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그럼 나 다녀올게. 나 없다고 밥 안먹고 그러면 안돼!”


 아내는 손을 흔들며 친정으로 향했다. 가문회의 같은 게 있다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나는 걱정말고 잘 다녀와.”


 “최대한 빨리 돌아올게!”


 아내는 손을 흔들며 미리 불러놓은 마차를 타고 갔다. 나는 아내가 탄 마차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다가 문을 닫고 들어왔다. 


 “그럼, 내가 할 거는…….”


 나는 물끄러미 고개를 들어 2층을 보았다. 최근 사춘기가 와서 가족들 앞에 고개도 제대로 안내미는 딸이 있는 곳이었다. 


 “조엘! 엄마 가는데 고개도 안 내미니?“


 나는 그렇게 소리쳤지만 돌아오는 것은 거리의 소란 뿐이었다. 


 ‘어쩌다 이렇게 된건지.’


 딸이 저렇게 된 것은 불과 1년 전의 일이었다.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뒤로 점점 말수가 없어지더니, 이내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전혀 없어졌다. 


 나는 아빠된 도리로서 딸과 소통을 하기 위해 노력해보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딸의 싸늘한 시선 뿐이었다. 


 아내와 상담을 해보니 아내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같은 마족이라 통하는 게 있는 건지 뭔지 뭔가 치사한 느낌도 들지만 내가 어찌할 방법은 없었다. 


 “조엘!”


 그래도 이대로는 아버지로서의 체면이 서지 않는다는 생각에 나는 2층로 가는 계단을 올랐다. 딸아이도 마족이니 못 들었을 리 없었음에도 무시했다는 건 조금 화가 나는 일이었다. 


 “조엘?”


 “아 시끄럽다고! 말 걸지 말라고!”


 올라가는 와중에 딸이 고함을 쳤다. 갑작스런 고함에 나는 잠시 멈춰섰지만, 이대로 멈추면 안된다는 생각에 계속해서 발을 옮겼다. 

 “조엘? 아빠한테 그렇게 말하면 안되지?”


 나는 그렇게 말하고 조엘의 방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조엘은 전혀 전혀 반응을 해주지 않았다. 


 “아빠 들어간다?”


 나는 그렇게 말하고 문고리를 당겼다. 그러나 문은 전혀 열리지 않았다. 


 “조엘, 이러면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잖니. 자, 아빠랑 한번 잘 얘기해 보자꾸나.”


 나는 재차 그렇게 말하며 노크를 해보았으나, 돌아온 것은 조엘의 고함이었다. 


 “나보다 약한 주제에 어른인척 하지 말라고! 내가 알아서 할거니까 나한테 신경 쓰지 마!“


 조엘은 그렇게 말하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게 되어다. 나는 계속해서 문을 두드려 보았지만, 조엘은 대답해주지 않았다. 나는 하는 수 없이 1층으로 내려와야 했다. 


 ‘저런 아이가 아니었는데.’


 나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아내가 먹은 식탁을 치웠다.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아빠가 가장 좋다고 해줬던 것 같은데 이제는 과거의 일일 뿐이다. 


 ‘아내도 저랬을까?’


 지금은 한없이 말괄량이인 아내도 한때는 저랬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아내가 지금의 성격이 된 것에 깊이 감사했다. 


 ‘나보다 약한 주제에. 인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들으니 가슴이 아려왔다. 부모로서 자식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집안일이나 할까.”


 나와 아내는 이종결혼을 한 사이였다. 마족인 그녀와 나는 우연히 만나 연애를 하였고, 어쩌다 보니 결혼까지 이어졌다. 


 결혼 자체에는 불만이 없었다. 나와 아내는 비슷한 점이 없지만, 서로 잘 이해해 주었고,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 해쳐나갔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아이를 낳은 순간부터 뭔가 삐걱거리기 시작했던 것 같다. 


 아이는 마족과 인간의 혼혈. 자연스럽게 양쪽 어느것과도 다른 점이 존재했고, 그것은 곧 인간과 마족 양쪽 모두에서 받아들여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뜻했다. 


 지금까지는 아이가 잘 지내왔으니 앞으로도 그러리라고 생각해왔지만, 난 어쩌면 딸아이에게 너무나도 무거운 짐을 지게 한 걸지도 몰랐다. 


 “이제 빨래만 하면…….”


