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독, 또독. 남자가 책상을 손가락으로 두들겼다.

검지부터 약지까지.

나름의 리듬감을 가지고 책상을 두드리던 소리가 갑자기 뚝 끊기며 남자가 광오한 미소를 지었다.

"그거 재미있네."
"그, 그럼-"
"근데 꼬맹씨. 정확하게 말하는게 좋을거야. 지금의 너는 우주에서 '살아남고' 싶은거냐 '살아남아서 기회를 도모' 하고 싶은거냐?"
"어떻게.."
"어떻게 니가 그런 생각을 품고 있는걸 알았냐고? 간단하지. 너 같은 얘들이 너 뿐만 인줄알아? '우주 해적한테 당해서 부모님과 전 재산을 잃은', 아이가."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책상 서랍에서 웬 타월 하나를 꺼내놓았다.

이후 소녀에게 던졌다.

그덕에 얼굴에 타월을 그대로 맞게 된 소녀는 타월에서는 세탁한지 얼마 안 되었는지 보송한 따듯함과 함께 좋은 로즈마리 향기를 느꼈다.

이후 타월을 내리고 의뭉스레 남자를 쳐다보는 소녀에게 남자가 말했다.

"사실, 우주에서 살아남는것 하나만은 그것만으로 충분해. 우주에 사는 사람들은 타월을 챙겨들고 있는 사람이 비상용 우주복을 안 챙기고 있다거나 호신용 레이저 건, 휴대용 우주선, 간식용 바구니 따위를 챙겨놓지 않았을거라 생각하지 않거든."

그러니까 말해- 하며 남자는 소름끼치는 눈빛으로 소녀와 마주보았다.

너는, 어느쪽이지. 하고.

그에 소녀가 답했다.

"복수.. 할거에요. 꼭."
"크하하! 좋아. 가르쳐주지. 그 타월은 챙겨둬. 앞으로 많이 쓰게 될거다."
"....."

그 뒤를 따르는 소녀의 눈빛은, 분명히 약했으나 남자와 같은 담대함을 품고 있었다.

라는 내용의 SF육아물 업슴? 웨 업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