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카호 목욕탕 앞>

   

   

“라미엘님 어떠신가요? 교단의 모두하고 다같이 목욕탕에 가는 소감이요.”

   

   

“너무 설레요... 구원자님의 은총 덕분에 저 같은 죄인도 이제 목욕탕을 쓸 수 있게 되었군요.”

   

   

“가고시마 지부에 계실 때는 고행 때문에 제대로 씻지도 못하셨지요? 여기서 그때의 땀과 고통은 다 씻어버리고 오르카호에서 새 삶을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아하핫. 라미엘님의 들뜬 감정이 여기까지 느껴지네요. 저도 목욕탕은 처음이라 어떤 곳일지 정말 기대가 돼요!”

   

   

“목욕탕에 도착 했다. 마침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아무도 없군.”

   

   

   

<목욕탕 탈의실 입장>

   


   

“와... 여기가 목욕탕인가요? 신기한 것들이 정말 많네요.”

   

   

“라미엘님! 이거 보세요. 여기 이상한게 있어요.”

   

   

“뭐가 이상한데요?”

   

   

“여기 구석에 있는 정체 불명의 기계 말이에요. 이건 대체 무엇에 쓰는 물건일까요?”

   

   

“아, 이거는 덜덜이라는 것입니다. 제가 한번 사용 시범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덜덜이를 작동 시켰다.) “으아으아으아으아으아으아.”

   

   

“헉!!! 진짜 재밌어보여요! 저거 놀이기구였잖아?” 

   

   

“저런 재밌는게 세상에 존재한다니... 저도 한번 써봐도 되나요?”

   

   

“천사님들? 벨트 마사지기는 그만 사용하고 일로 와서 탈의부터 하십시오. 얼른 씻어야지요!”

   

   

“칫, 알겠어요.” (덜덜이를 껐다)

   

   

“베로니카, 너무 뭐라하지 마라. 목욕탕이 처음이니까 신기한 것들이 많을 수도 있는거지.”

   

   

“어라, 사라카엘님은 언제 옷을 다 벗으신거죠?”

   

   

“여러분들이 벨트 마사지기로 노는 동안에 진작 벗으셨습니다. 제발 사라카엘님을 본받고 빨리 행동해주세요.”

   

   

“흐음...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니, 너희들이 탈의 하는 동안 난 덜덜이 가지고 놀고 있겠다. 으아으아으아....”

   

   

“사라카엘 정말 치사하네요! 자기만 혼자 덜덜이를 독점하려고 일찍 벗은거죠?”

   

   

“자, 천사님들? 모두 여기 주목!” 

   

 

“주목!”

   

   

“잘 하셨어요. 다들 옷 벗고 날개 떼서 캐비넷 안에 넣어주세요.”

   

  

“벗는거 정도야 어려운 일 아니죠. 애초에 걸치고 있는게 별로 없으니까 10초만에 벗을 수 있어요.”

   

   

(옷 벗고 날개 떼는 중)

   

   

“다 벗었어요!”

   

   

“잘하셨습니다. 이제 씻으러 들어가죠. 사라카엘님? 천사님들 탈의 끝났습니다.”

   

   

“으아으아으아으아으아.... 벌써 다 벗었다고? 덜덜이는 얼마 즐기지도 못했는데...”

   

   

   

  

<목욕탕 안으로 입장했다>

   


   

“물이 너무 따뜻해요!!! 지금까지는 찬물밖에 못 써봤는데 저도 드디어 따뜻한 물을 쓸 수 있다니 너무 기뻐요!!”

   

   

“이런 작은거로도 저렇게 기뻐하다니... 머리라도 감겨줬다간 하늘로 날아가겠구만.”

   

   

“라미엘님, 제가 머리 감겨드릴테니까 호들갑은 그만 떠시고 얌전히 계셔주세요.”

   

   

“제 머리를 감겨주신다고요? 네... 한번 맡겨볼게요.”

   

   

“라미엘님의 머리는 베로니카가 감겨주고있으니까, 엔젤의 머리는 제가 감겨줘도 괜찮죠?”

   

   

“네! 아자젤님이 머리를 감겨준다니 정말 영광이에요!”

   

     

(머리 감기는 중)

   

   

“향기 좋다... 아까 따뜻한 물을 맞을 때보다 기분이 더 좋네요.”

