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진짜 가요?"


"네 오세여~ 테대베어랑 초콜릿 꼭 들고와여~ ㅋㅋ"


"저 진짜 진짜 가요? 테디베어랑 초콜릿 들고?"


"네 ㅋㅋ 진짜 진짜 오세여~"


"진짜로 갑니다?"



"네~ 꼭 오세여~~"



"진짜로 진짜로 갑니다?" 1
"후회하기 없기에요?" 1



...


[다음날, 대충 사람만한 곰인형에 초콜릿 보따리 동여맨 라붕이가 출근하는 사진]


"지금 만나러 갑니다"
"내사랑"



...



"잠깐만" 1
"라붕씨 잠깐만" 1
"라븅씨?" 1
"장난이져?" 1
"진짜로?" 1
"그렇게 출근할꺼에여?" 1
"아 진짜 잠깐만" 1
"라붕씨 기다려봐" 1
"라붕씨 내가 잘못했어" 1
"라붕씨" 1
"라붕씨?" 1



...



"야 시발 전화받으라고!" 1
"너 진짜 그렇게 오면" 1



...


[결국 그대로 출근한 라붕이]


"선배!"


[모두가 라붕이의 해괴망측한 모습에 경악하면서, 라붕이가 부른 선배라는 작자에게 시선이 쏠린다]


"약속대로!"
"테디베어랑 초콜릿이랑!"
"잔뜩 가져왔어요!"
"저 잘했죠?"


[한참을 멍하니 있던 선배는 울먹울먹 파들파들 벌벌 떨며 손에 든 폰도 떨어뜨리고서 비명을 지른다]


"야아아아아아아아!"
"너어어어어어어어!"


[황급히 라붕이의 등을 떠밀며 밖으로 나가는 선배]


...


[주차장에서 라붕이에게 화내고 있는 선배]


"아 진짜 미쳤어요? 이러고 오면 어떻게요 진짜!"


"왜요? 선배가 이렇게 오라고 했잖아요"


"그게 그런 뜻이 아니잖아요!"


"전 선배를 위해서 한 건데..."


"아 좀 이제 장난 그만해요. 나 진짜 화났으니까."


"선배는 나 안 좋아해요? 난 선배 좋아하는데."


"하아?"


"그때는 고백으로 혼내주려고 했던 거 맞아요."
"하지만 밤새 생각해보니 제가 정말로 선배를 좋아하더라고요."


"지금 무슨 소리하는 거에요? 뭐 잘못 먹었어요?"


"고백으로 혼내주려는 거 아니고 나 진짜 선배 좋아해요. 사랑해요."
"매일매일 출근길의 발걸음이 무거웠는데 오늘은 달랐어요."
"선배를 만나러간다고 생각하니 발이 너무 가벼운 거 있죠?"
"손에 든 덩치큰 곰인형도 무거운 초콜릿 보따리도 깃털처럼 가벼웠어요."
"항상 너무 짧게 느껴지던 출근길이 오늘만큼은 너무 길게 느껴졌어요."


"하아 진짜 지금 뭐..."


"나도 그렇게 선배를 사랑할게요."
"가기 싫어 길어지길 바라는 출근길이 아니라,"
"가고 싶어 애가 타고 조바심이 나는 출근길로."
"선배를 위한 곰인형이 되겠어요. 그 안에 당신만을 위한 초콜릿을 품겠어요."


"..."


"...선배...?"


"하아... 진짜..."


[선배는 양손으로 라붕이의 두 뺨을 찰싹! 때리고는 그대로 조물닥거리고 늘리고 한다.]


"흔베?"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선배의 얼굴은 볼 수가 없다. 지금 어떤 표정일까?]


[라붕이 얼굴을 한참동안 양손으로 붙잡고 있던 선배는...]


"...라붕씨 차 갖고 왔죠? 곰인형이랑 초콜릿은 거기 넣어둬요."
"그리고 정신차리고 들어와요. 알았죠?"


"...네에..."


[그제서야 라붕이의 늘어난 두뺨을 놓아준 선배는 총총걸음으로 떠나간다.]


[라붕이 품에 안긴 초코맛 곰인형만이 벌겋게 부은 그의 뺨을 어루만져준다...]









"라붕씨"


[선배의 목소리에 라붕이는 쓸쓸히 고개를 들었다. 위로라도 해주려는 걸까?]


[선배는 반쯤 돌아선 모습으로 라붕이를 힐끔 쳐다보며 말한다.]









"...초콜릿은 나중에 퇴근할 때 같이 먹어요. 알았죠?"









[초코맛 곰인형이 우하하의 팡파레를 불렀다.]








‐--------------------------------------------------------

오글거렸으면 미안하다

어제 념글 보고 망상따라 글 따라 써봤어

올릴까말까 고민 많이 했는데

올리고 후회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