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얀순아, 예전부터 쭉 좋아해왔어 나랑 사ㄱ.."

"뭐? 착각하나본데, 난 너 하나도 마음에 안들거든? 어렸을 때 부터 친했다고 기세등등해진거야? 욕을 너무 많이 쳐드셔서 뇌가 이상해졌나?"


그렇게 얀붕이의 마음은 첫사랑과 함께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


둘은 어렸을 때 부터 친했다. 서로의 모친이 학창시절부터 친한 친구였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관계였다.


남아있는 얀붕이의 기억으론 적어도 초등학교 때부턴 꼭 붙어다녔던 것 같다.


하지만 사춘기의 영향일지 둘이 중학교에 올라갈즈음부터 얀순이는 얀붕이를 일방적으로 무시하기 시작했다.


"안녕 얀순아! 오늘은 왜 먼저 갔어? 기다리구 있었는데 너희 어머니께서 너가 오늘은 일찍 나갔다 하셔서."

"너 바보야? 이유가 있으니까 그랬겠지. 꼬치꼬치 캐묻지좀 마. 짜증나죽겠어."

"미안해.."


처음엔 자신이 무언가 실수한 게 있을까 사과도 해보고 요새 컨디션이 나쁜가 싶어 얘기를 나눌 시도도 해봤지만 모두 헛수고였다.


멍청이, 바보처럼 약했던 비하표현은 점점 수위가 높아졌고 인신공격의 빈도도 월등히 높아졌다.


어렸을 때 했던 서로를 좋아한단 약속이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얀붕이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중학교 2학년 2학기가 시작될 무렵부터 폭언은 폭행과 괴롭힘으로 변질되기 시작했다. 아마도 고백이 괴롭힘이 심화된 주 원인이었겠지.

"야, 이새끼가 저번주에 나 부르더니 뭐라는줄 알아?"


"주제넘게 얀순이한테 말 붙이는거냐?"
"얀붕이 요새 잘 나가나봐. 그래서 뭐래?"


"나보고 사귀쟤 어렸을 때 부터 좋아했다고 미친놈 아냐? 집에 박혀서 애니메이션이나 보니까 그런거야 얀붕아."


그 후로 얀붕이는 학교에서의 시간을 시체처럼 보냈다. 얀순이의 눈앞에 띄는 일도 거의 없었다.


"그 새끼 안 보이니까 편하네."

밖에 얀붕이의 실루엣을 보고는 얀순이는 나지막이 중얼댔다.


"얀붕이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전학을 가게 되었어요."

2학년 봄방학이 시작되기 전 선생님의 말씀이었다.




※※※



얀붕이는 소중했고 사랑했던 친구에게 배신당한것을 계기로 사람으로-특히 여성에게로- 향하는 마음의 창을 닫아버렸다.


교내의 성적은 최상위권이었다. 날 무시했던 씹새끼들에게 보란듯이 성공해 보이겠다 같은 생각이 그의 몸을 굴리는 원동력이었다.


학교 친구들과 선생님들은 입을모아 말했다.

"교우관계는 커녕 일상적인 말 한 마디도 없이 공부만 하는게 감정없는 기계같다."


그러나 이런식의 생활을 점차 얀붕이를 좀먹어 갔다.

고등학교를 지나 대학, 군대, 직장을 다님에 있어 사회생활이란 필요불가결인 존재였다.

하지만 트라우마를 극복하는것도 생각만큼 쉬운일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어린시절의 일인만큼 더더욱이 그러하였다.



"얀붕선배!"

그런 그녀와의 만남은 얀붕의 일상에 있어선 유례없는 일이었다.



어째서 저렇게 이쁜 여자가 내 이름을 알고있지 뭐 때문에 부른거지 하는 생각들이 얀붕의 뇌를 휘저어 놓았다.


"첫눈에 반했어요! 저랑 사귀지 않으실래요? 너무 갑작스러우시면 연애를 전제로 교우관계부터 시작하죠."

당돌한 고백에 얀붕은 헛웃음이 나왔다.

"나 아직 너 이름도 몰라.."

"아.. 이얀진이에요! 성은 이 이름은 얀진"


그녀와 교제기간이 늘어나면서 얀붕은 처음으로 남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엄마한테도 안 해본 얘긴데.. 너가 처음이야."



