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20~36:53 (책)


주문이 많은 음식점


번쩍거리는 총을 멘, 완전히 영국군인의 모습의 젊은 신사 두 명이 백곰처럼 커다란 개 두 마리를 데리고 나뭇잎이 바스락 거리는 길을 걸으며 이야기 했습니다.

“정말 여기 근처의 산은 형편없군, 새도 짐승도 단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아. 뭐든 좋으니까 한 발이라도 쏴 보고 싶군”

“사슴의 노란 옆구리에 두세 발 먹여주면 아주 통쾌하겠지. 빙빙 돌다가 털썩 쓰러질 텐데 말이야”

그곳은 상당히 깊은 산 속이었습니다. 안내역으로 같이 온 전문 사냥꾼도 조금 당황한 표정을 짓고서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습니다. 게다가 산이 굉장히 무서워서 데리고 왔던 개 두 마리가 현기증을 일으키며 잠시 짖어대더니 거품을 물고 죽어버렸습니다.

“실로 엄청난 손해군, 2400엔 손해를 봤어”

한 신사가 죽은 개의 눈을 잠시 뒤집으며 말했습니다.

“나는 2800엔이나 손해를 봤어”

라고 하며 또 다른 신사가 분한 듯이 고개를 숙이고 말했습니다.

2400엔의 손해를 본 신사가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물끄러미 또 다른 신사의 얼굴을 보며 말했습니다.

“나는 이제 돌아가야겠어”

“그럴까. 나도 마침 배고프기도 하고 슬슬 추워지려고 하니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어”

“그럼 이만 끝낼까. 뭐 돌아갈 때 어제 묵었던 여관에서 꿩 한 마리 사서 돌아가면 되겠지”

“토끼도 있었지. 그럼 뭐 상관없겠지, 이제 돌아갈까?”

하지만 두 사람은 얼마 못 가 발을 멈추게 되었습니다. 어디로 가야 돌아갈 수 있는지, 전혀 알 방도가 없었습니다. 찬바람은 쌩쌩 불어오고, 풀은 쏴아 쏴아, 나뭇잎은 버석버석, 나무는 쿵쿵 울렸습니다.

“안되겠다. 아까부터 배가 너무 고파서 옆구리가 쑤셔 죽겠어”

“나도 그렇다. 더 이상은 못 걷겠어”

“이거 참 야단났구먼 뭔가 먹고 싶어 죽겠어”

“정말 뭐라도 먹고 싶을 지경이군”

두 사람은 술렁거리는 억새 속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때 문득 뒤를 돌아보니 서양식으로 지어진 웅장한 집 한 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관 앞에는 이렇게


서양음식점

살쾡이의 집


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었습니다.

“여보게, 잘됐군. 꽤나 괜찮은 것 같은데? 아, 마침 열려있군. 들어가 보세”

“아니, 이런 데에 음식점이 있다니 이상하군. 그래도 뭐든 먹을 순 있겠지”

“물론 그렇겠지. 간판에 적혀 있었잖나”

“어서 들어가자고. 나는 더 이상은 못 버티겠어”

그렇게 말한 신사들은 현관에 섰습니다. 현관은 하얀 도자기 기와로 만들어져 있어 정말 멋진 가게였습니다. 그리고 유리로 된 여닫이문이 있고, 거기엔 금색의 글자로 이렇게 써져 있었습니다.

[누구나 들어오십시오. 전혀 사양하실 필요 없습니다]

두 사람은 거기서 아주 기뻐하며 말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역시 세상은 아직 살만하군. 하루 종일 힘들었지만, 이런 좋은 일도 있네. 여기는 음식점이지만 공짜로 대접한다고 하잖나”

“정말로 그런 것 같군. ‘전혀 사양하실 필요 없습니다’ 라는 것은 그런 의미로군”

두 사람은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곳엔 바로 복도가 있었습니다. 그 유리문 뒤쪽에는 금색 글자로 이렇게 써져 있었습니다.

[특히 뚱뚱한 분이나 젊은 분들은 대환영입니다]

두 사람은 대환영이라는 조건에 맞으므로 더욱 기뻐했습니다.

“여보게, 우리는 대환영이라는군”

“우리는 양쪽 다 맞으니까”

성큼성큼 복도를 따라가니, 이번에는 물색의 페인트칠을 한 문이 있었습니다.

“참 이상한 집이군. 어째서 이렇게 문이 많은 걸까”

“이건 러시아식이다. 추운 곳이나 산 속은 모두 이렇지”

그리고 두 사람은 그 문을 열려고 하니, 그 위에 노란 글씨로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이 음식점은 주문이 많은 음식점이므로 부디 양해해 주십시오]

“꽤나 큰 음식점이로군. 이런 산속인데”

“그야 당연하지. 도쿄의 큰 음식점도 큰 도로 주변에는 적잖아” -16:00-

두 사람은 그렇게 말하면서 문을 열었습니다. 그러자 그 뒤 쪽에는

[주문이 꽤나 많겠지만 부디 거르지 말고 참아주십시오]

“이건 대체 무슨 소린가”

한 신사는 얼굴을 찡그렸습니다.

