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랜만에 이곳에 오는 것 같다.

칼날과도 같은 입시의 폭풍을 거치며,

또한 앞으로 다가올 고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품으며

지난 파동의 시기를 숨 가쁘게 달려왔다.


 무엇일까?

우리의 인생은, 그리고 돈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깃털 사이의 공백보다도 가벼운 이 종이가

사람을 극한까지 끌어내린다.


 실존의 기로에 묵묵히 서 있는 사람들의

찢어지는 듯한 울부짖음이 들려온다.

이들이 무언가를 '위하여' 삶을 살아간다.

나, 너, 이 땅과 이 행성의 모두가 

성공을 위해 도덕과 가치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실없이 피에 젖은 농담을 하며 철없는 우월을 위해 달려나간다.


 잘은 모르지만 무엇인가 말라가고 있다.

인간의 생 그 밑 바탕에 있는 뿌리인 것도 같다.

한때 뿌리의 젖을 함께 빨던 이들이

이제 곧 지고 말 꽃과 열매를 미친 듯 갈구한다.

굳건히 세상을 떠받치듯 서 있었던 몸통은

이제 금방 대지 위에 몸을 맞댈 것만 같다.


 가치의 절대적 환원,

돈에 굴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무엇이 이 남겨진 생애를 덮쳐 오더라도

살아간다면 그 또한 기억의 소박한 편린으로 남으리라 믿는다.


 그러니 가장 간단하고 소박한 원칙을 되새기며

몸을 뒤척여 조금이라도 멀리 내다보려 한다.

막연한 시도라고, 헛짓거리라고

누군가 냉소적인 시선을 보낸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내가 세상에 보내는 송가다.


 당신 가는 길이 아무리 멀고, 앞이 보이지 않고, 단장의 고통을 느낀다 하더라도

세상 속에 뒹굴고 녹아들어도

미래를 향한 그 눈은 하염없이 번쩍이기를 빈다.

미래의 참 모습은 당신에게서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