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소식듣고, 아주 빠르게! 써오느라 개연성과 고증이런건 개나 주고 왔다.


더군다나 이게 얀데레 맞냐?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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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엑.. 헤엑.. 구, 구미호님! "



한 소년은 힘겹게 달려와, 새하얀 여우귀와 9개의 꼬릴 가진 아름다운 여자에게 구미호라 부르며 다급한 듯 말을 걸었다.



" 음? 네 녀석이로구나. 또 놀아달라는 것이냐? "


" 그게 아니에요! 어떤 남자가 마을에 와서는 마을을 보살펴 주시는 구미호님이 없어져야 모두가 풍요롭게 살거라고 말하고 있어요! "


" 뭐야? 그런 터무니 없는 소리를.. "



구미호는 혀를 차며 담뱃대를 물었다.



" 구미호님도 잘 아시다시피, 저희 마을이 잘 살게 된 것은 구미호님 덕분인데.. 기근이 한 번 들었다고 모두가 그 남자의 말에 동요하고 있습니다.. "


" 하, 이 몸이 직접나서야 하는 겐가? 이거 참 귀찮구나. "



꽤나 귀찮다는 표정을 짓고선 자리에서 일어나 담뱃대를 문채 소년과 함께 마을로 향했다.



마을에서는 삿갓을 쓴 사내가 주민들을 불러다 구미호가 없어져야 기근을 견뎌내고 모두가 풍족하고 풍요롭게 살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 토속 신이라고 여기는 구미호의 잘못입니다! 그 마수를 무찔러야만 여러분들이 풍요롭게 지낼 것 입니다! "


" 하긴.. 매번 그 여우에게 재물을 바치니, 우리가 먹을게 있어야지! 전부터 짜증났다고! "


" 그러니깐 말야.. 이 참에 그 여우를 죽여버립시다! 그러면 우리 모두 많이 남을게 아니오? "


" 네 이놈들! 어느 안전이라고 그런 말을 함부로 지껄이는 게냐! "



구미호는 담배를 뻐끔뻐끔 펴대며 모여있는 무리를 가로질러 사내 앞에 섰다.


좀 전까지 죽이자고 그러던 주민은 구미호의 등장에 깜짝 놀라며 머릴 조아리며 뒤로 물어났다. 그런 주민을 째려다보고선 사내에게 시선을 옮겼다.




" 네 녀석이 뭐하는 작자인지는 몰라도. 너희들은 내게서 얻은 것이 많지 않느냐?


그리고, 다른 곳은 흉년이 들었을 때 너희들은 아사해서 죽는 이들은 커녕, 풍년이였지 않느냐!


요 근래 내 기가 약간 허해져서 처음으로 기근이 들었다만, 이는 곧바로 여름이 된다면 회복할 수 있느니라! "




그러자 삿갓을 쓴 사내는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다 쌍비조를 꺼내어 구미호에게 위협을 가했다.


하지만 구미호는 어느새 사내의 허리춤에 있던 검을 집어들어 남자의 목에 날을 세웠다.




" 오호라, 일본도구나. 썩을 왜놈 녀석이 왜 여기서 주민들을 선동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네 녀석의 계획은 실패한 것 같구나. 날 죽이려면 아직 천년은 이르다. 어리석은 녀석아!


목숨만은 살려줄테니, 여기서 순순히 꺼지는 게 좋을 거다. 그렇지 않다면 내가 네 녀석의 목숨을 당장 빼앗을테니 말이다. "




구미호는 칼을 좀 더 빼들었다. 그러자 날이 사내의 목을 조금씩 파고들어, 목을 타고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 이래도 물러설 생각 따윌 하지 않는구나. 정녕 죽고 싶은 게로군? 좋다. 일벌백계라고 하였으니, 네 녀석을 죽여 본보기로 보여줘도 괜찮겠구나. "




구미호는 검을 고쳐잡더니 순식간에 사내의 목을 베어냈다. 하늘에 검붉은 피가 솟구쳤고, 구미호는 죽은 사내의 머릴 들고선 주민들에게 소리쳤다.




" 잘 듣거라. 너희들의 풍요로움에 재앙과 재난이 닥치지 않은 이유는 바로 나 때문이다!


헌데, 금년에 처음 든 기근에 나를 죽이겠다고 하는 것은 네 녀석들의 어리석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내게 바칠 재물을 줄이거나 늘리는 건 상관없다. 하지만, 내가 배푼 은혜를 배은망덕한다면 네 녀석들 모두! 온전치 못할 것이다! "




말을 마친 구미호는 사내의 머리를 바닥에 떨어뜨리곤, 일본도를 챙겨 소년과 함께 본인이 머물던 곳으로 돌아갔다.


