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라이브를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이렇게 올리는 게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실수한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디시인사이드 몬무스갤에서 활동하던 때에, 몬무스 야설들을 몇 개 썼었는데, 수 십 편 중에 고르기 힘들어서, 가장 달달하고 기억에 남는 쪽을 골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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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서큐버스야. 그리고 지금 여기 내가 지금 안고 있는 남자아이는 30분 전에 만났고 우리의 좌측에서 브레이크가 늦은 1톤 트럭이 달려들고 있지. 우리 둘은 죽었어. 뭐 정확히는 아직 죽지는 않았지만 곧 죽을 예정이지. 

 

뉴스에는 어떻게 나올까? 서큐버스가 아이를 구하려다가 같이 죽었다고 나올까? 아니면 늙은 서큐버스가 아이를 해치려다가 사고가 났다고 보도될까?

 

왜냐면 늙은 서큐버스는 아무도 상대해주지 않거든. 

 

꼬리는 길어지고, 머리의 뿔은 커지며 다리는 역관절이 되어 발굽이 자라. 악마로선 완전히 성장했지만 인간들에겐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모습이지. 이런 서큐버스는 어느 남자도 원하지 않아. 돈을 주고 사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 늙은 서큐버스는 굶주림과 외로움 속에서 죽어가는 거야. 그러니 내가 어린 남자아이를 잡아먹으려다가(?) 함께 차에 치어 죽었다고 나와도 놀랄 게 없지. 

 

 

 

아직 성에 눈 뜨지 않은, 젊은 아이의 정액은 맛이 최고라고 해. 먹어 본 적 없지만, 앞으로도 먹을 일은 없겠지. 이렇게 늙은 서큐버스에게 무슨 그런 기회가 있겠니. 그러니 '아이를 구하려다가 사망'같은 건 희망사항이지. 내가 살아서 진술한다고 해도 인간들은 웃기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할걸

 

 

 

그러니 내가 이 아이를 구하려고 뛰어든 건 멍청한 짓이야. 하지만 나도 처음 본 아이를 구하려고 몸을 던지는 영웅적인 일은 하지 않는다고, 내가 악마라서 그렇다고 생각하지 마. 인간들도 그렇잖아? 내가 이 아이를 구하려는 건 이 아이를 30분 전에 만나서 그래.

 

 

 

말해놓고 나니 더 황당하네.

 

 

 

하지만 그 30분 동안 난 정말 행복했어. 이 아이가 와서 코를 훌쩍이며 나에게 말을 걸어주는데, 그 눈빛엔 어떤 두려움도 경멸도 그리고 성욕도 없었거든. 정말 순수한 호기심 그 자체인거야. 믿어봐. 서큐버스 나이가 30이 되면 눈만 봐도 그 사람이 뭘 생각하는지 훤히 알게 돼.

 

 

 

아줌마는 왜 다리가 왜 그래요?

 

아이는 털과 발굽이 나있는 내 역관절 다리를 신기하게 쳐다봤어. 아마 서큐버스가 뭔지 모르는 거겠지. 귀찮아 지기 싫어서 나는 아이에게 퉁명하게 대답했어.

 

그냥 태어날 때부터 이래.

 

만져 봐도 되요?

 

그 말을 들어 본지가 얼마나 되었던지. 그리고 그 대상이 대부분 엉덩이 아니면 가슴이었던 걸 생각하면 이 아이의 질문은 오랜만에 나를 즐겁게 했지.

 

마음대로 하렴.

 

아이는 동물원의 짐승을 대하듯 조심스럽게 내 다리를 만졌어. 떨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너무 무례하지도 않게. 코를 자주 훌쩍 거리는 애라서 콧물이 묻지는 않을까 좀 신경은 쓰였지만, 그래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어. 그리고 아이가 말했지.

 

신발도 못 신지 않아요? 걷는데 아프지 않아요?