얀진이는 마치 자신이 겪은 얘기인 양 공감하고 눈물 흘렸다.


그녀의 사랑덕분일까 닫겨있던 얀붕이의 마음의 창이 약간은 열리게 되었다.



중학생 때 잃어버렸던 자존감과 마음의 구멍이 얀진이란 존재로 채워지는 것만 같았다.

"선배는 자기가 잘 생겼다 생각 안 하죠? 솔직히 엄청 멋있거든요 키도 크고 밑에도.. 히히.."

"이상한 소리 그만!"



대학 진학이나 군대등의 이유로 사이가 서먹해지고 자연스레 헤어지게 되었지만 얀붕의 인생에 전환점을 가져다준 평생 잊지못할 연인이었다.




※※※



얀붕이는 지망하던 대학에 들어갔다. 외모나 말주변으로 인해 친구도 많았고 새로운 여자친구도 사귀게 되었다.


사람과의 관계를 거부했던 트라우마 덩어리인 예전의 얀붕의 모습이라곤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얀붕도 그렇게 좋은 날만이 계속될줄 알았겠지


띵동 띵동 띵동 똑똑똑똑

'미친 새벽 2시에 누구야.'


인터폰으로 보이는 여성의 실루엣에 비몽사몽인 얀붕이는 현관문을 열었다.

"얀설아 너야? 아무리 남친 집이라도 무슨 꼭두새벽ㅇ.."

'개씨발'


절대 보고싶지 않았던 평생 저주했던 얼굴이 얀붕의 눈앞에 있었다.

극복했다고 생각했던 트라우마가 되살아 나는것만 같았다. 다시 만나면 복수하겠단 생각은 눈 녹듯 사라졌다. 이 상황을 최대한 빨리 회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몸이 똑바로 가눠지지 않았다. 말 한 마디 꺼내기도 힘든 상황이지만 그때처럼 얕보일까 쥐어짜내듯 한 마디를 뱉어냈다.

"어떻게 알고 여기까지 쳐 기어왔어?"

힘들게 심한말을 뱉곤 폭행이나 욕설이 날아올걸 대비하고 있는 얀붕이가 마주한 얀순이는 중학생때와는 달랐다.

"야.. 얀붕아 아..오랜만이네..?"


쾅! 얀순을 거칠게 밀치곤 문을 닫았다. 심호흡을 크게 하며 숨을 돌리려하니
똑똑똑똑 미친사람마냥 노크하며 얀순이 말했다.

"얀붕님 제발 한 번만 한 번만 열어주세요 제발요 말 끝나면 바로 갈테니까. 아니 갈테니까요. 네? 얀붕님?"


아무리 과거에 자신을 괴롭혔다지만 추운 겨울날 여자혼자 복도밖에 세워두는건 마음이 켕겼다. 또 주민들의 눈치도 보이니까 하며 다시 문을 열었다.


트라우마를 마주보는게 가장 훌륭한 극복법이다 란 생각을 하며 마지막으로 얀순과 대화하기로 하였다.

"뭔데? 중학생 때 그렇게 괴롭히고도 못한게 남으셨나? 집에 여자들인거 알면 여친이 화내니까 할 말만 전하고 쳐 나가. 안 그래도 요새 여친이랑 싸워서 좆같은데."

"ㅇ..여친 생겼.. 아 그게 아니고 그.. 중학교 때 일 말인데요.. 사과드리고 싶어서.."

"몇 년이나 지난 시점에 새벽에 쳐들어와선 내가 힘들었던건 다 좆까고 말 몇 마디로 없던일로 하자고?"

"그 소리가 아니라.. 다 이유가 전부터 좋아했고 그때 고백 거절한 것도 장난이었.."


짝!

얀순이의 말은 끝맺어지지도 못한채 입안에 머물렀다.


"장난? 씨발련아 장난? 왜 나 괴롭힌것도 장난으로 팼다고 하지?"

"ㅈ..죄..죄송해요! 제가 말 실수를 그 아직 머리가 정리가 안돼서.. 너무 오랜만에 만나기도 했고 오해도 풀어야하고 그 하고싶은 이야기라ㄷ..."

퍽!

"케헥..ㄲ."

