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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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실전이다.


나는 스스로 매우 긍정적이라 생각하며 살아왔다.


고등학교 시절 여자애한테 괴롭힘을 당하며 놀림거리가 되었을 때도 남자한테 당한 게 아니니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수능 날 교통사고를 당해 골반이 비틀린 상태로 수능을 치러 망쳤을 때에도 나는 어차피 시험공부가 덜됐으니 재수할 핑곗거리가 생겼다 하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가 연락을 받지 않았고, 결국 건네준 번호가 다른 사람 번호였다는 것 또한 '그 사람 무척 가난한 사람이었나 보구나' 라며 긍정적으로 이겨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나를 쳤던 차 외제차였다.


재수해서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나이 한 살 차이 난다고 같은 학번 애들한테 묘하게 따돌림받았던 것도 애써 이겨내 친해지게 되었다.

....그렇게 친해진 놈들이 한 여자의 입바른 소리와 거짓말로 관계가 비틀렸어도 나는 무척이나 긍정적인 마인드로 아싸 대학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군대에 들어갈 때도 나는 무척이나 긍정적이었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나라를 지키는 2년 알차게 보내보자! 라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입대해 ....최전방에 떨어졌다.

망할 전산추첨

기계 새끼 죽여버리고 싶...


이미 최전방 떨어진 거 긍정적으로 보내보자고 생각하며 긍정적으로 훈련소 생활을 보내고 나는...

GOP보다 더한 DMZ에 들어가게 되었다.


인생 씹...


그래도...그래도 긍정적으로 저기 화장실도 없어 풀숲에서 똥 싸고 있는 북한인보다는 잘 지내고 있는 거겠지 라고 세뇌하며 무척이나 행....복한 군 생활을 보냈다.

제대하고 기대도 하지 않았던 대학 라이프. 예상했던 그대로 아싸라이프를 보냈다.

졸업 하고 나서 교수님의 입바른 소리에 넘어가 어디엔가 쓸모있겠지...라고 생각하며... 석사과정을 밟았다.


그래도 취업할 때 교수님이 힘써주시겠지...라고 생각하며....버티고 버티고 버텼다.

그 개 같던 연구실을 기어코 버텨냈다.

그리고...


"xx 제약? 야, 생각을 해봐. 거기서 널 받아주겠냐?"


교수고 뭐고 죽여버리고 싶었다.

그래... 여기까지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저놈 죽여봤자. 변하는 건 하나도 없잖아?


결국에는 바라고 바라던 제약회사에 들어왔지 않은가?

비록 계약직이지만 교수 새끼가 절대 안 된다고 말했던 회사에 입사했다.

니가 틀렸어 빡빡이새꺄!


그래... 여기까지는 그래도 참을만했다.


계약직으로 입사할 당시에는 나는 무척 사회생활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부딪혀보니 아니더라.

자꾸만 다들 나를 싫어한다.

미워한다.


언제 나가냐는 듯 눈치를 준다.


'알아서 책상 빼지 존나 눈치 없네'라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이럴 리 없다.

인생을 열심히 살아온 나를 이렇게 박하게 대할 수는 없다.


전부 저년 때문이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나를 괴롭히고 왕따시키고 셔틀로 부려먹고 학교 모두에게 놀림감이 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같은 대학 같은 과에 와서는 나를 괴롭히고 또 괴롭혔다.


mt에 가서 자신을 겁탈하려 했다.

고등학교 때 왕따를 괴롭히던 쓰레기였다.

나와 만나는 여자들은 매일같이 돈을 상납했다.

마음에 안 들면 손이 먼저 나가는 쓰레기다.


말도 안 되는 유언비어를 퍼트려 내 대학 생활을 암흑에 빠져들게 했다.

수도 없이 해명하고 또 해명하지만...


....쓰레기 같은 이년의 얼굴에 홀린 놈이 한둘이 아니다 보니 내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그것은 그녀가 졸업했을 때를 노려 복학했음에도 여전했다.


그리고 취업한 지금도...