 

거기였어. 발에 발굽이 나기 시작하면서 못 신게 되었던 구두들이 생각나더라고. 킬힐, 웨지힐, 오픈토, 샌들 등등. 정말 예쁘고 아끼던 것들이었는데, 이젠 못 신게 된 것들이었지. 그것들을 버릴 때도 울지 않았는데. 그 아이의 질문에 울음이 조금 나오더라. 아이가 놀라 물었지

 

아줌마 왜 그래요? 어디 아파요?

 

아니야. 그냥 아줌마가 옛날 생각이 나서.

 

 

 

아이가 내가 앉아있는 벤치 옆에 앉았어. 그리고 자기 주머니에서 꾸깃꾸깃하게 뭉쳐진 티슈를 꺼내더라고. 거기서 울었어. 어쩌면 아이의 콧물이 좀 묻어있을지도 모르는 티슈에 얼굴을 묻고 울었지. 반년 넘게 안 씻은 새끼의 포경자지를 억지로 입에 물었을 때도 구역질조차 안 났는데 말이야.

 

 

 

악마가 울다니 좀 의외네,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네. 사실 나도 내가 왜 울었는지 모르겠어. 하지만 몇 개 생각나는 것들은 있더라고. 좀 서러운 것들 말이야.

 

처음 먹었던 음식을 기억해? 아니 엄마 젖이나 분유 말고. 처음 먹었던 '요리'말이야. 그게 지금 네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니? 대부분은 그게 기억도 안 나고, 기억이 난다해도 그 둘이 다를 거야. 첫 경험도 그래, 처음 먹은게 다 좋아하는 음식일 수는 없는 거라고. 운이 좋아서 그 둘이 일치하는 사람들은 축하해.

 

인간들에게 있어 섹스는 행복과 기호의 문제지만 우리들에겐 생존이 걸린 문제야. 그러니 선택의 폭도 좁고. 그 첫 경험이 유쾌하기도 힘들어. 솔직히 말하자면 모든 경험이 그래.

재밌는 일이지. 우리는 음마라서 섹스로는 지구상 어떤 생물도 따라 올 수 없는 테크닉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그걸로 즐거움을 느끼는 일은 별로 없다는 게.

서큐버스는 강간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네, 뭐 절반은 맞는 말이야. 사실 우리에게 섹스는 아무것도 아니지. 맘만 먹으면 남자를 재기불능 할 정도로 빨아 먹을 수 도 있고. 그런데 말이야, 누군가 지나가다 살짝 밀친 거라도. 폭력은 여전히 폭력이라고?

 

쓸데없는 말이 너무 길어졌네.

아무튼 내가 엉엉 울자 아이가 놀랐어. 나는 고개를 들었지만 여전히 얼굴이 눈물범벅이 되어 있었지.

 

아줌마 여기서 좀 기다려요. 제가 휴지 더 가져올게요!

나는 뛰어가는 아이를 말리려고 했어. 만약 걔가 집에 가서 휴지는 왜 가져가니? 하고 묻는 엄마한테 서큐버스 아줌마한테 갖다 주려고요, 라고 말하면 어떤 사단이 벌어지겠어? 그리고 아이의 손목을 잡았을 때. 갑자기 경적 소리가 났지.

 

1톤 트럭이 꼬마에게 달려들고 있었어. 나는 꼬마의 손목을 잡았지. 나는 아이를 품에 안았고, 우리 둘은 눈을 꼭 감았어.

 

그리고 눈을 떴어.

핑크색의 레이스 커튼이 천장에서부터 내려와 하트모양의 침대를 감싸고, 은은하고 달콤한 냄새를 풍기는 향초가 희미하게 불타고 있는 곳.

여긴...어디에요?

아이는 품에 안겨서 고개를 갸웃거렸어. 이 곳은 결계, 서큐버스의 결계야. 서큐버스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부릴 수 있는 마법 중 하나지. 현실세계에서 독립 된 시공간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야. 왜 서큐버스가 이런 힘을 쓸 수 있냐고? 섹스요 섹스. 이런 대단한 능력의 목적이 고작 섹스를 하기 위해서라고.

