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8년, 프랑스>

라핀

...오늘 전투는 참 허무했네!


미누

저희가 나설 차례도 없이 적이 도주해버렸으니 말이죠...


좀 더 기골이 있는 상대라고 들었기에


일부러 언니들을 모셔왔는데 말이에요...


코르보

아니, 확실히 적의 수는 상당했다


이번에는 잉글랜드 군의 작전승리야


그 방향에서 기습을 받아서야 적은 어찌할 도리가 없지


미누

이쪽의 지휘관은 탤벗이었죠


코르보

그 녀석은 참 좋은 지휘관이야. 평범한 먹보가 아니었어


라핀

저기저기─ 그보다 같이 목욕이나 하러 가자!


미누

지금부터...말인가요?


코르보

확실히, 싸움이 끝나거든 그렇게 하자고 약속했습니다만


내일쯤에나 하게 될 줄 알았는데요


라핀

빨리 끝났으니까 오늘 하면 되자나!


미누

...그렇군요. 달리 할 일도 없으니까 말이죠


코르보

미누도 찬성인가. 그렇담 결정이다!


라핀

신난다─!

하녀A

앗, 그렇다면 바로 마차의 수배를...!


미누

불필요합니다


하녀A

엣...그러면 어떻게 이동하시려고?


라핀

미누가 마법으로 븅븅 하고 보내줄 수 있으니까!


하녀A

마법...말인가요?


코르보

그런가, 너는 일 한지 얼마 안 됐었지


신경 쓰지 마라, 곧 알게 될 거다


하녀A

그, 그럼...갈아 입을 옷이나 다른 준비를...


미누

부탁하겠어요


라핀

헤에─ 눈치가 있는 애구나─

미누

...그럼 가도록 하죠


라핀

다녀올게─!


미누

후후...


-전송 마법

라핀

도착─!


코르보

가장 가까운 주둔지인가


미누


그러면 욕탕의 수배를 하고 오겠습니다...


라핀

미누에게 맡겨두면 안심이지─!


코르보

훌륭한 여동생이라 저도 콧대가 높아지네요


-잠시후


라핀

...에? 아직 쓸 수 없어?


미누

마침 청소 시간이었다는 모양이라...


준비를 서두를 테니 잠시 기다려달라고 하더군요


라핀

그런가─


코르보

어쩔 수 없죠. 이쪽에서 갑작스럽게 방문한 거니까요


준비가 되는 동안


이 주변을 산책이라도 할까요?


라핀

응, 그럴래!


미누

죄송합니다...


코르보

미누, 신경 쓰지마. 네 잘못은 하나도 없으니까


미누

네...

라핀

오오~! 굴뚝새가 기운차게 노래하고 있네~!


코르보

그러고 보니, 어머님이 좋아하셨죠


미누

어머님이...? 새의 노래를?


라핀

응! 맞아─!


어렸을 땐 자주 숲이나 언덕에 데려다 주셨는데


다양한 새의 노랫소리를 알려주셨어!


코르보

들새의 노랫소리에 조용히 귀를 기울이곤 하셨죠


라핀

응, 들새만으로는 부족해서


외국에서 귀한 새를 들여와서 잔뜩 키우곤 했었고


코르보

지금도 키우고 계시잖아요


요즘은, 다른 사람이 다 돌보게 하고 계시지만요...


미누

아아...그러고 보니 커다란 정원이나 새장이...


라핀

그래 그래! 꽃도 좋아하셨어, 어머님은


코르보

그렇기에 저희를 데리고 야산에 외출을 하곤 하셨던 거겠죠

미누

...저에게는 그런 기억이 없어요


라핀

아─ 그렇구나


미누가 태어났을 무렵에는 더 이상 안 가게 됐을지도


코르보

어머님은...변해버리셨으니까


미누

..........


코르보

다정했던 그 시절의 어머님은...


이제, 없어져버렸어


-인상을 구기는 미누

미누

..................


라핀

...왜 그래, 미누?


미누

앗...


