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왜 벌써 오셨어요?"

"음..? 상아 씨는 왜 여기에..?"

"수영 씨가 말 안해줬나 보네요. 독자 씨가 1863회차에 가셨던 이후로 저랑 수영 씨랑 쭉 같이 살았어요.

"내가 말을 안했었나?"


 상아 씨와 뜻밖의 재회를 하던 찰나 그녀의 뒤로 익숙한 두 음성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야 이길영! 양말 아무데나 벗어두지 말라고!"

"네가 뭔 상관인데!"


"야 신유승!, 이길영! 시끄러!"


 수영이가 큰소리로 다그치자마자 기가 죽은 모습으로 다가오는 두 인형이 보였다.


"죄송해요 언니.."

"아니, 누나 그게 아니라..."


[성좌, '구원의 마왕'이 당신들을 보며 미소짓습니다.]


 고개를 푹 숙이며 다가오던 그들은 눈 앞에 띄어진 창을 보고는 매우 밝은 표정으로 현관 앞에 있는 나를 쳐다 보았다.


"아저씨!"

"형!"


"오랜만이야 유승아, 길영아"


 나는 그들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반갑다는 듯이 나에게 달려드는 아이들. 오랜 시간 동안 내 허벅지에 달라 붙어있었던 그 아이들은 어느새 커서 나와 눈높이가 맞기 시작했다.


"아저씨 몸은 좀 괜찮아요?"

"이제는 아무데도 안갈거지 형?"


"응, 이제는 아무데도 안갈거야 걱정하지마."


 우리의 만남을 보고 있던 상아 씨는 약간의 눈물을 훔쳤다.


"김독자 힘들겠다. 이제 그만 놓고 안에 들어가게 좀 해줘라."


 수영이의 말에 아차 싶었는지 아이들은 재빠르게 나를 놓고 뒤로 슬그머니 물러서 나를 보며 바보같이 웃었다.


"진짜 어디 가면 안돼요 아저씨/형"


"독자 씨가 얼마나 우릴 버리고 다녔으면 만나는 사람마다 다 저런 얘기를 해요!"


 라고 말한 유상아는 싱긋 웃으며 긴고아의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유..유상아 씨..? 으윽... 아악!"


"너는 좀 호되게 당해봐야 해. 유상아! 더 세게!"


 수영이의 말이 트리거가 되었는지 더욱 열중하여 주문을 외우던 상아씨가 내가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고는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풀어주었다.


"미안합니다.."


"알면 됐어요"



*



"흠.. 우리 아들은 일어났으면서 왜 엄마한테는 안오는 걸까요"

"그러게요. 우리도 아들을 보고싶은 마음은 매한가진데"


 독자가 아직도 누워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이수경과 페르세포네는 텅 비어있는 병실의 침대를 보며 말했다.


"뭐 언젠간 오겠죠."

"바아앗!"

"아 지금 우리 예비 며느리들 집에 있다고 손녀딸이  말하네요"



*



[성좌, '가장 어두운 봄의 여왕'이 당신이 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어머니?"


[성좌, '가장 어두운 봄의 여왕'이 빠른 시일 내에 우리를 보러 오라고 합니다.]


"우리.. 라면 페르세포네랑 아주머니 두 분을 말씀하신거겠지?"

"그런거 같다 수영아"


[성좌, '구원의 마왕'이 알겠다고 합니다]


"나 집 소개 좀 시켜줄 사람?"


"저요!"

"나나나!"


 유승이와 길영이는 내 양손을 붙잡고 집의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설명을 해주었다.


 에너지 넘치는 두 아이의 안내 덕에 집 구석구석까지 다 알게된 나는 위층으로 올라갔다. 위층에는 방이 6개가 있었는데 각각 한 방 씩 차지했었기 때문에 나는 나머지 남는 방으로 들어갔다.


 그 곳은 얼마전까지 창고로 쓰였던 방답게 침대나 책상같은것도 없이 그냥 빈 방 그 자체였다. 


"방은 좀 맘에 들어?"


 기척도 없이 어느새 내 등 뒤로 와서 나를 껴안고 있던 그녀가 말했다.


"응 맘에 들어"

"아무것도 없는데 뭐가 맘에 들어 바보야"

"지금은 너가 있잖아."


 나의 말에 깜짝 놀란 그녀는 얼굴이 붉어지며 나를 감쌌던 팔을 놓고 뒤로 물러섰다. 나는 이 시간을 놓치면 후회할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입을 열어 그녀에게 말했다.


"수영아"

"....왜?"

"내가 없는 동안 많이 힘들었지?"

"그걸 말이라고.."

"앞으론 힘들 일 없게 해줄게."

"....."

"나랑 평생 함께 해줄래?"



*



"아니 김독자 왜 나한테만 안오는건데!"


 내가 자신에게만 가지않자 화가 난 장하영은 수소문 끝에 내가 이 집에 있다는 것을 알아내 달려왔다. 


 "하영 씨 오랜만이에요. 독자 씨는 위층에 있어요."

"알려줘서 고마워요"


그녀는 상아 씨의 말을 듣고 계단을 재빠르게 올라왔다.


"야! 김독ㅈ...?"


 그녀의 두 눈에 비친 것은 나와 수영이의 입술이 맞닿아있는 모습이었다.


"....."


 그녀는 조용히 누구보다 신속하게 발걸음을 돌렸다.