"왜 아직 안 끝냈어요? 얀붕씨, 대충 위에 올릴 논문 좀 찾아오라고 하지 않았어요? 그게 그렇게 힘들어? 당신 보고 논문을 쓰라고 했어? 그저 남이 다 써놓은 거 찾는 건데 그게 그렇게 어려워?"


아닙니다만 반복했다.

역겨운 이년은 어떻게 된 일인지 내가 꿈에도 그리던 제약회사의 4년 차 주임이 돼 있었다.


그것도 어째서인지 계약직인 나의 맞선임이 되었다.

무엇인가 문제가 있다.

내 인생 문제가 있다.

이렇게 불행 할 수는 없다. 어떠한 착오가 있는 것이다.


"사회생활 만만하죠? 대충 죄송합니다. 하면서 고개 좀 숙이면 다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녀의 말대로 고개를 숙이며 죄송하다고 말한다.


나쁜년... 진짜 나쁜년...


세상에 이렇게 나쁜년은 없을 것이다.

매일같이 그녀는 화를 낸다.

어떨 때는 내가 올린 실험 보고서를 읽지도 않고 땅바닥에 뿌린 적도 있었다.


다시 해오겠다고 말하며 그녀가 뿌린 종이를 일일이 주울 때

그리고 그 모습을 주변 사람들이 전부 보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 진심으로 나는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럴 수는 없었다.

나는 이곳에서도 왕따가 되었다.


고등학교도 왕따. 대학교도 아싸. 군대에서는...아니구나. 여기는 그 쌍년이 없었어. 어쨌든 회사에서도 왕따.


그 개 같던 군대가 제일 행복한 전성기가 아니었을까?


사회생활 3개 월차 만에 자살할까 말까를 고민하며 모니터를 보고 있을 때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얀붕씨"


"ㄴ...네!!! 무슨 일이실까요?"


"오늘 회식이라는데 얀붕씨는 안가?"


"....저..저도 말입니까! ...아... 저 오늘 야근있는 날입니다. 시약투여 4시간 뒤라서..."


"대충 술만 조금 먹고 하면 되지 뭐 그런걸 가지고 대충 옷 갈아입고 나와"


한상철 수석 연구원이 내 이름을 불러준 적은 입사 이래로 처음 있는 일이었다.

거기에 지금까지 매번 나만 빼고 부르던 회식까지 따라오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기회다.

긍정적 회로가 돌아간다.

너무 빠르게 굴러 타버리지 않도록 조심해가면서 긍정 회로를 굴려 싱글벙글 웃으며 옷을 갈아입고는 회식하는 곳으로 향한다.


...향하려고 했다.


"어디 가요?"


"...저... 회식...가려고 합니다"


"회식?"


화낼듯한 느낌이 들었다.

보통 그녀라면 '와, 개 편한가보네. 정직원 되기 싫나 봐? 내년에 계약 끝나면 집에 들어가서 백수 하려고? 하긴 딱 너한테 어울리긴 한다'라고 말하며 비꼴 게 분명했다.


"..아, 맞다"


어째서인지 그녀는 무엇인가 생각났다고 할 뿐 나를 갈구려는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늘 좋은 일이 있는 걸까?


생일인가?


생일임이 분명하다.

쌩양아치년이 나를 혼내지 않는다는 것은 개간 년 탄생일이 아니고서야 말이 되지 않는다.

아닌가.. 생일 지난 것 같은데...


발렌타인데이인가? 그게 아니면 빼빼로 데이?


뭐지...

내가 혼나지 않는 무척이나 놀라운 상황에 날짜 관념을 상실한 나는 등 뒤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릴 때까지 멍하니 서 있었다.


"안가고 뭐 하세요?"


"가...갑니다!"


그녀의 말에 가려던 발을 다시 움직여 회식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런데...어째서일까.


왜 이 여자가 내 옆에서 걷고 있는 거지?


"내 차 타고 가요. 그쪽 차 없잖아"


"아! 저는 택시 타고 가면 됩니...."