 빨래를 세탁기에 넣고 돌린 뒤에 나는 기지개를 펴며 커텐을 걷었다. 구름 한점 없이 맑은 하늘이 조금이라도 내 근심을 덜어주려는 듯 반겨주었다. 


 “맛있는거나 해줄까.”


 나는 옷을 갈아입고 나갈 준비를 했다. 맛있는 거라도 해주면 기분이 나아지겠지. 


 “아빠 장보러 갈건데 뭐 먹고 싶은거 있니?”


 그다지 대답을 바라고 한 말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역시 대답이 돌아오지 않으니 다소 의기소침해졌다. 


 “그럼 아빠가 알아서 사올 테니까 빨래 다 되면 널어주겠니?”


 이번에도 대답은 없었다. 마족인 이상 못 들을 리는 없으니 못들은 첫을 하는 것임이 틀림 없었다. 


 나는 작게 한숨을 쉬고 장을 보러 나갔다. 


 “날씨 좋네.”


 거리를 걷고 있으니 가족끼리 나온 모습이 많이 보였다. 날이 좋다보니 나들이라도 나온 모양이었다. 


 ‘만약 내가 마족이거나 아내가 인간이었다면…….’


 그런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나랑 아내가 모두 같은 종족이었다면 지금 같은 갈등은 없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이 결혼이 후회가 되는 것 같았다. 


 “벌써 자기 보고 싶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에 난 억지로 생각을 지우며 장을 보는데 집중했다. 


 조엘이 좋아했던 고기를 사고 거기에 더해 간식까지 구매하여 만약을 대비했다. 그리고 그것만으론 부족할 것 같아 괜찮아 보이는 건 족족 사다 보니 어느새 들고 가기 힘들 정도가 되었다. 


 “자기가 있으면 이렇게 힘쓰지 않아도 되는데.”


 끙끙대며 간신히 집에 도착하니 집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도둑이 든 것일 수도 있지만, 조엘이 있는 이상 그럴 리 없으니 나는 다소 누그러진 목소리로 외쳤다. 


 “조엘? 너니?”


 그러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조엘?”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심스럽게 짐을 내려놓고 거실로 향했다. 혹시 도둑이라면 조엘이 다치기 전에 처리해야 했다. 


 “조엘?”


 거실 문을 여니 조엘이 빨래더미를 앞에 두고 우두커니 서있었다. 집중하고 있었는지 조엘은 내가 거실에 들어온 뒤에야 나를 눈치채고 뒤돌아봤다. 


 “빨래 너는 중이었니? 기특한걸?”


 내가 그렇게 말하는 순간 뭔가가 날아와 내 안면을 강타했다. 마족인 조엘이 던진 것이었기 때문에 가벼운 것이라도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내가 아빠 속옷이랑 내 옷이랑 같이 빨지 말라고 했지!”


 내 얼굴을 강타한 것은 내 속옷이었다. 확실히 전에 들었던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것 저것 고민하는 사이에 나도 모르게 같이 넣고 빨아버린 모양이었다. 


 “미안하구나. 잠깐 생각하느라 까먹었나봐.”


 조엘은 어지간히 화가 났는지 얼굴을 붉히고 몸을 떨었다. 딸아이가 팔만 잘못 뻣어도 난 죽은 목숨이기에 잔뜩 긴장이 되었다. 


 “흥!”


 그러나 조엘은 의외로 싱겁게 나를 지나쳐 자신의 방으로 올라갔다. 


 “하아.”


 아이를 키우는 건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빨래를 마저 돌린 뒤에 저녁 준비에 들어갔다. 조엘이 맛있게 먹어주었으면 해서 이것저것 만들었더니 도무지 한번에 다 먹을 수 없는 양이 나왔다. 


 “너무 만들었나.”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일단 만든 것들을 식탁에 차렸다. 식탁이 가득 찰 정도의 양이었으나 뷔페처럼 하여 먹으면 될 것 같았다. 

 “조엘, 저녁 먹으렴.”


 나는 조엘을 불렀으나 조엘은 대답이 없었다. 아직도 화가 나있는 건가 싶어 나는 적당히 음식들을 조금씩 덜어 조엘의 방으로 들고 올라갔다. 


 “아직도 화났니? 아빠가 맛있는거 했으니 먹고 화 풀어.”


 “내가 알아서 먹을 거니까 됐어.”


