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갔나? 갔지?!"

 

 

19살의 청년이 오두막 집 문을 슬쩍 열고 누군가 떠난 것을 확인한다.

 

 

 

그의 이름은 '청하'

 

 

청하는 울타리로 감싼 마당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짐이 든 배낭과 함께 슬금슬금 울타리 밖으로 향하려한다.

 


 

"엄마~ 미안해요~"

 

 

 

"미안해? 뭐가?"

 

 

 

"와씨!! 깜짝아!!"

 

  


갑자기 등 뒤에 한 여인이 청하를 놀래켰다.

 

그녀가 청하의 어머니, 하지만 인간인 청과 다르게 어머니는 인간이 아니었다.

 

마물 중에서 에서도 지능이 가장 높은 위치에 서있는 종.

 

 

 

백택였다.

 

 

 

 

 

"그래서. 어디가려 했니? 우리 아들?"

 

 

 

 

 

백택 앞에 무릎 꿇고 꾸중을 듣는 청하는 토라진 표정으로 말도 섞으려 하지 않았고 그런 그를 보며 백택이 딱밤을 때린다.

 

 

 

"!"

 

 

"엄마가 밖은 어떻다고 그랬지?"

 

 

"...넘친다고요."

 

 

"뭐가 넘쳐?"

 

 

 

그냥 넘어갔으면 하지만 아무래도 단단히 화난 백택은 그냥 넘어갈 생각이 없다.

 

 


"인간의 가죽을 벗기고 속살을 치킨 다리 뜯어 먹는 괴물 여자들이."

 

 

"잘아네? 그래서 엄마랑 어렸을 때부터 약속했지? 절대, ! ! 로 울타리 밖을 나가지 않겠다고."

 


"."

 

 

"근데 이게 지금 몇번 째일까?"

 

 

"1년동안 761번이요."

 

 

"내가 비록 네 친부모는 아니지만 그래도 친 아들처럼..."

 

 

"! 알았어요! 관둘게요!"

 

 


청하는 울타리 집 생활도 어머니의 구속도 지겨웠다.

 

그런 와중에 매번 도망쳐도 백택에게 잡히니 청하의 불만은 더욱 커져만 갔다.

 

내년이면 성인인데 이렇게 집구석에 박혀서 어머니의 품안에 사는 것도 쪽팔린것도 덤이었기에 몰래 독립을 결심했지만 역시 무리였다.

 

 

 

청하는 옛날 마족과 인간의 전쟁피해로 부모님을 잃고 갓난 아이일 때 바구니에 든체 냇가에 떠밀려간 고아다.

 

전쟁이 좀 끝나고 거의 빈사상태인 청하를 우연히 백택이 발견했고 그때는 이미 전쟁이 끝난 후였다.

 

부모도 잃은 것도 모자라 누구 하나 돌봐 줄 이 없는 이 갓난 아이에게 모성과 연민을 느낀 백택은 그를 키워냈다.

 

 

 

전쟁이 끝나고 마물 소녀들과 인간의 관계가 우호적이게 되어도 숫컷을 노리고 습격하는 위험한 마물 소녀도 도사리기에 백택은 한평생 청하에게 '절대 집 울타리를 넘어서는 안돼.' 라고 거의 세뇌에 가까운 교육을 이어 왔다.

 

하지만 청하는 시간이 흘러 백택이 숨기듯이 알려주지 않는 것들을 몰래 그녀의 서재에서 이런저런 모르는 지식을 스스로 채웠고 거의 성인이 되어가는 청에게 그런건 이젠 통하지 않게 되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에이씨. 분명 나가는 거 다 봤는데."

 

 

 

청하는 분한 마음에 괜한 방문에 화풀이를 하고 짐꾸러미를 던져버렸다.

 

밑에 층 까지 들릴 만한 소심한 반항, 그걸 백택이 듣지 못했을리가 없다.

 

백택은 조심스레 청하의 방에 들어와 위로한다.

 

 


"아들."

 

 

"뭐요."

 

 

"우리 아들 마음은 아는데..."

 

 

"! 알면 좀 보내줘요! 제가 언제 까지 눈치 없이 엄마 곁에서 이렇게 살 수는 없잖아요!"

 

 

"눈치 볼게 뭐 있니! 넌 내 아들이고 할 일은 충분히..."

