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미치광이 독재자 새끼가 SAN치를 잘못굴려 펌블을 낸 바람에 대한민국이 핵미사일을 맞고 나락간지 벌써 2년째다 2년째.


 하필이면 중요한 공단이 있던 도시에 살던 나는 비참한 나자신의 인생을 탓하며 공단으로 출근하자마자 느닷없이 울리는 공습경보 소리와 비명소리를 스테레오로 쳐맞으며 공단 바깥으로 피신해야했다.


 별탈없이 탈출에 성공하긴 했지만 남은 인생은 어떻게 살아야하나 라는 걱정보다 내 삼X전자 주식은 이제 어쩌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었지만 어쨌든 이렇게 살아가고 있으니 별거 아닌 걱정이였구나 라고 생각한다. 핵전쟁 이후 세계에서도 이렇게 잘 살아가고있으니 말이다.


 ...소꿉친구가 내 거점에 들러붙은건 조금 낮설긴 하지만.


.

.

.


 "야."

 "또 무슨 헛소리를 할려고 부르십니까."

 "10년동안 변한게 없냐. 에휴."

 

 경멸스러운 그녀의 시선을 애써 무시하고 그녀 주변에 앉아 대화를 이어나갔다.


 "그건 네가-"

 "좀 닥치고."

 "..."


 내가 어떻게 저런얘랑 소꿉친구로 지냈지? 하는 생각이 잠깐 스쳐갔지만 이내 생각하는걸 포기했다. 원래 저런 얘였으니까.


 "크흠. 조용히하고 들어봐."

 "예예."


 또 무슨 헛소리를 할려고 내가 말하는걸 끊으면서까지 이야기 하려는걸까. 손에 쥐고있던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며 들어보기로 했다.


 "그, 이런말하긴 좀 그러긴한데, 나 이성적으로 어떤것같아?"

 "푸웁-"


 반사적으로 입안에 머금고있던 커피를 내뱉을수 밖에 없었다. 내가 뭘 들은거지?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그녀를 이성적으로 생각해 본적이 없었...나?


 그래. 없었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그냥 사람친구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근데 왜? 갑자기? 이런말을? 지금? 뇌가 처리를 거부하고있다. 으윽 머리야.


 "... 야."

 "켈록켈록."


 심호흡 하고, 진정좀 하고, 스읍. 하. 그래서 질문이 뭐였지?


 "켈록. 어어, 뭐라고?"

 "그... 이성적으로 어떤것같냐고."

 "뭐, 누구? 너?"

 "어."

 

  ...


 "어음... 좋다?"

 "아니 그런거 말고..."

 "미안. 내가 이과라서."

 "이과랑 이거랑 무슨 상관이... 에휴."


 음. 아무래도 이번 생에 연애하기는 그른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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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랑 주인공 소꿉친구가 핵전쟁 이후 무너진 세상을 함께 여행하면서 서로 마음을 열어가는 그런 소설을 보고싶다.

그러니 "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