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6 오버존 스포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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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째서 미래를 두려워하는가.

 

“...”

 

미지의 것을 선택하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선택하지 못한 과거를 그리워하기에...

 

사람은 미래를 두려워한다.

 

“...이런 잠에 들고 말았나.”

 

스노우 화이트는 낡은 폐건물에서 눈을 떴다.

 

“곧 녀석들과 만나는 때인가...”

 

‘스노우 화이트님.’

 

랩쳐를 죽이기 위해 무기를 정비하던 스노우 화이트의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군.”

 

그러나 그녀의 희미한 얼굴만이 잠깐이나마 기억날뿐 스노우 화이트는 그녀를 기억해내지 못했다.

 

그녀는 그리워할 과거가 잿더미로 남았기에...

 

그 무엇하나 기억해낼수 없었다.

 

‘어딜가냐구요? 도로시님한테요...요즘 힘들어 보이시거든요...너무 혼자서 많은 짐을 끌어안고 계신다고 해야할까...솔직하지 못하시 잖아요. 그래서 제가 알고 있는 마법의 단어를 가르쳐드리러 가는 중이에요.’

 

“도와줘요...그 단어 였던건가...”

 

희미한 잔향만이 스노우 화이트의 머리를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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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언제 다시봐도 끝내주는 성능이네 그거.”

 

“양산형이 아슬아슬하게 버틸수 있는 량까지 중량과 에너지를 집약시킨 물건인데 이정도는 해야죠.”

 

“피나, 어디 다친 곳은 없나요? 또 불편한 점이라던가...아니면!”

 

도로시가 피나를 향해 다급하게 다가와 온몸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또 시작이네.”

 

“또 시작이네요.”

 

아니스와 네온이 도로시의 모습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들이 한숨을 쉬는 이유는 별것 아니였다.

 

랩쳐의 전투가 끝나면 언제나 도로시는 피나의 몸을 살폈다. 어떤 전투에서는 피나와 카운터스가 랩쳐와 조우하기도 전에 육안으로 확인도 되지 않은 랩쳐들을 쓰러뜨리고 돌아온적도 있었다.

 

피나에게 혼났지만 도로시는 기쁜듯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도로시님 너무 무리하고 계세요.”

 

“피나, 이정도는...”

 

“드레스, 흙먼지가 조금 묻었네요.”

 

“이정도는 하게 해줘요...피나.”

 

“저는 도로시님이 무리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제가...”

 

“피나!...더...말하지 말아줘요...부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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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막한 어둠속에 불빛이 일렁였다.

 

“...지휘관님 일어나신거에요? 더 주무세요 아직 한시간 밖에 안지났어요.”

 

“초초해진 것 같아.”

 

“누가요?”

 

“너와 도로시가 말이야.”

 

피나는 이내 입을 다물었다.

 

시간과 세계를 넘어 기적적으로 재회한 두사람이었지만 상황은 좋지 못했다.

 

결국 이세계의 방랑객인 그녀는 떠나야 했으니까.

 

분명 이 끝의 종착지가 자신의 소멸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피나는 차근차근 이별의 준비를 시작해야만 했다. 

 

“불안한거에요...제가 여기에 있어도 되는 존재인지...이렇게 행복한 기회를 얻어도 될지...과한 욕심을 부리는 건 아닐지...사실은요...돌아가고 싶지 않아요...계속, 도로시님과 함께...있고 싶어요...”

 

작은 모닥불을 핑계삼아 피나는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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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 인가...”

 

“스노우...화이트님...?”

 

피나가 헬레틱이 된지 셀수 없이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피나는 갓데스의 일원들에게 가르침을 받고 10년이 지났을 때 독립적으로 움직일 정도로 강해져있었다.

 

“미안하군...”

 

“스노우 화이트님! 어쩌다가...아니 제가 부품을!”

 

“피나...틀렸다...코어까지 손상이 됐어...부품으로 수리할 정도가 아니야.”

 

“포기하지 마세요!! 반드시...반드시 방법이 있을겁니다...그러니!”

 

스노우 화이트는 다급한 피나의 손을 움켜잡았다.

 

죽음을 직면한 그녀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피나...나는 퀀을 죽이는게 목표였다...그리고 그 목표는 지금도 변함없어...”

 

“알고...있어요...알고...있어요...스노우...화이트님...”

 

“제자를 한명...두었다...시끄럽고...건방진 녀석이지만...끈기있는...놈이야...그녀석한테...세븐스 드워프를...맡기고 싶다...전해...주겠나...”

 

“전해드릴게요...스노우 화이트님...저...만...믿으세요....”