 

그런 낯부끄러운 능력을 생명을 구하려고 쓰다니 고귀하다고 해야 할지 파렴치하다고 해야 할지.

 

어....여기는...

그러니 아이의 질문에 쉽게 대답하지 못하는 내 상황도 이해가 가지? 나는 서큐버스지 성교육 강사도 아니고 천사도 아니라고, 거기다 사실 이 아이를 구한 것도 아니야. 서큐버스의 결계는 현실세계에 영향을 주지 못하니까. 그러니 결계가 풀리고 다시 돌아가면 우리 둘 다 차에 치일 거야.

방금 전 까지만 해도 자동차가 달려와서...

아이는 코를 훌쩍거렸어. 불쌍하게도 많이 놀랐었는지 조금 울고 있더라고. 진정하도록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어. 기분이 좋지 않았지. 이 공간은 영원하지도 않고 결국 능력이 풀리면 우리 둘 다 죽을 거니 말이야.

 

내가 시인이라면 세상의 아름다움이나 고통스런 본질에 대해 노래하고, 내가 학자였다면 만물의 놀라움에 대해 알려주겠지만. 뭐, 나는 그저 서큐버스니까. 그런 거창한 일 같은 건 할 줄 몰라. 다만 내가 잘 하는 건 하나 있지. 이 아이에게 별로 그런 걸 해주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동정이라도 떼고 간다면.

그것도 서큐버스의 진심이 담긴 테크닉을 경험 한다면, 조금 이라도 위안이 될까?

 

보통 서큐버스는 남자들과 섹스할 때 전력을 다하지 않거든? 정액을 뽑는 것 정도는 100% 에 30% 만 들여도 남자들은 그게 다인 줄 알아. 올라타서 똥꼬에 조금만 힘만 줘도 '허흡!' 소리를 내며 눈이 휘둥그레 해진다니까. 다들 서큐버스를 뭘로 보는 건지...

진심을 다하는 서큐버스와 관계를 맺고 싶으면 조언 하나 할게. 섹스는 생각하지 마. 그래 우리도 섹스 좋아해. 단순히 정액을 먹고 살아서가 아니라 섹스 그 자체로 즐겁다고. 하지만 우리는 섹스로 만들어지지 않았어. 감정이 있고 호불호가 있고, 누군가 배신하면 화가 나고 진심을 다해주면 감동해.

성인군자나 고자가 되라는 게 아냐, 하지만 우리도 좀... '새로운 걸' 좋아한다고. 꽃이라도 들고와서 건네주면 너는 난생 처음으로 서큐버스가 얼굴이 빨개지면서 꼬리를 베베 꼬는 모습을 보게 될 걸?

 

그리고 그거 알아? 남자들이 싫어하는 이 뿔이나 다리 같은 거, 결계 안으로 들어오면 모두 변신시킬 수 있어. 현실에서도 불만 끄면, 머릿속에서 짐승다리는 0.1초도 생각나지 않게 해줄 수 있거든.

 

이 시점에선 다 쓸모없는 이야기지만 말이야.

 

나는 한숨을 쉬었어. 내가 앞으로 할 짓을 아이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할 지 곤란했거든.

그런데 이미 꼬마의 작은 성기가 반바지를 일으켜 세운 게 보이는 거야. 귀엽고 발칙하다는 생각이 들다가 반성했지. 서큐버스의 결계 안으로 불러 놔 놓고 뭐라는 거람. 여기의 향초 냄새는 기체화 된 비아그라나 다름없거든.

 

아줌마... 저 기분이 이상해요...

아이는 두 손으로 작은 고추를 가렸어. 불편하지만 부끄러워서 차마 말하지 못하는 거겠지. 빨개진 얼굴은 곤란한 빛이 역력했어. 난생 처음 발기라는 것을 경험했을 테니 그럴 만도 하지.

