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하던 게임의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빙의한 주인공.


막상 아카데미에 입학식에 갔더니 자신이랑 쌍둥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똑 닮은 남자애 한명이 원래 자신이 앉아있어야 할 자리에 떡하니 앉아있는거임.


하지만 빙의한 캐릭터와 닮았다는 사실과는 별개로 어딘가 낮익었음.


""어?""


이름도 비슷하고 심지어 성도 똑같은 두 사람.

곰곰히 기억을 더듬어보니, 눈 앞에 앉아있는 남자애는 자신이 빙의한 게임의 다른 성별의 플레이어블 캐릭터였음.


할 말도 잃고 서로의 이름이 적힌 명찰과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는 둘.


평생 본 적 없는 쌩판 남인데 수상할 정도로 닮은 서로를 보며 깊은 혼란을 느끼면서



"···누구?"

"누구세요?"



그렇게 둘의 첫만남이 이루어짐.


백합하렘을 꿈꾸고 있었으나 개연성 충만한 남주를 보고 백합 하렘은 물 건너갔다는 생각에 배알이 꼴리고 

왠지모르게 열이 뻗쳐서 남주가 해오는 질문은 적당히 무시하고 또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거지.


근데 주인공은 이 게임의 스토리가 무지성 사이다패스라는걸 간과했고.


결국 참다 못한 남주가 모의전투를 신청해버리는 바람에 얼떨결에 입학식부터 전교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결투를 하게 되는거지.


「김장붕 생도, 김장순 생도는 곧 시작하는 대련에 앞서 준비를 해주시길 바랍니다.」


-뭐야, 둘이 남매였어?

-어쩐지 둘이 닯았더라

-남매면 입학식부터 대련 때리는거 인정이지


똑같은 성과 외모 탓에 관중들은 쌍둥이 남매가 결투를 한다는 걸로 착각을 해버리고.

서로 발끈하면서 "누가 이딴 놈이랑 남매 한댔어!!" 라고 빼액 소리지르다가. 거기에 착안해서 서로 누님, 오라버니로 호칭내기를 하거나.



"푸흠, 야."

"왜, 왜?"

"너 이거 지면, 평생 나보고 오라버니라고 불러라."

"······뎃?"



ts녀 국룰 답게 바로 져버리고 상대방을 졸업할때까지 오라버니로 불러야 할 치욕스러운 상황이 만들어지면서 '아카데미 주인공의 쌍둥이 여동생이 되었다(아님)' 이 되어버리는거지.



남주랑 여주의 서사가 조금씩 다르다는 건 게임을 해봐서 알고 있는 주인공이지만


흔히들 rpg게임에서 하는 것 처럼 '남자라면 여캐지 ㅋㅋ' 같은 마인드로

항상 여성 플레이어블 캐릭터만을 고집해왔던 주인공이기에 자세한 것은 알지 못했음.


주인공들끼리 친해지라는 세상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신기하게도 같은 반의 짝꿍이 되어버린 주인공즈.


가뜩이나 들어오기 힘들다는 각성자 아카데미에 쌍둥이 남매 둘이 짝궁으로 앉아있으니 학생들은 궁금증을 가지지 않을수가 없었음.



"저, 혹시 두 분, 진짜로 쌍둥이 남매 맞죠?"

"네? 쌍둥이? 제가요? 얘랑요?"

"누가 할 말인데. 난 좋은 줄 아냐? 그리고 오라버니 안 붙여?"

"성격 더러운 놈."

"뭐?"



눈만 마주쳐도 으르렁 거리는 두 사람을 보며 고개를 끄덕거리는 학생들.



"""남매 맞네."""

""아니라고!!""



진짜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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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순조롭게 암타해가는 주인공과 주인공의 무자각 유혹에 점점 함락되어가는 남주. 


평소와 같이 훈련을 끝내고 탈의실에서 나오는 순간 마주쳐 버리고 자연스럽게 서로의 땀 맺힌 몸에 시선이 가게 되는거지.


'우와··· 저 녀석, 원래 저렇게 몸이 좋았나?'

'······내가 미쳤지. 지금 남자 몸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원래부터 몸매가 좋은 건 알고 있었지만, 골반이 저리 넒은게 가능은 한건가?'

'······내가 저 선머슴 같은 애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대화를 나누던 도중에 우연찮게 손이 닿아버리면.



"···야."

"뭐, 뭐어···."

"···아니, 그냥··· 조심 좀 하라고."

"······너나 신경 써."



이렇게 또 서로를 미묘하게 의식해 버리는거지.


이걸 본 주변 친구들은 "뭔데, 너희 싸웠냐? 가족끼리 싸우면 안 돼." 같은 뉘앙스로 가볍게 넘겨버리지만

속으론 하나같이 '원래 남매 사이가 저정도로 거리를 의식하나?' 라며 의심의 씨앗을 싹틔워 가는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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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중 빌런에게 습격당해서 자취방을 잃어버린 주인공.


빌런들에게 얼굴이 찍혀버렸으니 노숙은 절대 불가능이었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에 딱 남주의 얼굴이 떠오르게 됨.