구미호가 돌아가자, 마을 주민들은 역시 구미호님이라며 믿어야한다는 쪽과 죽여버려야 한다는 쪽으로 분열이 일어났다.







그것을 알지 못한 채, 머물던 곳으로 돌아온 구미호는 소년과 함께 마루에 앉아 떡을 먹으며 이야길 나누었다.




" 저.. 구미호님.. "


" 왜 그러는게냐. "


" 저.. 무슨 일이 있더라도, 구미호님을 꼭 지킬게요! "


" 뭐? 아핫, 아하하하하! 그것 참 웃긴 농담이로구나! "


" 노, 농담이 아니에요.. 진짜.. "




우물쭈물해 하는 소년의 머리를 구미호는 미소지으며 상냥하게 쓰다듬었다.




" 난 지켜주지 않아도 된단다. 내가 아닌, 도움과 보호가 절실히 필요한 사람에게 그렇게 하려무나. "


" 그, 그럼 구미호님이 도움과 보호가 필요해지면.. 그 때는 지켜도될까요..? "


" 흠, 뭐. 그런 일은 생기지 않을 것 같다만. 그 때는 그렇게 해도 좋겠구나. "




기가 팍 죽었던 소년은 언제 그랬냐는 듯 해맑게 웃으며 미소로 구미호에게 화답했다.


하하호호 즐겁게 이야기 하다보니, 해는 이미 저물어 하늘은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 아, 벌써 시간이.. 이만 가볼게요. 구미호님! "


" 멈춰라. "


" 네..? "


" 이 녀석아. 밤 중에 산을 내려가겠다니.. 말이 되는 소릴 해라. 산짐승이라도 만난다면 어쩌려고 그러느냐? "


" 에, 그렇네요.. "


" 저녁도 해줄테니, 먹고 자고 가거라. "


" 그래도 되나요..? "


" 안된다는 법이 있다더냐? "




구미호는 소년을 데리고 집 안으로 들어와 저녁을 준비해 같이 먹었다.


식사를 거의 끝마칠 때쯤 소년의 행복한 표정에 구미호는 미소지으며 그에게 말했다.




" 꽤나 즐거운 표정이구나. "


" 아, 저.. 이렇게 저녁 먹는게 처음이라서요.. "


" 응? 무슨 소리냐? "


" 고아라서요.. "


" 아아, 미안하구나. 괜한 걸.. "




그러자 소년은 괜찮다고 말했고, 빈 그릇을 치우며 설거지는 자신이 하겠다고 했다.


그런 소년의 뒷모습에서 쓸쓸함이 묻어나오는 걸 느낀 구미호는 뭔가를 한참 골똘히 생각했다.


마을 주민들은 재물을 바치거나 뭔가 자신의 일들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만 자신에게 찾아와 도와달라고 말한다.


그렇지 않아도 필요할 때만 찾는 마을 주민들이 조금은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던 찰나였는데, 오늘 일로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었다.


하지만 이 소년은 자신에게 호기심을 갖고 찾아와 말도 걸고 놀라달라고 하고. 마을의 상황이라던지 마을에 퍼지는 소문에 대해 자신에게 말해주었다.


소년 덕분에 웃음을 잊고 살던 세월이 무색하게 소년과 이야기를 하거나, 소년을 떠올려도 웃음이 나는 자신이였다.




' 아- 이 얼마나 순수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존재인가?


반드시 너를 지켜서 어엿한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너를 기르는게 옳은 거겠지?


내가 네 보호자가 되겠다.


그렇다면 넌.. 나만을 바라보아야겠지? '




그런 생각을 하며 소리없는 미소를 지었다. 시간은 흘러 구미호와 소년은 함께 이부자리에 누웠다.




" 저, 구미호님. "


" 응? "


" 감사해요.. "


" 뭐가 말이냐? "


" 오늘 같이 있게 해주셔서요. "




구미호는 몸을 돌려 소년을 마주본채 볼을 쓰다듬었다.




" 곰곰히 생각해보았는데, 내가 네 녀석의 보호자가 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


" 네, 네? "


" 내가 널 길러줄테니, 여기서 지내라는 소리다. "


" 그, 그래도.. 구미호님이 귀찮으실텐데.. "


" 네 녀석이 여기와서 내게 놀아달라고 한 그 때부터 이미 귀찮아졌으니라. 그러니, 그런건 신경쓰지 말란 말이다. "



소년은 작게 웃으며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 구미호는 밤이 깊었다며 등불을 끄고는 소년의 곁에 누웠다.


