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세계관에서 정해진 인간의 한계, 그걸 시각화한 모습이 바로 주인공의 장애인거. 그래서 주인공이 장애의 한계를 초월한 행적을 보일 때마다 그 세계관의 한계를 넘어선 인간찬가가 완성되는 구조지. 이게 실제 장애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장애를 상징으로만 다루는 방식이기에 사실주의를 추구하는 순수문학에서는 이런식으로 장애인 캐릭터를 다루는걸 자제하라고 말하고 있고.


 장애 캐릭터를 어떻게 쓰냐에 따라서 대중장르에 가깝느냐 순수문학에 가깝느냐를 구분할 수 있는거지.

 그래서 오버워치의 의수 캐릭터가 장애인을 표현한 pc주의의 영향이라는 말에 나는 동의하지 않음. 그건 아주 전통적인 장애인을 상징으로 쓰는 장르기법임. 그저 마케팅에 의해서 그게 마치 새로운 가치를 담은 것처럼 포장하고 있을 뿐. (가짜 pc인거지)


 어쨌든 장르에서 '장애'는 인간의 한계를 표현하는 상징이므로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는게 가능하고,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전혀 색다른 장애를 구성해서 넣는 것도 가능함. 라노벨이나 웹소설에서는 이런 상징적 장애을 이용한 서사가 꽤 발달해있지. 예를 들자면...



 어마금의 등장인물 사텐 루이코. 얘는 상징적 장애를 지닌 캐릭터로 볼 수 있음. 모두가 초능력을 쓸 수 있는 세계에서 혼자 초능력을 못쓴다는 건 사실상 그 세계관 내에서 장애가 있는 것과 다를 바가 없거든. 자신의 한계를 절대 극복못한다는게 정해진 캐릭터고 그래서 그 괴로움을 스스로 승화시켜야 하는 행적을 보이기 때문에 얘는 인기가 많음. 얘 인기가 오를 수록 팬들 사이에서 미코토가 욕먹는 수위도 높아진다.  '장애인 괴롭히지 마라 피카츄년아!' 하면서. 



 상징적 장애라는 관점에서 보면 인피니트 스트라우스의 주인공 이치카는 이야기가 시작하자마자 '남성의 한계를 극복한 초인'으로써 등장함. 인피니트 스트라우스 세계에서 남자는 최강의 병기인 IS를 다루지 못하는 전력외 존재. 상징적 장애인이거든. IS는 이치카가 끊임없이 한계를 극복하는 인간이라는걸 '여자만 다룰 수 있는 병기를 다룬다'로 심플하게 독자에게 납득시켜서 인기를 끌었다고 생각해.


 


 이외에도 상징적 장애로 유명한건 자토이치가 있는데 이건 상징적 장애를 '맹인'이라는 외형으로 완벽하게 시각화하고 있기 때문에 위의 두 캐릭터보다 훨씬 더 이해하기 쉽고 몰입하기도 쉬움. 데어데블도 이런 식이고 오버워치도 이런 식임.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피터팬의 악당 후크 선장. 그는 한쪽 팔이 없기 때문에 더더욱 무서운 존재지. 한쪽 팔이 없어도 저렇게 사악한 해적짓을 할 정도면 얼마나 강한걸까 하고.


 결국 장르에서 장애인 캐릭터라는건 '그 세계관의 한계를 신체적 한계로써 드러내는 캐릭터'라고 생각해. 사텐 루이코는 선천적인 재능(초능력)에만 가치를 두는 학원도시의 한계를 드러내주는 캐릭터고, IS이치카는 여성만 존중받는 사회의 한계를 드러내주는 캐릭터지. 자토이치 또한 육체적으로 결함이 있는 자는 인정받지 못하는 사무라이의 세계가 지닌 한계를 드러내는 캐릭터고. 그렇게 세계관에서 소외된 인물들이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관의 기본 전체 자체를 박살내는게 인간찬가로써 재미있게 느껴지는거라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