"타"


"네..."


왜 따라오는 거냐고 묻고 싶었지만, 혹여 나의 물음에 탄생일 급으로 높은 그녀의 기분이 조금이라도 다운될까 싶었기에 입을 다물었다.

내 맞선임이라는 이유로 매번 내 야근 시간에 맞춰서 스케줄을 잡았고, 그녀는 어째서인지 야근은커녕 그 흔한 휴가도 쓰지 않았다.


나도 휴가를 못 쓰기는 했다.


'아~ 휴가요? 그거 쓰고 정직원 가능하겠어요? 아니, 당연히 쓰는 거야 자유이기는 한데... 3개월 차가? 아~ 일은 다 배우셨나 보네요. 이제 혼자서도 잘하시겠어요?'


죽어도 못 썼다.

휴가를 써놓고 출근해서 일했다.


이게 바로 블랙 기업이다.

대한민국 사회의 현주소다.



그래서 잘안다. 내가 아는한 그녀는 회식에 단한번도 참여하지 않았다.


휴가도 회식도 흔한 조퇴도 하지않는 그녀가 왜 오늘.....


이내 그녀에 생각을 지운다.

오늘같은 기회를 이 썅년에 대한 생각으로 망치고싶진않다.

무조건 이번 기회에 나에 대한 이미지를 바꿔보일것이다.


"데려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멀리 보이는 회식 장소를 보며 이번 기회를 살려 정직원이 될 거라고 굳게 다짐한다.

3시간 안에는 돌아가야 하겠지만, 3개월 만에 온 기회다.

어떻게든....살려보이겠다.


"어어, 얀붕씨 여기 와서 앉아"


"어디 있다가 이제 와?"


화...환영받는다.

내가? 왜? 갑자기?


"이야~ 얀붕씨랑 술 마시는 건 처음이네. 야야, 얀붕씨 잔 비었잖아"


"고기도 안 나왔지 말입니다?"


눈치를 안 준다?

아... 회식이라는 곳은 이러한 곳인 건가

나 같은 씹찐따 아싸에 무능력자도 받아주는 아름다운 장소였던 것인가.


"죽쭉 마셔"


"수석님 마시고 죽어야죠"


수많은 웃음소리

그사이에 내가 있다.


아.. 얼마 만에 느껴보는 소속감인가.


"2차도 가야지? 2차가는 사람 어디 없나?"


"...끄윽.. 죄송합니다. 제가 들어가 봐야 해서"


"마! 그거 그냥 내일 하면 되지. 대충 남아있는 놈한테 전화해놓으려니까. 2차나 가게"


"끄윽... 그래도 되겠습니까"


솔직히 너무 기분이 좋은 나머지 술을 너무 마셔 주사기도 제대로 잡을 수 있을지 애매했다.


"저기... 잠시만....."


"엉? 무슨 일인데?"


아... 이 행복...

사회생활이란 이런 것이구나...

행복하다.


대충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며, 나에게 눈치를 주었던 사람들의 바뀐 눈동자를 바라본다.

....바뀐...눈동자를...


"얀붕씨. 혹시 개폐기 열어놓고 나왔어?"


"....네?"


갑작스럽게 진지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는 한상철 수석 연구원의 모습에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거 혹시나 열어놓은 채로 1~2시간 지나면 기계 자체가 고장 났기에 죽어도 점검하는 것이었다.

설마 내가 그랬을 리가 없다.


"아닙니다. 절대 아닙니다. 그거 기곗값만 1억이 넘는데, 설마 제가 그러겠습니까?"


"그럼 너 아니면 누군데? 너밖에 만질 사람 없는데"


모두의 눈동자가 이상하게 변한다.

어...어...아닌데...

내가 아닌데....


모두의 눈동자 사이에 익숙한 눈이 보인다.

묘하게 웃고 있는 듯한 얼굴.


"...저... 얀주임님이... 마지막에 나왔습니다. 저...제가 아니긴 한데... 일단...얀주임님이 마지막에......"


