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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즈 부한카 여러 대가 거칠게 지면을 긁어댔다.

악셀 시리오스를 부하들에게 맡기고, 블라드미르 패밀리는 전원이 비밀결사 홀록스의 거처로 향하는 중이었다.

보스인 퓨틴은 이를 갈아댔다.

최악의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기껏 거금까지 선불로 줬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쳐?

최소 그 사무라이 경비원에게만큼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때 핸드폰이 울린다.

퓨틴은 짜증을 내며 윗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그 순간


콰―앙!


굉음, 폭발, 전신을 두드리는 풍압과 머리가 뒤흔들리는 충격이 연이어 블라드미르 패밀리를 덮친다.

부한카가 전부 나뒹굴고 직후에 정신을 차린 몇몇 조직원들이 겨우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퓨틴 역시 심복의 부축을 받아 나왔다.

그 순간, 그야말로 지옥도가 펼쳐졌다.

허공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몇몇 조직원들이 쓰러져갔다.

피는 최소한으로, 그렇지만 단번에 몸이 관통되고 있었다.

퓨틴은 순간적으로 허공 이곳저곳에서 보랏빛의 원형 문양이 나오는 것을 봤다.


"빌어먹을!"


퓨틴은 바로 총을 꺼내서 정면을 쐈다.

막 앞에 나타난 원형 문양이 총격을 받고 곧 소멸한다.

템퍼스의 연금술 공방에서 훔쳐온 탄이 든 만큼, 이러한 이능을 초기라면 무효화 시킬 정도의 성능은 있었다.

악셀을 처리하기 전에 위험을 감수하고 공방을 털어버린 선택 자체는 틀리지 않았다.

뒷세계의 이능과 연이 닿아있는만큼 퓨틴은 이런 상황에 빠삭했다.

문제는 조직원들의 일부는 그게 아니었다는 점이다.


'몇놈이나 온 거냐!'


원형 문양이 무효화 되자 이번엔 지면에서 핏빛의 물보라가 일어났다.

공중에서는 날카로운 끝의 깃털들이, 또 한 구석에선 죽음의 기운이 물씬 풍기는 음표들이 흩어져나온다.

그것들은 전부 '이능'이다.


"안녕, 블라드미르."


조직원들이 하나도 남지 않고, 퓨틴이 자신의 신변을 노린 이능들을 하나하나 처리했을 즈음에 그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탐정모를 쓰고 있고 프렌치 코트를 걸친 채 권총을 든 금발의 소녀가.


"왓슨……."

"그래, 나야. 꼬박 몇 년 만이지? 당신 아들한테 신세를 좀 졌어. 조금 전까지 나답지 않게 얼빠져있었거든, 그 씹새끼 덕분에."


언제 들어도 입이 험하다.

하지만 퓨틴은 사실상 끝장을 봐야할 때라고 결론을 지었다.

이미 템퍼스의 연금 공방을 털어버렸다.

자신의 아들이 왓슨에게 무슨 짓을 했고, 그 댓가를 어떻게 치렀고, 그리고 그 댓가에 대한 보복을 지금하고 오는 길이다.

물러설 곳이 있을리가 있나.


"그래서, 내 아들 어딨어?"


왓슨의 푸른 눈동자가 그야말로 비수처럼 반짝거렸다.

퓨틴은 이를 갈아내고는 곧장 총구를 겨눴다.


"그 빌어먹을 개새끼 덕분에 지불을 좀 쎄게 했지."

"그건 유감이네. ……잠깐만, 지불을 쎄게 했다고?"


왓슨의 눈동자가 커진다.

설마하니, 아냐, 그럴리가? 악셀이라면 자신이 더 잘 안다.

피가 이어진 것은 아니나, 자신의 아들이 아닌가.


"너, 내 아들 어쨌어?"

"네년 미간에 총알이 박히면 알게 되겠지."

"이 씨발 새끼가!"


퓨틴의 대답에 왓슨은 상정했던, 확률이 낮던, 그러나 최악의 상정이 맞았음을 깨달았다.

곧장 총을 드는 왓슨이, 순간적으로 시야가 회색으로 변했다 싶더니 사라졌다.

퓨틴은 그걸 잘 안다.

아주 질리도록 보았다.

퓨틴은 곧장 들고 있던 총째로 팔을 휘둘렀다.

뻑, 하는 소리와 함께 왓슨이 옆으로 넘어진다.


"오른쪽으로 먼저 나타나는 버릇은 여전하군."

"……그래, 넌 날 좀 알았지?"


왓슨은 빨갛게 부은 뺨을 문지르고, 퉷하고 피 섞인 침을 뱉는다.

퓨틴은 그간 시간의 화신에게 쫓기던 왓슨에게 은신처를 일일이 제공해주는 댓가로 여러 일을 시키는 계약을 해왔다.

그 계약은 몇 년 전에 끝이 났지만, 그렇다고 그 옆에서 키운 감각이 어디에 가진 않는다.

'이능'이란 본래 그런 것이다.


"부모끼리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해보지, 왓슨. 어떤가? 너나 나나 지금 서로 죽이고 싶은 건 마찬가지일텐데."


퓨틴은 손에 든 권총을 놓았다.

이미 탄은 다 쓰고 없다.

곧장, 왓슨은 대답 대신 다리를 세게 휘둘렀다.

퓨틴은 그대로 공격을 허용하고 옆구리로 받아냈다.

겉으로 가느다란 다리와 다르게 일격은 무겁다.

내장이 뒤흔들렸지만 그대로 퓨틴은 옆구리에 날려진 왓슨의 다리를 그대로 잡아서 메쳤다.

지면과 격한 키스를 한 왓슨의 코에서 피가 흐른다.

왓슨은 그 상태에서 남은 다리를 퓨틴의 옆구리 쪽으로 내질렀다.

그대로 다시 잡혔지만, 왓슨은 오히려 양다리를 그대로 접어 허리를 부러뜨릴 기세로 조이고는 몸을 거칠게 틀듯이 회전했다.

그 불의의 일격에 퓨틴이 옆으로 넘어졌다.

자유로워진 왓슨은 그대로 퓨틴의 복부 위로 무게를 실어 짓누르고 퓨틴의 얼굴을 마구 쳐댔다.

그러자 퓨틴이 손목에 감춘 단도를 꺼내 그대로 왓슨의 옆구리를 찔렀다.


"!!"


애초에 진검승부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지가 먼저 권총을 버려놓고 이따위로 통수를 쳐?

왓슨은 이를 악물고 그대로 퓨틴의 얼굴에 주먹을 박았다.

손등이 터질 정도로.

퓨틴의 안면이 뭉게지고 칼을 놓치자, 왓슨은 퓨틴의 칼을 그대로 빼서 들어올렸다.

젠장, 끝인가.

퓨틴은 이를 갈고 왓슨을 노려봤다.

마지막 발악, 자존심이다.


"지옥에서 또 보지, 왓슨."

"네 엄마아빠 후장이나 핥아, 씹새야."


그 말을 끝으로 푹, 하고 단도가 찍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