소년이 잠들자, 구미호는 소년의 볼을 쓰다듬고선 품안에 안았다.



" 내 무슨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너 만큼은 지켜주겠다. "



소년은 구미호의 말을 알아들은 것인지 조금 더 품안으로 파고 들었다.







-









그렇게 구미호와 소년이 같이 지내며 살게 된지 몇 달이 지난 어느날 밤이였다.


마을에 갔다온 소년은 구미호에게 마을사람들 반응이 심상치 않다며 큰일이 날 수도 있을 거 같다고 말해줬다.


하지만 구미호는 신경쓰지 않는다며, 이제 자신이 신경쓰는 건 소년 하나뿐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곤 여느때와 같이 구미호는 소년을 껴안고 잠에 빠졌는데..




" 음, 으음.. "




쿠당탕 하는 소리에 잠에서 깬 구미호였다. 문 밖으로는 희미한 불빛들이 보였으며, 소년의 목소리와 장정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 비켜라, 꼬마야! 지금 당장 저 여우년을 죽여야 해! "


" 왜들 이러시는거에요!? 구미호님은 저희에게 주신 도움이 많단 말이에요! "


" 도움? 매번 재물을 바쳐야하고, 바치고나면 남는 것 따윈 없다고! 꼬마 너도 죽기 싫으면 비켜! "


" 웬 소란인 것이냐! "




문을 박차고 나온 구미호는 사람들 앞에 섰다.




" 제발로 나오다니, 배짱이 좋으시구만 그래. 네 년을 잡아 족치러왔다. "


" 날 죽이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했을텐데. "


" 흥, 한낱 여우 주제 뭘 안다고 그래! "


" 하아, 이래서 인간들이란.. 무지하기 짝이 없군. "


" 구, 구미호님.. "


" 들어가 있거라. "




소년은 울먹이며 어쩔 줄 몰라했으나, 구미호는 괜찮다는 듯 소년을 안심시켰다. 그리고는 검집에서 검을 꺼냈다.


그러자 장정들도 바라던 바였던 것인지 무기를 들고 덤벼들었다.


하지만 장정들은 구미호의 칼놀림에 하나 둘 픽 쓰러져갔고, 장정들은 당황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 왜 그러는 것이냐? 어서 덤비지 않고? "


" 윽.. 죽여버려! 죽여버리란 말야! "




대장 같은 사내가 소리치자, 장정들이 한꺼번에 달려들었다.


수많은 장정들과 구미호는 계속해서 싸워나갔다. 하지만 머릿수에서 불리하게 싸움을 계속 해나가던 구미호는 예상치 못한 공격에 치명상을 입었다.


구미호는 진이 빠진 채 가쁜 숨을 내쉬며 검에 기대 몸을 지탱했다.




" 하아, 하아.. 고작 이 것 밖에 안되는 것이냐! 어서.. 어서 덤벼라, 멍청한 녀석들아! "




사내들은 계속해서 공격해왔고, 구미호는 공격을 막아내며 사내들을 베어나갔다.




" 끝이다! 이 마수새끼야아! "


" 큿..! "




상처때문에 완벽해 보이던 구미호의 공격에도 빈틈이 생기자 그 빈틈을 파고들어 공격을 했다.


구미호는 이제 죽는구나 하며 눈을 질끈 감았지만, 검에 찔리는 감각은 커녕 멀쩡했다.


질끈 감았던 눈을 떠보니, 소년에게 푸른 빛이 감돌며 소년은 맨손으로 검날을 잡아 검을 멀리 던졌다.


구미호는 푸른 빛을 보자, 잠시 깜짝 놀랐지만 이내 곧 소년을 진정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잠시 기를 모았다.




" 히야아아아아앗! "




소년은 장풍을 쏘며 장정들을 날려보냈고, 마지막 남은 대장같은 사내에게 엄청난 기를 모았지만.


구미호가 다가가 그를 안으며, 더 이상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리곤 한 손에 쥐고 있던 칼로 사내를 베어냈다.



" 어서 들어가서 자도록 하자꾸나. 키가 크지 않으면 어쩔려고 그러는게야. "


" 그치만.. 구미호님의 옷에 피가.. 상처가.. "


" 아아, 신경쓰지 말거라. 옷이야 갈아입으면 되고, 상처야 치료하면 금방 낫게 될테니까 말이다. "



그 일이 있은 후로부터 남자아이와 구미호는 관계가 돈독 해져갔다.
