정확히 얀붕이의 오른주먹이 얀순이의 복부에 꽂혔다. 무섭다는 감정따위는 분노에 지배당한지 오래였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과거의 설움을 담아 발길질 했다. 정신을 차렸을 땐 현관 한 쪽에 웅크리고 맞고 있는 산발의 형체가 보였다. 마치 중학생때 자신의 모습을 보는것만 같았다.


"ㅎ..화는 좀 풀리셨나요..?"

"하.. 그래서 뭔 얘길 하러온건데 나 좋아했다는게 뭔소리야 정리해서 말해 또 씹소리하면 존나 패서 내쫓을거니까."


서로 사이에 몇 분가량 침묵이 이어졌다.
먼저 말을 뗀것은 얀순이었다.

"얀붕님은 전학 가셔서 모르시겠지만.."

"바로 해 전학 당한거지 어떤 씨발련때문에"

"ㅈ.. 정정할게요. 저 고등학교 때 해외로 떠났어요.. 아버지 일 때문에요."

"그래서 아버지 일에 내가 지랄할까봐 입막음 하러 왔단거지?"

"그런게 아니에요. 끝까지 들어주세요.. 그 해외로 간다는 사실을 듣게 된게 초등학교 6학년이 끝날 때였어요."


초등학교 6학년이라면 얀순이가 얀붕이를 냉대하기 시작했던 때와도 시기가 엇비슷 했다.

"그래서 가기전에 기억에 남기려고 괴롭혔다 같은 개소리 하려고 쳐 온거란거지?"

"그.. 그게 아니라 언제 한국에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도 몰랐고 무엇보다 서로의 마음에 평생 상처로 남을거니까.. 차라리 저를 증오하게 만들면.."

"좋아 니 마음은 전부 다 알겠어."

"ㅈ.. 정말요? 그럼 그때의 고백 아직 유효ㅎ.."

"꺼져 씨발 쳐 잘 시간이니까. 경찰부른다?"




※※※


그 일이 있고난 후 얀순이는 계속 얀붕이 주변을 맴돌았다. 거기에 더불어 사귀던 여자친구에게선 이별통보를 받았다.

"안 들킬것 같아? 며칠을 다 보이게 미행하면서."

"힉.. 어떻게.."

"뭐 때문에 계속 그러는건데."

"저 아직 못한 말이 너무 많아서.. 연인이 안된다면 가사도우미나 섹파 아니면 노예도 괜찮아요. 돈도 제가 가진 선에선 드릴테니까요. 적어도 대학다니면서 힘들게 알바할 필요는 없을거에요. 또.."

"일단 집에 가서 얘기하자."


'이년을 자기손으로 집에 들이다니 몇 달전 내가 알면 칼침을 놓겠지.'

하지만 트라우마와도 같았던 첫사랑의 대상이 이렇게 비굴한 태도로 돌아왔다는것이 얀붕에겐 묘한 끌림을 주는것 같았다.


"그래서 마저 얘기해봐."

"저.. 해외에서 돌아올 때 돈말곤 들고온게 없어서.. 그 잘 곳이라던가.."

"우리집에서 재워주는 조건으로 일을 시켜달라고?"

"네! 무슨일이든 시켜만주세요!"

"좋아 대신 내가 여친이 생기면 곱게 쳐 나가는게 조건 오케이?"

"네!"


얀순의 요리실력은 꽤 훌륭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메뉴를 꿰고 있는것도 그랬지만 음식의 간이나 맛도 꼭 맞는게 사랑이 담긴듯 했다.

가사 또한 훌륭히 해냈다. 빨래면 빨래 청소면 청소 가끔 한 두개씩 빨랫감이 없어지거나 했지만 몇 번이고 사과하며 배의 돈을 건네곤 했다.


마음에 안 드는 점이라면 밤늦게 나가는것을 막는것이나 지나치게 밖에서의 일을 캐묻는것이었다.

"너가 한말 기억 안나냐? 이유가 있으니까 캐묻지 말라고 꼬치꼬치 좆같다며."

"그치만 그때 한 말은 다 진심이 아니었어요. 전 진짜로 얀붕님을 사랑하는데.."

"그리고 밤늦게 나가지 말란건 왜 그러는데 내가 애새끼냐? 니가 놀아줄거야?"

"그치만.. 저희 초등학교때 밤늦게 나갔다 길 잃어버린건 기억 안나세요? 술이면 같이 마실테니까 나가는건.."