아뇨,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라핀 언니


슬슬 딱 좋은 시간인 것 같아서요


라핀

그렇겠지, 돌아가자!


미누

네...


코르보

...미누?

첨벙


─코르보─

역시 목욕은 참 좋아

마음도 같이 씻겨나가는 기분이야


─라핀─

어머님도 자주

몸을 씻겨주셨지─!


─미누─

어머님도...?

라핀

기분 좋았네!


코르보

그러네요


근처에 들릴 일이 생기거든 꼭 다시 찾도록 하죠

미누

..............


코르보

미누, 왜 그래?


미누

아뇨...


예전엔 어머님도 함께 목욕을 하셨군요


코르보

아아...


미안하다, 미누. 쓸쓸하게 만들었나 보구나...


미누

아뇨...그런 거는 아닙니다만...


어머님에게, 제가 모르는 측면이 있다는 것을 알고


...조금, 놀라버리고 말았어요


코르보

어머님은 조금씩 변해가셨어


말 수도 줄어가셨고


점점 감정을 보이지 않게 되셨고


내가 마법소녀가 됐을 무렵에는...


아니, 생각해보면 미누가 태어났을 무렵엔 이미...


-또 인상 쓰는 미누

미누

..................


(「이미, 정상이 아니었다」 같은 소리라도 하실 셈인가요...?)


라핀

응─ 확실히 말수는 줄어들었지만


예전에는 나와 피를 나눈 아이는 모두 귀엽단다 라고 자주 말 해주셨고


미누도 그렇게 생각하고 계실 거라구─?


미누

(당연히 그럴 것이에요)


(제가 마법소녀가 되기 전에 어머님은)


(저에게 눈길을 주는 법 조차 없으셨고...)


(아뇨, 저만이 아니라 언니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하지만, 지금은 제대로 의사가 통하고 있어요)


(그래요, 말을 하지 않으시더라도...)


(코르보 언니는 오해를 하고 계셔)


("그때" 모든 것이 변해버렸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아)


(어머님에 대해서 제일 잘 알고 있는 것은)


(그래, 바로 나야...)

코르보

미누...


미누

코르보 언니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때, 어머님은

마녀가 돼버렸다」


「어머님의 마음은, 그보다 훨씬 예전에

서서히 좀 먹혀 갔던 것이다」라고...


미누

(하지만 그건 진실이 아냐)


(그 때, 어머님은...)


-회상

이자보

...여기서...여기서 끝난다고...?


그런 것 용납할 수 없어...!


아직...아무것도 손에 넣지 못 했어


프랑스도...잉글랜드도...유럽도...아무것도...!


-번쩍

코르보

...어머님...?


우윽...!


이럴 수가...


저건...이젠 틀렸어...


라핀

「싫어엇!」


「이런 거 싫다구우웃!」


「나도...나도 마법소녀가 될게!!」


「그러니까!」


「그러니까 어머님을...」


「원래대로 되돌려줘!!」


미누

(그때, 코르보 언니가 이젠 틀렸다라고 하신 것은)


(한 번 마녀가 되어버리면 마음은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의미)


(그래, 언니는 그때 포기해버렸어...)


(변신해서, 어머님으로부터 우리들을 감싼 것도)


(어머님이 우리들을 죽일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겠죠...)


미누

하지만, 그렇지 않아


미누

(그때, 어머님은 "우화" 하려고 하고 있었어)


(라핀 언니의 소원으로 원래의 모습에 고정되어버렸지만)


(나는 알 수 있었어)


(그 순간의 진정한 의미가...)

미누

(그건, 단순한 "마녀" 따위가 아니야)


(인간의 자연스러운 차원을 뛰어넘어...)


(만인이 두려워해야 마땅할 존재가 현현한 순간...)


(그래)


(무엇보다 고귀하고...신에게 한 없이 가까운 존재가)


(이 세계에 강림한 순간이었으니까...!)

미누 (음성첨부)

아아...훌륭해



회상씬에서 미누가 라핀 보다 작기는 했는데, 이 자매 생각보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