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워~
오늘은 이상하리만치 덥네
이런 날에 보충수업이라니 너무하지 않아?
게다가 여름방학에 말이야~
애들은 에어컨이 윙윙 돌아가는 방에서
뒹굴뒹굴거리면서 아이스크림 먹는데 말야
나는 지옥의 교실이라구
에어컨도 없고 선풍기도 없어
이런 무더운 교실에서 보충수업 따위 받고 싶지 않아
하~ 부챗바람 기분 좋아~
부채질해줘서 고마워~
라니 그게 아니라 말야
지금의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생각해 보자구!
아~ 듣기 싫어 듣기 싫어
그런 현실 듣고 싶지 않아
네네 맞습니다
네 말대로 나쁜 건 저입니다
공부를 게을리하던 제가 잘못했어요~
너도 불쌍하네
모처럼의 여름방학인데, 내 상대를 하게 되어서 말야
선생님도 심하지 않아?
위원장이라고 떠밀린거지?
아니면 너가 학년 1등이라서 그런가?
머리 좋네~ 매 시험마다 만점이지?
라고 할까, 만점말고 받은 적 있어?
저번 시험에서도 만점이었고
굉장하네~ 너에겐 공부벌레의 칭호를 주마~
아하핫, 바보취급하고 있지 않아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나는 공부 진짜 못하니까
공부 잘하는 네가 부럽네~
아니 아니! 전혀 돌려말한게 아니야. 생각한 그대로 말한것 뿐이니까
피해망상 너무 심해
공부 잘한다는 거 엄청 중요하다고 생각해
머리가 더 좋았으면 더 잘 약삭빠르게 굴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고
아하핫, 무슨 소리 하는 걸까나, 나
미안해, 이상한 말을 해버렸네
슬슬 시작해볼까?
네 여름방학을 헛되이 보내는 것도 미안하니까
가보자~
지쳤어~ 휴식 아직이야?
에? 아직 1시간도 안됐어?
내 채네 시계로는 벌써 2시간은 지났다고~
하핫, 자주 들어
나츠메는 집중력이 없네라고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말야
오히려 집중력 덩어리라고
집중만 되면 꽤 굉장하니까
하면 되는 아이라고, 나
에.. 아니, 어...
농담으로 한 소리였는데...
거기선 '자기가 말하지 마'라든지 태클거는 곳이라고
진지한 얼굴로 알고있어라고 들으면 나도 곤란해..
그렇구나... 별로 이야기할 기회는 없었지만, 같은 중학교이고
내가 육상했던 거 알고 있으니 당연하겠지
뭐야, 그 의외라는 얼굴은?
아하하, 아무리 그래도 기억하고 있다고. 동급생의 얼굴정도는
너지? 아마 중학교 끝무렵이었나
비가 와서 곤란해하던 내게 우산을 빌려줬었잖아
엄청 진지한 얼굴로 우산 빌려줬었지?
우후훗, 왜 사과하는 거야, 사과할 필요 없어
놀라긴 했지만 기뻤고
오히려 사과하는 건 내 쪽이지
우산 빌려줬는데도 답례도 안 하고
이제 와서 말해도 미안하지만, 지금 말할게
그때는 비 맞지 않고 돌아갈 수 있었어, 네 덕분이야.
고마워
후훗, 얼굴 빨개져 있어
쑥스러워하는구나
너... 부끄러운 대사 무심코 하는구나
자각 없구나
지금 날 귀엽다고 했잖아
우즈키 씨같은 귀여운 애가 고맙다고 하면 쑥스러워하는게 당연하다고
아까도 육상 얘기했을 때 민망한 대사 했었지?
뭐라 했는지 기억나?