"좆까 니보다 친구들이랑 먹는게 재밌어 나 나간다?"

"ㅅ..싫어! 가지마.. 싫어 다시 떨어지긴 싫어요.. 제가 같이 마신다니까요? 전 뒤에 일까지도 해드릴 수 있어요. 가학적인것도 다 받아드릴테니까.. 뒷탈도 없을거라구요..?"


어렸을 때 부터 꿇리지 않던 외모와 성인이 되면서 급성장한 몸매 아무리 얀붕이라도 이런 여자가 발밑에 매달려 애원하는 상황을 걷어찰 정도로 멍청하진 않았다.

오히려 얀붕이 속에 숨어있던 가학성을 끌어내기엔 최고의 소재였다. 특히 술이 들어간 오늘같은 날엔 더더욱


"아.. 취하셨.. 안되는데.."

"저.. 처음이니까 상냥하게에.."

"닥쳐 난 처음도 아니고 뭔짓이든 다 받아준단건 니가 먼저 꺼낸 말이잖아?"

"그럼 전희라도! 그냥 넣으면 아프다고 들었!"

"하 씨발 왜 이렇게 징징대 나 나간다?"

"죄송해요 잘못했어요 닥치고 있을테니까.."


그 하늘같던 얀순이가 자기 밑에 깔려선 애원한단 사실은 얀붕이를 자극하기엔 충분하다 못해 넘쳐흘렀다.


"처음엔 입으로 봐줄테니까 니가 알아서 적셔놔"

"처음이라.. 입으론 잘 못할슈도.."


얀순이가 손으로 비부를 질꺽대며 말했다. 처녀란 말이 무색하게 벌써 표정은 녹아내려 있었다.


"못하면 갖다 팔꺼니까 능력껏 해 십년아"

"녜헷..♡"

츕.. 하♡ 츄읍.. 쥽. 쥬릅.. 츕♡ 후아..

어허헤혀? 기훈호흐힌가혀? 하며 펠라에 집중한다.

쥬릅.. 쯉 츄보.. 츕♡ 쮸우웁.. 쬭 하아♡하..
"쉬지마"

"네혜♡ 졔성해여.. 졔서 켸헥♡♡"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얀순의 뒷머리를 붙잡고는 자신쪽으로 끌어당겼다.

끄륵.. 끅..

목 뒤쪽까지 닿아서 공기의 유입을 막는 얀붕의 거근으로 인해 얀순의 입에선 공기끓는 소리밖에 나지 않았다.

몇 분동안 얀순의 상황은 신경도 쓰지 않은채 자신의 기분만을 생각하며 쾌락에 달했다.


카학♡!! 쥭.. 하악♡ 헥 흐윽.. 쥬글뻔해타하..♡


"아래 쥰비 끄나서혀..♡ 그대로.."

"나도 끝났는데? 씻고와 자게"

확실히 주도권을 잡으려 빈말을 던졌다.


"에..? ㄱ.. 거짓말 여친이랑 하실땐 더 길게 하셨잖아요?"

"넌 내 여친도 아니고 괜히 임신할지도 모르는데 뭐하러 본방까지 해."

"ㄱ.. 그치만.. 지금 넣어달라고 애원하는데.. 처녀라구요? 평생 한 번밖에 없을 순간이라구요?"

"그렇게 원하면 빌기라도 해야지 안 그래?"

술기운 탓일지 복수심 탓일지 얀붕의 가학심은 끊임없이 끓어댔다.



"아..♡ 졔성해여.. 얀붕님께.! 주제도 모르고 깝쳐댔던 마조 암컷한테.. 벌쥬세요♡"

"내가 일어날까? 아니지?"

"가만히 계세혀 제가 다 해드 힛♡"



"허리 움직여 씨발 넣으면 끝이냐?"

새하얀 얀순의 엉덩이를 몇 대 때리며 명령했다.



"제송.. 너무 져하서♡ ㅁ..머리가 이상.. 뇌가 타는거갸해.. 힉♡ 움직이면.."

살이 부딪히고 비부의 결합부에서 거품이 끓는소리가 방을 채워간다.

