역사박물관과 함께 연희동, 연남동 일대를 답사하는 것으로 이루어질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