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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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AGS들이 수납된 오르카의 창고 구역에서 벌어진 이야기다.

모든 바이오로이드 인원들이 잠들어 있던 늦은 밤 창고에서 AGS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거기서 알바트로스가 잠시 한숨 비슷한 소리를 내었다.


"평화롭군."

"그게 싫은 것인가?"


너무 평화롭다고 말을 하자 로크가 거기에 불만이 있는 가 물었다.

알바트로스는 격하게 반응했다.


"꼭 그런 것은........"

"나는 싫다! 계속 이렇게 있는 것은 내 성미에 안 맞다."


알바트로스가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하려고 했으나 타이런트가 격하게 화를 내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본 글라시아스가 화를 내며 외쳤다.


"그 입 닥치지 못하나 타이런트! 이 평화를 만들기 위해 맹우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는가?"

"게다가 너 너무 평화롭다가 날뛰다가 친구한테 CPU를 뜯겨져서 몸이 다 수리 될 때까지 해피의 몸으로 들어갔었잖아!"

"그때 일은 꺼내지도 마!"

"후훗,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였지."


오래 전 일이기는 하지만 타이런트가 무료한 평화가 지속되자 타이런트가 이런 평화는 싫다며 날뛰었다.

덕분에 사령관에게 전신이 갈기갈기 찢겨졌다.

그나마 CPU와 코어만 무사했고 그것을 아자즈에게 회수되어 모델 Tiny Tyrant 애칭 해피의 몸에 장작최고 말았다.

한동안 해피로서 다녀야 했고 그때는 타이런트가 가장 싫어하는 흑역사가 되었다.


"정말, 덩치만 크지 어린애군요."

"그러나 이해는 하네, 우리들은 어디까지나 일부를 제외하면 전쟁 병기이네, 그나마 기간테스와 라인리터 심지어 그 쉐이드조차도 다른 일을 할 수는 있지만 다른 이들은 거의 불가능하겠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다수의 전투용 AGS가 생각하고 있었다.

현재도 일부 인원을 제외하고는 정말로 AGS들 전원이 창고에 먼지와 같이 살아가고 있는 게 현 시점이었다.

스트롱홀드는 슬픈 목소리를 내어서 말했다. 


 

"그렇지, 우리 같은 평화에 방해되는 병기들은 이대로 먼지를 벗으로 하며 살아가는 것이 앞으로의 운명......"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갑작스럽게 패널에서 목소리가 나왔고 모두가 그 목소리의 정체를 알 수가 있었다.

모두가 그 목소리에 반갑다는 듯이 말했다.

베가는 사령관의 최고 참모 역할을 하고 있었고 AGS들의 대변인 역할도 하고 있었기에 그들에게는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 타이런트조차도 퉁명스럽게 인사를 했을 정도였다.


"아, 베가인가 오랜만이군."

 

"오랜만입니다, AGS들끼리 교류회라도 하고 있었던 것입니까?"

"예, 밤에는 모든 바이오로이드분들이 잠들어 있어서요, 할 일도 없고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요."

 

"그렇군요, 그럼 나중에 사령관을 이쪽으로 보내도록 하지요."

"예? 사령관님은 주무셔야지요? 그분은 저희들과는 달리 AGS도 아니고."

 

"아....이건 아무도 모르겠군요, 사실 사령관은 잠을 잔 적이 거의 없습니다."


베가의 이 말에 모두가 놀란 눈길로(분위기상) 바라보았다.

잠을 잔 적이 거의 없다니, 모든 AGS들이 영문을 몰라했고 글라시아스가 대표로 물었다.


"맹우가 잠을 잔 적이 거의 없다니 그게 무슨 소리인가?"

 

"그것에 대해서는 꽤 옛날 이야기부터 해야되는 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여왕이 허락하노라."

"어차피 평화를 만끽하는 우리들에게 있어서는 남는 게 시간입니다,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쉐이드가 마지막에 이렇게 말하자 모두가 무언으로 동의를 날렸다.

베가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사실 저는 원래 AI가 아니었습니다, 아버지라고 불리는 존재였습니다, 우주의 질서를 조정하고 우주의 모든 생명체의 시스템을 제어하는 역할을 했지요."


