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쟁이

「안녕하심까

키리노 씨, 댁에 계시죠?」


「아유 참, 키리노 씨도 힘들겠어요

빚을 산더미처럼 남긴 놈이 꼬리 말고 튀다니

그래도, 다 자주 있는 일입니다」


「거 왜, 보증은 서지 말라고

많이들 말하잖아요?

얼마나 힘들겠어요, 다 이해 하죠」


「근데요, 이제 슬슬, 돈을

안 갚으시면 많이 곤란해가지고요

저희들도 일 막 거칠게 하고 싶고 그러진 않거든요」

사에의 아버지

...사에


어린 사에

왜? 아빠


사에의 아버지

둘이서 잠깐 공원에서 놀다 오렴


사에의 어머니

엄마랑 아빠는 잠깐 할 얘기가 있거든, 알았지?


어린 사에

...응, 알았어. 가자


사에의 동생


사에

그 무렵, 매일처럼 집에 빚쟁이가 찾아와서

그때마다 나랑 어린 동생은 성난 목소리를 뒤로 하고

근처의 공원으로 가서, 그 폭풍이 지나가는 것을

둘이서 몸을 기대며 기다리고 있었다.

사에의 동생

...누나


어린 사에

응?


사에의 동생

아까 그 사람들 뭐였을까


어린 사에

...무서운 사람들이야


사에의 동생

엄마랑 아빠를 괴롭히는 걸까


무서워...


어린 사에

괜찮을 거야...분명


사에의 동생

춥다...


어린 사에

...응


-지나가며 쳐다보는 사람들


남성

이렇게 늦게까지...경찰에 연락하는 편이 좋을까...


여성

분명 근처에 부모님이 있겠지


사에 

겨울 하늘 아래에서, 공원에 있는 두 명의 어린애에게

말을 걸어주는 어른은 없었다


특히 그 시절 살고 있는 거리는

카미하마보다 치안이 나빴기에 더욱

모두 귀찮은 일을 피하려고 했던 거겠지


...하지만 그 사람만큼은

우리에게 말을 걸어줬다

청년

...우리 꼬마들, 그런 곳에서 뭐하고 있어?


어린 사에

...기다리는 중이야


청년

우연이네, 나도 그런데


많이 춥지, 여기서 잠깐 기다려...


청년

자, 이거. 핫 코코아. 마실 수 있지?


어린 사에

...모르는 사람이 주는 물건은 받으면 안돼


청년

그럼 지금부터 친구다! 자, 이걸로 문제 없음! 그치?


어린 사에

...바보 같아


사에

그 사람은, 우리들이 폭풍에서 도망쳐 오면

항상 그 공원에 있었다


그리고, 정해진 것처럼

아빠랑 엄마가 마중 나오기 조금 전에

그 사람은 전화에 불려가서 돌아간다


숨바꼭질을 하건

술래잡기를 하거나

오빠가 있으면 이런 느낌일까 하고


나랑 동생은, 점점 그 사람을 따르게 돼버렸다.

그러니까, 그런 소리를 해버린 거다

어린 사에

오빠는 왜 항상 이런 곳에 있어?


사에의 동생

한가해? 백수야?


청년

까불기는. 나도 제대로 일 하고 있어


지금은 쫄따구지만 조만간 크게 성장할 거라고


나, 엄청 강하니까 있지. 도우미로서 대기 중이 거든


그러는 꼬맹이들은 왜 항상 여기서 기다리고 있는 거야


어린 사에

아빠랑 엄마


사에의 동생

...무서운 사람한테 괴롭힘 당하고 있어


청년

무서운 사람...?


어린 사에

저기, 오빠는 강한 거지? 도우미인 거지?


그러면 아빠랑 엄마를 도와줘...


이대로는...우으...


청년

아─아─ 울지마


...맡겨줘!


내가 반드시 너희들을 도와줄게


어린 사에

...정말?


청년

오우!

어린 사에

저기, 엄마. 왜 이런 밤중에 나가는 거야?


게다가 그 짐...


사에의 어머니

미안해. 이젠, 도망칠 수 밖에 없어


어린 사에

그, 그치만 분명 오빠가...!


사에의 아버지

괜찮아, 사에


분명 이사간 곳에서도 잘 할 수 있을 거야


어린 사에

그치만...도와준다고 했어...

사에의 아버지

좋아, 이대로 일단은 역까지...


빚쟁이의 목소리

어이! 찾았다! 쫓아라!


다른 목소리

네! 형님!


사에의 어머니

어쩌지...벌써 쫓아왔어


사에의 아버지

...뛰어!


어린 사에

엣, 뭐야, 어떻게 된 거야...

어린 사에

...오빠...? 역시 도와주러 왔구나!


오빠! 오빠 도와줘!


사에의 어머니

사에! 안돼!


덥썩


청년

형님! 꼬마를 잡았습니다!


어린 사에

에...오빠?


청년

...하? 너...어째서...


어린 사에

도와준다고 했잖아...


청년

.......그런 말 한 적 없어


사에의 어머니

사에!


어린 사에

(도망쳐야 해!)


거짓말쟁이...!


까득


청년

아얏...!


사에

우리들 일가족은, 파산신고 후

어떻게든 도망쳐서

여기, 카미하마에 도착했다


그 오빠는 아마도 빚쟁이의 동료고

설마 우리들이 빚을 진 집의 애들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던 거겠지...


도와주겠다고 했던 말도

그냥 우는 걸 못 보고겠으니 했던 말이 었을텐데

그 시절의 나는 그런 걸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어렸었다

사에의 아버지

우선은 집을 찾아야겠지. 하지만, 오늘 밤은 노숙이야


사에의 어머니

먼저 밥부터 먹자. 아빠랑 같이 사올 테니까 기다리렴


사에의 동생

우우...훌쩍...


어린 사에

괜찮아. 울지마...?


누나가 반드시 모두 지켜낼게


남을 의지해봤자, 아무도 구해주지 않아...


아빠도 엄마도 언제까지 믿고만 있을 순 없어


...그러니까 내가 강해질게


사에의 동생

....훌쩍, 누나...


어린 사에

앞으로는 말이야, 전부 누나한테 맡기면 돼





항상 같은 시간, 같은 곳에서 만난다면야 당연히 그런거겠지 싶었다.

그리고 첫째 동생이 나이에도 안 어울리게 왜 누님 누님 거리나 했더니

저런 어린 시절 보내고 능력자가 되어가는 누나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누님 거리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