'왜 하필 저 녀석의 얼굴이 생각나는 건데' 라며 한 차례 부정하가다고 결국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남주에게 도움을 요청하러 가지.


오밤중 아카데미 기숙자의 경비를 지나치고 겨우겨우 남자 생활동으로 들어오는데 성공하고

남주가 살고 있는 호실의 초인종을 누르고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려.



"누구세········· 어?"

"어, 음. 헤헤··· 안녕?"

"네가 왜 남자 기숙사에··· 하, 씨··· 일단 들어와."

"···어? 응!"



그렇게 서로를 마주본 채 식탁에 앉아서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주인공.



"내가 사정이 좀 있어서, 집에 있을 수 없게 됐거든? 그러니까···."

"···."

"음, 며칠만, 아니, 딱 3일만 여기에서 묵게 해줄 수 없을까,요? 응···? 오, 오라버니···."



딱 3일만 지내게 해 준다면 군말하지 않고 나가겠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주인공의 반응을 기다리지만 내심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주인공이었음.


'그야, 첫 인상도 완전 꽝이었고. 사사건건 시비가 걸고 다니고. 나 같은 앨 뭐가 이뻐서 재워주겠어.'


원치않게 자기성찰을 하는 와중 남주의 머릿속은 이미 결정을 내린 상태였음.


틈만 나면 싸우는 둘이지만, 미운 정 든다고 악우같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두 사람.

평소같았으면 살짝만 성질을 긁어도 득달같이 달려들었을 주인공이,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해서 잔뜩 수척해지고.

총기 있던 눈동자도 어딘가 얼이 나가버린 걸 보며 '영웅 지망생이 이런 사람을 내쳐서는 안 된다.' 라고 합리화 해버리면서. 


주인공을 받아주게 된 그 날 이후, 3일은 커녕 남자 기숙사에서 언제 들킬지 모를 위험한 동거가 시작되는거지.



"야! 들어가 있어! 빨리!!"

"어, 어디에?"

"장롱이던 뭐던 빨리 숨어! 얼른!"

"으, 응!"


-우당탕!


"여, 김장붕이."

"어어, 그래··· 어서 와라···."

"응? 뭐냐? 방에서 좋은 냄새 나는데?"

"어? 어? 그, 그치?! 페브리즈 뿌려서 그래! 페브리즈."

"그래? 음··· 이거 페브리즈 냄새 아닌데? 딱히 축축한 느낌도 안 들고."

"하, 하하···! 그런가···?"

"아 맞다. 그러고보니 방금 문 밖에서 여자 목소리 들린 것 같던데. 넌 못 들었냐?"

"여··· 여자 목소리? 남자 기숙사에서 무슨 여자 목소리야?"

"음, 설마 이 새끼···."

"······꿀꺽."

"방향제 뿌린거 보니까 이 새끼 방금까지 딸 치고 있었구만."

"······."

"쓰읍, 성욕에 미친 새끼. 네가 그럴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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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암타해버린 뒤에는 두 사람은 정말 가족이라도 된 듯, 하루종일 같이 붙어있게 되고

둘을 찐친남매로 알고 있는 주변인들은 하나 둘 씩 수상한 낌세를 느끼게 된 거지.


수업 시간 도중, 병든 닭처럼 꾸벅거리면서 조는 주인공의 머리를 자기 어깨에 기대게 하는 남주.



"으응··· 장붕아···."



잠꼬대로 자신의 이름을 부르거나 하면 피식 웃으면서 흘러내리는 머리칼을 부드럽게 귀 뒤로 쓸어넘겨 주거나 하는거지.

자는 와중에도 그런 손길이 좋다고 배시시 웃어버리고.



"···바보같이도 웃네."



그렇게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한참 동안 주인공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고 있으면 그제서야 강의실이 조용해졌다는 걸 알아차리는거야.

둘러보니, 생도부터 교수까지, 모두가 어딘가 미묘한 눈빛으로 두 사람을 쳐다보고 있었던거지.



"···음? 뭡니까. 수업 진행은요?"

"어, 어··· 크흠! 미, 미안하구나. 자 다시. 아공간 수납 마법이란건······."



그렇게 다시 주인공에게로 집중하려고 할때 친구 한명이 소곤소곤 물어오는거지.



"저기··· 장붕아?"

"어."

"다름이 아니라, 어··· 너희들 사이가 좋아보여서··· 그··· 참 보기 좋다 싶었지···."

"뭐, 그렇지. 내가 얘랑 친한 편이긴 하니까."

"그래···? 역시 그렇지? 하, 하하···."

"???"


-수상해! 수상하다고! 저것들 백프로 평범한 남매가 아니야

-너 장붕이 눈에서 꿀 떨어지는거 봤어? 누가 여동생을 저런 눈으로······

-그래! 세상 어떤 오빠가 저렇게 애틋한 눈으로 여동생 머리를 정리해줘··· 헉, 설마 진짜···?

-야, 미친···


같은 대화가 숙덕숙덕 오가는 ts 암타 착각 근?친 럽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