 

스노우 화이트에게 세븐스 드워프는 단순한 무기가 아니다. 분명 더 좋고 휼륭한 무기를 개발하거나 개조할 시간은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낡고 닳은 세븐스 드워프는 스노우 화이트가 퀸을 잡을 유일한 무기였다. 그런 무기를 남에게 맡긴다는 것은 사명을 넘긴다는 것과 같았다.

 

“아...제길...푸른 하늘을...이...지상을...인류에게...되돌려줘야하는데...”

 

‘언니...’

 

스노우 화이트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떳을 때 그리운 얼굴이 그녀를 맞이하고 있었다.

 

“야 스노우.”

 

“레드후드...”

 

“고생했다...이리와!”

 

 레드후드는 스노우 화이트에게 가볍게 헤드락을 걸었다.

 

“...이젠 안피하네.”

 

“숨...”

 

“음? 숨막혀?”

 

“아니...그리웠어요...레드후드...”

 

스노우 화이트는 어느새 레드후드와 비슷한 눈높이를 할 정도로 자라있었다.

 

“많이 컸네?”

 

“당연하다.네가 떠나고 많으...윽!”

 

레드후드는 스노우 화이트의 머리를 향해 딱밤을 날렸다.

 

“쬐간한게 어디서 반말이야!”

 

“그렇네요...다큰 저도 당신에게는 아직 작은 스노우겠죠?”

 

“자 이리와. 노래나 듣자.”

 

레드후드가 튼 익숙한 노래에 스노우 화이트는 음에 맞춰 가사를 읊었다.

 

“그리운 내 고향, 그리운 나의 친우, 회색의 하늘이 우리를 덮쳐도 언젠가 고향에 돌아가리.”

 

“오...스노우 이 노래 가사까지 외울정도로 들었어?”

 

“레드후드가 항상 들려주던 노래였으니까...분명 잊지 못한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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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스노우 화이트님과 같은 바이저를 쓴...”

 

“야, 너”

 

“네? 저요?”

 

“그래 너말이야. 왜 그걸 들고 있는거야?”

 

“아하하...그거라...뇨?”

 

“세븐스 드워프, 그걸 왜 니가 들고 있냐고.”

 

“분홍머리에...같은 바이저...설마...?”

 

“왜 스승의 물건은 니가 가지고 있냐고!”

 

“자,잠시만요! 다...당신이 설마...스노우 화이트님의 제자?!”

 

“...뭐야 너 나 알아?”

 

피나는 분홍머리의 니케에게 스노우 화이트의 부고와 그 유언으로 세븐스 드워프를 제자에게 맡기려 찾아왔다는 말을 전했다.

 

“어쩐지...왜이리 늦나 했다...죽었구나...스노우 화이트는...”

 

분홍 머리의 니케는 하늘 올려봤다. 눈물을 참고 싶었던 거겠지만 그럴수 없었다.

 

스노우 화이트는 그녀에게 있어 은인과 같았다. 방주의 무리한 임무로 그녀 혼자 지상에 남겨졌을 때 스노우 화이트가 그녀를 주웠다.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줬고 많은 걸 가르쳐줬다. 

 

“스승은 많은 걸 알려줬지만...딱하나 세븐스 드워프에 대해서는 언급도 안했어...만지지도 못하게 했지...써줄게...스승이 바란 거잖아...?”

 

피나는 그녀에게 세븐스 드워프를 넘겼다.

 

“스승이 많은 짐은 기동성에 문제가 된다니까 항상 가볍게 하고 다녔는데...뭐야...자기는 나보다 휠씬 무거운 걸 들고 있었잖아...치사하네...정말...”

 

“그럼...전해야 할 물건이 더 있어서 이만 실례할...”

 

“잠깐, 너 이름이 뭐야.”

 

“피나, 피나라고 합니다. 당신은요?”

 

“노아라고 해...피나 솔직히 난 자신 없어 스승 같이 랩쳐의 대한 강한 원망보다 방주에 대한 원망이 더 크다고...네가 가르쳐줘. 스승의 가려했던 그 길로, 그 터무니 없었던 꿈을 내가 이룰 수 있도록...도와줘.”

 

“물론이죠.”



























==후기==



후후후 저번 후기에 도로시의 독백이라 했는데 생각해보니 그건 아직 이른 것 같다! 그러니 이번부터는 피나의 과거를 다루겠다!


외전으로 넣을까 생각했지만...이편이 맘에 들어서 넣었다! 언제나 봐주고 있는 독자들! 고맙다! 아카콘과 댓글을 달아주는 녀석들도 고맙다!!


참고로 맨 위애 스노우 화이트의 회상의 나오는 피나의 말은 이 당시 오버존에서는 스노우 화이트와 피나 접점이 없었기에 상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