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형은 당혹스러웠다.


화산파의 후지기수 씩이나 되는 자가 그런 어리석은, 엽전에 줄하나 매단 것을 내밀며. 최면술이라는 말도 안되는 것을 시험하자니.


화산파의 장로가 알면 기함할 노릇이었다.


"에이,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요. 한번만 해봐요! 응? 한번만."

"소저는 그걸 꼭 시험을 해봐야 안단 말이오? 허, 참... 알겠소 한번 해보시게."


어처구니 없는 노릇이지만 용봉지휘의 일원으로써 그녀와 얼굴을 맞댄 지도 어언 5년이 넘었다. 친우로써 어처구니가 없는 일도 농담삼아 어울려주는 것도 좋으리라.


지나치게 자주 불러내는 감이 없잖아 있지만 뭐 어떠랴.


'뭐 한번 쯤은 어울려 주도록 하지'


"시작하시게."

"네, 그러면 시작할게요!"


고운 웃음을 흘리며 실실거리던 그녀의 줄매단 엽전이 흔들렸다.


"공자는 점점 잠에 빠져듭니다. 제 말은 들을 수 있지만요."

"......"


딱히 아무 일도 없었다.


"거 보시오, 허황된 일이라고 하지 않았소!"

"그러게요, 괜히 도전했네..."


그녀는 후후 하고 여유로운 웃음을 흘리며 수긍했다.


"그럼 오늘의 볼일은 여기까진가? 오늘도 즐거웠소. 다음에 봅세, 아내가 요즘 소저와 만날 때마다 의심을 해대는 통에..."

"어머... 아쉽네요, 공자. 그래도 인사는 잊지 않으셨죠?"


'인사? 아, 그렇지. 인사를 까먹었군.'


그녀가 기대감에 찬 눈으로 자신의 속곳을 드러내었다.


"내 정신 좀 보게, 빨리 간다는게 그만."


소저와 헤어질 때 보지를 빨아주는 것은 '서로간의 예절이다'.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을 담아 성기를 빨아주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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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남궁형의 입안에는 매화향이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