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

 


새우, 마늘, 토마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소금, 파프리카 가루, 페퍼론치노

 


틈새 홍보하자면 새우는 마트가면 보이는 이 다이아몬드 냉동새우가 최고존엄임. 노브랜드 냉동새우 뺨 7번은 후려쳐도 무죄일 미칠듯한 가성비를 자랑함.

 


요리 스타트

 



마늘을 2~3조각으로 자른다. 편으로 썰어도 좋지만 그러면 집어먹을 때 귀찮으니 난 걍 두툼두툼하게 함.

 



팬에 올리고 기름을 충분히 부워. 이때 기름은 무조건 절대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이야. 딴건 안됨. 이거는 타협불가능




약불에서 천천히 향을 뽑아내다보면, 좋은 마늘 냄새와 함께 기름이 보글보글 끓는데 이때 새우 투하




새우가 불그스름해지면 토마토를 넣고, 시즈닝을 해주자. 난 소금, 파프리카가루, 페퍼론치노 씀

 



이 친구들을 왜 썼냐. 난 개인적으로 감바스가 너무 느끼하다고 생각함. 물론 기름 기반 요린데 안느끼하면 이상한거지. 다만 이를 보완해서 더 맛있게 먹기 위해 토마토를 넣어서 신선하게 만들고 파프리카가루나 페퍼론치노로 매콤하게 만든거

 


새우 잘 익으면 감바스 알 아히요 완성인데 한입 먹고 면 마려워서 면 삶을거임

 


 면을 삶는다. 자기가 산 파스타 봉지를 보면 얼마나 익혀야 하는지 두 숫자가 보이는데 작은 쪽이 알덴테(덜 익힌거. 현지에서 좋아함). 큰 쪽이 벤코토(다 익은거. 푹 삶아짐). 이거에 맞춰서 삶으면 되는데 여기서 중요한거 2가지. 첫째로 우리는 팬에서 2차로 조리를 할거고 파스타는 찬물로 안 식히기 때문에 잔열땜에 추가적으로 더 익음 . 그래서 표기된 것보다 1~2분 먼저 꺼내야 해. 알덴테 8분 벤코토 10분인데 내가 알덴테로 먹어야겠다하면 6분정도에 면 꺼내라는 뜻임. 다음으로 간. 면 삶을 물에 간 해줘야함. 소금 얼마나 넣는지는 말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물 1리터에 소금 10g 정도를 추천

 

 이제 오일파스타를 만들어볼건데 우리는 유화라는 것에 대하여 알아야할 필요성이 있음. 그럼 유화가 뭐냐. 국어 사전에 보면 "융합되지 아니하는 두 가지의 액체에 계면 활성제를 넣어서 섞고 한쪽의 액체를 다른 쪽의 액체 가운데에 분산하여 유제(乳劑)를 만드는 조작. "라고 나와있네. 물론 이걸 그대로 말하면 그게 뭔데 씹덕아. 또는 저리 꺼져라 더러운 이과놈아. 라는 반응이 돌아오겠지.

 

 그럼 유화가 뭐냐. 챈 보다가 명쾌하게 한줄로 정의한게 있어서 인용하자면 

 

"유화는 간단히 기름과 물을 섞는다는 뜻이야.(골방쿠커 ,2020)"

 

ㅇㅇ 기름이랑 물을 섞어서 하나로 만드는게 유화임. 근데 그럼 때려죽어도 안섞이는 물이랑 기름이 어떻게 섞이냐. 이 둘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매개가 바로 '전분'임. 전분이 도당체 어서 나온거냐. 면이요. 면. 면 밀가루로 만들었잖어. 우리가 소스만들때 면수를 넣어주는 이유가 그거임. 면수라는 건 결국 소금간 되어있는 뜨거운 전분물이거든. 면 자체에서 나오는 전분+면수에 함유된 전분이 유화의 매개라는거지. 덤으로 면수가 소스 간도 잡아주고

 

그럼 이제 저 사전적 정의가 이해가 갈거야.

 

융합되지 아니하는 두 가지의 액체에 - 물과 기름에

 

 계면 활성제를 넣어서 섞고 - 전분을 넣어서 섞고

 

한쪽의 액체를 다른 쪽의 액체 가운데에 분산 - 끓여서

 

하여 유제(乳劑)를 만드는 조작 - 하나의 소스로 융합시킨다.

 

종합적으로 정리하면 오일에 면수를 붓고 삶은 면을 넣어서 익히는 2차 조리는 면 추가익힘 + 간 + 유화의 과정이라는거지.

 


그럼 함 만들어봅시다. 일단 먼저 잘 만든 감바스, 근데 새우가 없는

 


새우가 왜 없냐. 내가 다 처먹어서는 아니고 대피시킴. 난 저 완벽하게 익어 탱글거리는 새우가 열을 추가로 받아서 질거지는것은 원하지 않거든.

 


여튼 불에 올리고 약간의 면수. 이때 면수 조금 넣고 간 무조건 봐야함. 싱거우면 면수를 더 넣고 짜면 생수를 넣어야해. 이때 얼마만큼의 면수 or 생수를 넣냐에 따라 소스의 양이 결정된다.

 

여기까지 봤다면 호에에 뉴비쟝 유화니 뭐니 너무 어려워요. 라고 생각할 수 있음. 실제로 오일파스타는 어려우니까. 그런 사람들을 위해 추천할게 있다면 바로 밀가루임. 뭔 개소리냐라고 생각하지말고 일단 들어보쇼, 아까 유화는 기름이랑 물이 하나되는거고 그걸 돕는게 전분이라고 했잖아? 밀가루=전분. 밀가루 한티스푼 넣으면 유화가 ㅈㄹ 쉬워짐. 오일 파스타 그딴거 껌이지라고 할 수 있다 이말이야.

 



밀가루 한티스푼 넣고 잘 개어주면 아직 면에서 전분기 뽑지도 않았는데 오일이랑 물이 소스처럼 변함. 밀가루의 마법



이제 면 넣고 익혀주면 알리오 올리오 콘 감바스 정도가 완성되었다.

 


조금 잡썰을 하자면 아마 내 알리오올리오는 사도 중의 사도일거임. 토마토에 새우, 파프리카 가루 들어갔지. 만테까레 안했지. 밀가루 넣었지. 요리학교에서 알리오올리오로 시험보는데 이따위로 만들면 아마 퇴학감일거임. 근데 그렇다고 해서 이게 쓰레기일까. 난 아니라 본다. 왜냐하면 남은 소스에 바게트 찍어먹을 정도로 내가 맛있게 먹었거든. 요리라는 건 결국 맛으로 전하는 행복임. 화려한 테크닉, 최상급의 재료 다 중요한데 이런건 과정에 불과해. 결과적으로 맛있고, 먹는 사람이 그걸로 행복해진다면 그 요리는 좋은 접시고, 훌륭한 요리임. ㄹㅇ 개소리 그자첸데 여튼 맛있는건 무조건 옳다고.

 

요붕이들 지난 한해 동안 정말 수고했고 새해 복 많이 받기를 바란다. 해피뉴이어!

 

 

 

+ 그러나 플레이팅은 쓰레기가 맞다.

 

+ 밀가루 넣으면 좀 텁텁해지긴함. 저건 초보자가 오일파스타 쉽게하는 팁이니까 요리 잘하는 요붕이들은 밀가루 한티스푼은 무시하고 걍 만테까레나 신명나게 하는게 더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