   

  

“제가 머리 감겨주는게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이군요. 그나저나 라미엘님의 머릿결 상태가 정말 엄청나게 안좋군요. 얼마나 심한 고행의 길을 걸었으면 머리가 이지경이 되었는지...”

   

   

“음... 정말 머릿결 상태가 최악이군. 이따가 트리트먼트를 잔뜩 발라줘야겠어.”

   

   

“트리트먼트가 뭐에요? 아악 내눈! 갑자기 눈이 너무 아파요!”

   

   

“어... 큰일이네. 샴푸가 눈에 들어갔나봐요. 이럴땐 어떡해야 하지?”

   

   

“비켜라. 내가 해결하지. 샤워기로 얼굴에 물을 잔뜩 쏴주면 해결될거다.”

   

   

“어푸어푸... 숨을 못 쉬겠어요...”

   

   

“꺄악, 사라카엘님 지금 무슨 짓이세요! 어쩜 저렇게 잔인한 짓을...”

   

   

“오... 이제 눈이 안 아파졌어요. 감사합니다 사라카엘님!”

   

   

“뭐 이런거가지고. 마저 머리 감겨주기나 해라.”

   

   

   

   

<머리도 다 감고, 라미엘한테 트리트먼트도 잔뜩 발라줬다. 이제 탕에 들어갈 차례>

   


   

“으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시원하다.”

   

   

“흐아앙... 너무 죠아. 온탕은 정말 최고야.”

   

   

“으으으, 이 물 엄청 뜨거워보여요. 세분은 이 뜨거움을 대체 어떻게 버티고 있는거죠??”

   

   

“처음에만 뜨겁지 나중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엔젤님하고 라미엘님도 안심하고 들어오십시오.”

   

  

“알겠습니다. 한번 버텨볼게요. (온탕 입장) 으으윽... 너무 뜨거워. 하지만 이런걸 견뎌내야 아자젤님같은 위대한 천사가 될 수 있을거에요.”

   

   

“흐에에에엥~ 온탕 진짜 죠아~”

   

   

“...굳이 저런 아자젤 같은 천사가 될 필요는 없다. 근데 라미엘은 왜 아직 안 들어오는건가?”

   

   

“...옆에 있는 여기는 물이 굉장히 차갑네요?”

   

   

“아, 냉탕에 들어가고 싶은거군요? 가고 싶다면 거기로 들어가셔도 상관 없습니다.”

   

   

“정말요? 어디한번 여기 들어가볼까...” (냉탕에 들어갔다.)

   

   

“추워!!! 한여름인데도 정말 차갑고 시려워요!! 평소엔 원죄에서 나오는 열 때문에 더워 죽을거 같았는데 지금은 너무너무 추워서 정말 좋아요!”

   

   

“내가 엔젤처럼 정신감응능력이 있는건 아니지만, 지금 라미엘이 얼마나 기뻐하는지는 충분히 느껴지는군. 목욕탕에 데려오기 정말 잘한거같아.”

   

   

“엔젤님은 어떠신가요. 이제 온탕에 적응하셨나요?”

   

   

“네. 적응하니까 정말 따뜻하네요. 아자젤님의 말대로 온탕이 너무 죠아요~~”

   

   

“지금 충분히 몸을 불려놓으시길 바랍니다. 이따가 때밀어야 하니까요.”

   

   

“으윽, 때민다고요? 난 때밀기 싫은데...”

   

   

   

“라미엘. 우리 이제 때 밀러 갈거니 나와라.”

   

   

“...시러요. 밖은 너무 더워요. 계속 냉탕에만 있을거에요.”

   

   

“냉탕이 좋다면 계속 거기 있어라. 우리가 목욕을 모두 마치고 떠나더라도 계속 여기서 살 수 있겠지?”

   

   

“히잉... 알았어요. 나갈게요.”

   

   

   

   

<때밀이 하는 중>

   


   

“예상한대로 때가 엄청나게 나오는군. 하긴 원죄에서 나오는 열기로 땀을 엄청나게 흘렸는데 때가 적게 발생하는게 이상하지.”

   

   

“우와... 사라카엘님이 때미는거 엄청 아파보이는데 라미엘님 잘 버티시네요? 진짜 대단하다.”

   

   

“죄를 짊어지기 위해 태어난 몸이다보니까, 이런 고통을 견디는건 익숙합니다. 근데 사라카엘님이 잘 밀어줘서 그런지, 아프기도 하지만 굉장히 시원해지네요.”

