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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후 얀순이는 주변 사람들에게는 잘나가는 멋진 회사에서 일하는 커리어우먼으로 보이도록 살고 있었지

   

오래 전 사고로 생긴 그 아이는 몰래 낳은 후 누군가에게 입양을 보냈다고 남들에게 말했고, 그 후 자신의 가족과의 관계도 꽤나 회복해 이제는 웃으면서 서로를 아끼는 과거의 관계로 되돌아간 후였고 말이야


하지만 실제 그녀의 삶은 철저하게 얀붕이의 첩으로써, 과거 첩이라는 위치가 그러했듯이 집안 모두의 홀대를 받는 위치에 있었어   

   

매일 밤마다 일부러 방음도 잘 안 되게 설계한 듯한 벽 너머에서 들려오는

   

사랑하는 얀붕이가 얀붕이의 진짜 부인인 그녀와 격정적으로 사랑을 나누는 소리 때문에 귀를 틀어막고는 눈물로 밤을 지새워야 했고


그렇게 몇날 며칠을 견디다 못해 도무지 자신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 얀붕이에게 매달려 자신에게도 제발 사랑을 베풀어 달라고 애원하면   

   

얀붕이는 그녀를 향해 조소하며 그녀에게 거의 일방적인 성욕 해소에 가까운 성행위를 한 후, 미처 그녀가 얀붕이와의 사랑을 확인하며 채 즐기기도 전에 자신은 만족했다며 그녀를 버려두고 떠나곤 했지


거기에 이젠 얀붕이의 아내가 되어 버린 여친은 정실부인이 첩을 갈구듯이 업무 스트레스만 생겼다 하면 그녀에게 폭언을 퍼붓고 교활하게 조롱하곤 했고 

   

그들 사이에서 길러져 어머니와 아버지가 얀순이를 홀대하는 걸 그대로 따라 배운 둘의 자식들은 자기가 어렸을 때 얀붕이를 괴롭히던 것과 똑같이 자신을 은근히 무시하고 깔봤으며

   

게다가 그 차갑고 음울한 집에서 외로움에 미쳐 가던 얀순이가 자신의 반쪽처럼 아끼며 소중히 낳은 딸들은


얀붕이 부부에게 강제로 빼앗겨 그들의 자식으로 자라, 이제는 그녀가 자신의 친어머니라는 건 꿈에도 모른 채 얀붕이 부부의 자식들보다도 악독하게 자신을 괴롭히기까지 했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돌아 버릴 것 같은 미친 상황에 그녀는 이런 관계를 파탄내고 집으로 돌아가려 한 적만 수십번이었지만

   

얀순이네 부모님의 회사가 몰락해 버려 이제는 여친네 가족 회사의 도움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지경이 되었던 데다


얀붕이의 사랑 없이는 과거의 그 폐인 같던 비참하고 음울하던 시절로 곧바로 돌아가 버릴 것 같던 바람에

   

얀순이는 다시 눈물을 머금고 얀붕이의 첩으로써 돌아올 수밖에 없었어

   

사랑하던 남자도, 배로 열 달을 품어 낳은 내 반쪽같은 자식들도, 가족들의 목숨줄마저도 이젠 모조리 그년에게 빼앗겨 버린 얀순이는


그년에게 증오심을 느껴 더러운 욕설들을 퍼부어 대다가도 나같은 범죄자년에게도 기회를 베풀어 준 구세주라며 깔깔거리며 찬양하는 등

   

이제는 정신마저 완전히 오락가락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지


몇 년 동안이나 그렇게 정신적으로 내몰리다 못해 이제는 정상적인 사리 분별도 못하게 된 얀순이는


어느 순간부터 설움과 분노 같이 반항적인 감정들은 모조리 잊은 채, 매일 밤마다 얀붕이 부부의 방에 조용히 찾아가

   

과거에 처음 그들을 만날 때 그랬던 것처럼 엎드려 빌면서 얀붕이에게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 달라며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지


그러면 이미 너 오랫동안 같이 살면서 그동안 미운 정이라도 들어 버린 얀붕이와 여친은

   

가끔 자비를 베풀어 그 격정적인 밤에 그녀 또한 끼워 주었거든


물론 셋이 함께 나누는 섹스에서 그녀의 역할은 언제나 부부의 가학적이고 변태적인 성욕을 채워 줄 장난감이나 애완동물 취급을 당하는 것이었지만...