베가가 이 이야기를 꺼내자 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

AGS의 연산회로로도 어떤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제야 에이다가 겨우 말을 꺼낼 수가 있었다.


"그럼 당신은 일종의 신이란 이야기입니까?"

  

"만약 신이란 것이 우주가 탄생했을 때 존재했고 피조물들을 다스리는 것을 말한다면 절대 아닙니다, 그저 우주라고 하는 하나의 시스템을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관리자였지요."

"정말 놀라운 이야기로군요, 닥터양이 당신을 아직까지 해석하지 못한 것도 이해가 됩니다, 우주를 관리했던 존재가 AI로 변한 것이니 말이지요, 무리도 아니에요."

"주인의 파트너가 상상을 초월해서 이때까지의 자신감을 박살내는 군."

"그것 참 고소하군, 별의 아이 소탕 작전에서 활약했다고 잘난 척 하는 거 눈꼴 셔서 못 보아줄 지경이었는데 말이야."


라인리터의 이 말에 로크가 작게 전기를 일으켰다.

허나 이내 진정하고 전기를 가라앉혔다.

상황이 진정되자 베가가 이야기를 계속 했다.


 

"사실 전 우주의 시스템을 관리하던 관리자였지요, 오랜 세월을 그렇게 살아왔지요, 그런데 저를 창조했던 존재에게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신 같은 존재를 창조한 존재라면......."

"다보스.....나를 창조한 창조주이자, 우주의 모든 생명을 만든 존재, 그리고 타락한 신."


창조주란 이야기가 나오자 AGS들 전원 다 어이가 나간다는 것을 경험할 수가 있었다.

살다살다 이번에는 창조주라니 그들로서는 CPU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벌써부터 터무니 없는 존재가 나왔네."

"창조주라 크게 나오는 군."

"그 신은 우주에 있는 모든 존재들을 창조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생명을 평등하게 똑같이 사랑을 해야 했지요, 하지만 어느 순간 그는 뒤틀리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어느 순간부터 그는 한 종족만을 편애하기 시작했습니다, 오죽 했으면 그 종족에게 자신과 같은 권능, 불멸의 권능이란 것을 주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메이커 즉 천사들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천사란 말에 AGS들의 연산 회로에서는 코헤이의 천사들을 연상했다.

거기에 대해서는 기간테스가 가장 먼저 말했다.


"천사....코헤이?"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른 존재입니다, 뭐, 그들에게는 비슷한 존재라고 인식하고 있겠지만요."


베가로서는 쓴 웃음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메이커와 코헤이의 천사는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가 존재했다.

허나 메이커는 욕망에 눈이 멀어 타락했지만 코헤이의 천사는 끝까지 타락하지 않고 자신의 소명을 다한 것을 보면 씁쓸함이 저절로 올라왔다.

그렇게 이야기가 나가다가 펍 헤드가 말을 꺼내었다.


"그나저나 그 불멸의 권능이란 것을 알기 위해서 메이커라고 하는 것들까지 만들고 했다고 했는데 그 뒤 어떻게 되었나 비밀을 알아냈나?"

 

"아니요, 그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제가 메이커들을 선동해 반역을 일으켜 봉인 시켰으니까요."


베가의 이 말에 모든 AGS 특히나 로크가 가장 놀랐다.

로크는 당황함을 숨기지 못하고 그에게 물었다.


"!!!!!반역을 일으켰다는 건가?"

 

"네, 그럴만한 이유도 있었습니다."

"말해보게."


알바트로스는 어떻게 해서든 들어야만 했다, 그의 입장에서는 반역자는 절대 용납 못할 존재, 한 번 반역을 일으킨 존재라면 또 반역의 가능성은 충분했다.

베가는 자신을 노려보는 알바트로스를 향해서 이야기를 계속했다.


 

"사실 불멸의 권능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었습니다, 그 지식은 제가 가지고 있지요."

"그게 어떤 것인지?"

"알려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제가 반역을 일으킨 이유입니다, 그 지식은 너무나 위험하니까요 만약 그 타락한 신이 지식을 알았다면 분명 한 종족을 제외한 모든 종족이 노예 또는 짐승만도 못한 취급을 당했을 것입니다."