육상 열심히 했던 거 아니까
매일 누구보다 진지하게 연습했던 거 아니까
우즈키 씨가 달리는 모습이 눈부셔서 멋있었어, 동경했었어
정말, 태연하게 있는 척 했던거 힘들었다니까
얼굴에는 티가 안났겠지만 속마음은 우와~ 우와아~같이 됐었고
호의를 베풀어지거나 귀엽다는 말을 듣는 건 익숙하지만 말야
멋있다고 하는 건 익숙하지 않다고
게다가... 너의 말은 울려 퍼진다고
본심도 아니까
나에게 다가오는 남자는 말에서 속셈이 비쳐 보여
귀엽다는 말은 속마음을 감추기 위한 연막이고
이 여자에게 구애하고 싶어, 여자친구가 되었으면 좋겠어, 섹스하고 싶어
라는 느낌이어서
나, 그런 거 싫어해
음, 확실히 생각해 본 적은 없었지만, 그럴지도
나는 연애를 싫어한다고 생각해
연애는 말야, 멋진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단순히 뇌의 착각이고 일시적인 감정에 지나지 않아
남자도 여자도 이 사람을 좋아한다고 믿고, 이어지고, 하지만 착각이니까 간단히 헤어져버려
나를 좋아한다고 말해주는 사람들도 한때의 감정이니까 열기는 금방 식어버려
사귀자고 했던 사람들은 내게 가망이 없다는 걸 알게 되니까 금방 다른 여자에게 호의를 돌려버렸어
그런 거야, 연애란 건
휘둘리는 거, 나 싫단 말이야
사랑따윈 시시하다고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고...
아, 아하하, 나 무슨 말 하는거지? 부끄럽네~ 정말
평소같으면 절대 안 할 것 같은 소리까지 하고
미안해 이상한 여자라고 생각했었지?
에~ 거짓말이네~ 귀찮은 지뢰녀에게 공부를 가르치게 되었네~라고
그러니까~ 그런 부끄러운 말 담백하게 하지 마라구...
무자각한 게 질이 나쁘고...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한 나도 나빴지만, 간단하게 칭찬하는 말 안 했으면 좋겠어
본심이라도!
네 말은 울린다고
감정이 직설적인 만큼 나에게는 굉장히 울려퍼져...
하아... 너랑 이야기하고 있으면 엄청 컨디션 나빠져
있잖아, 사실대로 말해줬으면 좋겠는데. 너 호스트같은 거 아니지?
내가 이렇게 다가가면 얼굴 빨개지고 고개 돌리는데, 연기하는 거 아니지?
너, 동정이야?
후훗, 나쁘다곤 안했어
내가 안심하고 싶었을 뿐이야
앞으로 공부를 가르쳐 줄 상대가 사실은 플레이보이었습니다~라면 곤란하겠지?
양의 탈을 쓴 늑대일 수도 있는거고
실제로 너, 예전에 폭력사건 일으켜서 정학처분 당했었지?
신변의 안전을 걱정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
구애당하는 것도 귀찮고
덧붙여 말하는 건데, 난 어떻게 생각해?
날 처녀라고 생각해?
칼답이네... 전혀 고민도 안 했고
너도 들어본 적 있지? 내 소문
그래, 남자친구 갈아타는 빗치라던가, 학교남자한테 돈 받고 섹스한다던가
응, 네 말대로 단순한 소문...
의심하지 않네, 넌
반의 대부분의 남자들은 바보같이 믿고 있어
여자나 차인 남자가 우습게 퍼뜨린 농담인데 말야
그저께도 이야기한 적도 없는 남자에게 불ㅐ렸어
1만엔 주고서, 그 남자 뭐라한 것 같아?
1만엔에 하게 해줄거지? 방과 후, 빈 교실에서 괜찮을까?라 말야
힘껏 불알 걷어찼어
사타구니 누르고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 엄청 재미있었어~ 후훗
있잖아, 한가지 약속해줘
날 좋아하지 말아줘
아하하, 그렇구나. 나 자의식 과잉이야
내가 말하는 것도 그렇지만 꽤 인기 있는 것 같아서
슬프지, 부모를 고를 수 없는 애라니...
나말야, 널 좋게 생각하고 있어
이야기한지 얼마 안 됐지만 날 이해해주고 있는 느낌이 엄청 좋아
물론 사랑은 아니지만
이제부터 당분간 보충수업이 있는거지?
오랜시간 둘이서만 지내는 거니까, 미리 말해두고 싶어
나는 널 좋아하게 되지 않아. 그러니까 너도 날 좋아하지 말아줘
자각은 하고 있어, 스스로도 생각하고 있고.
우와~ 뭐야 이 여자, 귀찮네~라고
후후, 남자라면 절대 사귀고 싶지 않은 여자네
하지만 난 그런 생각밖에 못해
고마워
있잖아, 악수할까? 친구가 된 증거로
우리 그동안 많이 얘기 안했잖아
친구하자. 연인은 될 수 없지만, 너와는 친구가 되고 싶어
아하하, 확실히 그런가봐. 여지를 주고 있는 걸지도.
앞으로 잘 부탁해,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