시간이 흘러, 남자아이는 한 명의 장정이 되어 무관시험을 통과해 나라에 혁혁한 공을 올린 장군이 되었다.


여러 전쟁에서 장군은 항상 푸른 기가 돌았으며, 그걸 본 군사들은 푸른 장군이라고 별명을 붙여 불렀다.


장군에게 푸른 기가 돌면, 그 전쟁은 장군의 승리로 끝난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장군의 힘과 그 군사들은 강력했다.


장군은 종전을 맞이해, 구미호에게 돌아왔고. 구미호는 그를 아주 반갑게 맞이하며, 여러 전쟁을 하며 만나지 못했기에 못했던 말들을 나누었다.



" 저, 구미호님. "


" 왜 그러느냐? "


" 슬슬 말할때가 된거 같아 말씀드립니다. "


" 뭘 말이냐? "


" 그게.. 그러니까.. "


" 도대체 뭐길래 그리 뜸을 들이는게야? "


" 저, 혼인 하려고 합니다. "


" 뭐라? "


" 좋아하는 여자가 생겨서 혼인하려고 합니다. "



장군의 말에 구미호는 표정이 일그러졌지만, 이내 곧 표정을 펴고 장군을 안고서 말했다.



" 벌써 그런 나이가 되었구나.. 그렇게 작던 네가.. "


" 하하, 이렇게 클 수 있었던 것도 다 구미호님 덕분입니다. "


" 그렇지만, 어떤 계집년인지 보고나서.. 내 허락하겠다. "


" 예? "


" 왜 그러느냐? 네 부모처럼 널 애지중지 키웠는데, 혼인할 여자의 얼굴도 못보는 게냐? "


" 아, 아닙니다. 구미호님. "



장군은 구미호에게 혼인할 여자를 데려오겠단 약속을 하고, 정확히 일주일 뒤에 찾아왔다.


여자를 보고선 담뱃대를 뻐끔뻐끔 펴대며, 네가 원하는 대로 알아서 하라고 장군에게 말은 그렇게 했지만.


구미호는 그 여자를 본 순간 장군이 괘씸하고 배은망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어째서? 나를 네 녀석의 아내로 맞이하여도 모자랄 판에 어째서 그런 근본 없는 년을 데려와 혼인한다고 하는게냐? 그리고.. 내가 널 키워준 은혜는? 은혜는 무시하려고 하는 것이냐? '



장군과 여자가 돌아가고 깊은 밤이되자, 구미호는 냄새로 그 여자의 흔적을 쫓았다.


냄새를 쫓아 도착한 곳은 어느 대감의 집이였고, 그 여자는 대감에게 가랑이를 벌리며 장군은 순진하다고, 조금만 구슬리면 돈을 쉽게 얻을 수 있을거라고 말했다.


그걸 들은 구미호는 화가 치밀어 지금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관계가 끝나고나서 여자 혼자 있을때를 노려, 갈기갈기 온몸을 짖이겨 놓았다.


나중에 대감의 신고로 인해, 사건이 알려지게 되었고.


살인이 일어난 그 고을의 사또의 요청으로 왕은 장군에게 수사권을 주었고, 참담한 심정으로 수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살인 사건의 수사만 하랴. 절도, 상해, 강도, 강간 등등 여러일을 조사하고 처리하느라, 살인 사건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


그리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여러 사건 때문에 마주친 여인들이 하나 둘씩 심장만 없어진 채 죽어나가게 되었고.


장군은 연쇄 살인사건으로 발전된 현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채 끙끙 앓다가, 구미호를 찾아갔다. 어쩌면 구미호는 알지 않을까 하며.




' 지금 시간이라면 구미호님도 주무시겠지. '


" .. 늦은 시간에 네가 찾아오다니. 별일이구나. "


" 아, 아직 주무시지.. "


" 때마침 자려고 했던 참이다. 오는 길에 산짐승은 만나지 않았느냐? "


" 예. "


" 다행이구나. 그나저나 지금 찾아온 건, 할 말이 있어서 온 거 아니느냐? "


" 아, 예. "


" 그렇다면 들어오너라. 차라도 마시며 이야기 하자꾸나. "




구미호를 따라 집안으로 들어간 장군은 이 방이 아직도 이렇게 컸었나하고 느꼈다.