그의 눈이 가늘어진다.


"얀주임이 했다고 말하는 거 맞지?"


".....네..."


내가 했다고 하는 순간 내 인생은 끝장이다.

회사에 억대의 손해를 끼치고 퇴사...

이 바닥에서 발붙이는 것 자체를 포기해야 할 수준이다.


제약연구 쪽으로는 절대로 죽어도...못들어오게된다.


"아, 그러면 제가 한 게 되는 건가요? 그럼 어쩔 수 없이 제가 한 거라고 하죠"


한 거라 치는 게 아니라...했잖아.

네가 한 짓이잖아.

왜.. 그런 식으로 말해?


".....얀주임? 그..그렇게하면..."


"뭐, 어쩔 수 없잖아요? 얀붕씨가 저렇게 말하면, 제가 무슨 할 말이 있겠어요"


"....아니, 마지막에 얀주임님이 나오신 건...사실...이잖아요...."


"얀붕씨!!! 자네는 정말!!...후... 일단 a/s 업체에 연락했다고 하니, 될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 얀붕씨는 가서 확인좀 해보게"


사람들은 확신한다.

전부 내가 한 짓이라 확신하고 있다.

....이게 왜?

갑자기 왜.... 내가 한 거 아니라니까?

늘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다들 저 썅년의 눈치를 본다. 

방금까지 사람 좋은 웃을을 보이던 한수석이 어쩔줄을 몰라하며 그녀에게 쩔쩔맨다.


".....제가..한게 아닙니다..한 수석님..."


"내가 언제 자네가 한 짓이라 말했는가! 들어가서 처리.......들어가게"


억울하다.

억울해서 미쳐버릴 것 같다.


긍정 회로는 이미 불타서 사라지고 그 자리에 불행 회로만이 풀 가동한다.

인생 씨발....


"차 안 탈 거예요?"


"......"


차?

차아?


모두가 사라진 자리

이곳에 타고 왔던 외제차 앞에 서 있는 그녀의 모습이 보인다.


아... 이년은 대체 내가 무엇을 잘못했다고 이렇게 괴롭히는 걸까.

...명백한 고의였다.

그녀가 실수로 그런 짓을 벌였을 거라고는 상상도 되지 않는다.


이건 나를 엿먹이기 위한 그녀의 지랄임을 확신한다.


"....왜 날 이렇게 괴롭히는 거야?"


"응?"


"왜!! 왜!!!! 내가 대체 뭘 잘못했는데!!"


"어머, 지금 화내시는 거예요?"


역겹다.

그녀가 나를 향해 존대를 할 때마다 역겨워 죽을 것 같다.

그녀도 그것을 알고서 꼬박꼬박 나에게 존대하려 한다.


"그럼 니같은 씨발년한테 화를 안 내고 배겨?"


"욕도 하시네?"


"그래 씨발년아. 이 개 같은 거짓말쟁이 년. 쌩 양아치에 사람 패는 년. 너라는 년은 항상 입만 열면 구역질이 나"


"전부 녹음되고 있는데"


핸드폰을 들어 올리며 나에게 흔들어 보인다.


"좇까. 이딴 회사 다니라고 엎드려 빌어도 안 다녀 씹년아"


"...그래?"


"오냐 씨발년아"


술을 너무 마신 탓일까?

아니, 그동안의 울분이 술의 힘을 빌려 터진 것일 뿐이다.


"그럼, 나가. 안 잡아"


"니같은 년만 없었으면.....씨발...."


"평생 백수로 살아"


"....개같은 년"


그녀를 향해 수도 없이 욕을 퍼부으며 죽여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남아있는 이성이 그것을 말린다.


죽이면 살인자. 죽이지 못하더라도 나는 범죄자가 된다.


백수보다도 나락에 떨어진다.

그래서 애써... 정말... 애써서 그녀에게서 몸을 돌렸다.


죽고 싶다.