 

 

"할 일이 충분.. ! 근친하면서 엄마한테 정기주는 거요?!"

 

 

 

부끄러워 차마 입밖으로 꺼내지 못했지만 화가 주체가 안되서인지 청하는 결국 할 말 안 할 말을 가리지 않기 시작했다

 

 

 

"그런 반응 하지말고. 너도 알지만 엄마 같은 마물에게 정기가 어떤건지 잘 알잖니."

 

 

"! 잘 알죠! 그러니까 제가 새아빠 원한다고 그렇게 말씀 드렸는데 '엄마는 우리 아들이 전부여서 다 필요 없어~' 라면서 새아빠도 안만들어 오잖아요!"

 

 

"...엄마가 새 아빠를 만들어 온다 해도 넌 절대 못 나가."

 


"! 진짜!!"

 

 


말이 통하지 않자 결국 신경질을 내는 청하, 백택은 사춘기가 늦게 온 것인지 아니면 무슨 심경의 변화가 생겨서인지 부쩍 반항이 늘은 청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도대체 왜 그렇게 나가고 싶어 그러니?"

 


"말 하면, 보내 주실 거에요?"

 

 

"...고민은 해볼게."

 


"... 14살 때였어요. 기억하시죠? 제가 처음 울타리를 넘나드는 걸 틀켜서 엄마한테 엄청 깨진 날이요."

 

 

 

청하가 14살 때 백택 몰래 울타리를 벗어나 여기저기를 신기해하며 돌아다닐 때 어느 한 코볼트를 만난 적이 있다.

그녀의 이름은 치치.

처음에는 그저 몇번 몰래 지켜봤다.

그러다 매일 홀로 노는 그녀에게서 자신의 모습이 겹쳐보여 먼저 말을 걸었다.

듣자하지 치치의 부모님도 전쟁에서 돌아가셨다고 들었고 둘은 서로 아픈 공통점을 가진것을 느끼고 그 아픔을 같이 씻어 내고자 친구가 되어 매일 놀러 나갔다.



"하지만 치치는 저에게 강해지기 위해 저도 잃지 않기 위해 수련을 떠난다고 하고 언젠가 돌아온다고 해놓고 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결론은?"



"치치를 찾으러 가고 싶어요."




하지만 그녀의 대답은 단호했다.


 


"안돼." 



"방금 고민해본다고 했잖아요!"



"난 또 무슨 이유인가 싶었더니 그런 거였니?"



"그런 거 라뇨! 치치는 제 소중한 친구..."



"5년이나 된 이야기야. 심지어 딴 것도 아니고 여자 때문에? 엄마는 허락 안 해."



백택의 단호한 불허에 청하는 반박하려던 순간 보았다.

평소의 상냥함과는 완전 다른, 심지어 그날 울타리를 빠져나갔었을 적과는 비교도 힘든 그녀의 무표정 뒤의 무언의 압박감을.



"후... 아들."



백택은 천천히 다가와 청하의 뺨을 어루만지자 청하는 그만 그녀의 위압감에 흠칫 거렸다.



"엄마가 무섭니? 이런 모습은 처음이야?"



"......"



"그러니까 왜 엄마를 이렇게 화나게 하니? 응? 우리 아들은 엄마 곁에서 그저 말 잘~듣고 잘 먹고 잘 자고 그리고..."



백택은 청하의 허벅지를 슬슬 쓰다듬으며 그곳에 닿을 듯 말듯 애태우며 귓가에 속삭였다.



"잘 싸주기만 하면되는데."



순간 청하는 온몸에 소름이 끼쳤고 힐끔 백택의 시선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성장한 몸을 핥듯이 바라보는 눈 빛, 그 눈 빛에서 청하는 공포보단 배신감이 먼저 들었다.



'뭐야? 이럴려고 날 키운 거였어? 지난 19년 동안 겨우 이딴 걸 위해 날 키웠던 거였어?'



억울함과 울화통에 치밀어 결국 백택의 손을 뿌리치고 짐을 들어 성큼성큼 현관문을 열고 나갔다.



"아들! 아들!! 멈춰!!"



"아들? 아~들?! 아들은 개뿔이! 날 이럴려고 19년이나 키운 거였어요?!"



"아니야! 그... 그건 아들이 그 짐승년을 잊으라는 뜻으로..."