자신이 성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방의 크기는 어릴때 크다고 느꼈던 그 크기였다.




" 그래서 무슨 일이느냐? "


" 큼, 혹시 구미호님이라면 아실까해서 찾아왔습니다. "


" 뭘? "


" 요즘 이 고을에 연쇄 살인사건이 일어나서 조사하고 있는데.. 혹시 범인을 알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찾아왔습니다. "


" 흥, 말이나 되는 소릴하거라. "


" 그래도 신통력있는 구미호님이니.. "


" 도와달라는 게냐? "


" 예.. 이러다간 전하의 신뢰마저 잃을 것 같아 두렵습니다. "


" 그깟 왕이 뭐라고. "


" 하지만 신뢰를 잃게된다면, 저는 직장을 잃게 되겠지요. "



구미호는 웃으며 담뱃대를 물더니 뻐끔뻐끔 펴댔다. 살랑거리는 하얀 아홉 개의 꼬리가 달빛에 비춰진채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 내 하나만 묻도록 하겠다. "


" 예? "


" 네 녀석은 부모를 저버린 자식이 왕을 섬긴다는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 "


"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임금을 충으로 섬기는 것은 부모를 효로 섬기는 것에서 비롯되었기에.. "


" 그렇담, 네 놈은 불가능한 짓을 하고 있구나. "




그러자 갑자기 방안이 붉게 물들더니, 문과 창에는 붉은 부적이 붙어 열리지 않게 되었다.


장군은 갑작스레 일어난 일에 어버버거리다, 칼을 내빼들었다.




" 그 칼은 집어 넣거라. 네가 내 말을 잘 듣는다면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약속하마. "


" 이, 이게 무슨.. "


" 아직도 모르겠느냐? 내가 한 질문의 의도가 무엇인지. "


" 무슨 말씀이신지.. "


" 순수하다고 해야할지, 순진해야 하다고 할지. "




구미호는 잔에 담긴 차를 다 마시고선 자리에서 일어나 상자를 꺼내 장군에게 건내었다.




" 뭡니까..? "


" 열어보게나. "




장군이 상자를 열자, 상자안에는 말라 비틀어진 심장이 몇 개씩이나 들어있었다.




" 이, 이 무슨..! "




장군은 기겁하며 상자를 떨어뜨렸고, 구미호는 상자를 주워 다시 닫아 원래 있던 곳에 넣었다.




" 네가 혼인하겠다고 데려온 그 더러운 년은.. 네가 높은 자리에 있으니, 그저 재산을 빼앗아가기 위해 너와 혼인하려고 했었다. 대감에게 잘도 가랑일 벌리더구나.


그래, 여인네들의 심장을 파내 죽여버린건 나다. "


" 도, 도대체.. 왜 그러신 겁니까.. "


" 왜? 아직도 이유를 모르겠느냐? "




구미호는 장군에게 다가가자, 구미호의 눈이 푸르게 변하더니.. 장군과 같은 푸른 기가 돌기 시작했다.




" 나도 네 소문은 들었다. 푸른 기가 돌면 전쟁은 네 승리로 끝난다는 소문말이다.


하지만 그 푸른 기가 어디서 온거라 생각하느냐? 모두 다, 내게서 비롯 된 것이다.


네 녀석은 내가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니란 말이다. 근데 그런 근본 없는 년들이랑 엮여서 내 곁을 떠나, 그런 창년들이랑 혼인을 하려고 해? "


" 마,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말씀이 너무 지나치십니ㄷ- "


" 이젠 내 말도 믿지 못하고 듣지도 않겠다는 것이느냐..? 좋다, 네 좋을대로 하거라. "




그렇게 말하자 장군의 눈앞에 하얀 섬광이 일더니, 의식을 잃었고. 시간이 지나 눈을 떴을 땐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자신과 구미호가 함께 지내던 집과 구미호가 물고 있던 담뱃대와 구미호의 흔적마저, 모조리 싹 없어졌다.






-







몇 년이 흘러, 사건은 미제로 남게 되었고. 장군은 복직하였으나.. 여러 전쟁에서 이름을 날렸던 장군은 구미호의 말대로 구미호가 사라지니 아무 것도 아니게 되었다.


푸른 장군은 더 이상 예전 같지 않아져 지휘권을 잃기 시작했고, 자신은 한 적이 없었으나 반란을 모의 했다는 죄까지 뒤집어 써, 왕의 신뢰를 완전히 잃은 장군은 유배당했다.