오늘도 얀순이는 아름답게 치장해서 그 미모를 빛낸 채 부부의 안방으로 조심스럽게 향하고 있었어

   

나가기 직전 본 거울 속 그녀의 눈에는 비참한 현실 때문에 마음 속에서 우러나온 통곡의 눈물이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이미 정신이 완전히 나가 버린 그녀는 자신은 얀붕이에게 용서를 받고 함께하게 되어 너무나도 행복한데

   

왜 갑자기 뜬금없이 눈물이 나는 걸까 하고 진심으로 의아해 하며 눈물을 훔치고는 방으로 향했지   

   

방안에 들어가자 그 안에는 오랜만에 행복한 미소를 지은 채 자신을 따뜻하게 맞아 주던 얀붕이 부부가 있었어


그동안 사업 스트레스로 얀순이에게 정신적인 폭력을 가하다 그녀가 결국 미쳐 버리게 된 게 미안했던 건지

   

오랜만에 만난 얀붕이의 진짜 부인인 그녀는 얀순이에게 다가와 그녀를 따스히 안아 주며, 오늘 밤은 정말 행복하게 함께 보내라고 나지막하게 속삭여주기까지 했지


이제는 폐인이 되었었던 과거처럼 외로움과 고립감 때문에 괴로워 정신이 녹아내려 버린 얀순이는 


그 티끌만한 크기의 관심과 애정만으로도 너무나 기뻐서, 한때는 원수처럼 증오했던 그녀를 껴안으며 너무너무 고맙다고 어린애처럼 좋아했고 말이야






그렇게 그녀는 그날도 자신의 과거가 저지른 죄를 앙갚음당하는 듯한 가학적인 행위를 당하며 부부가 나누던 광란의 섹스에 동참했어

   

어렸을 적의 트라우마에 미쳐 얀순이에 대한 일그러진 사랑과 집착을 가지게 된 동시에, 과거의 복수라도 하듯이 그녀를 학대하고 괴롭힐 때마다 극도의 쾌락을 느끼게 된 얀붕이


그런 얀붕이에게 광기 어린 집착과 애정을 보이다 못해 그보다도 더 강렬하게 가학적인 성애에 눈을 떠 버려, 그를 해치는 모든 것들을 집요하고 잔인하게 괴롭히는 데서 쾌락을 느끼게 되어 버린 여친

   

그리고 그들에게 매일같이 학대를 당하다 마조히즘에 눈을 떠 버려, 이제는 그런 가학적인 행위로 자신이 망가지고 일그러져 추한 모습으로 변해버리는 데 극도의 쾌락을 느끼며 기뻐하는 얀순이까지

   

그 셋이 함께 어우러진 3p의 광경은

   

발정이 나 버린 부부가 짐승마냥 얀순이를 할퀴고 물어뜯고 목을 조르며, 여러 괴상하게 생긴 섹스토이들을 몸에 박아 넣다가

   

끝내는 추악하게도 부부가 함께 얀순이를 반강제적으로 덮쳐 거의 강간과 학대에 가까운 성행위를 하는 괴이한 모습이었어

   

그날도 여김없이 흥분해서 눈이 돌아간 얀붕이가, 어렸을 때 그토록 사랑했던 그 잘생긴 얼굴을 폭력의 쾌락으로 물들인 채 얀순이의 목을 조르자


얀순이는 어렸을 때 나약하다며 무시했었던 얀붕이가 숨겨 놓은 그 짐승 같은 모습에 발정해 자신 같이 오만한 암컷을 마음껏 괴롭혀 달라고 외치며


시퍼런 피멍이 들 정도로 세게 목을 졸려 꺽꺽거리는 소름끼치는 소리를 내면서도 극도로 흥분한 채 온몸에서 조수를 뿜어 댔지

덩달아 흥분한 아내가 얀순이의 가슴을 잡아뜯을듯이 움켜쥐어, 아내의 날카로운 손톱에 할퀴어진 상처에서 피를 흘리면서도


얀순이는 자기를 더 괴롭혀서, 자기가 더 참회하도록, 자기가 더 죄를 잊을 수 있게 해 달라며 그녀를 향해 흥분해서 꼬부라진 목소리로 외쳤어

   

피가 쏠려 얼굴이 시커멓고 새빨갛게 물들어 가고, 우악스런 손에 기도가 완전히 틀어막혀 질식사의 고통, 공포, 쾌락이 그녀를 덮치던 그 때


과거에 얀붕이와 함께했던 몽환적인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치고 지나가자

   

얀순이는 셋의 모습을 보며 죽음의 경계까지 간 채 살면서 할 수 있는 마지막 회상에 잠겼지

   

