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의 글에서 보다시피 'coelacanth'는 

이 맛없게 생긴 물고기를 이르는 단어였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coe가 '시'가 됐을까?



183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루이 아가시라는 생물학자는 스위스에서 이전에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물고기 화석을 발견했는데, 이렇게 생겨먹었다.

보다시피 생선뼈 부분이 텅 비어있는데, 생물학자는 이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빈 척추 생선"이라고 학명을 붙인다.

예나 지금이나 학명은 근대 라틴어로 돼 있다. 위 단어를 근대 라틴어로 옮기면 이렇게 된다.

cœla(빈)canthus(척추)


라틴어 모음 oe는 원래 고대 그리스어에서 건너와 "오이"라고 읽었는데, 모음 추이가 일어나 르네상스 시대에는 이 모음을 "에"라고 읽게 되었다. 그러니 위 단어를 근대 라틴어로 읽으면 "셀라칸투스"가 된다.


정서법 개정을 제때제때 수행한 스페인어, 이탈리아어에서는 각각 "셀라칸토", "셀라칸티"라고 읽고, 단어 원형이 보존된 프랑스어에서도 "셀라캉테"로 발음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은 것을 볼 수 있다.


문제는, 저 상태에서 중세 영어는 모음 추이가 한번 더 일어나는 바람에, 라틴어에서 건너온 단어의 coe 발음이 "시"가 되어버렸다.

한 가지 예시로, 사람의 피부와 내장 사이의 빈 공간을 일컫는 'coelom'이라는 단어는 "실럼"이라고 읽는다.


모음이 이상하게 변해버린 영어를 쓰던 영국인과 미국인들은 결국 새롭게 발견된 이 고대의 생선을 다른 나라들과 달리 "실러캔스"라 발음하게 되었다.


오늘도 위대한 영국 국기가 펄럭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