햑♡ 샤랑 흣.. ㅅ..랑해 평새행.. 평생 ㅎ..힉! 함 꼐헤니가..♡



"키스해줄까? 아양좀 떨어봐"

아.♡ 해져 힉.. 근데 멀 어떠켸 츕.. 츄룹..♡

쾌락에 미쳐 반쯤 정신이 나간 얀순이에게 짧게 키스했다.

"죠아써여.. 갼 헥.. 사한니다.. 아.. 아 또 ㄱ.. 가핫♡♡"

몸을 움찔움찔 떨며 질을 죄어오는 얀순이 머리를 꺾으며 크게 절정하는 모습에 부각되는 목을 양손으로 조였다.

물음표를 띄우는것처럼 당혹스러운 눈으로 날 응시했다

끅.. 크륵..♡ 케흑.. 쌔핵. 쌔핵..♡

얼굴이 빨개지는게 매력 포인트였다. 아까 펠라때완 달리 세게 조이니 공기 새는 소리만 난다.

한계인지 내 손을 두드리기 시작한다.

"10초만 더 참아."

캬흑!!! 카학! 헤윽.. 헥.. 하아.. 후으..♡


너무 가버린건지 목을 조인 탓인지 움직임이 없이 가운데 가슴만 오르락 내리락 하는게 신기했다.

"조용하니 이쁘네"

땀과 타액에 젖은 얀순이를 깨워 씻기곤 같이 잠에 들었다.




※※※


얀순과 같이 지낸지도 5달이 지났다.

"다녀오셨어요 얀붕님~ 오늘도 밥과 얀순이 코스요리에요~"


과격한것만 빼면 사실상 연인사이의 생활임에도 얀순이는 날 얀붕님이라 불렀다.

자신 나름의 속죄라며 어물쩡 넘어갔지만 때문에 사랑이나 연심이 아닌 죄책감때문에 내 집에 남아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얀순아 예전에 했던말 기억해?"

"어떤거요? 혹시 결혼? 몰라몰라 그런건 기억 못하니까 다시 프러포즈 해조잉"

"아니 그거 말고 여친생기면 나가달라고.."

"아.. 확실히 그게 계약 조건이긴 했..죠?"

"나가줬음 좋겠어 이틀 안으로"



얀순이의 표정이 차갑게 굳는다.

'고백을 거절당했을 때 나도 이런 표정을 하고있었겠지.'

"정말.. 정말로.. 진짜로.. 나한테는 아무감정도 없었어?"

"어 그때부터 쭉"

"얀붕아 한 번만 다시 생각해주면 안돼? 나같이 헌신적인 여잔 어디가서 못 만날걸? 진짜로? 이렇게 버려놓고 나중에 다시 돌아오라 해도 안 올거니까"

"울지말고 처음부터 잘못된 관계였잖아."

"그럼.. 내일 낮.. 아니 아침에 나갈게.. 오늘 밤이 마지막.."


얀순이는 하루종일 기운이 없었다. 첫날에도 안한 실수들을 남발했다.


"아 그릇 깼다.. 미안해.. 실수하면 내쫓는다 했는데.. 헤헤.."


"미안.. 좀 태웠어.. 집중이 안되서 이해해줘.. 내일이면 나갈거니까.. 난 미리 방에 가있을게.."


그릇을 치우고 방에 가니 조신하게 앉아있는 얀순이가 있었다. 커튼 사이로 들어온 은은한 달빛을 반사하는 피부가 평소보다 예뻐서 잠깐 넋을 놓고 쳐다볼 정도였다

"얀순아 오늘은 그런거 없이 평범하게 하자"

"그런거라니 어떤..?"

"평소처럼 너 힘든거 하지 말자고 마지막이니까."


평소와 다르게 전희부터 시작했다. 차근차근 절차를 밟아서 목부터 쓸어 내려갔다.

"얀붕아 있지.. 평소대로 하면 안될까.. 솔직히 하나도 안 좋아서.."

"그래도 맞거나 하면 아프잖아."

"그흑.. 그치만.. 나같은게 할 수 있는게 그것밖에 없잖아! 세상 누구보다 널 사랑해 그치만 중학생 때 했던짓이 내 사랑을 가로막아. 다른 어떤것도 아닌 과거의 나란 씨발련 때문에!"

이런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다.

"얀순아?"