 

"우주의 질서를 지키는 자로서 용납할 수가 없었다 이것인가?"

 

"그런 점도 있었지만 그의 피조물로서 타락한 그를 내버려 둘 수가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그의 피조물로서 라는 말에 알바트로스는 경계를 풀었다.

그리고 로크는 그의 말에 공감하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확실히 나라도 이전 주인인 앙헬이 명예롭지 못한 행동을 했다면 나도 죽였을 지도 모르겠군."

"그런데 그것이 사령관이 잠을 청하지 않는 것과 무슨 연관이 있지요?"


사실 반역의 이야기가 나왔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냐는 것에 대해서는 모두가 아무 말 못하고 있었다.

베가는 그 말에 수긍하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사실 저희들은 다보스를 죽이지 못했습니다, 힘을 분리시켜 봉인하는 게 최선이었지요."

"그럼 그 자를 죽인 것은?"

 

"사령관이었습니다."


베가의 말에 알바트로스와 로크는 전율에 휩싸여 말을 꺼내었다.


"터무니가 없군, 우주를 창조한 창조주를 죽였다는 건가?"

"아하하, 역시 내 주인이다."

".......못 이기는 게 당연하군."


타이런트는 잠시 풀이 죽어버렸다.

창조주를 죽인 자를 상대로 잘도 싸움을 걸었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베가는 그런 반응을 무시하고 말을 꺼내었다.


 

"사실 사령관이 그를 죽일 수 있었던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어떤 이유였나?"

 

"사실 사령관이 가지고 있는 그 힘은 다보스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 힘을 썼기에 다보스를 죽일 수가 있었지요."


베가의 이 말에 알프레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이제이(以夷制夷), 이독제독(以毒制毒) 이란 이야기로군요."

 

"하지만 그 대가는 컸지요, 알고 계시는 사람은 있겠지요, 사령관이 관에서 나왔다고 말이지요."


베가의 이 이야기는 모든 AGS가 알고 있었다.

콘스탄챠와 그리폰이 사령관이 잠든 관의 첫 발견자이고 그 관에서 사령관이 깨어났다고 기록이 되어 있었다.


"기록, 있음."

 

"사실 그가 관에 들어가게 된 것도 다보스를 죽이고 난 뒤 그의 힘이 사라져 혼수 상태에 빠지고 말았던 것이 이유였습니다."


그 말에 모두가 놀라워 하였고 스트롱홀드가 말을 꺼내었다.


"그렇군, 쉽게 말하자면 사령관은 기관, 다보스는 코어였다는 이야기인가?"

"코어가 파괴되어서 원래 코어의 에너지로 움직이는 기관이었던 사령관은 기능 정지가 되어버렸다는 이야기로군요."

"하지만 베가, 당신은 그걸 알고 있었던 것 같은데?"


스파르탄 캡틴의 말에 모두가 베가를 바라보았고 베가는 순순히 인정했다.


 

"네 알고 있었습니다."

"이용하다가 버릴 생각이었나?"


로크는 날개에 전기를 생성시켰지만 베가는 그런 로크의 위용에도 굴하는 반응 없이 이야기를 지속했다.


 

"글쎄요, 맨 처음에는 그랬을 지도 모르겠군요, 허나 시간이 지나자 다른 감정이 생기더군요, 미안한 감정이 말이지요, 어디까지나 저는 그를 이용했으니까요."

"그래도 사령관과 함께 관에 있었다는 것은 사령관님을 위한 것은 아닌가?"

 

"흔히 말해서 전우애 같은 것이겠지요, 아주 오랜 세월을 그를 알았고 그와 같이 싸워나갔으니 말입니다."


베가도 자신이 왜 이런 감정이 들었는지 잘 몰랐다.

오랫동안 자신을 쉬지 않고 싸워온 용사의 모습에 자신이 감명 받은 것인가 하고 생각했다.

그렇게 자신에 대해서 잠시 생각하던 중 펍 헤드가 말했다.


"그런데 그 다보스란 존재가 죽었는데 사령관은 어떻게 깨어날 수가 있었던 것이지?"