 그러나 조엘은 아직 화가 나있는 모양이었다. 내가 잘못한 거니 할말이 없었다. 


 “그럼 식탁 위에 놔둘 테니까 꼭 빼먹지 말고 먹어.”


 대답은 없었다. 예상은 하고 있었던 결과지만, 실제로 겪으니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지쳤다.’


 고작 하루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았다. 이제 겨우 하루 지났을 뿐인데 벌써부터 아내가 그리워지는 것 같았다. 아내가 예전에도 종종 가문회의에 갔었지만 오늘만큼 외로웠던 적은 없었다. 


 ‘정신 바짝 차려야지.’


 잠시 침대에 늘어져있던 나는 정신을 다잡고 일어났다. 지금은 조엘이 정신적으로 불안한 시기일 뿐이었다. 이때 잘 보듬어주어야 엇나가지 않고 바르게 자랄 터였다. 


 “일단 한숨 자고.”


 가볍게 샤워를 한 나는 자리에 누웠다. 눕고 나서야 아직 저녁을 먹지 않았던 것이 떠올랐지만, 감기는 눈커풀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잠들었다. 


 ‘그대로 잠들었네.’


 새벽에 나는 갑작스런 소변느낌에 일어났다. 더불어 허기도 느껴졌다. 지금 먹으면 살이 찌겠지만, 먹지 않으면 잠을 못잘 것 같았다. 

 “그 전에 소변.”


 나는 잘 움직이지 않으려고 하는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향했다. 거실을 지나는데 조엘이 먹으라고 내놓은 음식이 사라져 있는 것이 눈에 띠었다. 밥은 잘 챙겨먹었구나 싶어 안심이 되었다. 


 소변을 보고 나오는데 뭔가 희미한 신음 소리가 들려왔다. 밤이고 하니 옆집 소리가 들리는 거겠거니 싶어 넘기려는 찰나에 그 소리가 우리집에서 나는 것임을 깨달았다. 머지 않아 그 목소리의 주인이 조엘이라는 것을 안 나는 다른걸 생각할 겨를 없이 2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조엘! 너 괜찮니?”


 참으로 오랜만에 딸아이의 방에 들어간 나는 조엘의 방이 생각보다 소녀스럽게 꾸며져 있다는 것과 반쯤 가슴을 드러낸 채 엉거주춤한 자세로 조엘이 날 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무슨 상황인지는 구태여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더불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문을 닫고 내 방으로 돌아갔다. 이런 건 모르는 척해주는 것이 최고다. 여러모로 이미 늦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최소한의 조치는 취해야 하는 법이었다. 


 방으로 돌아온 나는 침대에 누워 마음을 가라앉혔다. 


 ‘조엘도 벌써 그럴 나이인가.’


 조엘도 성에 관심을 가질 정도로 성장했다는 것에 대한 뿌듯함과 오늘 이 일이 상처가 되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동시에 떠올랐다. 


 “저기…….”


 내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조엘이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조엘은 얼굴을 잔뜩 붉힌채 옷만 간신히 고쳐입고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으로 내 앞에 섰다.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돼. 너 나이때 아이들은 모두 하고 있는 거인걸.”


 최소한 남자아이들은 분명했다. 여자아이들이 어떤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럴 거라고 믿었다. 


 “그게 아니라…….”


 조엘은 뭔가 할 말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정말 간만에 딸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는 기회였기에 나는 잔뜩 기대를 품고 조엘을 보았다. 


 “사양 말고 말해보렴.”


 조엘은 잠시 망설이다 이내 결심한듯 입을 열었다. 


 “아빠 피를 빨게 해줘!”


 나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눈만 깜빡였다. 


 “조엘? 그게 무슨 뜻인지는 알고 하는 말이니?”


 나의 아내는 흡혈종이다. 덕분에 나는 흡혈종에게 흡혈은 성적인 의사의 표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와 조엘은 부녀관계. 둘 사이에 성적인 관계는 있어서는 안됐다. 


 “그치만 요즘 이상하단 말이야. 아빠만 보면 두근거리고, 아빠 냄새를 맡으면 몸이 달아오르고, 어떻게 해도 해소가 되지 않아.”


 충격이었다. 딸아이가 날 이성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최근들어 나를 피한다고 생각했더니 설마 그런 이유가 있을줄은 상상도 못하고 있었다. 