"하지만 사랑하는걸 진짜 사랑하는걸? 사랑하는 사람한텐 뭐든지 해줄 수 있는거잖아? 너한테 맞는거 하나도 안 아파 오히려 너가 기뻐하고 기분좋으면 나도 기쁜걸."

"얀순아 미아.."

"내 말 끝날때까지 닥쳐! 솔직히 니 가학성 채워줄 여자 나 말고 만날 수 있을것 같아? 내가 일부러 존댓말에 얀붕님 하면서 비위맞춘것도 다 너 때문이었어 너가 좋아했으니까 그러면 다른 여자한테 관심 안 줄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근데.. 근데 왜.. 어째서.. 나만 사랑이었다고? 말도 안 되잖아.. 그렇게 노력했는데.."

"얀순아 그러니까 내 말좀.."

"다시.. 다시 한 번만 생각해주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무슨일이던 사과 할테니까. 제발요.. 아까 제가 맞는건 하나도 안 아프다고 했죠. 사실 거짓말이였어요. 거짓말 해서 죄송해요.. 저도 사람이라 맞는거 아프고 싫어요 근데 얀붕님이 좋아하는 모습 보면 하나도 안 아팠어요. 그런데 지금은.. 지금은 마음이 여기가 너무 아파.. 아파서 죽을것 같아.. 너한테 맞아서 처음으로 아파.."

"첩이어도 괜찮아요. 곁에 있게만 해주세요. 가정부나 아니면 지금처럼 세컨 노예 취급이어도 좋으니까 제발..."

"얀순아 알겠어 알겠어 울지 말아봐 잠시만 있어봐 잠시만"

"가지마 가지마.. 가면 나 죽을거야.. 여기서 죽을거라고!"

얀순이는 상당히 불안해 보였다. 벼랑 끝에 몰린 사람처럼 위태로웠다.



"얀순아 미안해. 지금까지 다 거짓말이었어. 니가 진짜 나를 사랑하는지 말로 물어볼 자신이 없었어. 그때 처럼 또 거절당할까봐 너무 무서워서 또 도망가는 길을 선택한거야."

"그럼.. 다 거짓말이야?"

"어 전부 다 거짓말이야 미안."

"그럼 나 좋아한단것도 다 뻥이야..?"

"아니 거기까지 말고 여친생겼다는게.."

"그럼 그럼 계속 여기서 살아도 되는거지!?"

"여기서 뿐이 아니야 평생 나랑 살자 내가 어딨던지 너가 함께 있는거야."

"나 그치만 너한테 나쁜짓 많이 했는데.. 아직 나한테 화난것도 있을거잖아.. 그런데.."

"다 풀렸으니까 괜찮아. 너도 몇 달 동안 고생했잖아?"

"아니야 고생은 얀붕이.. 아니 얀붕님이 저같은거 데리고 사느라 하신게 고생이죠.. 사랑해 정말로 내 평생을 다 바쳐서 모실게요!"

"그리고 얀붕님 호칭은 좀 그렇다."

"그럼 오늘부턴 서방님~♡ 하고 부를게.. 아.. 또 커졌다♡"
꺄학♡ 과격해엣.. 평소보다.. 이힉!!♡





※※※



"여보야, 오늘도 일찍 와야해요. 얀순이가 기다리고 있어요."

"저두요! 아빠 빨리 보고싶어요!"

"알겠어 갔다올게 울 따님두 잘 있으셔."

"아빠 늦게오면 엄마 또 울어!"

"자기 요새도 울어?"

"얘가 무슨 말을 아빠 걱정시키지 말구 빨리 보내드려"

"아빠 빠빠이~"
그 말을 하곤 딸은 자기 방으로 쌩 사라졌다.


"다녀와.. 벌써 남편성분이 부족한것같아.."


둘만 남은 틈을 타 뒷목을 끌어당겼다.
츄.. 츄웁.. 츄♡

"이걸로 하루 버티고 있어 갔다온다."

"녜헷.. 셔방니힘♡.. 다리 풀려따..."


내 아내는 다루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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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줘서 고마어 물병자리 얀데레짤 보고 써왔음
가능하면 후일담도 써볼게요

엔터 치는거 어디서 몇번 해야될지 어렵네 폰이랑 컴이 간격이 달라서 폰으로 써서 컴으로 옮기고 수정하다 보니까 어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