“음, 이건 분명히 주문이 너무 많아서 준비에 시간이 걸리니 양해해달라는 뜻일 테야”

“그렇겠지. 빨리 어디 방안에 들어가고 싶군”

“그리고 테이블에 앉고 싶어”

그런데 아주 번거롭게도 문이 또 하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엔 거울이 걸려 있고 그 아래에는 긴 자루가 달린 브러시가 놓여있었습니다. 문에는 빨간 글씨로

[손님 여러분, 여기서 머리를 단정히 하고, 신발의 흙을 털어 주십시오]

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이건 놀랍군. 아까 현관에서 산속이라고 깔보았거든”

“아주 엄격한 집이야. 분명 높은 사람들이 자주 오는 곳일 거야”

두 사람은 깔끔하게 머리를 빗고 신발의 흙을 털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브러시를 탁자 위에 놓자마자 그것이 뿌옇게 흐려지다 사라지고, 바람이 쌩 하고 방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두 사람은 깜짝 놀라 서로 달라붙어, 문을 콰앙 열고 다음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빨리 뭐라도 따뜻한 것을 먹고 기운을 차려두지 않으면, 터무니없는 일을 당하고 말 거라는 생각이 두 사람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것입니다. 문 안쪽에는 또 이상한 것이 써져 있었습니다.

[총과 탄을 여기에 놓아두십시오]

바로 옆에는 검은 탁자가 있었습니다.

“과연, 총을 들고 음식을 먹는 법은 없지”

“아니야, 어지간히 높은 분들이 끊임없이 오는 거겠지”

두 사람은 총을 내려놓고, 가죽 띠를 풀어 탁자위에 올려놓았습니다. 또 검은 문이 있었습니다.

[부디 모자와 외투와 구두를 벗어 주십시오]

“어쩌지, 벗을까?”

"어쩔 수 없지, 벗자. 분명 높으신 분이 안에 와 있는 거야“

두 사람은 모자와 코트를 걸고, 구두를 벗고 차박차박 걸어서 문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문 안쪽에는

[넥타이핀, 커프스버튼, 안경, 지갑, 그 외 특히 뾰족한 것은 모두 여기에 놓아 주십시오]

라고 써져 있었습니다. 문 바로 옆에는 검게 칠한 훌륭한 금고도 문이 열린 채 놓여 있었습니다. 열쇠까지 걸려 있었던 것입니다.

"아하! 어떤 요리에 전기를 사용하는 모양이야. 금속은 위험하지, 특히 뾰족한 것은 위험하다는 거겠지“

"그렇겠지. 그러면 계산은 돌아가는 길에 지불하는 걸까?“

"그런 모양이야“

"그래, 분명히 그럴 거야“

두 사람은 안경을 벗거나 커프스 버튼을 풀고 모두 금고 안에 넣고 찰칵하고 잠갔습니다. 조금 더 가니 문이 또 있었고, 그 앞에 유리로 된 항아리가 하나 있었습니다. 문에는 이렇게 써져 있었습니다.

[항아리 안의 크림을 얼굴과 손발에 모두 발라 주십시오]

과연 항아리 안을 보니 우유크림이 들어 있었습니다.

"크림을 바르라는 것은 무슨 소리지?“

"이건 말이다, 밖이 무척 춥지 않은가? 방안이 너무 따뜻하면 살이 트니까 그 예방인 거야. 아무래도 역시 안에는 높으신 분이 와 있는 거야. 혹시 모르지, 우리들은 귀족과 아는 사이가 될지도 몰라“

두 사람은 항아리의 크림은 얼굴에 바르고 손에 바른 후 양말을 벗고 발에 발랐습니다. 그래도 아직 남아 있어서 두 사람은 모두 몰래 얼굴에 바르는 척 하며 먹었습니다. -23:20-

그러고 나서 서둘러 문을 열자, 그 뒤쪽에는

[크림을 잘 바르셨습니까? 귀에도 잘 발랐습니까?]

라고 써져 있었고, 작은 크림 병이 놓여 있었습니다.

"과연, 나는 귀에는 바르지 않았어. 하마터면 귀가 틀 뻔했군. 여기 주인은 정말 빈 틈이 없군“

"그래, 세심한 곳 까지 잘 생각 하는군. 그런데 나는 빨리 뭔가를 먹고 싶은데, 이렇게 복도가 끝이 없어서야 어찌 할 도리가 없군“

그러자 바로 그 앞에 문이 있었습니다.

[요리는 이제 곧 완성됩니다. 15분만 기다려 주시면 됩니다. 곧 드실 수 있습니다. 빨리 당신 머리위에 병 안의 향수를 잘 흔들어 뿌려 주십시오]

그리고 문 앞에는 금빛으로 반짝이는 향수병이 놓여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그 향수를 치익치익 뿌렸습니다. 그런데 이 향수는 왠지 식초 같은 냄새가 나는 것이었습니다.