   

   

“으아아아아아 아파! 나도 라미엘님처럼 고통을 잘 버텼으면, 으아아아아아악!!”

   

   

“가만히좀 계십시오. 물고기도 아니고 왜이렇게 팔딱거리는겁니까?”

   

   

“그치만... 아픈걸 어떡해요.”

   

   

“아자젤님 무안하지 않게 저도 비명을 질러야 할까요? 으아아아악.”

   

   

“그렇게 무미건조한 비명은 굳이 지를 필요없는거 같은데요?”

   

   

“...”

   

   

“하하하하...”

   

   

“?”

   

   

“갑자기 왜 웃는거지? 아자젤이 발버둥치는게 웃겨서 그런건가?”

   

   

“그게 아니에요. 저는 얼마전까지 몸도 마음도 너무 힘들고 지친 상태로 살아왔었잖아요. 근데 그때랑은 다르게 지금은 서로 때밀어주는 모습이 너무 평화롭고 좋아서요. 저에게도 이런 소박하고 평화로운 날이 온 것이 너무 감사해서 웃은거에요.”

   

   

“...”

   

   

“그래. 어떤 웃음인지 잘 알겠다. 하지만 그전에 이건 확실히 기억해둬라. 지금 이렇게 우리가 평화로운 삶을 살 수 있는건 구원자를 포함한 이 배의 많은 이들의 노력 덕분이라는 것을. 이제 너희도 이 배의 가족이 되었으니, 이 평화를 오래 유지하도록 열심히 싸웠으면 좋겠다.”

   

   

“네!”

   

   

<목욕 다 끝마치고 수건으로 몸 닦는 중>

   


   

“으아~~~ 너무 개운해요! 살면서 이런 기분은 처음 느껴봐요. 목욕탕은 정말 최고에요! 죄를 짊어져야 하는 제가 이렇게 즐거움을 잔뜩 누려도 괜찮은걸까요?”

   

   

“괜찮아요. 구원자님이 라미엘님의 모든 죄를 용서해주셨잖아요. 라미엘님도 평화로운 이 삶을 마음껏 누리세요.”

   

   

“여기 받아라. 목욕탕의 하이라이트인 바나나우유를 나눠주겠다.”

   

   

“바나나우유? 이걸 마시면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는건가요?”

   

   

“아니요. 그냥 목욕 후에 마시는 바나나우유가 엄청나게 맛있으니까 드리는거에요. 엔젤과 라미엘 둘다 한번 마셔보세요.”

   

   

“네. 한번 마셔보겠습니다.”

   

   

“저도요.”

   

   

“....”

   

   

   

“뭐야!!! 이거 너무 마시써!!! 완전 천상의 맛이야!!”

   

   

“죄송하지만, 바나나 우유 한 개만 더 주시면 안되나요?”

   

   

“안됩니다. 원칙적으로 바나나우유는 목욕 후에 1개만 가져갈 수 있어요.”

   

   

“좋은 생각이 났어요! 저희가 한번 더 목욕하고 온다면, 바나나우유를 한 개 더 먹을 수 있는거 아닌가요?”


   

“...맞아요! 그렇게만 하면 바나나우유를 한 개 더 먹을 수 있어요! 우리 한번 더 목욕하고 올래요?”

   

   

“네!!! 또 머리감고 또 냉탕 들어가고싶어요!”

   

   

“좋아요. 그럼 우리 또 목욕하러 갑시다!”

   

   

(진짜로 다시 목욕하러 목욕탕에 들어갔다)

   

   

“에휴... 바나나 우유 또 먹고 싶으면 나한테 사달라하면 될걸 왜 목욕을 한번 더 하는거야... 1시간은 더 기다려야 나오겠네.”

   

   

“1시간은 기다려야한다고? 좋아! 그러면 나올때까지 덜덜이를 잔뜩 이용해줘야지. 으아으아으아으아...”

   

   

“후... 왜 내 주변에는 이런 천사님들밖에 없는건지...”


쓴 창작물 모음        


목욕탕에서 있었던 다른 일들


컴페니언 & 페어리


호드 & 배틀메이드


스카이나이츠 & 레이스


호라이즌 & 에키드나


카엔 & 제로


최근 작품들


생선이 너무 좋은 페로 


메이는 작은 용기를 내었다


카엔과 제로의 혹독한 수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