모든 것을 잃은 장군은 자결하려고 하였으나, 유배지의 마을사람들에게서 꼬리가 아홉 개인 여우를 봤다는 이야길 듣고선 어느 산으로 향했다.



산을 오르고, 또 올라서 산 중턱에 다다르자. 익숙한 실루엣이 보였다.


하얀 꼬리와 여우귀가 달린 여인.


구미호였다.


장군은 집 마루에 앉아 담뱃대를 물고 있던 구미호에게 재빠르게 달려가 울며 무릎을 꿇었다.




" 구, 구미호님.. "


" 씁, 후우- "


" 제가 멍청했습니다.. 한번만, 한번만 용서 해주십시오.. "




구미호는 마루에서 내려와 담배를 길게 빨아당긴 다음, 내뱉고선 장군의 턱을 자신의 얼굴 가까이 당겼다.


지그시 한참을 바라보다, 구미호는 장군의 입에 입을 맞추더니 그의 입안을 혀로 휘저으며 탐닉했다.


장군은 크게 놀란 반응이였으나 그녀에게선 벗어날 수 없었다.


구미호가 장군에게서 입술을 떼자, 입술과 입술 사이에 실처럼 가늘게 침이 늘어났다.




" ....


용서해달라고 했나? "


" ㅇ, 예.. 용서 해주십시오.. "




구미호는 장군의 귀에다 나지막이




" 그럼 다시 내 것이 되겠다는 거구나? 앞으로 다른 여인네들에게 눈길도 주지 말거라. 그랬다간.. 피바다가 일어날테니까.. "




속삭였다.


장군은 속삭임을 듣고선 몸이 얼어붙어 몸을 움직일 수 없었지만, 구미호가 장군의 손을 이끌고 방으로 들어왔다.


구미호는 다시금 장군의 입에 입을 맞추었고, 그와 동시에 장군의 옷을 하나 둘씩 벗겨나갔다.


완전히 나체가 된채 자신의 육봉을 꼿꼿히 세우고 있는 장군을 보고선, 구미호 자신도 옷을 벗었다.




" 하아, 하아.. 꿀이 떨어지는 것이 보이느냐..? "




구미호는 본래 인간의 정기를 먹고사는 요물.


인간을 유혹하기 위해 색기 가득한 눈매와 몸짓과 요염한 표정, 아무런 이유없이 끌리게 만드는 페로몬.


그동안 참았던 걸 오늘에서야 다 받아가겠다는 심산인듯, 어느 때보다도 더 색기있는 눈매와 몸짓, 요염한 표정을 지으며 장군을 유혹했다.


그러자 더욱 더 빳빳해진 육봉을 부드러운 손길로 어루만지다, 기둥 전체를 위아래 훑기 시작했다.




" 그동안 쌓인 네 욕망을 다 보여다오. 내게 처음 어리광 부리듯, 다 받아줄테니. "




구미호의 속삭임이 기폭제가 된 것인지 장군은 미친듯이 구미호를 범하기 시작했으며, 구미호도 바랄대로 된 것인지 기뻐하는 눈치였다.


후배위로 시작해 나흘간 이어진 성관계는 정상위로, 구미호는 아직도 부족하다는 듯한 색기가득한 표정으로 장군의 육봉을 핥고 빨고 있었다.




" 말해보거라, 어느 여인이 널 이렇게 기분 좋게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


" .. 어, 없습니다.. "


" 그렇다면, 어느 여인이 네가 어떤 애무를 좋아하는지, 어떤 체위를 좋아하는지 알겠느냐? "


" 구미호님 밖에 없습니다.. "


" 그럼, 날 버리고 다른 년을 품에 안을 것이냐? "




장군은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그 모습에 화가 난 구미호는 손톱을 날카롭게 세워 그의 가슴팍에 九尾狐(구미호)를 세겼고 알 수 없는 말들을 말했다.

그러자 상처가 붉게 빛나며, 잠시 장군은 숨이 멎는 듯 했다가, 다시 깊은 숨을 내쉬었다.




" 후후후.. 이로서 네가 다른 년들을 품에 안으려고 한다면 숨이 멎게 될 것이다. 즉, 네 명줄은 내가 갖고 있는 것이지.


그러니까.. 나만, 나만 봐다오. 알겠느냐..? "


" 네.. 구미호님.. "




그렇게 장군은 직업은 잃었지만, 어여쁜 아내와 영생을 꿈꾸며 함께 살아갔다고 전해진다.


















그렇담, 과연 구미호와 그 장군은 아직도 진짜 존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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