"이 향수는 이상하게 식초 냄새가 나는군. 어떻게 된 거야?“

"하녀가 감기라도 걸려서 실수로 넣은 거겠지“

두 사람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문 뒤쪽에는 커다란 글씨로 이렇게 써져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주문이 많아 번거로우셨죠. 죄송합니다. 이제 이게 끝입니다. 부디 몸 전체에 항아리 안의 소금을 잘 문질러 주십시오]

과연 멋진 파란 도자기로 된 소금 병이 놓여 있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번엔 두 사람 모두 섬뜩해져서 서로 크림을 치덕치덕 바른 얼굴을 쳐다보았습니다.

"아무리 봐도 이상하군“

"나도 이상하다고 생각해“

"많은 주문이라는 것은 저쪽에서 이쪽으로 주문하는 거잖아“ -27:35-

"그러니까, 서양 음식점이라는 것은 내 생각에 서양요리를 온 사람에게 먹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온 사람을 서양요리로 해서 먹어치우는 집인 거야.....“

덜덜 떨면서 한 신사는 뒷문을 밀려고 했지만, 어찌 된 일입니까? 문은 일절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안쪽에는 문 하나가 더 있었는데, 커다란 열쇠 구멍이 두 개가 나 있고, 은색 포크와 나이프 모양이 잘려 나와 있었습니다.

[이거 참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주 훌륭하게 만들어졌습니다. 자 , 어서 안으로 들어오십시오]

라고 써져 있었습니다. 게다가 열쇠 구멍 속에서 힐끔힐끔 쳐다보는 두 개의 푸른 눈동자가 이쪽을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문 안쪽에서는 소곤소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큰일 났군, 이제 알아차린 거 같아. 소금을 문지르지는 않을 것 같은데“

"당연하지. 두목이 쓴 글이 형편없으니까 그렇지. 저기에, 여러 가지 주문이 많아서 번거로우셨죠, 수고하셨습니다. 같은 멍청한 말을 써놓았잖아“

"아무래도 상관없잖아. 어차피 우리한테는 뼈다귀도 나눠주지 않으니까“

"그건 그래. 하지만 저 녀석들이 이쪽으로 들어오지 않으면 그건 우리 책임이거든“

"한번 불러볼까? 불러 보자, 거기 손님들, 빨리 들어오세요. 들어오세요. 접시도 씻어 놓았고, 채소도 벌써 소금에 잘 버무려 놓았습니다. 다음은 여러분들을 채소와 잘 섞어 새하얀 접시에 올려놓는 일 뿐입니다“

"헤이, 이보세요 어서 오세요. 아니면 샐러드는 싫어하시나요? 그러면 지금부터 불을 지펴서 프라이로 해드릴까요? 어찌됐든 빨리 들어오세요“

두 사람은 너무 놀란 나머지 얼굴이 마치 쭈글쭈글해진 휴지처럼 되어 서로 그 얼굴을 바라보며 부들부들 떨며 소리 없이 울었습니다. 안 쪽에서는 다시 쿡쿡 웃으며 소리쳤습니다.

"어서 오세요. 그렇게 울어버리면 기껏 바른 크림이 흘러내리지 않습니까. 네, 이제 곧 가지고 갑니다. 자 어서 오세요“

"빨리 오세요. 두목이 벌써 냅킨을 두르고, 나이프를 들고서 입맛을 다시며 손님들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32:15

두 사람은 울고 또 울었습니다. 그때 뒤에서 갑자기, -32:40-

'컹컹', '으르렁'하는 소리가 나며, 아까의 그 백곰 같은 개 두 마리가 문을 넘어뜨리고 방안으로 뛰어 들어왔습니다. 열쇠구멍의 눈동자들은 순식간에 사라지며, 개들은 으르렁 거리며 잠시 방안을 빙글빙글 돌더니 다시 한 번, '컹' 하고 짖더니 갑자기 다음 문을 향해 뛰어들었습니다. 문은 쾅하고 열리며 개들은 빨려 들어가듯이 뛰어갔습니다. 문 저편의 칠흑 같은 어둠속에서 '야옹, 캬아악' 하는 소리가 나더니 바스락 바스락 울려 퍼졌습니다. 방은 연기처럼 사라지고, 두 사람은 추위에 벌벌 떨며 풀 속에 서 있었습니다.

다시 보니, 상의나 구두, 지갑과 넥타이핀은 저쪽 가지에 매달려 있기도 하고 이쪽의 밑바닥에 흩어져 있기도 했습니다. 찬바람이 휘잉 불어오더니, 풀은 쏴아 쏴아, 나뭇잎은 버석버석, 나무는 쿵쿵 울렸습니다.

그리고 뒤에서는 '손님~ 손님~' 하며 외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두 사람은 갑자기 벌떡 일어나 '어이, 여기야 여기, 빨리 와' 하고 외쳤습니다. 삿갓을 쓴 전문 사냥꾼이 풀을 바스락 바스락 밟으며 왔습니다.

그제야 두 사람은 안심했습니다. 그리고 사냥꾼이 가져온 경단을 먹고, 도중에 십엔 정도의 꿩을 사서 도쿄에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아까 한번 휴지같이 쭈글쭈글해진 두 사람의 얼굴만은 도쿄에 돌아와서 목욕을 해도,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36: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