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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브금과 함께 듣는걸 추천.



아파. 아파... 미안해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따듯해  괴로워 괴로워  괴로워 괴로워 괴로워 괴로워 괴로워 괴로워 괴로워 괴로워 괴로워 괴로워 괴로워 괴로워 괴로워 괴로워 괴로워 괴로워 괴로워 괴로워 괴로워 괴로워


"너.. 뭐야..?! 너..! 너 대체 뭐야아아!!!!"

이면세계에서 침식체가 날뛰는건 흔한 일이다. 하지만 침식체가 감정을 가지고, 그것이 아주 심하게 요동치고 있으며, 심지어는 울 것 같은 표정이라고 하면 누가 믿겠는가?


"대시, 진정 하십시오. 호라이즌 입니다. 이 냉각기를 보면 모르시겠습니까? 덩실이를 참고한..."


게다가 침식체를 상대하는 자가 침식체에게 집어던져져 벽을 몇개나 뚫고 날아갔음에도 그저 막아내는 것에만 안주하며 침식체를 진정 시키려 든다면, 정말이지 세상 그 어떤 천치가 믿겠는가?


"난 몰라, 호라이즌이고 덩실이고... 난 그런거 몰라! 그런데, 그런데 왜 이렇게 아픈거야?! 다 너 때문이야... 네가 나타나지만 않았으면!!!"


 침식체는 무식하게 큰 대검 형태의 팔을 휘둘렀다. 한번 휘두를 때마다 벽이 무너지고, 땅이 깎여나가지만 움직임은 악명에 비해 너무나 엉성했다. 인간형 소체에 있는 강인공지능에게는 그것이 너무나도 확연히 보였다. 어쩌면 자신이 기억하는 그녀보다도 못한, 너무나도 감정적인 움직임이었다.


"기억해내십시오, 대시. 당신은 호라이즌 파이낸스의 사원이었고, 리타가 받은 담보입니다. 희망이 있다면 포기하지 않는 우수한 사원.."


"닥쳐, 닥쳐 닥쳐 닥쳐어어어!!! 나한테 이상한 소리하지 마! 난, 끄으으으...! 으아아!!!!"


 감정적이다. 그렇기에 기억과 이성을 기반으로 한 문장은 닿지 않는다. 몇번이고 타격 당했지만 여전히 건재한 상태로 다가간 호라이즌의 소체는 다시 한번 그 팔을 붙잡혀, 낡은 빌딩의 최상층으로 던져졌다. 철근이 부숴지고 천장이 뚫렸지만 호라이즌은 아무렇지 않았고, 상처 받고 괴로워하는 쪽은 오히려 침식체였다.


"..네가 없어지면 돼. 네가 사라지면, 그러면...!"


"대시. 그런 방식으로는 저에게 유의미한 피해를 줄 수 없습니다. 제가 당신에게 물리력을 행사하게 하지 말아주십시오."


거의 집착, 혹은 원망에 가까운 기색을 내비치며 쫓아 올라온 침식체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호라이즌의 소체에 올라타 두 팔로 가슴팍을 있는 힘껏, 몇번이고 내리쳐 그 충격으로 건물의 옥상부터 최하층 까지 뚫고 내려갔지만 호라이즌은 그저 죄책감만을 내비치며 침식체를 바라보았다.


"으으... 흐, 으흑...! 흐으..."


"..말해보십시오, 대시. 지금 기분이 어떱니까. 속이 후련합니까? 그렇다면 몇번이고 저를 때리십시오. 저를 책망하십시오. 그 날, 왜 전투용 소체를 가져오지 않았느냐고. 왜 윌버에게 기회를 줬냐고. 왜 리타와 자신에게 허울 좋은 말들만 했냐고. 왜 리타와 당신을 책임지지 못했냐고. 그 날... 왜 당신들을 구하러 오지 않았느냐고. 저를, 저를 꾸짖으십시오 대시. 제 잘못 입니다. 제가 리타와 당신을..."


 대시라고 불리는 침식체, 이제는 스피라 라는 식별명으로 분류되는 존재는 더 이상의 공격을 멈췄다. 호라이즌의 움직임이 멈춰서가 아니다. 무언가 떠올라서도 아니다.

 다만 감당할수 없는 감정의 파도가, 증오와 분노와 슬픔 말고는 표현할 줄 모르던 심장이 무언가를 깨달은 것을 계기로 몰려드는 거대하고 거스를수 없는 파도가 자신을 덮쳤기 때문이다.