치치를 나쁘게 말하자 청하는 백택에게 살벌한 표정을 지었다.



"치치를 그런식으로 말하지 마요."



순간적인 침묵, 날씨도 분위기를 타는지 먹구름이 몰려오고 서늘한 바람이 불어댄다.



"보렴. 날이 안좋아졌지? 이건 다음에 말하고 지금은 어서 엄마랑 안에 들어가서..."



백택이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청하는 달렸다.



"정말."



백택은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단번에 청하를 따라잡았다.



"자꾸 엄마 화나게 할레?"



죽지 않을 정도, 딱 탈이 나지 않을 정도로 청하에게 체벌겸 옆구리에 발차기를 날리려던 순간이었다.



"?!?!"



청하가 백택의 공격을 흘려보내고 오히려 반격을 내질렀다.

백택도 마물이기에 피해는 없었지만 놀랐다.

인간이 저런 움직임으로 마물의 공격을 흘려보내기 힘드니까.



"왜요? 제가 집에만 있으면서 가만히 뒹굴거리기나 한 줄 알아요?"



벙찐 백택에게 책을 꺼내 보여주는 청하.



[당신을 위한 마물호신술! -바티츠 편- (저자- 진코)]



"...늦게 오는 사춘기가 무섭다고들 하더니 이젠 엄마를 때리다니 혼날 필요가 있구나."



백택은 머리 끝까지 화가 나버렸고 방대한 그녀가 힘을 조금 개방하자 쓰고있던 안경이 금이갔다.

청하도 이대로는 위험하다는 걸 느꼈고 무엇보다 자신의 어머니인 백택의 무서움을 직접 본 적이 있기에 더더욱 이 상황을 잘안다.


하지만 아무런 대책도 없는 건 아니다.



최후의 방법, 자신의 어머니 백택을 지금이라면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 그것은...



"?! 아들아?! 아들?! 아들!!!"



도망치는 것.



백택은 맞설 줄 알았던 청하가 도망치자 다시 뒤 쫒았다.

하지만 그것은 청하의 함정, 그가 미리 파논 구덩이에 걸려 하반신이 묻히고 말았다.



"아들!!! 청하야!!!"




머리가 좋은 그녀의 유일한 약점, 아들 청하에 대한 관대함과 믿음 때문에 이런 허접한 함정에 걸린 것이다.

애타게 들리는 백택 어머니의 절규에 청하는 뒤도 안돌아보고 달리고 달려 최대한 숲을 향해 전력질주를 했다.



'내가 너무 심했나?...아냐! 지금은 아무 생각하지마! 아무 생각도! 그래도 날 키워주신 어머니니까 생각이 정리되면 편지라도 드리자!'



일단 백택에게 자신을 키워준 것은 감사한다.

하지만 독립해 자신을 성장시키고 치치를 찾는 것은 별개다.


그렇게 청하는 독립으로 부터 첫 발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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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윽! 으으으윽!! 윽!!!!!!!!"



청하가 일부로 꽉 끼게 만든 구멍 함정에 드디어 빠져나온 백택.



"...후."



청하는 이미 쫒아야 늦은 거리 까지 갔을 것이다.

그걸 생각하니 더욱 머리에 화가 치밀었지만 백택은 깊게 심호흡을 하며 집문을 걸어 잠구고 천천히 걸어 청하를 추격한다.



"아들, 엄마 너무 슬프게 하면 못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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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뇽 몬붕이들~ 몬하~


드디어 뭔가 나올 거 같은 소설을 써봤엉.


딱히 뭐 대단 한건 있는건 아니고 그냥 막 드디어 영감이 떠올라서 쓰는 글이야.


요것은 일단 주인공이 19살 20살이 되기 직전의 성장과 자신을 키워준 부모 백택과의 갈등 그리고 오랜 약속을 한 코볼트(진화 예정)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엉.


하지만 요런 것 보다는 우리 몬붕이들이 원하는 건 야스 씬 이겠징?


야스씬은 주인공이 여러 몬무스를 만나면서 도주 실패나 전투 실패시에 일어나는 배드 엔딩에 대한 것도 올라오니까 보려면 봐줭.


(이번편은 프롤로그라 야스씬 없엉.)



아무튼 요런 뭣도 아닌 글 봐주느라 넘나 고맙고 난 피드백은 언제나 화녕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