어렸을 때 자신이 얀붕이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어린아이의 그 순수한 마음에서 괴롭혔던 그 일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끝내 태산같은 복수심의 파도로 돌아와서는

   

결국 멀쩡히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었던 자신, 얀붕이, 그리고 여친까지 셋의 인생을 모조리 망쳐 버린 거에 대한 회상 말이야

 

자기가 어렸을 때 얀붕이를 괴롭히지만 않았더라도

   

아니 조금만이라도 얀붕이에 대한 그 사랑을 접었었더라도


우리 셋은 결혼식장에서 나 혹은 얀붕이의 여친이 얀붕이와 행복하게 결혼식을 올려, 얀붕이의 여친 혹은 내가 그걸 기쁘게 축하하는 모습으로 만날 수 있었을 텐데...

   

자신이 그 어린 날에 남을 아끼면서 사랑하는 방법을 똑바로 배우기만 했더라도

   

아니 그저 얀붕이의 마음에서 생각해 보며 그의 슬픔을 조금만이라도 이해해 줬더라도

   

이렇게 셋 모두가 복수심과 가학심에 기괴하게 뒤틀려 지금처럼 괴물같은 존재들로 타락해 버리는 일은 없었을 텐데...


목에 졸려 이제는 거의 의식이 날아가려고 하고 있던 와중에도

   

그녀는 그 회상이 가져다 준 마지막 자책감과 후회, 모멸감으로 젖어 진정으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진정하게 참회하는 눈물을 흘리고는


흐끄이이이익거리는 숨 넘어가는 듯한 섬뜩한 소리로 울부짖으며

   

그저 슬프게, 너무나도 슬프게   

   

자신의 죄와 잘못으로 이제는 영원히 처음 서로에게 설렜던 그 날처럼 돌아갈 수 없게 된 얀붕이를 가까스로 어루만졌지

   

그러고는 온 힘을 다해, 숨이 넘어가게 생겨 경련마저 일어나던 손을 뻗어

   

입가엔 쾌락으로 미소를 띄었지만 눈은 어딘가 이상하게도 너무나 슬퍼 보이던 얀붕이가 흘린 눈물을 닦아 주었어

   

그리곤 천천히 손을 내리며, 그저 나지막하고 조용히 읇조릴 뿐이었지

   



사랑한다고, 너무나도 사랑해 너를 괴롭히기까지 해 버렸을 정도로 사랑했을 뿐이었다고


그리고 미안하다고, 네 여린 마음을 이해하지 못해 영원히 지우지 못할 칼집을 내 버린 게 뭐라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미안하다고


그러니 너도 내게 하는 이 행동으로 그 트라우마가 조금이라도 고쳐질 수 있다면


내 목을 졸리고 비틀려지는 게 내가 네게 죄를 갚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부디 죄책감 느끼지 말고 나를 더 괴롭히고 혼내 주어


내가 과거의 죄를 청산하고 너의 그 모든 트라우마들을 고칠 수 있게 해 주라고 말이야

   

나는 정말로, 진심으로... 스스로 첩이 되어 너의 학대 속에서 살아가도 너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게 너무도 행복하고


오만했던 내 과거가 네게 남긴 죄책감을 이제서야 완전히 덜게 되어 너무나도 황홀하다고...




그러니 너는... 바라건대... 제발...


그저 일말의, 단 한 톨의 죄책감도 갖지 않은 채


그 마음 속에 내게 쌓인 모든 응어리들을 내게 도로 토해 내어 주라고...


나를 그 무엇보다도 잔인하게, 그 무엇보다도 끔찍하게 징벌하고 괴롭혀서


세상 그 누구보다도 못된 나를


세상 그 누구보다도 끔찍하게


사랑해 주라고 말이야...


















얀순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그냥 열린 결말이야

처음엔 살린 걸로 했는데 그냥 죽는 게 더 여운 있는 것 같아서 바꾸려다 이미 소설 다 본 사람들이 많아서 그냥 열린 결말로 했음


얀붕이랑 얀붕이 여친도 악인처럼 되어 버려서 호불호 좀 많이 걸릴 것 같긴 한데 그래도 글 재미있기는 했었다면 좋겠네

댓글에 얀순이가 너무 불쌍하다는 의견들도 많던데 나도 다시 보니 아무리 1편에서 썅년같았다지만 그래도 불쌍하긴 하드라ㅠㅠ

어쨌든 긴 글 잘 읽어주신 분들 진짜 너무 감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