 분명 바랬던 것인데 너무나도 괴롭다. 가슴이 미어질것 같아서 몇번이고 긁고 두드려보지만 나아지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저 얼굴을 보고 있으면 있을수록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다. 저 무표정한 얼굴에서 자꾸만 자신과 같은 절망과 분노가 보인다.


 호라이즌 역시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지금의 대시가 자신의 말을 이해할거라곤 생각치 않는다. 대시라고는 해도 저건 침식파를 내뿜는 엄연한 침식체. 무엇이 어떻게 됐는지는 몰라도, 분명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럴줄 알았다면, 이런 식으로 만날줄 알았더라면 차라리 오늘은 레이첼의 시답잖은 부탁에 어울려줄걸. 어딘가에서 살아있을거라는 무모하고 막연한 희망이나 품고 살아갈걸. 이럴줄 알았더라면.


•••••


"이상해. 따듯해지길 원했는데... 따듯한데, 괴로워.. 난.. 난 따듯해지면 안되는거야.... 사라져. 돌아가. 널 보고 있으면 더 괴로워져..."


대시라 불리던 침식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리에서 일어난 침식체는 무언가를 중얼거리더니 호라이즌을 쳐다보지도 않은채 휘청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안그래도 흐리멍텅한 눈동자가 더욱이 초점을 잃고, 그나마 대상을 정하고 외치던 울부짖음은 허공에 맥없이 떨어트리는 중얼거림이 되어 길없이 나돈다.


돌아가야지. 아프고 슬프지만 그래도 유일하게 내가 있을 곳으로. 괴롭고 안타깝지만 나를 동생이라고 불러주는 존재가 있는 곳으로. 추운 그곳으로.


"..이대로는 보낼 수 없습니다, 대시."


"?! 뭐, 뭐하는거야..! 이거 놔!!"


차원도약을 준비하고 있던 침식체는 흠칫거리며 멈출수 밖에 없었다. 누군가 그 손을 잡았으니까. 누군지 알지만, 언니라 부르는 존재 이외에 누군가가 자신의 손을 잡으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싫습니다. 저는, 이제 두번 다시 당신을 혼자 보내지 않을겁니다. 당신과 같이 리타를 찾으러 가겠습니다. 절... 두고 가지 마십시오, 대시."


 당황해서 어떻게든 뿌리치려고 반대 손에 달린 검을 휘두르고 이리저리 흔들어봤지만 눈 앞의 기계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아까까진 무력하게 당했으면서 지금은 미동도 없이, 손을 붙잡은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감정을 읽을 만큼의 공감능력도 사라진 침식체였지만 서로 눈이 마주친 순간 기계가 담고 있던 감정은 알고 있었다. 두고 가지 말라는 저 말, 눈빛, 감정. 방향성이 다르긴 하지만 전부 자신이 품었던 것이니까. 분명 인간이 만든 기계다. 혹은 인간에 가깝다. 어느 쪽이던 미워야 하는데, 밉고 증오스럽고 질투해서 부숴버려야 하는데 그럴수가 없었다. 침식체의 본능과 알 수 없는 감정이 맞부딫히고 깨져서 가슴만 더욱 아파온다.


"..이거 놔."


자신의 눈빛이 흔들리는걸 알아챈걸까, 힘이 살짝 풀린 기계의 손을 뿌리쳐냈다. 하지만 도망가진 않았다. 돌아가야 할 곳이 있지만, 이대로 떠나서는 안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어중간한 선택은 필연을 불러온다는걸, 침식체는 알지 못했다.


"약속한 시간보다 늦은거 같은데, 동생아. C급 카운터라면 쉽게 이길 수ㅡ"


대시라 불리던 침식체와 호라이즌의 앞에서 느닷없이 갈라지기 시작한 공간 너머로 목소리가 울려퍼지며 누군가 모습을 드러낸다. 관리국에서 직접 식별명을 붙인 고위험 개체, 미니스트라. 여러 카운터를 살해한 3종의 최상위로 추측 되는 침식체였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더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옥상에서부터 흘러내리는 달빛이 세 존재를 비추는 것도 잠시, 모여든 먹구름이 세찬 비를 쏟아부었다.



계속 감정 묘사만 하느라 전개가 뒤지게 느리긴 한데 그만큼 연참 많이 하겠슴.. 수요일 내로 마무리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