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거 읽기 전에 먼저 읽으면 이해에 도움이 될거같다
본래 일본 해군의 계획은 대형 장갑 항모인 다이호를 뽑아보고 데이터를 뽑은 후 이를 개선한 다이호-개급(워쉽과 벽람에서는 하쿠류로 실장됨)을 5척 양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태평양 전쟁이 발발하고 일단 항모의 양을 늘리는게 더 급해진 일본은 다이호-개급을 취소하고 히류급을 기초로 성능을 개선하고 생산성을 늘린 양산형 항모로 계획을 돌리는데
이 전시생산형 항모가 운류급이다
다이호급을 건조하며 일본의 항모 건조 기술은 매우 올라가있었고
운류도 전시 긴급 양산형치고는 매우 효율적이고 우수한 성능으로 만들어졌다
운류급은 최고속력 34노트, 함재기 탑재량 63개에 대공포도 충실하게 탑재하여 3번함 카츠라기에 이르면 다연장 대공 로켓포를 장착했고
21형 레이더와 13형 레이더를 2개씩 장착하여 지나치게 높은 견시 의존을 줄이기도 했다
이 정도면 항공모함 기본에 아주 충실한 스펙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전시양산형에 절약형 항모인 만큼 태생적인 결함이 있었는데
항모는 일단 크고 무거워야 좋다는것.
27년에 만들어진 베아른급 항공모함은 함체가 너무 작은 노르망디급 전함을 베이스로 쓰는 바람에 2차 대전 시작과 함께 퇴물로 전락한 반면
똑같이 27년에 만들어진 사루토가는 큼지막한 사이즈 덕분에 2차 대전 끝날때까지 일본군 뚝배기 깨고 다닐 수 있었다
항모의 크기는 함재기 탑재량, 함재기 성능과 정비례하기 때문이다
운류와 비슷한 위치, 비슷한 시기에 있었던 미국의 항공모함이 에식스급이었는데
에식스급은 당시 일본 최강의 항공모함이었던 다이호보다 더 큰 친구였다
덩치가 더 크니 함재기 숫자도 더 압도적이고(126기) 무엇보다 운류급 3척이 골골골 만들어질동안 에식스급은 24척이 만들어졌다
(이 중에 에식스급만 6척)
운류급은 완성도도 높고 생산성도 높아 독일이나 이탈리아라면 절하면서 굴렸겠지만
그 상대가 숫자도 질도 운류급과 비교를 불허하는 에식스급이었다는게 그저...
1번함 운류의 경우 제대로 만들어졌으나
일본 공업력이 이미 한계에 가까워져 있는지라 2번함 아마기의 경우 중순양함의 기관부를 돌려썼고
3번함 카츠라기에 이르러서는 카게로급 구축함 기관부 2개를 이어붙여서 만들었다
이 때문에 카츠라기는 언니들과 달리 34노트가 아니라 32노트로 출력이 저하되었다
(하필이면 비교대상인 에식스한테 얻어터지고 있는 카츠라기)
항모의 핵심인 해군항공대는 이미 선배들 선에서 다 소모되었기에 운류급은 제대로 된 항모 작전에 투입되지는 못했고
여러 섬들에 육상용 항공기를 수송하는 비행기 수송선으로 쓰였다
운류급은 다른 일본 함선들에 비해 대공무장이 좋아서 떠다니는 방공포대로 인기가 많았는데
카츠라기의 경우 항공갑판에 잎과 풀을 깔아 육지처럼 위장한 후 구레 항구에 반영구적으로 정박하여 대공포대로 쓰였고
카츠라기한테 올 예정이었던 601 항공대는 이오지마로 돌려져서 소모되었다
(폭격을 맞아 격납고가 노출된 카츠라기)
구레 대공습 때 카츠라기는 2000파운드 폭탄에 항공갑판이 관통 당하는 큰 피해를 입었다
이 피해는 제대로 복구되지 않았고 임시 땜빵조치만 한체로 종전까지 간다
(46년 '수송선' 카츠라기)
전후 카츠라기는 용도가 전환되어 여러 섬에 퍼진 일본군을 데려오는 수송선이 되었다
사진을 잘 보면 갑판에 사람들이 가득하고, 옆면에 일본 제국 해군의 상징인 욱일기 대신 일장기를 그려놓은걸 알 수 있다
저는 군함이 아니니까 때리지마세요
대충 이런 의미
46년 수송업무를 끝낸 카츠라기는 해체당하며 한많은 함생을 끝낸다
이 기지배를 비서함에 두면 끊임없이 자기가 항모라고 어필하는데
단 한번도 항모로 굴려지지 못하고, 비행기 수송선 + 수상 방공포대 + 병력 수송선으로 쓰고 해체당한 찐따의 발악 같아서 불쌍하다
원래 일본 항모는 날아다니는 생물의 이름을 썼는데
카츠라기는 산의 이름을 썼다
그래서 머리에 뿔 대신 나무인건가?
솔직히 가성비를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항공모함인거같은데
태어난 곳이 하필 좆본이고
비교대상이 2차대전 개씹사기 미국 공업력의 상징인 에식스급 자매들이어서 함생 망한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