 “조엘, 진정하자. 분명 스스로 성욕을 다스리는 법을 몰라서 그럴거야. 엄마가 돌아오면 자세히 가르쳐줄 거니까, 그때까지만 참자. 응? 착하지.”


 나는 바로 앞까지 다가온 조엘을 밀어내기 위해 손을 뻣었다. 그러나 조엘은 내 손을 붙잡고 자신의 가슴에 대었다. 


 “나 이제 아이 아니야. 이렇게 컸어.”


 마족의 성욕이 강하다는 것은 아내가 있으니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설마 혈육에게까지 욕정할 정도로 강한줄은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조엘, 이건 옳지 않아. 나는 네 아빠야.”


 나는 조엘에게 잡힌 손을 빼내려고 하였으나 조엘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조엘은 저항하는 날 눕히고 그 뒤에 올라탔다. 


 “아빠가 잘못한 거니까. 혼자 참고 있었는데 그런 모습을 봤으니까.”


 내 위에 올라탄 조엘은 상상 이상의 무게였다. 마치 아내와 관계를 가질 떄 같은 느낌이었다. 


 “조엘.”


 정말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딸아이와 해버렸다간 아내에게 죽도록 맞을 지도 모른다는 건 둘째 치더라도 죄책감으로 죽을 것만 같았다. 


 “왜? 이제 와서 그만 두진 않을 거니까 말이야.”


 조엘은 그렇게 말하며 잔뜩 젖은 사타구니로 내 물건을 자극했다. 어디서 배웠는지는 알 수 없으나 꽤나 정확한 자극방법이었다. 물론 중요한 그것이 아니다. 


 “만약 여기서 저질러버린다면 우린 다신 전과 같은 딸과 아빠의 관계로 돌아갈 수 없을 거야. 그래도 좋으니?”


 조앨은 내 상체에 자신의 상체를 겹쳤다. 적당한 중량감과 단단하면서도 푹신한 감촉, 따스한 체온이 기분 좋게 날 감쌌다. 


 자신의 체중을 이용해 날 움직이지 못하게 구속한 조엘은 조용히 속삭였다. 


 “괜찮아. 안 아프게 할 거니까.”


 제대로 보이지도 않을 것임이 분명한데도 조엘은 성욕에 몸을 맡긴 탓인지 주저 없이 내 목덜미를 물었다. 


 “윽! 조엘, 너!“


 목덜미를 물리는 거야 아내와 몇번 해본 플레이기 때문에 크게 당황하진 않았다. 비록 조엘이 서툴게 물어 평소보다 피가 더 많이 나온 것이라던가 조엘이 제대로 피를 빠는 법을 몰라 침대 시트가 내 피로 더럽혀졌다던가 하는 문제가 있어도 전부 이해할 수 있었다. 다만 이런 순간에도 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단 하나였다. 


 ‘아내한테 어떻게 변명하지.’


 아내가 모를 리가 없다. 나를 향한 독점욕에 휩싸여 길가다 이웃하고 인사하는 거에도 눈에 힘을 주곤 하는 아내가 내 몸과 침실에서 나는 조엘의 냄새를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었다. 


 조엘의 탓으로 돌리면 된다곤 해도 그랬을 때 조엘이 받을 상처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그러기 힘들었다. 사춘기는 예민한 시기이니 되도록 부드럽게 넘어가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덮쳤다고 하자니 육편으로 변하여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내의 뱃속으로 들어갈 내 모습이 모습이 떠올라 차마 그럴 수 없었다. 


 ‘역시 조엘과 담판을 지어야겠지.’


 숨을 헐떡이며 극상의 감로주를 한방울도 흘리지 않고 마시겠다는듯 연신 내 피를 핥는 조엘의 모습은 한 마리의 짐승이었다. 그 짐승에게 어떤 말을 해야 멈출 수 있을지 난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조엘, 이제 그만. 읍!”


 조엘은 자신의 사타구니를 문지르던 손을 옮겨 내 입안에 넣었다. 비릿한 향기가 입안에 퍼지며 내 머릿속엔 단 하나의 생각만이 떠올랐다. 


 ‘아, 난 이제 죽었다.’


 아내는 확실하게 날 죽인다. 아내가 돌아오기 전에 몸에 밴 냄새를 지우지 못하면 난 확실하게 죽는다. 두 번 말한 이유는 그만큼 확실하기 때문이다. 


