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이들은 말한다 

죽음보다 두려운것이 많다라고


헛소리

미치광이들의 개소리에 불과한 것이다


오직 죽음만이 인간의 가장 두려운 공포다



용병으로서 무수한 의뢰를 받고

무수한 위험과

많은 역경들을 헤쳐온 답이다



자신이 초짜시절

유적 속 수호자의 희생을 강요하는 그때가 떠오른다

그때 한 신을 모시는 성자가 자진했다

모두가 말리고 다른 방법을 찾자 해도

식량이 다 떨어지고 당장이라도 방법이 필요했던

그 순간 성자는 망설임 없이 희생했다

신을 모시는 자로써 선을 행하라는

자신의 신념을 잃는것을 죽음보다 두려워했다



그 성자덕에 살아남아 탈출 할 수 있었으나

난 그를 아직 이해 못 한다

어찌 희생을 받아들이고 

웃으면서 갈 수 있었는가 



칼밥 좀 먹었을 때 받은

사랑의 도피를 한 연인을 잡아오라는 의뢰

날 포함한 3명이서 추적끝에 절벽에서

목표물들을 봤을때

그들은 울고있으면서도 웃었다

귀족과 노예

이루어질 수 없는

이루어져서도 안되는 관계

의뢰주이신 가주나으리께선 자신의 아들의

외도를 막고 잡아오라 했건만

연인끼리 입맞춤을 한채로 

절벽에서 스스로 떨어지다니

의뢰주께 뭐라 변명해야할지....

그들은 사랑이 깨지는것이 죽음보다 두려웠던걸까




어느정도 노련한 용병이 되었을때

마나의 폭주로 인해 미쳐 날뛰는 짐승들에게서

도망쳐야했을때 누군가는 시간을 벌어야 했다

이 속도라면 분명 모두가 위험했다

그때 파티의 리더이자 노장은


천천히 속도를 줄였다

각오한 눈 

노장은 미련을 버리고 있었다 

최대한 시간을 벌 수 있게

전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삶의 미련을 버리고 있었고

우리 모두와 눈을 마주쳤다

그는 더 없이 밝은 미소를 보이며

희생을 자처했다

그에게 있어서 리더로써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동료를 지키지 못하는 것이

죽음보다도 두려웠던 걸까





이제와서는 현재

무수한 경험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진 실력

이제와선 용병왕이라 불린다

최강의 용병으로써 이름을 날리자


용사는 제안했다

막대한 크기의 저택과 

그 저택을 가득 채울 금을 줄테니



자신과 함께 역사에 이름을 새기러 가자고



그때 술을 먹지 않았다면

그때 괜히 용사가 멋들어진 말을 하지 않았다면


이따위 사지에 오는게 아니었는데

용사파티의 대부분이 쓰러졌다

마왕또한 지쳤으나 

우리또한 지쳤다


용사에겐 틈이 필요하고

현재 일어서 있는건 나와 용사뿐



틈을 못 만든다면

죽음이 두려워 틈을 안 만든다면

분명 우리 모두가 죽겠지




전사와의 술 한잔이 떠오른다

녀석과의 술 대결은 즐거웠다

성녀와의 대화가 떠오른다

연애상담은 힘들었다

마법사와의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마법사는 동정이 아니어도 된다니

용사와의 이야기는 슬펐다

의무를 다하지 못 할까봐 두려워했었다



이제야 이해가 간다

죽음보다 신념이 중요했던 성자가

죽음보다 사랑이 중요했던 연인이

죽음보다 책임이 중요했던 노장이




나 또한 그들을 이해했다

지금에 이르러선 나도 마찬가지로


죽음보다 인연이 중요하니



몸을 바쳐 틈을 만드리라


용사를 믿는다 

딱하고 가여운것

어린나이에 막중한 책임이였겠지

잘 하리라 믿는다



마왕의 공격에 눈이 멀었지만

상관없다 분명히 잡았다 

끌어안고 반드시 놓지 않겠다


나랑 같이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