내 집

무척이나 작은 원룸

계약직으로 회사에 들어갔을 때 돈만 벌면 이 꼴사나운 원룸 먼저 갈아치우겠다고 맹세한 ....유일한 내 집...


매번... 매번 생각하던 것을 이제야 실행에 옮긴다.


참고... 또 참고 또또 참던 자살을 결심한다.


의자 위에 올라가 밧줄을 목에 건다.

여기까지는 몇 번이고 도전해본 적이 있다.


이다음....이번에는 할수있을까?

다음.....


눈물이 난다.

죽고 싶지 않다.


그런데... 다들 나를 죽으라고 말한다.


모두가 나보고 죽으라고 한다.


그러니... 나는 죽어야만 했다.


의자를 발로 내차며 나의 목에 끼워져있던 밧줄이 내 목을 조른다.

아프다.

죽고 싶지 않다.


숨이 막히는 고통 속에서 나는 발버둥을 쳤고, 곧이어 의식이 흐릿해졌다.


나는 이제 죽...


[쿵]


"신고 받고 왔습니다! 들리시나요? 문 열겠습니다!"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문소리와 함께 내 다리가 누군가에게 잡혔다.


"아니! 아직 젊은 사람이 어떻게 벌써 죽으려고 하십니까!"


.....왜?

질식 직전 맑은 공기가 폐 속으로 들어온다.

....왜?


몸이 바닥으로 내려왔고, 곧이어 소방관으로 보이는 남자가 날 붙잡고 밖으로 나간다.


왜??????????


119에 타고서 병원으로 향했다.


수많은 검사와 함께 어째서인지 정신과 진료까지 받는다.

지금 시간은 새벽 시간인데?


응급실이 아닌데... 왜 다 불이 켜져 있는 걸까...


병원에서 약만 한 봉지를 받은 채 집으로 돌아온다.

멍청한 표정을 지은 채로 택시를 타서 내가 살던 원룸 건물의 계단을 올라왔다.


대체...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이곳에 오기 전 의사의 강요로 억지로 먹은 우울증약 때문에 정신이 몽롱해서인지 상황 파악이 되지 않는다.


내가 사는 방에 들어가려고 문을 열려던 순간.

아무도 살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옆방이 열려있는 게 보였다.


활짝 열린 그곳 안쪽에는 어째서인지 무척이나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내 얼굴



사진들이었다.



벽면에 수도 없이 박혀있는 사진들의 모습에 나는 무심코 그 안으로 들어가 본다.


꽤 많은 숫자의 모니터가 보인다.


내 방 모습


어....?


약을 먹어서 헛것이 보이는 걸까?


멍청하게 주변을 둘러본다.


전부 내 사진...


...내가 쓰던 물건?

생각해보니 원룸에 있던 물건이 가끔 새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기분 탓이라 여겼는데...


이불... 매트릭스... 

전부 내방에 있는것과 동일한것들이다.


와이셔츠 수건...

왜.... 내꺼같은 기분이 드는거지?


...구멍난 양말....

빨래하다가 사라진 줄 알았는데...


어.....


꿈이다.

분명 꿈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돌려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익숙한....아까전까지 죽여버리고 싶었던 여자가

무척이나 밝은 웃음을 지은 채.... 나를 보고있었다



"들켰네?"




이건 꿈이다.


"그치만, 얀붕이가 나빠. 진짜로 죽어버릴려고 하면 어떻게해. 평소처럼 하는 척만 하는줄 알았잖아. 당황해서 혼났어"


나는 현실을 부정한다.

내 인생에 더이상 떨어질곳이 없다여겼다.

지금 내가 서있는 장소가 지옥이고 이곳이 내 종착지라여겼다.


"얀붕아. 사랑해. 평생 날 즐겁게 해줘"




하지만 그보다 더욱 밑바닥이 존재한다는듯 그녀가 나에게 다가와 조용히 속삭인다.




"내일 출근 할거지?"







설마 내가 1빠? 남녀역전도 넣고싶었는데 남녀역전은 설정짜기 넘 빡셈

1시간 30분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