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한번 그러고 나면 내가 지금 왜 이러고 있고 무엇을 원해서 이러고 있는지가 눈에 보이거든


문학적인 감수성이 이 채널에서 많이 자라났으면 좋겠는데 당장 나부터가 이과감성이 강해서 연습이 필요하네


예전에 그런 글이 있었는데 감명깊었었어. 왜 사람은 진중함과 들뜸 사이를 나선을 그리면서 도냐고.


나는 그때 그게 사람의 본성이고 재미있는 점이라고 답변을 했었는데


최근 며칠간 너무 진중함이 부족하고 들뜸에만 젖어 지냈던 게 아닌가 싶네.


사실 논의할 주제는 차고 넘치는데. 예를 들면 저번주에 랜덤채팅에서 만난 사람과 술빨면서 나눈 얘기 중에


요즘 예능방송들이 너무 편중화되었다는 얘기를 나눴어.


옛날 예능들, 생활의 달인이나 1박 2일 같은건 우리네 삶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주제로 했는데


요즘 유퀴즈 인터뷰나 아니면 다른 관찰형 예능같은거 보면


전형적인 "잘난 사람이 나와서 잘난 얘기를 떠들다 간다"는 거야...


그게 한두개 있는건 괜찮은데 무슨 예능을 틀어도 "이미 잘난 사람들"의 이야기밖에 안 나온다는 거야


그걸 듣고 10분 정도 가만히 침묵하면서 편의점 밖 까만 거리를 바라보니까 머릿속이 차분해지는 것 같고 사람처럼 살고있다는 기분이 들었는데


왜 그런 목적을 가지고 만든 남챈에서는 내가 그런 얘기를 하지 못했을까?


그 남자가 해준 얘기를 여기다가 똑같이 옮겨적기만 했어도 됐을텐데 말이야.


왜 이런 얘기를 너네한테 안 털어놓았을까? 친구한테 팍팍한 얘기를 하면 실례인 것처럼, 무안하고 미안해서는 아니었을까?


우리 서로 무안해할 것 없이 사회에 대한 서로의 냉혹하고도 재밌는 시선을 공유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