아줌마가 기분 좋게 해줄게. 대신 아줌마라고 부르지 말고 누나라고 말해볼래?

그럼 저....누나...

크~ 감격. 몇 년 만에 들어보는 누나 소리인지. 뻔뻔하다고 하지 마. 나도 죽을 텐데 이 정도는 부탁 할 수 있잖아.

자 그럼 이젠 누나한테 맡겨주렴.

 

아이의 바지를 팬티와 함께 벗겼어. 아직 음모도 나지 않은 치골 아래로 분홍빛 자지가 껍질이 벗겨지지 않은 채 서 있었지. 조금 지린내가 나긴 했지만 불쾌하지 않더라고. 입술로 물어 내려가며 껍질을 벗기자. 혀에 닿은 귀두가 두근거리는 게 느껴졌어. 신음소리가 나고 살짝 아픈 듯 했지만 날 믿기 때문인지 아니면 기분이 좋아져서 인지 가만히 있었어. 입을 홀쭉하게 만들어서 혀와 입술이 밀착하게 만들고 조금씩 고개를 움직이자 아이의 몸이 바들바들 떨렸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를 타락시키는 죄책감이 들었는데, 악마라서 그런지 나를 더 흥분시키더라고.

아...아줌마 저.. 기분이...

 

말과 동시에 입안의 고추가 조금 두꺼워지는 게 느껴졌어. 입에서 고추를 빼고 나도 옷을 벗었지.

처음이니까... 네가 원하는 대로 해줄게.

나는 평범한 인간 여자아이의 모습으로 변했다가, 가슴이 큰 모습으로도 변하고 조각 같은 몸을 가진 모델의 몸으로도 변했어. 이 공간에 들어온 서큐버스의 능력 중 하나지.

어떤 모습이 제일 예쁘니?

내가 묻자 아이가 조금 머뭇거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어.

저... 저는...저기...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서 더 가까이 다가가 귀를 쫑긋 세웠어.

음? 다시 말해줄래?

저는...저는 아줌마...아니... 누나의...

응, 응. 듣고 있어. 말해봐.

아이는 침을 꿀꺽 삼키고 대답했어.

저는 누나...아니 아줌마의... 원래 모습이 좋아요.

 

나는 그 상태로 얼어붙었어. 귀가 뜨겁고 머리에 피가 쏠렸어.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 정수리부터 시작해서 척추를 타고 발끝까지 관통하고. 그리고 그 순간. 하트모양의 침대가 사라지고 향초도, 핑크색의 레이스 커튼도 모두 날아가 버리고 주변이 깜깜해지더니 나와 아이사이에 작은 빛이 촛불처럼 빛났어.

빛은 반짝이더니. 갑자기 폭발하고 우리 주변에는 푸른 초원과 머리 위에 커다란 나무가 생겼지.

네가 이런 거니...?

저...저도 잘 모르겠어요... 근데 여기가 더 편해요...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따뜻한 바람을 불러왔어. 바람에는 멀리서 흐르고 있을 시냇물의 기분 좋은 시원함과, 초원을 누비며 품고 온 꽃향기가 실려 있었지. 나는 이런 공간을 만들어 본 적이 없어. 상상해 본 적도 없고. 기대해 본 적도 없지. 그런데 이 꼬마아이가. 서큐버스의 결계를 뚫고 자신만의 새로운 공간을 만든 거야.

넋을 잃고 주변을 바라보았어. 햇빛이 잎사귀 사이로 내려왔어. 아이는 발기 된 고추를 가렸는데, 귀두의 끝이 손에서 튀어나와 햇빛을 받고 반짝거렸어.

정말, 이 모습으로도 괜찮니?

아이는 부끄러운 지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한참 만에 고개를 두 번 끄덕였어.