 죽음을 각오한 나는 그냥 조엘의 행위에 몸을 맡겼다. 조엘 스스로가 그만두지 않는 이상 내가 빠져나갈 방법은 없었다. 


 내 저항이 사라지자 조엘은 몸을 풀고 잔뜩 상기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 보았다. 혼혈이다 보니 아내보다는 살이 조금 더 올라 있었지만, 그럼에도 조엘은 충분히 매력적인 몸매를 뽐냈다. 


 커텐 사이로 들어온 가로등 빛이 조엘의 은빛 머리카락을 더욱 빛나게 했다. 


 조엘은 여전히 흥분이 가시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빠 좋아. 지금까지 계속 무시했지만, 참을 수가 없어서 그랬어.”


 조엘은 아직 내 목덜미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손으로 훔쳐 입안에 넣었다. 


 “응핫! 이게, 이게 먹고싶었어! 아빠의 피가 계속 마시고 싶었어!”


 요염하기 짝이 없는 광경이었다. 마치 애무하듯 자신의 손가락을 핥는 조엘의 모습은 비록 서투를지라도 자신이 하고 있는 행위를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친구들도 다 그랬어. 아빠는 멋있는 사람이라고. 엄마도 말버릇처럼 말했어. 아빠는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그런 아빠를 내가 이렇게 독차지하고 있어. 아!”


 조엘은 그대로 손을 내려 자신의 사타구니를 마구 괴롭혔다. 마치 자신은 마족이라 이렇게 해도 망가지지 않는다는 것처럼 격렬하게 손가락을 움직였다. 


 “아빠 좋아! 아빠 사랑해! 계속 같이 있고 싶어! 좀 더 얘기하고 싶어! 조엘을 사랑해줘!”


 눈에 보일 정도로 부풀어오른 음핵을 마구잡이로 문지르며 그곳에 손가락을 넣었다 빼기를 반복한 조엘은 머지않아 탄성을 내질렀다. 


 “아! 아아!”


 마치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몸을 튕기며 알 수 없는 신음을 흘린 조엘은 그대로 스르르 미끄러져 내 위에 쓰러졌다. 


 “하아. 아빠 사랑해.” 


 마치 폭풍이 떠나간 것처럼 조용해졌다. 조엘은 지나친 흥분을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기운이 빠져 잠들어버리고 말았다. 


 “윽, 무거워.”


 내 체중의 2배는 나갈 조엘이 내 몸을 짓누르기 시작하자 숨쉬기도 힘들어졌다. 어떻게든 몸을 비틀어 침대에서 빠져나온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침대에 걸터앉았다. 


 “……뒷정리, 어떻게 하지.”


 온 몸이 조엘의 체액과 땀, 그리고 내 피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그나마 자식과 아버지의 관계로서 마지막 선은 지켰다는 느낌이지만,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아내랑 조금만 더 얘기해봤어야 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곤 조금도 생각하지 못했다. 마족에겐 이게 평범한 일인가 싶기도 하고, 나로선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청소할까.”


 수건을 가져온 나는 조심스럽게 조엘의 몸을 닦고 이불을 새걸로 덮어주었다. 그리고 세탁기를 돌려놓은 다음 가볍게 샤워를 했다. 

 “자 그럼 이재 유서라도 써볼까?“


 아내가 언제 올지는 모른다. 하지만 아내가 언지 돌아와도 난 그 순간 죽는다. 가족들에게 못다한 말도 있고 뒷정리 등도 해야 하니 필히 써놓아야 했다. 


 “최후의 만찬이 먼저겠내.”


 이런 상황에도 꼬르륵거리는 배가 이리도 원망스러울 수 없었다. 하지만 먹어야 뭐라도 할 힘이 생겨나는 거니 일단 먹어놓기로 했다. 


 먹는 와중에 간간히 조엘의 잠꼬대가 들려왔다. 마족도 잠꼬대를 하는구나 하는 감상 뒤엔 어째선지 아직 일이 끝난 것 같지 않다는 불안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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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의 무게


한 1년 전에 갤에 올렸던 건데 아마 이게 반응이 가장 좋았던 거 같아

꼴알못이라 이런거 쓰다보면 슬럼프 와서 잘 안 쓰는데 그래도 잘 봐줘서 고마워

몬붕이들 사랑해


연재물: https://novel.munpia.com/224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