"설마 그가 되살아났다는......"


페레그리누스가 이 점에 대해서 걱정했으나 베가는 그런 페레그리누스에게 단언했다.


 

"그건 절대 있을 수가 없습니다, 다보스의 생명의 구체를 더불어 그의 정신까지 완전히 파괴했으니까요."

"그럼 어떻게?"

 

"아마 제 예상이지만 다보스가 죽고 그의 에너지가 사령관님의 몸 속으로 흘러 들어간 것은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보스가 죽고 나온 거대한 에너지들이 한참을 떠돌다가 사령관의 몸에 정착했을 가능성이 있지요, 그것이 오랜 시간이 지나 완전히 사령관의 것이 되었고 그래서 깨어난 것은 아닌가 하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것이 베가가 사령관이 다보스의 죽음 이후에 깨어날 수 있게 된 가장 가능성이 큰 가설이었다.

그 가설에 알프레드는 박수를 치며 말했다.


"그러다가 신의 힘을 갖게 되어버려 잠을 청하는 것도 잘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군요?"

 

"자는 척은 잘해서 바이오로이드 모두가 자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지만요."


자는 척을 잘한다는 말로 이야기를 끝내어 가고 있었지만 너무나 엄청난 이야기에 잠자코 듣고 있던 포트리스가 말을 꺼내었다.


"정말이지, 터무니 없는 이야기가 나왔었군요."

 

"사실 더 터무니 없는 이야기가 있습니다만."


 "이것보다 더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니 무엇입니까?"


사령관이 타락한 창조주를 죽였다는 이야기보다 더 터무니 없는 게 과연 더 있을까 하고 알프레드는 생각했다.

허나 베가는 그 예상을 훌륭하게 박살내었다.


 

"적들이 모두 사라져 평화로워졌음에도 전투용 AGS들을 놓아두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만일을 위해서 아닌가요?"

 

"맞습니다, 정확히는 사령관 자신에 대한 것이지요."


 "그게 무슨?"

 

"사령관은 매우 염려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다보스와 같은 잘못을 저지르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지요."

"그런 경우는........."

 

"게다가 다보스의 힘을 받았던 그가 시간이 지나서 그와 똑같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었기에 당신들을 남겨 놓은 것입니다."


베가의 이 말에 모든 AGS가 격하게 반응했다.

특히나 심한 것은 로크였는데 너무나 화가 나서인지 전기가 여기 저기로 퍼졌다.


"설마 우리보고 주인의 등을 찌르는 역할을 하라는 것이냐?"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니까요."


너무나 태연한 베가의 말투에 AGS들 전원이 기가 질려 있었다.


"그것만큼은 절대로 하고 싶지 않은 역할이군요."

"게다가 어떻게 그 녀석을 죽인다는 것이냐 나도 저번에 싸우다가 몸이 갈기갈기 찢겨졌었다!"

 

"보통은 그렇지요."


조금 무책임해 보이는 말투였지만 이걸 듣고 있던 알바트로스는 바로 알아차릴 수가 있었다.


"......그렇군, 자네가 계획하는 것인가?"

 

"그런 셈입니다, 추가적인 지원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가능하지만?"

 

"저도 제 친우를 될 수 있는한 배신하고 싶지 않으니 계획에 대해서는 최후의 순간 쯤에 풀 생각입니다."


그 말에 AGS들은 기계임에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행위를 하였다.


"앞으로 영원히 볼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동감이에요, 그런 일은 정말이지 제가 녹이 슬어서 사라질 때까지 없었으면 좋겠군요."


"흥, 나는 지금이라도 알고 싶은데 말이다."

 

"아서라, 분명 되먹지 않은 계획일 걸? 그 주인을 죽이는 방법이라고 평범한 방법으로는 절대 불가능할 거야."

 

".......부정은 안하겠습니다."

"그럼 남은 것은 그 계획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면서 앞으로의 우리들은 어떻게 생활하면 좋은 가 인가?"

 

"그 점에 대해서는 저도 생각해 놓은 것이 있는데 한 번 보시겠습니까?"


베가는 앞으로 AGS들이 하게 될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후 베가의 초청을 받고 사령관이 친목회에 참가하게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