처음에는 아이에게 생에 마지막 선물로, 동정심에 해 줄 생각이었지만, 이젠 생각이 바뀌었어. 나도 진심으로 이 아이에게 최선을 다할 거야.

나는 부드럽게 아이를 바닥으로 눕혔어. 고추를 가린 손을 잡자 아이는 다른 손도 스스로 치웠어.

아줌마의 가슴 만져보렴.

부드럽고... 둥글고... 따뜻해서... 해님 같아요...

자 그럼. 계속 만지고 있으렴. 나머진 나에게 맡기고.

나는 손으로 아이의 작은 것을 붙잡고 내 안으로 받아들였어. 마치 작은 생명이 내 안으로 들어온 기분이었지. 아이는 눈을 꼭 감았어. 떨리는 입술에서 달콤한 신음이 새어나왔어.

지금까지 어떤 남자에게서도 들어보지 못한. 달콤한 목소리로.

 

허리를 천천히 움직이자 벌써부터 아이의 정액이 나올 것 같았지. 하지만 아직 아니야. 이렇게 빨리 가면 소용없어. 

 

조금 아플지도 몰라. 하지만 아줌마를 믿으렴.

 

 

 

나는 화살촉 모양의 꼬리 끝을 정성껏 핥은 다음 아이의 항문 속으로 내 꼬리 끝을 집어넣었어. 전립선을 감싼 다음 마력으로 전립선을 구속시켰지. 이렇게 하면 사정을 억제하면서도 오르가즘을 계속 축적 시킬 수 있거든. 아이는 조금 놀란 듯 높은 비명을 질렀지만 발버둥치거나 거부하지 않았어.

 

 

 

장하다 장해. 착한 아이야.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이에게 올라탄 내 허리를 움직였어. 아이는 가슴을 만지작거리다가 어느새 갓난아이처럼 입으로 가슴을 빨기 시작했어. 나는 하반신에 더욱 힘을 주었지. 서큐버스의 젖은 질 벽이 아이의 작은 자지를 손처럼 감쌌어. 아이는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지. 내가 허리를 더 바쁘게 움직이자 아이가 고개를 흔들었어.

 

 

 

아줌마... 저... 저 기분이.. 머리가 하얗게...!

 

나는 꼬리 끝으로 감싸 쥐고 있었던 아이의 터질 듯한 전립선을 풀어주었어.

 

이제 가렴! 원하는 대로! 

 

아줌마...! 저...!

 

 

 

아이는 아직 두렵고 무서운 듯 아직 완전히 자신을 놓지 못하고 있었어. 나는 아이를 품에 안고 입술을 포갰어. 소금을 뿌린 캐러멜 같은 달고 짠 맛이 내 입술에 닿고 서로의 혀가 얽혀서 뜨거운 침이 섞였지. 그리고 이게 내 생애 첫 키스라는 걸 깨달았어. 아니. 단순히 남자가 짓누르며 혀를 집어넣는 거라든지 여기저기 몸을 애무하다가 우연히 입술이 닿는 그런 거 말고. 정말로 누군가 좋아서 키스를 하는 그런 거 말이야. 

 

 

 

입안에 장미꽃이 핀 느낌. 불규칙하게 펼쳐진 장미꽃잎 사이로 맑은 꿀을 찾는 벌처럼, 벌의 날갯짓처럼 허리를 움직였어. 허리가 뻐근하고 허벅지는 터질 것 같았지만 힘들지 않았어. 내 품속에 있는 천사 같은 아이가 세상에서 가장 큰 쾌락을 이제 느낄 테니까.

 

 

 

아이의 허리가 나를 들어 올리며 개화하는 꽃처럼 위를 향해 활짝 피어올랐어. 작은 성기인데도 그 누구보다도 깊게, 끝까지 닿겠다는 듯 날아오르듯이 내 안을 파고들고 생애 첫 정액을 내 안에 터트리고 있었지. 

