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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내 이야기]
[우리의 첫째 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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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희: 진우야~ 누나 보니까 좋아여?
진우: (웃는 표정)
다희: 아~ 너무 귀여워~
다희는 태어난 지 몇 주 안된 남동생을 안고 연신 사랑을 쏟고 있었다.
우리 가족은 새로 태어난 우리 아이의 이름을 진우(進優)라고 지어줬다. 훌륭하게 나아가는 삶을 살라는 의미에서 그렇게 지었다.
금란: 다희야 진우 맘마먹어야 하니까 엄마가 진우 안아도 될까?
다희: 네? 벌써요?
금란: 아기는 자주 먹고 계속 자야 잘 크는 법이야. 다희가 젖을 줄 순 없잖니?
다희: 아...으....
다희는 어느 포인트에서 부끄러워졌는지 모르겠지만 얼굴에 홍조를 띄며 진우를 금란에게 넘겼다.
금란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한쪽 가슴을 드러낸 다음 진우에게 젖을 먹이기 시작했다.
나: 이제 당신 가슴은 온전히 아들녀석의 차지가 되었구만.
다희: 에?.............. 으익?!.........!!
금란: 당신은 진짜 애들 앞에서 못하는 말이 없어요?!?!
나: 다희가 아무것도 모르는 보통 아이였으면 모를까, 오르카에서 이미 자매들에게서 닳고 닳도록 배워온게 있는데 뭘.... 아얏!! 왜 때려!
금란: 그래도 그렇지 아빠가 되어갖고 못하는 말이 없어. 여보는 일단 맞아야 해요.
나: 다희야... 아빠가 잘못한거야?
금란: 아니 그걸 또 왜 다희한테 물어봐요?!
다희: 으...... 몰라요.....
다희: 맘마 하니까 생각난건데 예전에 레오나 대장님이 맨날 용대장님 앞에서 저를 자기 딸이라면서 맘마먹자고 제 얼굴을 품에 묻어버린 적은 있었거든요.
나: 알지. 그 어딘가 이상한 딸 쟁탈전... ㅎㅎ
다희: 그 사건 이후부터 오르카 언니들이 저처럼 어린 자매들만 보면 맘마먹자고 막 웃옷을 벗으려해서 한동안 시끄러웠죠.
나: 아하, 그랬구나.... 여보도 그랬어?
금란: 제가요? 설마요.
다희: .................................
나: 음? 다희야 왜그래?
금란: ..........;;;;;;;;;
나: 뭐야 여보는 왜 또?
다희: .................엄마..... 제 입으로 말하면 안되겠죠?
금란: 으...응... 그냥 나중에 엄마가 아빠한테 따로 말할께.
나: 뭐야.... 뭘 한거야... 설마 여보도 애들한테 맘마먹자도 한거야? 난 지금 듣고 싶은데.
금란: (부끄러운 표정)
나: 아 이럴 땐 명령권도 안통하고 참... 허허허
다희: "이건 순전히 주인님과의 미래를 대비해서 입니다."
금란: 다희 너?!?!?!??!
나: 오?! 뭔데 그거?!
다희: 엄마가 코코양에게 맘마먹이기 연습을 부탁하면서 했던 말이었어요. 코코양의 입술이 엄마 가슴에 닿기 직전 후사르 언니가 중간에 말리면서 끝나버렸지만요. 에이다가 한소리 한 건 덤이구요.
금란: 크흠......그때는.... 저도 사령관의 사랑에 목말랐던 바이오로이드였고.....아무튼 지금은 아니거든요!!
나: 하하하하하하 아이고야 하하하하 뭐야 여보도 똑같았구만 하하하 아얏!!!! 왜 때려 또?!
금란: 즈영히 흐여 (조용히 해요)
나: 넵........
다희: 그래도 엄마는 좋겠다. 현실세계로 넘어와서 진짜 사령관, 그러니까 아빠도 만나서.
금란: 다희야......
나: 저...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건데 다희야... 엄마가 너보다 먼저 이곳에 와서 아빠랑 결혼한게 마음에 걸리는거야? 본래는 같은 저항군 자매였는데 혼자 사령관의 논 모습이나 다름없는 인간과 결혼해서말야...
다희: 네? 마음에 걸리다뇨? 오히려 반대인데?
나: 반대?
다희: 어차피 오르카에 있었을 때도 저는 너무 어린 개체라서 사령관과 어떠한 관계가 되기는 힘든 상태였어요. 아빠도 아시잖아요. 어린 바이오로이드는 성인 바이오로이드와 달리 서약도 약간 다른 거요.
나: 그...렇지....으음....
다희: 솔직히 반쯤 포기했어요. 어차피 불가능하니까. 그런데 현실세계로 와서 엄마아빠랑 같이 살아보니까 뭔가 새로운 감정이 생겼달까요.
나: 새로운 감정?
다희: 사령관의 본모습인 아빠의 딸이 되고, 저항군에선 자매개체였던 엄마의 딸이 되고 나서야 생긴 감정인데.......
다희: 저는 그냥 두 분 다 사랑해요.
금란+나: 다희야...
다희: 아무것도 모르는 현실세계에 저 혼자 와버렸으면 큰일날 뻔 했는데 다행히 두 분과 만난건 행운이었어요. 오히려 엄마가 이곳에 먼저 와서 아빠랑 결혼한게 다행이란 생각도 들구요.
금란: 아...우리 딸.... 어쩜 이리 기특하니... 엄마는 다희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
다희: 예전에는 동생이었지만 이제는 딸이니까, 앞으로도 행복하게 살아요 우리.
금란은 이미 눈시울이 붉어졌고 어떠한 말도 없이 다희를 꼭 끌어안을 뿐이었다.
나 또한 절로 아빠미소가 나오며 그런 두 사람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나: 다희도 언젠가는 운명의 짝이 나타날꺼야. 학교에서 맘에 드는 남자아이 없니?
다희: 학교 남자애들은 전부 철 없어요. 맨날 장난만 치고 다니고.
나: 하하하, 중고등학교 가면 얘기 달라질 텐데 하하하
다희: 그런가요? 그런데 저 정말 어른으로 자라는거 맞아요?
나: 그럼~ 전에 병원에서 다 봤잖아. 온전히 인간이 된거. 모듈도 없고 뼈도 순수한 인간의 뼈고. 이제 점점 키도 커지고 몸매도 좋아지고 어른이 될꺼야. 다희처럼 예쁜 여자는 남자들이 줄을 서겠지.~
다희: 으......부끄러워요......
나: 만일 남자친구 생기면 꼭 아빠한테 데려오기다? 철저하게 검증해줄테니까. 허허허허
다희: 어....음................................
금란: 여보?
나: 음?
금란: 애한테 벌써부터 부담주지 말고 가서 설거지나 좀 해주세요. 먹었으면 좀 하라구요 제발.
다희: 마자여!
나: 넵.....
훈훈한 분위기에 취해있는 것도 잠시, 두 여자의 등쌀에 못이긴 나는 순순히 싱크대로 향해 접시들에게 분노의(?) 수세미질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설거지를 하면서 바라본 두 모녀의 모습은 마치..... 평화로운 나날을 그려보라 해서 그려낸 그림 중 가장 극상의 그림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따뜻하고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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