 

 

 

아이의 모든 것이 내게로 스며드는 것 같았어.

 

 

 

서로 맞댄 코끝과 볼 사이로 아이의 눈물이 흘러 간지러웠어. 그리고 나도 울었지. 섹스란 게, 단순히 정액을 먹는 게 아니라 이렇게 기분 좋을 수도 있구나, 라는 걸 처음 깨달았거든. 이 아이는 마지막 순간까지 나에게 베풀어주고 있던 거야.

 

 

 

아이의 얼굴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 입술을 뗐어. 아이는 아직 눈을 꼭 감고 뺨을 붉게 붉힌 채 따뜻한 숨을 힘겹게 내쉬고 있었지. 폐의 구석구석까지 훑고 온 듯한 그런 숨이었어. 너무 사랑스럽고, 악마인 내가 입에 담을 수 있는 단어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성스러워서 손대고 싶지 않았어.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마음뿐이었지.

 

 

 

공간이 지평선에서부터 사라지고 있었어. 각질을 벗겨내듯, 꽃잎이 날리듯 점차 조각조각으로 나뉘어 사라지고 결계가 무너지는 걸 알 수 있었어. 목적을 다하니까 결계도 사라지는 거지. 그리고 우리 둘은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와 죽게 될 거야. 나는 아이의 아름다운 모습을 계속 보고 싶었지만, 아이가 현실로 돌아와 자신의 죽음을 알게 되는 것이 싫었어. 뺨에 키스를 하고 아이를 다시 꼭 안았지.

 

눈 뜨지 마렴... 알았지...?

 

네...

 

 

 

결계의 경계가 눈앞까지 가까워지고 현실이 선명해졌어. 초원과 나무는 사라지고 다시 놀이터와 도시의 모습이 드러나며 파묻혀 있던 경적 소리도 다시 커졌지. 느려졌던 시간은 다시 흐르고, 자동차는 우리 눈앞에 있었어. 나는 아이를 안고 있는 팔에 힘을 주었지. 심장박동이 느껴졌어. 두근두근. 그리고 쾅.

 

 

 

몸이 움직이지 않았어. 뼈 여러 군데가 부러지고 머리에선 피가 흐르는 듯 이마가 간지러웠지. 아프진 않았어. 그냥 몸이 갑자기 사라진 것 같더라.

 

품속에서 심장박동이 점점 느려졌어. 내가 품에 꼭 안았는데도, 그걸 로는 지킬 수 없었던 거야. 그렇게. 

 

 

 

검은 형체가 나타났어.

 

 

 

시간은 다시 멈췄고, 검은 형체는 우리 둘을 향해 다가왔어. 로브를 쓴 여자의 모습. 등 뒤에는 크고 검은 낫이 푸르게 빛났고, 피부도 파란색이었어. 눈에선 붉은 연기가 피어올랐지. 죽음(Death)이었던 거야.

 

 

 

데리러 온 건가?

 

그렇다. 하지만 그대는 아직 아니다. 악마의 몸이니 그렇게 쉽게 죽지 않아.

 

 

 

죽음이 다가와 긴 손을 뻗었어. 나는 아이를 더 강하게 안았어. 차라리 나를 대신 데려가라고 하고 싶었지. 죽음이 아이의 영혼을 데리고 가면 나도 다시 현실로 돌아와, 싸늘한 아이의 육체만이 내 품에 남아있겠지. 하지만 아이는 아직 할 일이 많은데. 서큐버스와 한 것만으로는, 인생을 경험 한 게 아니란 말이야. 울부짖고 싶었지만 울 수 없었지. 죽음이 다가오고 있었거든. 단지 아이를 안고 있는 팔에 힘을 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었어.

 

 

 

소용없다. 그 누구도 죽음을 막...

 

 

 

죽음이 말을 멈췄어. 한참동안 정지해 있던 그녀는 짧은 한숨을 쉬더니 나에게로 시선을 돌렸어.

 

 

 

너. 이 아이와 관계를 맺었군.

 

나는 대답을 하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거렸어.

 

대답하라. 이 아이와 진심을 다해 관계를 맺었나?

 

응. 내 사력을 다해서 알고 있는 모든 걸 해줬어.

 

그 대가로 무엇을 받았지?

 

내가 다시 대답을 못하자, 죽음이 허리를 펴고 자신의 낫으로 땅을 크게 두드렸어.

 

대답하라!

 

아무것도. 아무것도 받지 않았는데?

 

그대는 정말 모르는 모양이군.

 

뭘?

 

그대가 악마라는 사실을 말이다. 악마가 인간에게 무언가를 해줬다면, 예를 들어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쾌락 같은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줬다면, 그것은 거래이다. 그리고 거래는 서로 교환하는 것이지. 그리고 악마가 받는 대가는 대부분.

 

 

 

영혼이다,

 

영혼이구나?

 

 

 

죽음의 말과 내 대답이 겹쳤어. 죽음이 고개를 끄덕거렸어.

 

그대는 알지 못 했겠지만, 그대는 이미 성숙한 악마고, 인간과 거래를 할 수 있다. 그대가 이 소년에게 최고의 쾌락을 선사한 순간. 거래가 이뤄지고 이 소년의 영혼은 이미 그대의 것이 된 것이다.

 

 

 

죽음이 발길을 돌렸어. 어두운 그림자가 그녀 앞에 문처럼 열렸지.

 

또 보게 될 것이다.

 

그 말을 남기고 죽음은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어. 시간이 다시 흘렀지. 사람들의 비명이 들리고 불어오는 바람이 다시 느껴졌어. 아이의 심장은, 느리지만 뛰고 있었어. 따뜻하게. 나와 같은 박동으로. 나는 정신을 잃었지.

 

 

 

자 여기까지가 이야기의 끝이야. 아이와 서큐버스 모두 살았단다. 비록 둘 다 병원신세를 오래 지긴 했지만. 지금은 건강하게 살아있지.

 

 

 

나? 나는 여전히 서큐버스야. 다만 그 일이 있은 후로 신기하게도 사람들이 나를 칭찬하며 치켜세워주더라고. 악마나 괴물인 줄 알았었는데 아니었다고 말이야. 사실 악마 맞는데.

 

 

 

 다만 하고 싶은 일을 했을 뿐이야. 그리고 그건 내 결정이었고. 그게 선행이라고 생각하는 건 그네들 맘이지 뭐. 하지만 나도 가만히 앉아 굶어 죽는 것만 기다리지는 않기로 했어. 특기를 좀 살려서 성상담이나 성교육에 대해서 공부하고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로 했어. 가만히 앉아 죽기만 기다릴 수는 없잖아. 그래야 나중에 죽음 얼굴을 다시 볼 때 좀 덜 부끄럽겠지.

 

 

 

뭐? 혹시 그런 거 하는 도중에 이상한 짓 하는 건 아니냐고? 망상을 깨뜨려 미안하지만, 이제 '식사'는 정말 좋아하는 사람하고만 하기로 했어.

 

그리고 그 사람은 내가 책임져야 할 사람이기도 해.

 

 

 

자~ 그럼 여기까지가. 네 아빠하고 만나서 너를 낳은 이야기야.

 

 

 

중간 중간 이야기가 좀 새긴 했지만, 너도 서큐버스라면, 이제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거 알겠지? 그러니 아무 남자나 잡아서 사귀지 말고. 어머, 아빠 왔나보다 얘. 이 얘기 한 건 비밀이다?

 

 

 

나 왔어요. 아빠 왔다~

 

왔어? 배고프지? 우동 먹을래?

 

와! 마침 그거 먹고 싶다 생각했는데, 어떻게 딱 알지?

 

 

 

글쎄...? 영혼이 연결되어 있으니까...? 후훗...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